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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0  20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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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COVID19 : 출판산업의 변화]
코로나19와 도서시장의 변화

 

 

 

남성호(교보문고 구매팀장)

 

2020. 05.


 


코로나19와 도서시장의 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사태를 1968년 홍콩 독감, 2009년 신종 플루에 이어서 세 번째 ‘팬데믹’으로 공식 규정했다. 사회적 측면으로 봐도 이는 또 다른 의미의 팬데믹으로 풀이할 수 있을 듯하다. 바이러스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시작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실제로 사람들 간의 접촉을 막는데 아주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에 많은 변화를 주었고, 이러한 변화는 사회 전반에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또 다른 바이러스로 인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과거 비대면의 대표단어인 ‘온라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쇼핑’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쇼핑의 의미가 광범위해지고 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TV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친숙하며, 학원보다 온라인 강의가 효율적이고, 외식보다 배달이 새로운 쇼핑의 형태를 대체하고 있다. 최근 자녀들이 부모님을 위해 스마트폰에 쇼핑 어플을 설치하고 결제카드를 등록해드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는 것이 이번 사태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서점에서는 고객의 방문이 눈에 띄게 줄었고, 독서를 위한 의자에는 빈자리가 눈에 띈다. 온라인 매출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전체 판매량은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020년 1분기 도서 판매를 보면 고객의 구매 형태 또한 많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1분기 도서 판매 주요 이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오프라인 매출 역신장,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 신장
2. eBook, 오디오북 급신장
3. ‘바로드림’ 2월 추세선 하향세
4. 목적성 강한 학습 관련 분야 비중 증대
5. 과학분야 급신장
6. 부의 욕구 관심, 경제/경영 상승
7. 여행, 잡지, 만화 직격탄
8. 건강, 취미 분야 상승
9. 선호 채널에 대한 충성도 상승

 

코로나 기간인 1분기 서점 매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비대면 채널의 상대적 영향력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교보문고 온오프 매출 점유율은 온라인 52 : 오프라인 48에서 코로나 기간인 올 해는 62 : 38로 온라인 채널의 점유율이 크게 올라간 것을 알 수 있다. 1분기 채널별 매출 신장 추이를 살펴보면 인터넷, 모바일, 디지털 등 비대면 채널의 신장률은 상승 추이를 보인 반면 오프라인만 금년 1분기에 하향 신장한 것이 눈에 띈다.

 


〈그림 1. 채널별 매출 신장 추이〉

<그림 1. 채널별 매출 신장 추이>

 

분기별 서점의 매출 구성비도 1분기가 가장 높게 나타난다. 특히 오프라인채널은 학생들 방학철과 신학기를 구성하고 있는 1분기의 매출구성비가 최근(3년간 평균) 27.9%로 가장 높은데, 코로나 여파로 인해 오프라인채널의 매출이 전년대비 20% 이상 역신장 하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비상체제로 전환된 3월 한 달 동안에는 30% 이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대면 채널인 온라인은 신장세를 유지했는데, 모바일이 29.4%, 인터넷이 10.2%, 디지털이 15.9% 1분기에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Book은 3월부터 신종 코로나 여파로 여행분야를 제외한 전 분야에서 매출 및 구매고객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 2020년 1분기 분야별 매출〉

<그림 2. 2020년 1분기 분야별 매출>

 

분야에 따른 영향을 분석해 보면, 과학, 초중고학습, 정치사회, 경제/경영, 아동, 자기계발, 취미/스포츠 분야의 신장률이 상승한 반면, 여행, 잡지, 만화, 외국어, 요리, 시/에세이, 취업수험서 등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학습의 비중은 연간 3.1%, 기존 1분기 대비 1% 높게 나타났는데 목적성이 강한 상품인 학습관련 분야는 코로나19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인문, 경제/경영 분야도 강세를 유지했다. 코로나19 기간 중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은 분야는 여행/관광 분야로 이미 기존 산업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어 실물 산업과의 영향관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성장세를 지속해 온 ‘바로드림(교보문고 옴니채널서비스)’의 일별 판매추세선을 살펴보면, 2월 초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추세선이 역전된 것을 알 수 있다. 이 추세선은 가파르게 3월 중순까지 벌어지다가 코로나 사태가 안정화 되는 3월 중순 이후 격차가 조금씩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3. 바로드림 일별 판매 추세선〉

<그림 3. 바로드림 일별 판매 추세선>

 

 

코로나19 관련 주요 분야별 특징

〈문학〉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문학작품에도 이어졌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고,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소설 『어둠의 눈』이 다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행〉

코로나19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로, 매출 하락이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 모든 지수가 전년대비 하락하였으며, 특히 3~4월 유럽, 미국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며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였는데, 4월에만 전년대비 73% 매출이 감소했다.

〈초/중고학습〉

오프라인 신장세가 2월부터 급격히 감소했으며, 오프라인 구매자가 다수 온라인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부의 초중고 개학 연기 발표에 따라 집에서 할 수 있는 선행 학습서를 중심으로 온라인 매출이 신장했다.

〈경제/자기계발〉

오프라인 역신장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신장세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코로나19 확산, 그에 따른 전 세계 증시 폭·등락 상황에서 ‘부자’, 혹은 ‘부(副)’가 이 분야 도서 제목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과학〉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에도 대중성 있는 이슈도서의 출간과 바이러스 관련서의 판매량이 수직 상승함으로써 타 분야보다 월등한 신장률을 보였다.

 

 

 

환경의 변화에 따른 행동의 변화

 

유통시장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증가하던 온라인 채널의 확대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반대로 매장 구매는 감소하고, 그 아이덴티티 역시 매우 빠르게 달라질 것이다. 한때, 유통의 본질은 ‘부동산’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만큼 ‘좋은 입지에 위치한 매장’은 유통에서 중요한 포인트였다. 그러나 앞으로의 유통은 ‘물류’가 그 핵심이 될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상품의 이동과 빠르고 편리한 광범위 주문/배송은 고객의 구매를 결정하는 데 가장 근본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과거 판매 중심이었던 매장의 역할은 판매 외 다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나, 사람과의 대면이 없는 무인매장 등의 형태로 그 모양과 역할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도서 추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거 대면을 바탕으로 하던 사람의 추천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스스로 정보를 검색하고 선택하는 비대면 고객 주도형 추천이 강화될 것이다. 고객 스스로 검색하는 추천의 형태가 확대됨에 따라 인터넷,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광고, 홍보가 고객의 구매 선택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온라인 채널의 확대는 1인 판매 등을 포함한 수많은 판매 채널의 탄생을 유도하고 채널별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서점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따라서 채널별로 가격경쟁력, 상품경쟁력 등 자신들만의 확실한 경쟁력을 보유하는 것이 생존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출판시장은 우선 장기 침체에 대비하고,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의 홍보와 이벤트 중심의 판매 전략에서 탈피하여 독자들의 니즈 분석을 통한 맞춤형 고객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보면 고객들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신규 채널로의 이동이 증가했고, 기존 선호채널에 대한 충성도가 더욱 높아진 모양새이다. 이러한 고객의 변화를 토대로 각 채널 맞춤형 전략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불시에 제2의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일어나더라도 지금보다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철저히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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