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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20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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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콘텐츠 플랫폼의 현황과 전망

 

 

 

류영호(교보문고 콘텐츠사업단 차장)

 

2018. 10.


 

뉴미디어의 등장은 콘텐츠 유통 방식에 영향을 미치면서 산업의 성장과 혁신을 이끌고 있다. 텍스트를 중심으로 성장한 콘텐츠 생태계는 오디오와 비디오로 확장되고 있으며, 다양한 플랫폼들이 채널 간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흔히 ‘플랫폼이 고속도로라면 콘텐츠는 그 위를 달리는 차량’에 비유한다. 이제 고속도로 환경은 거의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과 함께 플랫폼의 개념은 공간의 제약 없이 교류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온·오프라인 외에도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전문적인 플랫폼과 연결되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새로운 유통 플랫폼의 등장과 시장의 수요는 콘텐츠의 기획·제작·투자 방식의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 ‘플랫폼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시대에 사업의 성공은 결국 콘텐츠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독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하고, 신뢰와 팬덤(Fandom) 현상을 만드는 콘텐츠 전략이 필수적이다. 직접적인 플랫폼이 될 수 없다면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고 가치를 높이는 전략 활용이 필요하다. 그러면, 최근 국내 콘텐츠 플랫폼의 주요 현황을 텍스트 포맷을 중심으로 오디오와 비디오까지 확장해서 살펴보고, 시사점과 전망을 간추려 본다.

 

 

 

1. 텍스트(Text) 콘텐츠 플랫폼의 주요 현황

 

최근 종이책 중심의 콘텐츠 생산자에서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변화를 꾀하는 출판사가 많아지고 있다. 저스툰(Justoon)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위즈덤하우스미디어그룹은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코미코(Comico)의 한국 서비스를 함께 운영한다. 저스툰의 색깔 있는 콘텐츠 기획력과 코미코가 보유하고 있는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하는 모델이다. 저스툰은 코미코와의 통합으로 웹 콘텐츠 플랫폼 최초로 유튜브 스타일의 개인화 큐레이션 홈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박민규, 정용준 등 기성 소설가들의 웹 연재도 진행하면서 정통 소설 독자들을 유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구력이 높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직접 유통하는 플랫폼으로 강화되는 모습이다.

 


<그림 1> 저스툰 홈페이지 화면 (출처: https://www.justoon.co.kr)


〈그림 1〉 저스툰 홈페이지 화면 (출처: https://www.justoon.co.kr)

 

황금가지의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BritG)는 판타지 소설 〈드래곤 라자〉로 유명한 이영도 작가가 10년 만에 새 장편소설 〈오버 더 초이스〉를 연재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소설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웹소설의 형태로 이동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삼성출판사는 교육 콘텐츠 전문 회사인 스마트스터디를 통해 종합 콘텐츠 플랫폼 회사로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스터디는 유·아동 교육, 게임, 애니메이션 등의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제작 및 유통하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다. 모바일 기반의 콘텐츠 기획력, 기술력, 서비스 실행력을 바탕으로 교육과 게임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그림 2> 브릿G 홈페이지 화면 (출처: https://britg.kr)


〈그림 2〉 브릿G 홈페이지 화면 (출처: https://britg.kr)

 

전통적인 종이책과 전자책 이외에 텍스트 콘텐츠 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웹 콘텐츠도 주목해야 한다. 스낵컬처(Snack Culture)로 불리는 웹소설과 웹툰이 대표적인 콘텐츠로 국내 양대 포털사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조아라와 문피아, 미스터블루, 교보문고 톡소다 등 전문 웹 콘텐츠 플랫폼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최근 웹 콘텐츠 플랫폼은 단순히 소설과 만화 형식의 유통에 한정되지 않고, OSMU(One Source Multi Use) 기반의 스토리노믹스(Storynomics)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스토리 기반 사업 확장은 특정 장르에서만 추진되어 많은 한계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멀티 장르화가 진행되면서 영화·드라마·뮤지컬·게임 등 관련 제작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실현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 각종 콘텐츠 사업자들은 독점적이거나 양질의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기존의 네이버북스를 개편한 시리즈(Series)를 통해 웹툰, 웹소설, 장르소설, 만화를 통합해서 유료로 판매할 예정이다. 독립 운영체제로 분사한 네이버웹툰은 스튜디오N을 설립해서 웹툰의 영상화를 위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는 유명 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드라마로 인기리에 방영되었고, 드라마 제작사인 메가몬스터를 인수하여 수익성 높은 영상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양사의 경쟁적인 콘텐츠 사업 추진으로 국내 유료 콘텐츠 시장의 활성화와 웹 콘텐츠의 영상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진행될 전망이다.

 

그리고, 국내 지식정보 콘텐츠 플랫폼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퍼블리(Publy)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저자가 기획 취재를 통해 전담 에디터와 함께 디지털 리포트를 완성하고 프로젝트 펀딩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인기 콘텐츠를 출판사 미래엔과 함께 종이책으로 다시 제작해서 판매할 목적으로 ‘북 바이 퍼블리’를 만들었다. 유료 퍼블리 멤버십을 통해 매주 새로운 기획 콘텐츠를 발행하고 기존 리포트를 무제한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모델로 서비스하고 있다.

 

북저널리즘(Book Journalism)을 표방하며 문고판 형태의 종이책 출간과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쓰리체어스, 중앙일보에서 만든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fol:in), 맞춤형 도서 큐레이션 플랫폼 비블리 스토아(Bibly Stoa)도 텍스트 중심 플랫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2. 오디오(Audio) 콘텐츠 플랫폼의 주요 현황

 

최근 해외 출판 시장에서 오디오북(Audio book)이 전자책 성장세를 추월하면서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굿이리더(GoodEReader)닷컴에 따르면, 세계 오디오북 시장은 2013년 20억 달러에서 2016년 35억 달러로 연평균 20.5% 성장한 것으로 발표했다. 시장조사기관 에디슨리서치(Edison Research)에 따르면, 팟캐스트(Podcast) 서비스 월 이용자 수는 2017년 기준 5억 명에 이른다. 최근 스마트 홈 서비스를 위한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출시되면서 오디오북과 팟캐스트 콘텐츠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오디오 콘텐츠 투자와 사업 확장을 통해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는 베타 형태로 운영하는 오디오클립(Audioclip)을 통해 유료 오디오북 서비스를 개시했다. 〈82년생 김지영〉, 〈살인자의 기억법〉 등 인기 서적 30종을 작가, 연예인, 성우 등 목소리를 활용해서 제작했다. 국내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도 오디오북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MAU(Monthly Active User) 8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 기반을 활용해 유료 오디오북 시장 개척을 선언했다. 오디오북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원어민 성우가 동화 20편을 녹음한 〈어린이를 위한 그림형제 영어동화〉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와 주제의 오디오북 콘텐츠 판매를 시작한다. 기존의 인문 사회, 역사, 과학, 어학,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30여개 오디오북도 제공된다.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는 오디오 창작자 육성에 본격 나섰다. 오디오자키(AJ) 모집을 시작했으며, 오디오 방송 앱 팟프리카를 출시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팟캐스트 앱 팟티는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앱마켓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국내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공지능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와도 연동할 계획이다. 인플루엔셜 출판사도 오디오북 플랫폼 윌라(Welaaa)를 오픈하면서 자사의 베스트셀러와 동영상 강의 1,000여 개를 제공하고 있다.

 

 

 

3. 비디오(Video) 콘텐츠 플랫폼의 주요 현황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비디오(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선, 구글의 유튜브(Youtube)는 비디오 콘텐츠 플랫폼을 주도하는 있다. 최근 ‘10~20대들은 검색을 유튜브로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검색의 패러다임도 변화시키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의 특징은 다양성에 있다. 각종 전문 채널에서 제작하는 영상이 대부분이지만, 1인 미디어 제작 영상도 유튜브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이용자들이직접 영상을 제작해 소통하기도 한다. 마치 과거 블로그 등 플랫폼을 이용해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소통하는 것과 비슷하다.

 

유튜브에 이어 넷플릭스(Netflix)와 아마존(Amazon),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가 비디오 콘텐츠 확충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네이버의 동영상 주력 콘텐츠는 국내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방송사 콘텐츠를 수급해 VOD(Video On Demand)와 라이브로 서비스하는 네이버TV가 있다. 해외는 셀러브리티가 직접 출연해 팬과 소통하는 라이브 플랫폼, 브이라이브가 주력 서비스다. 카카오는 기존의 무료 영상 기반의 카카오TV와 유료 영상 기반의 카카오페이지를 통해서 자사의 각종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는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들의 유입과 게임 콘텐츠를 비롯해 스포츠 중계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CJ ENM은 기존 영화나 드라마 제작에 매진하면서 다이아티비를 통해 1인 창작자들의 영상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1인 방송플랫폼 아프리카TV도 방송진행자(BJ)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MCN(Multi Channel Network)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대다수 비디오 콘텐츠 플랫폼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자체 제작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인기 있는 창작자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분야의 인플루언서(Influencer)로 상품과 콘텐츠의 마케터 역할을 충분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최근 지식정보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출판계에 등장한 북튜버(BookTuber)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많은 신간이 출간되면서 발생하는 발견성의 고민을 덜어주는 콘텐츠로 등장한 북튜버는 영상 세대 독자들에게 통하고 있다. 하나의 주제에 맞춰 책을 선정하거나 운영자의 취향에 맞춰 큐레이팅한 책을 간결하게 핵심을 짚어낸다. 북튜버 구독자는 영상에 소개된 책을 구입하거나 댓글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국내에는 ‘책읽찌라’, ‘겨울서점’, ‘다이애나의 책장’ 등 전문 북튜버가 독자와 출판사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우선, 책읽찌라의 유튜브와 페이스북 고정 독자는 6만 명이 넘고, 동영상은 400개가 넘는다. 겨울서점은 섹션을 두고 책의 명문장을 읽어주거나, 택배로 받은 책 꾸러미의 언박싱(Unboxing) 중계도 한다. 다이애나의 책장 운영자는 직접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책과 목소리로 높은 현장감을 자랑한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외에 온라인 서점도 북튜버의 콘텐츠 플랫폼이 되고 있다. 인터넷교보문고는 북튜버 전문 코너를 운영 중이고, 커넥츠북은 '책 추천 LIVE' 방송과 ‘특별한 서점 코너’에 유명 북튜버가 입점하면서 다양한 북큐레이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4. 콘텐츠 플랫폼의 성공 요소와 전망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미디어 채널이 확장되면서 사람들은 연결된 모든 미디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출판 산업 생태계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출판 기획과 제작·유통도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상업적인 출간을 목적으로 하는 작가들은 기성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저렴한 비용으로 종이책과 전자책 출간할 수 있다. 물론, 출판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콘텐츠의 수준과 상업적 성공 여부는 기성 출판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러나 개인이 직접 출판할 수 있는 프로세스는 미디어의 생성과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출판 모델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출판 콘텐츠 포맷이 확장되고 출판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작가들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오디오와 비디오 콘텐츠 모두 1인 창작 시대가 일반화되면서 텍스트 중심의 출판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플랫폼은 기술 발전과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효과로 콘텐츠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최소 비용·최대 효과’를 실현하고 있다.

 

따라서,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는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연결시키고, 양질의 콘텐츠를 적시에 맞게 제공하는 힘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콘텐츠 플랫폼은 멤버십 기반의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주력하고 있다. 기간별로 일정 회비를 내면 무제한으로 해당 플랫폼의 모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오디오와 비디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최근 텍스트 콘텐츠 시장에도 서브스크립션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교보문고의 샘은 선택형 모델과 무제한 모델을 혼합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밀리의 서재, 리디북스의 리디셀렉트, 예스24의 북클럽이 전자책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이미 아마존의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가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전자책 장기 대여를 금지의 대안으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가 급속하게 추진되고 있다.

 

판매 모델에서 서브스크립션이 콘텐츠 플랫폼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면, 이용자의 실질적인 콘텐츠 사용을 이끄는 것은 큐레이션 역량에 달려 있다. 콘텐츠의 공급량이 아무리 늘어나도 개별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적시에 제공해야 한다. 만족도가 높은 큐레이션은 콘텐츠의 이용을 확대시키고, 플랫폼 내 체류 시간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서브스크립션과 큐레이션(Curation)의 유기적인 결합은 콘텐츠 플랫폼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플랫폼 사업자들은 시·공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치열한 기술 혁신과 콘텐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BlockChain) 등 신기술이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 디바이스와 모바일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패턴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이는 온전한 비즈니스로 생존하고 성장하는데 필수 과제다. 미래를 속단할 수 없지만, 출판계는 핵심 콘텐츠 생산자이자 플랫폼을 주도하는 생태계의 중심이 되도록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시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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