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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4  20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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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에이전시]
“내가 덕질하기 다면 당연히 팔기도 다!”
장르문학 작가 에이전트로 살기

 

 

 

김시형(그린북 에이전시 대표)

 

2022. 7.


 

이 글에서 쓰게 될 이야기는 장르문학을 전문으로 하는 그린북 에이전시의 작가 관리 비법이다. 청탁을 받고 이 이야기를 하려니 “작가 관리”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했다. 아마 글을 읽는 당신도, 그리고 그린북의 클라이언트들인 작가들도 잘 알 것이다. 작가는 관리의 대상이기보다 협업과 동반의 상대라는 것을. 그래야 에이전시가 드디어 일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

 

게다가 “장르문학 전문”이라는 해시태그가 우리 에이전시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그 얘기도 빠뜨릴 수 없다. 장르문학을 주로 쓰는 작가들은 그간 한국 출판 산업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온 것은 물론이고 오락적인 내용만 다룬다거나 뜬구름 같은 이야기나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설정에 치우쳐 글을 쓴다는 오해를 받으며 홀대당해 왔다. 한국에서 무슨 SF냐며, 애들이나 읽는 글을 쓴다는 다소 무식한 비판에도 시달렸다. 글을 쓰고 책을 내는데도 저작권자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원고료나 인세를 떼이거나 굉장히 적은 돈만 받고도 이의제기를 못했다.

 

한편 장르문학계는 창작자가 곧 독자이고, 독자가 다시 미래의 창작자가 되는 순환구조가 두드러진다. 독자와 창작자 수가 다른 분야에 비해 적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몇 년 만에 폭발적으로 독자와 창작자의 절대수가 증가했고, 출판계에서의 처우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 같다. 다만 여전히 장르문학은 베스트셀러 일부를 제외하고는 독자들의 저변으로 스며들었다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장르소설 대부분의 판매부수는 통상 자기계발서 혹은 과학교양서가 내는 성과를 한참 밑돈다. 그래서 작가들이 종이책 1쇄 보장 인세를 받고 나면 더 이상 추가 인세를 받는 일이 별로 없고, 1쇄의 부수도 때로는 1천 부를 좀체 넘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장르문학 작가들은 에이전시를 곧잘 찾는다. 출판계가 장르문학과 작가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가들은 그간 출판사들에게 받아온 대우를 기억한다. 일 년에 한 번에서 두 번 받기로 한 판매 정산서를 계약 기간 내내 한 번 혹은 두 번 받아봤다는 작가도 부지기수고, 계약에 명시되지 않은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을 발행해놓고 출판계 관행이니 이해하라는 얘기도 종종 들었다.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소위 IP 문제로 들어가면 복잡하고 다양한 불공정 계약 경험들이 존재한다.

 

맞다. 당신이 아는 뛰어난 영상물 중 상당수가 소위 장르문학에 기반을 두고 기획되었다. 장르문학 작가들의 상당수가 현업 혹은 전직 게임 스토리 개발자다. 아니면 전·현직 만화가,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 작가, 엔터테인먼트 회사 기획자, 영화 연출자다. 그들의 글은 자연스레 비주얼 요소가 돋보이고 서사가 뚜렷하며 인물 간 관계와 캐릭터성이 드라마틱하고 강렬하다. 때론 문법과 클리셰를 딱딱 맞춰주는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그것을 죄다 뒤틀어버려 보는 사람을 아차 하게 만든다. 그들은 손안에서 세계를 만들고 주물럭거리고 옆으로 위아래로 늘렸다 줄이면서 자유로이 갖고 논다.

 

장르작가들의 글만큼 2차적 저작물로 확장하기 좋은 콘텐츠가 또 어디 있을까? 그래서인지 그린북의 문을 두드리는 작가들은 모두 2차적 저작물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굉장히 뚜렷한 계획과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 작가들이 원천 콘텐츠로서의 소설 저작물을 출판사와 계약할 때부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2차적 저작물에 대한 권리 의무 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하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 그린북 에이전시는 아마도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관련 법률을 십분 이해하고 작가의 시각과 입장에서 공정하고 명료하면서도 발행사, 출판사도 함께 윈윈하며 합의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가 중심 저작권 에이전시일 것이다.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장르문학계 부동의 스타 듀나를 비롯해 28명의 별들이 그린북을 동반자로 삼고 마음 편히 창작 활동을 이어간다.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장르문학계 부동의 스타 듀나를 비롯해 28명의 별들이 그린북을 동반자로 삼고 마음 편히 창작 활동을 이어간다.
(출처: 그린북 에이전시)

 

 

사람을 에이전팅하는 다른 업계도 그렇겠지만 매니지먼트의 가장 큰 영역은 일정, 계약, 커리어로 구성된다. 이 세 가지는 다른 것에 비해 비중이 작거나 큰 것도 없지만 서로 명확히 구분되지도 않는다.

 

그린북 에이전시가 가장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의 핵심은 간단하다. 작가가 글을 쓸 때는 어떤 곳과 어떤 성격으로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 작업을 할지 결정하는데, 이때 계약 조건과 IP 확장 가능성, 공동 창작자가 있을 경우엔 서로 어떤 협업 효과가 기대되는가를 알아야 논의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린북은 그에 앞서 작가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고, 무엇으로, 그리고 누구로 자신을 정의하고 싶어 하는가에 최대한 귀 기울인다. 그린북의 미션은, 작가가 그것을 양보하거나 잃어버리지 않고 원하는 문학적 성취를 이루도록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미션을 위해 에이전트는 한걸음 정도 앞서서 정보를 수집하고, 다양한 포석을 놓기도 하고, 그가 방금 걸어간 길을 기록하고 공유한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작가의 경제적인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일의 시작이고 에이전시의 의무다. (그래야 에이전시도 사무실 월세를 내고 월급도 가져간다.) 이 필수조건을 위해서 에이전시가 얼마나 분투하고 있는지는 짠내 풀풀 나는 이메일 내용과 전화 통화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여기서는 그저 우리 에이전시의 자문 변호사, 세무사, 노무사 같은 분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그린북에서 밀려드는 자문에 수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이야기로 설명을 대신하고 싶다.

 

처우와 조건을 살피는 동시에 그린북은 이제 어디로 작가를 안내해야 할지, 어떤 컨디션이 갖춰져야 작가가 최고의 성과를 낼지에 대해 우리끼리 그리고 작가에게 부단히 묻는다. 당신이 소수자의 고통과 젠더 폭력을 말할 때 시간이 항상 모자라는가? 당신은 과거에서 지금까지, 또 먼 훗날 우주가 소멸할 때까지 유일하게 남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이곳과 저곳, 너와 나, 생명과 죽음, 기억과 희망 사이에서 서성이는 존재들이 눈에 밟히는가? 기계의 성실한 이성이 탐욕을 저지하고 새 시대를 통치하면 안 되느냐고 주장하고 싶은가? 사랑했으나 잃어야 했던 이를 끊임없이 애도하는 이야기를 언제까지나 쓰고 싶은가?

 

그린북은 작가가 처하게 되는 수많은 선택 상황에서 어떤 것을 감수하고 기대하면서 방향을 고르고 새로운 도전을 할지 결정할 때 의논 상대가 되어주면서 크나큰 영향을 준다. 창작이라는 배의 행선지를 정하는 것은 선장 즉, 작가이지만 계기판에 뜬 연료량을 체크하고 기계의 작동 방식과 속도, 엔진 상태를 점검하는 기관사와 항해사는 에이전트다.

 

그래서 그린북은 때로 작가의 협력자이지만 때로는 수행원이고 때로는 리더로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야 한다. 그가 ‘장르문학’이든 ‘순문학’이든 무엇을 쓰고 싶어 하든, 물질적인 성취와 문학적 성취를 모두 가져가도록 작가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고, 새 땅을 찾아 나서고 항로를 개척한다. 작가와 견해가 갈리는 일도 있고 그린북이 제시한 길이 가로막히거나 아예 무너지기도 한다. 그럼 한차례 머리를 식히고 수정하고 다시 도전한다.

 

여기까지가 일정, 계약, 커리어라는 영역을 길고 장황하게 늘려 말한 것이다.

 

그래서 작가 에이전시는 주로 어디서 어떤 리듬으로 일하는 걸까? 여기저기 현장을 다니고 행사장마다 다니며 바쁜 일정을 소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보통 사무실에 앉아서 계약서에 밑줄을 긋거나 ‘RE:’가 몇십 개 붙은 기나긴 이메일 소통을 이어가기도 하고, 국내외의 클라이언트나 바이어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저작권료 계산식이 담긴 엑셀 시트를 만지느라 손목이 시큰거린다. 굳이 따지자면 책상과 회의 탁자에서 많은 일을 처리하는 사무직이고, 틈만 나면 해외에 DM을 발송하고 콘텐츠를 셀링하는 ‘오퍼상’들이다.

 

그런 패턴에 3월부터 꽤 흥미진진한 박자가 새로 추가됐다. 그린북 전속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인터내셔널 부커 롱리스트에 오르자, 세계 각지의 종이책 출판사는 물론이고, 오디오북 제작사, 영상 제작사, 플랫폼, 문학 축제, 도서관, 북스카우팅, 그리고 그린북과 비슷한 일을 하는 저작권 에이전시들이 정보라 작가의 작품들에 관심을 보이며 앞다퉈 미팅을 요청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최다 작가를 매니지먼트하는 그린북 에이전시는 물론, 전속 작가들이 누구인지 어떤 작품을 보여줄지 몹시 궁금해했다. 우리는 『저주토끼』를 첨병 삼아, 그린북이 가진 무한한 콘텐츠의 세계로 그들을 안내했다. 한국 OTT 콘텐츠와 영화가 지구 전체 문화계를 들썩이게 하더니 이번에는 문학, 그것도 그간 한국의 문화계가 ‘장르소설’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여둔 구석진 영역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덕분에 그린북이 보통 수행하던 매니지먼트와 에이전팅 업무의 속도가 평소보다 6~7배 정도 빠르게 돌아가야 했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접촉하던 언론도 하루 4~5회 이상 인터뷰 제안을 보냈다. 그린북 소속 작가들을 행사와 강연에 초빙하겠다거나 원고를 요청하는 문의가 빗발쳤고, 북토크와 기자 간담회, 화보 촬영을 준비하는 일이 늘어났다.

 

그리고 『저주토끼』가 대망의 최종후보에 오른 날, 정보라 작가는 나에게 런던행을 제안했다. 그렇게 날아간 영국에서 인터내셔널 부커 시상식에 참가하고, 세계의 쟁쟁한 작가와 번역가, 편집자들을 만나는가 하면, 길에서 『저주토끼』 영어판을 들고 와 작가에게 사인을 청하는 독자들을 보며 뿌듯함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정보라 작가의 영국 공식 일정에 동행했던 순간순간은 에이전트로서 겪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근사한 경험이었다.

 

정보라 작가가 본인의 주거지인 포항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부커 시상식으로 떠나기 전 2022년 5월 16일,
정보라 작가가 본인의 주거지인 포항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출처: 그린북 에이전시)

 

(좌) 2022년 인터내셔널 부커 시상식에서의 모습 (우) 번역가 안톤 허와 그린북 전속 작가 정보라가 2022년 인터내셔널 부커 시상식에서 최종 후보 여섯 작품을 소개하는 순서에서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좌) 2022년 인터내셔널 부커 시상식에서의 모습(출처: 그린북 에이전시)
(우) 번역가 안톤 허와 그린북 전속 작가 정보라가 2022년 인터내셔널 부커 시상식에서 최종 후보 여섯 작품을 소개하는 순서에서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출처: 그린북 에이전시)

 

 

그리고 다시 그린북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지난 몇 년간 그린북은 몇 번의 업그레이드와 업데이트를 겪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린북 에이전시가 한국 문학의 허브로 세계 곳곳의 점들과 색색의 선을 잇고 이어 촘촘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 최초로 미국의 메이저 출판사에 작품을 번역 출판한 김보영 작가, 장르계의 빛나는 별 듀나 작가, 꾸준히 다작하고 일상의 투쟁을 이어온 정보라, 그리고, 그리고… 28명의 작가들과 함께 만들어낸 눈부신 활강이다.

 

그린북 에이전시는 요즘 부커상 이후를 다시 도모하는 중이다. 조금은 다르고 조금은 똑같은 업무가 한창이다. 그린북의 에이전트들은 어쩌면 1년 후의 부커상과 2년 후의 노벨상을 꿈꾼다. 해마다 국립과천과학관이 주최하는 한국 SF 어워드에 올해 후보작이 수백 편이나 집계된 사실에 감탄하며 모든 작품들에 뜨거운 지지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그린북 에이전시의 2022년 하반기 목표는 ‘더 많은 작품을 해외로! 더 많은 작품을 영화제로!’이다. 작가와 에이전시가 한마음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되도록 다양한 형식으로 되도록 많은 독자와 관객을 만나는 일이다.

 

그린북 에이전시의 글로벌 팀은 서울국제도서전을 비롯한 각종 도서전에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세계 각지의 편집자, 에이전트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미팅을 한다. 팀원 하나하나가 매력을 느낀 작품이 달라서 서로 자신이 주력하는 작품과 작가에 대해 촌철살인의 피칭을 하려고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또 한다.

 

2022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그린북 전속 전혜진 작가가 독자들과 만나 출간작에 사인을 하고 있다.

2022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그린북 전속 전혜진 작가가 독자들과 만나 출간작에 사인을 하고 있다. 에이전트는 일반적으로 시상식이나 강연 등 작가의 공식 일정에 동행한다. 특히 북토크, 사인회 등 독자들을 만나는 자리는 가장 중요하다!(출처: 그린북 에이전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매달 모집하는 수출용 출판 홍보자료(초록·샘플) 지원 사업에도 꼬박꼬박 신청한다. 그린북이 일찌감치 성과를 거둔 해외 번역 출판권 수출 영역에서는 한국 작품 중 일부 혹은 전부를 외국어로 읽을 수 있도록 샘플을 마련하는 것이 영업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든 외국어 샘플 원고는 해외 출판관계자는 물론이고 영화 제작사, 플랫폼 기획자들이 수입을 결정하게 만드는 매우 귀한 마케팅 자료로 쓰인다. 또한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하는 완역 원고 지원 사업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정되는 경사가 있었는데, 국제적으로 정평이 있는 번역가인 안톤 허를 비롯한 뛰어난 번역가들이 영문 번역 작업에 참여했다. 이 원고들이 완성되면 해당 작품들은 해외 출판 콘텐츠 시장에서 활발히 거론되고 빠른 계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름이 지나고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도 그린북의 활약 무대이다. 수만 곳의 문화 콘텐츠 업계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5일간의 박람회에서, 그린북 글로벌 팀원들은 한국의 장르문학 작가들만이 가진 불꽃 튀는 감성과 어디서도 본 적 없었을 서사를 소개하느라 정신없이 바쁠 예정이다.

 

그린북의 또 다른 부서인 개발 매니지먼트 팀에서는 작가들의 크고 작은 계약과 일정을 관리하는 한편, 매주 국내 웹툰,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투자사와 제작사들에 IP 레터를 발송하여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개발을 제안한다. 또한 가깝게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산스토리마켓에 서사의 영화적 강렬함이 드러나는 작품들을 출품했고, 활발한 비즈니스 매칭을 들뜬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

 

6월 24일 서울 강남구립 역삼도서관에서 개최된 전삼혜 작가 북토크.

6월 24일 서울 강남구립 역삼도서관에서 개최된 전삼혜 작가 북토크. 장마가 시작되는 무더운 금요일 밤이었는데 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중년 독자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전삼혜 작가의 작품과 SF 이야기를 들으러 모였다. 위드 코로나로 인해 그린북 에이전시 전속 작가들이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는 점차 온라인 비대면에서 대면 행사로 다양해지고 있다.(출처: 그린북 에이전시)

 

 

여행은 혼자 갈 때도 즐겁지만, 그 길을 잘 알고 함께 고민하는 길잡이이자 동반자가 있을 때 더 근사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선사하는 법이다. 그린북 에이전시는 작가들이 떠나는 모든 여정에서 그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동반자이고 싶다.

 

아참, 그린북이 가진 “작가관리 비법”을 말하기로 했었다! 사실 답은 싱겁고 간단하다.

 

별 이미지

 

“언젠간 되겠지 하는 태평한 끈기, 이 작품을 못 알아보는 자가 바보라는 근거 있는 배포, 조용하지만 영원토록 끓고 있는 따끈따끈한 덕심. 우리는 이것들로 당신의 에이전시가 되었고 당신의 글이 서점에, 도서관에, 영화관에, 태블릿에 흐르고 춤추고 피어나게 만든다. 이다음에 새로운 비법을 알게 되면 그때 우리의 작가인 당신에게 전화하겠다. 꼭 다시 만나자!”

 

 

김시형

김시형 그린북 에이전시 대표

출판저작권 에이전시와 번역가 매니지먼트를 통해 유럽과 북미의 좋은 책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18년간 하다가 김보영 작가의 절판된 SF 소설집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덕질을 시작했다. 김보영 작가와의 전속 계약을 시작으로 장르문학 작가들의 열띤 지지와 신뢰 덕분에 지금은 29번째 작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유명한 작가들도 중요하지만, 지치지 않고 글로써 세상과 사람을 변화시킬 원대한 야심을 가진 신인 작가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애정한다. 나중에 이제 늙었다는 생각이 들면 지금의 에이전시 경험을 가지고 재밌는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글을 쓰기보다 글 쓰는 사람을 만나고 작당하는 것이 재미있다. 독문학을 전공한 뒤 독일어 출판번역을 시작하였고, 직장으로는 서울출판정보, 유리장 에이전시, 갈매나무 출판사를 거쳤다.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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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toni_shihyoung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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