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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  20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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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의 중요성과 전망]
초중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현황과 과제
- 2021년 국가수준 초·중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측정 연구 결과

 

 

 

계보경(한국교육학술정보원 글로벌정책연구부장)

 

2022. 5.


 

디지털은 이제 더 이상 삶과 분리된 용어가 아닌 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아날로그 세상과 디지털 세상이 융합된 세계에서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소위 읽고, 쓰고, 셈하기로 일컬어지는 ‘3R(Reading, wRiting, aRithmetic)’을 넘어 제3의 리터러시를 요구받고 있다.

 

리터러시의 개념은 일차적으로 텍스트를 읽고 쓰는 능력으로 간주되어 왔으나,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한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코드를 반영해 규정되는 리터러시의 속성을 반영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정보 리터러시, ICT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등 다양한 관점에서 그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기술을 잘 다루는 능력’이라는 초기 협의의 개념에서 출발해 ‘디지털 정보나 미디어에 접근(Access)하고 분석(Analyze)하여 평가(Evaluate)하고 새롭게 창조(Create)할 수 있는 능력’으로 발전되어 왔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디지털 융·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디지털 리터러시의 개념과 교육의 방향은 이러한 기본적인 디지털 활용 능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세계에서 서로 공존하며 잘 살아갈 수 있는 ‘삶의 리터러시’ 함양으로 보다 폭넓게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의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주적인 삶을 위한 기본소양으로, 윤리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해·활용하며, 정보의 탐색·관리·창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 역량’으로 확대 발전되고 있다.

 

미래 역량으로서의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한국교육학술정보원(www.keris.or.kr)에서는 국가수준에서 해마다 우리나라 초·중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을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대상은 전국의 초등학교 4학년에서 6학년, 중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의 학생으로, 2021년도 조사에서는 전국 초·중학생을 시도별, 지역규모별, 성별 등을 고려해 약 1% 층화표집한 2만 2천여 명(초등학생 9,062명, 중학생 13,054명)을 대상으로 평가가 이루어졌다.

 

주요 측정 영역은 ① 정보의 탐색, ② 정보의 분석 및 평가, ③ 정보의 조직 및 창출, ④ 정보의 활용 및 관리, ⑤ 정보의 소통, ⑥ 추상화, ⑦ 자동화의 7개 영역으로, 컴퓨팅 사고력에 대한 평가가 함께 이루어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1학기부터 원격 교육이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교육 환경과 방식의 디지털 전환이 급격하게 일어났다. 이에 2021년 국가수준 초·중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측정 연구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여 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경험적 증거를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점수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디지털 리터러시 평균 점수(동등화 점수)는 초등학생 17.43점, 중학생 16.66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평균 점수(초등학생 16.47점, 중학생 14.65점)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성취 수준 분포의 비교에 있어서도,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2019년에 비해 2021년 검사에서 우수 수준인 학생의 비율이 증가하고, 미흡 수준인 비율이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종합해 볼 때,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2018년과 2019년에 비해 코로나19 이후인 2021년 검사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상의 폭은 중학교에서 더 크게 나타났고, 초등학교의 경우 남학생 집단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도서벽지의 경우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2018년 이후로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꾸준히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초등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동등화 점수 및 성취 수준 비교


초등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동등화 점수 및 성취 수준 비교

 

중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동등화 점수 및 성취 수준 비교


중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동등화 점수 및 성취 수준 비교

 

디지털 리터러시 검사의 하위 요소별로 살펴보면, 초등학생의 경우 ‘정보의 활용과 관리’와 ‘추상화’의 평균이 다른 요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자동화’의 평균은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중학생의 경우, 타 요소에 비해 ‘정보의 분석 및 평가’와 ‘정보와 소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가 나타났으며, ‘추상화’와 ‘자동화’ 요소의 점수가 다른 요소에 비해 낮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자동화’ 요소의 점수가 다른 요소에 비해 매우 낮게 나타났다는 점과 이러한 경향이 이전 연도의 검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 점은 학생들이 ICT 기기와 컴퓨팅적 사고를 적용하여 효과적인 문제해결 방법 및 절차를 자동화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초등학생〉


초등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하위 요소별 점수 비교


〈중학생〉


중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하위 요소별 점수 비교

초등학생 및 중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하위 요소별 점수 비교

 

아울러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점수는 대체적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대도시 학생이 다른 지역규모의 학생에 비해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더 높게 나타나, 이전 연도와 비슷한 경향성을 보였다. 다만, 성별에 따른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차이에 있어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자동화’를 제외한 모든 하위 요소에서 여학생의 점수가 유의미하게 높았으나 ‘자동화’ 요소에 있어서는 성별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점은 흥미로운 결과이다. 이러한 경향은 국제비교 연구인 ICILS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 그 원인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활용에 대한 영역별 효능감에 대한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활용 효능감 수준은 전반적으로 높아졌으나(22.90점→26.78점), 계산하기, 데이터 입력 또는 그래프 그리기, 코딩 등의 효능감 수준은 취미나 여가활동, 의사소통 등에 비해 상당 부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습 목적의 컴퓨터 활용 경험이나 태도 등의 지표에서 평균 이하의 성적을 거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2018)의 결과와도 일관된 결과이다. 이는 분석, 창작, 컴퓨팅 사고력 등과 같은 영역의 학생 디지털 역량 개발에 정책적 지원이 보다 시급함을 보여준다.

 


〈초등학생〉


초등학생 영역별 디지털 기기 활용 효능감 수준


〈중학생〉


중학생의 영역별 디지털 기기 활용 효능감 수준


초등학생 및 중학생의 영역별 디지털 기기 활용 효능감 수준

 

디지털 리터러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학교와 가정의 디지털 인프라 접근성(디지털 기기 보유 여부, 인터넷 연결 여부, 독립 공간 확보 여부 등)이 높을수록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게 나타나, 기본적인 디지털 학습 환경의 차이가 학생의 디지털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활용 효능감이 높을수록 실제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사의 디지털 기기 활용 효능감 수준도 담당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기본적인 디지털 접근성의 확보와 자연스러운 노출을 통한 기기 활용에 대한 효능감 향상, 교원의 디지털 역량 향상이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이다.

 

디지털 기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있으며, 장기간의 팬데믹 상황과 함께 일상의 기술, 생활을 위한 역량으로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이제 미래사회의 필요 역량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생존 역량이 되었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고른 향상을 위해 함께하는 공동체 역량으로서 디지털 접근성 강화, 커리큘럼 개선, 교원과 학생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등 보다 촘촘한 정책적 지원과 공동체적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계보경, 이현숙, 한나라, 김혜숙(2021). 2021 국가수준 초중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측정 연구.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계보경(2017). 해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운영 동향.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유네스코한국위원회(2022). 2021 교육 분야 지속가능발전목표(SDG4) 이행현황 보고서.

계보경

 

계보경(한국교육학술정보원 글로벌정책연구부장)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글로벌정책연구부장을 맡고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공학 HRD 전공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교육 정책메타버스 등의 분야에서 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kye@keri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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