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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9  20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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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코로나]
YES24 북클럽의 사례로 본 언택트 시대의 독서 패턴 변화

 

 

 

이진구(예스이십사 북클럽사업팀 팀장)

 

2021. 3.


 

코로나19가 강타한 서점업계는 엄청난 충격과 지각 변동으로 대혼란을 겪었다. 예스24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상 최초 유례없는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 속에서 인터넷서점의 총매출은 6,000억 원을 돌파해 성장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중고서점, 영화·공연 예매 등 오프라인 기반 사업은 코로나19라는 쓰나미를 막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렇다면 전자책 사업은 어땠을까? 본 글에서는 2018년 11월에 오픈한 ‘YES24 북클럽’(이하 북클럽)을 위주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독자의 독서 패턴 변화를 확인하고 앞으로 전자책 구독서비스 사업의 향방을 가늠해보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2020년 예스24의 전자책과 북클럽 사업은 괄목할 만큼 도약했다. 북클럽 서비스는 사업 2년 차를 맞이했고, 2020년 9월 YES24 eBook 애플리케이션(앱)을 리뉴얼하면서 앱 설치 건수는 2019년 220만 건에서 2020년 330만 건으로 껑충 뛰었다.

 

 

〈그림 1〉 예스24 전자책 매출액 추이

예스24 전자책 매출액 추이

 



 

〈그림 2〉 전자책 매출 전년 대비 증감률

전자책 매출 전년 대비 증감률

 


 

〈그림 1〉과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5년 전부터 매출 성장세가 완만해졌고, 출판사와 유통사의 자율협약으로 장기대여와 쿠폰 할인을 중단한 2018년과 2019년의 전자책 사업은 성장을 멈췄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 국민이 자의 반 타의 반 ‘집콕’을 해야만 했던 2020년 B2C와 B2B 모두 매출이 눈에 띄게 반등했다.

 

지난해 12월 예스24가 실시한 2030 온라인서점 이용자 FGD(Focus Group Discussion) 결과를 보면 대학에서 온라인 수업 교재로 PDF나 전자책 교재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직장인의 경우에는 장기간 재택근무가 이어지면서 출퇴근 시간이 사라졌고,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위해 전자책을 구입해보거나 구독서비스를 신청하는 양상을 띠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북클럽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그림 3〉 북클럽 월 가입 회원 수 추이

북클럽 월 가입 회원 수 추이

 



 

〈그림 4〉 북클럽 월 결제 회원 수 추이

북클럽 월 결제 회원 수 추이

 


 

2020년 2월 대구광역시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는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가 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국으로 확산했다. 〈그림 3〉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시점을 기준으로 앞뒤 6개월을 비교해보면 북클럽 가입 회원 수가 두 배를 넘어 101% 증가했다. 특히 가장 높은 가입 증가율을 보인 세대는 10대로 증가율이 152%에 달했다. 10대의 경우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었고 결국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면서 책 구독서비스를 많이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매월 요금제에 따라 서비스를 결제하는 정기결제회원의 월평균 증가율 CMGR(Compound Monthly Growth Rate)도 2.3% 상승했다(〈그림 4〉 참조). 딱히 이렇다 할 광고와 홍보가 없던 것을 감안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자책 구독서비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북클럽 사용자의 정기결제 유지율도 동반 상승했다.

 

 

〈그림 5〉 유효회원 중 정기결제회원 비율 추이

유효회원 중 정기결제회원 비율 추이

 

 

월 유효회원 MAU(Monthly Active Users)는 회원가입 혜택으로 제공되는 첫 달 무료 서비스 이용자와 프로모션용으로 배포하는 무료 체험권 사용자, 장기 이용권 구매 회원, 그리고 정기결제회원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림 5〉를 보면 유효회원 중 정기결제회원의 비율은 2019년 25% 수준이었지만 2020년 4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2020년 12월에는 두 배에 가까운 46%에 육박한다. 이는 전자책 월정액 정기구독서비스를 체험해본 독자가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독서 환경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림 6〉 저렴한 요금이 매력적인 북클럽, 소설/자기계발/인문 분야 독자들에게 인기

저렴한 요금이 매력적인 북클럽, 소설/자기계발/인문 분야 독자들에게 인기

 

 

2019년 7월에서 8월까지 예스24의 회원 8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북클럽 이용자의 독서 행태와 이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북클럽을 이용하는 이유는 저렴한 요금(41.7%), 다양하고 많은 도서(27.4%), 편의성(18.7%), 다양한 요금제(9.3%)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은 도서 분야 중 소설(19.5%)을 가장 많이 읽고 있으며 뒤를 이어 자기계발(17.4%), 인문(16.0%), 경제경영(10.9%), 에세이(10.7%)까지 다양한 분야를 고루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7〉 독서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북클럽

독서 문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북클럽


 

그렇다면 전자책 월정액 구독서비스는 출판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출판계가 가장 궁금해하면서 동시에 우려하고 있는 것이 이 부분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조사에 따르면 전자책 월정액 구독서비스는 독서 문화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43%가 북클럽을 이용한 후 ‘독서에 흥미가 생겼다’고 답변했다. 또한 42%는 ‘독서가 습관이 됐다’고 답했다. 월평균 독서량의 변화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도 73.3%가 북클럽을 이용하고 나서 전보다 월평균 한 권 이상을 더 읽는 것으로 답했으며, 이 중 세 권 이상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26.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더해 88%의 응답자가 이전에는 전혀 관심 없었던 새로운 분야의 도서를 읽은 경험이 있거나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변화에는 다양한 시각으로 비인기 분야를 재조명해 도서를 소개하는 북클럽의 최적화된 큐레이션 서비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북클럽으로 책을 읽은 후 소장을 위해 전자책이나 종이책을 구매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서는 61.3%가 그렇다고 응답해 북클럽이 장기적으로 도서 구매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대에는 책을 읽는 목적도 바뀌고 있다. 북클럽 스물두 개의 도서 분류체계를 독서의 목적에 따라 ‘감동과 재미’, ‘부와 성공’, ‘지식과 교양’, ‘참고와 실용’ 네 가지 가치로 구분하고, 2019년과 2020년의 1년간 총 다운로드 횟수를 가치별 서비스 도서 종 수로 나눈 종당 다운로드 횟수의 증감 추이를 살펴본 결과는 아래와 같다.

 

 

〈그림 8〉 북클럽 서비스 도서 종당 이용 횟수 추이

북클럽 서비스 도서 종당 이용 횟수 추이

 

 

〈그림 8〉과 같이 감동과 재미를 주는 책들의 평균 이용량은 83.9%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을 합쳐 만든 신조어다. 코로나19 환경에서 무기력하고 우울한 감정을 이겨내고,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욕구로 많은 독자가 소설과 에세이에 몰입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작은 아씨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11문자 살인사건』, 『죽여 마땅한 사람들』, 『죽음 1』, 『파과』 등과 같은 소설과 에세이가 인기도서 20위 안에 대거 포진하며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한 〈2019 국민여가활동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 36.5%가 개인의 즐거움을 위해, 21.2%가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위해 여가 활동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측면으로 볼 때 코로나19로 여가 활동이 집으로 제한되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자책을 읽으며 즐거움과 마음의 위로를 동시에 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실용서와 참고 도서의 인기가 높았던 것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전년 대비 이용률이 77.3%나 상승했다. 특히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청소법, 정리법 그리고 간단한 요리법과 레시피, 캠핑 등 가이드북의 인기가 유난히 높았던 한 해였다. 『에어프라이어 레시피 100』, 『따라만해도 성공 보장 20가지 인테리어 법칙』, 『미니멀 라이프 집안일 쉽게 하는 법』, 『최강의 식사』, 『1일 5분 정리 수납 정돈법』 등의 실용서가 인기를 끌었다. 이는 피치 못할 집콕 생활을 슬기롭게 헤쳐나가 삶에 윤기를 더하려는 욕구를 대변했다고 볼 수 있다. 감동과 재미, 참고와 실용 다음으로는 지식과 교양, 부와 성공 순으로 나타났다.

 

‘넓고 얕은 지식’ 이른바 ‘잡학다식’을 다룬 책들도 최근 독서 트렌드를 반영한다.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세계사 공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모르면 호구되는 경제상식』, 『방구석 미술관』,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일상생활편』, 『은밀한 몸』, 『퇴근길 인문학 수업』 등의 교양도서 역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그림 9〉 YES24 북클럽 X FLO 결합상품 99요금제와 왓챠 결합 이용권

YES24 북클럽 X FLO 결합상품 99요금제와 왓챠 결합 이용권


 

코로나19로 야기된 온 국민의 무력감과 답답함을 덜어주기 위해 북클럽은 다양한 시도를 선보였다. 그중 가장 특기할 만한 것은 전자책과 음악을 결합해 새로운 독자 가치를 제공한 것이다. 2020년 2월 25일 예스24는 FLO와 북클럽을 결합한 ‘YES24 북클럽 X FLO 결합상품 99요금제’(이하 99요금제)를 출시했다. FLO는 북클럽보다 한 달 늦은 2018년 12월에 출시한 SKT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사용자 취향에 꼭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위시해 출시 1년 6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을 21.1%까지 끌어올렸다.

 

전자책과 음악의 다소 생뚱맞은 결합은 “책을 읽으면서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수많은 여가 활동 중에서 독서와 같이 할 수 있는 취미는 음악 감상뿐이다. 이종의 콘텐츠, 곧 하이브리드(Hybrid) 콘텐츠의 결합은 책이 배경음악(Background Music)을 만나 상상력과 감동을 배가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기획했다.

 

또한 범람하는 구독서비스 시대에 현명한 소비 패턴을 제안하기 위해 9,9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가격을 구성했다. 이 요금은 다른 전자책 구독서비스의 정기결제 요금과 같은 금액이다. 새로운 시도는 역시나 새로운 고객을 창출했다. 출시 후 6개월 동안 99요금제 가입자 수는 월평균 48.2%씩 증가했다. 이는 기존 요금제인 55요금제와 77요금제보다 2.4배나 높은 상승률이다. 99요금제의 회원은 론칭 10개월 만인 2020년 12월 기준으로 전체 회원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99요금제 회원의 잔존율(누적 가입자 수 대비 정기결제회원 수)이 독보적이다. 베이직 요금제로 가장 저렴한 55요금제의 잔존율이 18.0%인 것에 비해 99요금제는 67.1%로 네 배에 달할 만큼 독자의 가성비와 감성비를 모두 만족시켰다. 앞으로 99요금제는 ‘이 책을 읽으며 같이 들으면 좋은 음악’, ‘이 음악을 들으면서 같이 읽으면 좋을 책’과 같은 데칼코마니 방식의 큐레이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99요금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뒤이어 2020년 12월에는 국내 OTT(Over The Top) 플랫폼인 왓챠(WATCHA)와 손을 잡고 결합 이용권을 출시했다. 드라마와 영화 원작 소설을 양쪽 플랫폼에서 같이 보여 주며 생동감 있는 책 읽기를 모토로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열화와 같은 반응으로 앙코르 이벤트까지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책 이상의 독서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북클럽의 시도는 마이비스킷(클래스), 조인스 프라임(매거진), 트레바리(독서 모임) 등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과의 제휴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전자책 월정액 구독서비스는 전자책, 더 나아가 국내 출판시장에 새로운 독서의 패턴으로 독자를 매혹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 예스24의 도서 매출은 2019년 대비 22.0% 신장했고, 북클럽을 포함한 전자책의 매출은 20.6% 신장해 종이책과 전자책이 나란히 동반 상승했다. 이는 언택트 환경에서 종이책과 전자책이 시너지를 일으켰으며, 독자에게 더욱 다양한 독서 환경과 독서 가치를 제공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독자’에서 도서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로, 더 나아가 전자책 구독 플랫폼 안에서 나만의 무제한 서재를 가꾸고 독서 라이프를 마음껏 누리는 ‘향유자’로, 책을 읽는 독자의 패러다임이 확대되고 있다.

이진구(예스이십사 북클럽사업팀 팀장)

현 예스이십사 북클럽사업팀 팀장
전 한국출판콘텐츠 콘텐츠사업부장
리디북스, 웅진OPMS, 커뮤니케이션북스, 반디앤루니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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