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3 2020. 08.
[서점영업 TMI]
구환회(교보문고 도서 MD)
2020. 08.
4. 신간 등록 후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물론 검색이 제대로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단, 메일을 보내거나 서점 SCM에 직접 등록한 뒤 검색 반영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 충분히 대기했는데도 계속 검색이 되지 않는다면 DB 등록이 안 되었거나, 검색결과 순위에서 뒤로 밀린 것이다. ‘제목+저자명’이나 ‘제목+출판사명’으로 함께 검색해 보면 정확하다. 검색 순위에서 밀린다는 것. 만약 책 제목이 ‘돈’이나 ‘여행’이나 ‘사랑’처럼 글자 수가 적고 단순하다면 이미 판매가 많이 된 기출간 도서가 먼저 검색된다. ‘데미안’, ‘어린 왕자’처럼 동일 제목으로 여러 판본이 나와 있는 책도 마찬가지다. 검색 순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검색어와 책 제목 사이의 ‘일치도’, 그리고 최근 ‘판매량’이다.
‘어린 왕자’ 키워드로 1,655건이 검색된다.
검색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 ‘연관 검색어’를 추가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새로 낸 책이 영화의 원작이라면 영화 제목으로 찾을 때에도 책이 검색되게 한다(물론 책 제목을 영화와 동일하게 정하는 것이 최선이며, 부제에 영화 제목을 넣어도 된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었거나, 소개될 책이라면 그 프로그램명을, 그 외 주요 관련 키워드가 있다면 그 단어를 ‘연관 검색어’로 추가해 달라고 MD에게 요청한다. 당연히도, 연관성이 없는 키워드는 추가할 수 없다.
‘알쓸신잡’으로 검색하면 방송에서 소개된 도서가 나와야 한다.
제목, ISBN, 저자명, 역자명, 출판사 서평, 출간일, 상세 이미지 등 기본 정보가 오류 없이 입력되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모든 정보가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잘못된 가격으로 등록한 후 판매하면 CS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약판매 이벤트나 출간 이벤트를 진행한다면 도서 상세 페이지에 이벤트 배너가 등록되었는지도 확인한다. 사은품(굿즈)을 제공하는 이벤트라면 실제로 주문을 진행하면서 사은품 선택 화면이 뜨는지 확인해 본다. 사은품 판매자와 사은품 이미지가 맞게 등록되었는지도 확인해 본다. 이상 모든 인터넷서점에서 확인 작업을 마쳤다면, 다음은 제휴 사이트 차례다. G마켓, 옥션,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이 해당된다. 서점마다 다르지만 인터넷서점에 DB 등록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외부 사이트로 자동 판매 연동이 된다. 각 인터넷서점별 제휴 사이트를 모두 정리해 놓자. 그리고 역시 마찬가지로 책이 검색되나 확인해 본다. 상품의 판매처는 하나라도 많으면 좋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활용도가 높은 제휴처는 바로 카카오톡 선물하기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등록된 책은 누구나 카카오톡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다. 따라서 에세이 등 선물하기 좋은 책의 판매가 높다. 저자나 출판사가 홍보하기에도 좋다. ‘이 책을 구매해 주세요’가 아닌 ‘이 책을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해 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점의 신규 DB가 자동 연동되는 것이 아니므로, 추가하고 싶으면 MD에게 메일로 신청하면 된다. 단, ‘정가’가 아닌 10% 할인이 적용된 ‘판매가’가 1만 원을 넘어야 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도서 베스트셀러
5. 신간을 독자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나요? : 서점 내부
“책이 나온 걸 알아야 사지.”
언젠가 지하철역에서 본 광고 문구다. 판매 준비가 완료되었으면 그다음은 알리는 일이다. 인터넷서점 내부 홍보와 외부 홍보로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우선 서점 내부에서 이뤄지는 홍보는 광고와 단순 노출로 나뉜다. PC와 모바일 사이트에서 배너, 검색창 등의 영역에 비용을 지불하고 노출하는 것이 유료 ‘광고’다. 광고를 본 독자의 구매 전환율이 높은 상품, 즉 스타 작가 신작, 대형 이슈 도서, 유명인사 추천 도서, 주요 수상작, 선정 도서 등이 광고 집행의 효율이 높다. 광고와 달리 오직 MD의 판단으로 도서를 올리는 것은 단순 ‘노출’이라고 한다. 각 서점의 ‘오늘의 책’은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그 외 영역은 대부분 분야 MD가 노출을 결정한다. ‘광고’와 ‘노출’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광고 도서 배너에는 ‘ad’ 딱지가 붙는다. 광고상품 안내서에는 모든 광고 영역이 설명되어 있다.
출간 알림 메시지 발송 후 실시간 베스트 1위에 오른 『전쟁과 평화』
‘타깃 메시지’의 효과도 높다. 신간의 연관 도서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저자의 전작이 있다. ‘90년대생’, ‘코로나’ 등 특정 이슈를 다룬 책이라면 같은 테마의 도서들을 찾을 수 있다. ‘미스터리’, ‘재테크’ 등 소분류로 추출하는 방법도 있다. 기존에 이 연관 도서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신간 알람 메시지를 발송하는 것은 다양한 구매 데이터를 확보한 서점에서 진행하기 좋은 홍보다. 문제는 책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매주 나오는 모든 신간의 홍보 메시지를 발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경쟁 신간 중 내가 마케팅하는 책이 메일로 발송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다음 회에 다루도록 하겠다). 그렇다면 신간과 이벤트를 모아 발송하는 ‘분야 정기 레터’가 운영 중인지 확인한 뒤, 신간을 포함해 달라고 MD에게 요청해 보자.
가장 강력한 서점 내 노출 영역은 ‘광고’도, ‘노출’도, ‘메시지’도 아닌, ‘베스트셀러’다. “베스트셀러가 베스트셀러인 이유는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이다.”라는 펀쿨섹한 말이 있다. 남이 읽고 있으면 나도 읽고 싶어진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베스트셀러 목록에 책을 올리기는 어렵다. 다만 ‘모바일 실시간 베스트’에 올리는 것은 ‘조금 덜’ 어렵다. 표현 그대로 ‘순간적으로 판매나 노출이 급상승한’ 책을 보여주는 영역이다. 타깃 메시지 중 push나 문자 등 ‘모바일 채널’ 메시지를 (가능한 대량으로) 발송하면 실시간 순위를 높일 수 있다. 주목도가 높기 때문에 그 자체가 광고 기능을 한다.
‘서점 SNS 노출’도 있다. 이 방법은 도서의 특성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마니아 성향의 책, 분명한 타깃 독자를 보유한 책, 저자의 팬덤이 두터운 책, 책을 안 읽는 사람도 알 정도로 유명한 스타 작가 책은 트위터 노출 시 초기 전파력이 강력하고 구매 연결성이 높다. 그 외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이용자가 책 출간 소식을 공유하고 확산시킬 때가 있다.
6. 신간을 독자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나요? : 서점 외부
서점 외부에서의 홍보는 서점 내부 홍보만큼 중요하다. 서점에서 일어나는 구매는 ‘충동 구매’ 보다 ‘목적 구매’의 비중이 높다. 이미 살 책을 정한 뒤 서점 사이트에 접속해 책을 구매하는 독자가 많은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의 흐름을 생각해야 한다. 서점에 방문한 독자가 책을 바로 찾을 수 있도록 광고, 노출, 검색 관리를 해 놓는다. 표지 이미지, 출판사 서평, 상세 이미지, 카드 뉴스 등 소개 자료를 풍성하게 꾸며 놓는다. 큐레이션 기획과 사은품 이벤트 등 연관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라면 더욱 좋다. 이러한 준비를 완료한 후, 서점 외부 홍보를 통해 ‘이 책의 관심 독자’를 늘리고 서점으로 이끈다. 이러한 독자 유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독자가 모여 있는 곳’에서 홍보를 진행해야 한다.
이 광고를 본 신문 구독자들은 서점으로 향했을까? (1988년)
도서 큐레이션 사이트
유튜브
SNS 광고
네이버 책문화
눈에 띄는 제목과 조회수(출처: naverpost)
SNS 운영
7. 사은품 증정 이벤트는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요?
현재 출판 시장에 적용되는 도서정가제는 2014년 11월 시행된 개정안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이전에는 무제한 할인이 가능했던 ‘출간 1년 6개월이 경과한 구간’을 포함, 모든 책의 최대 할인 범위가 할인율 10%, 적립율 5%로 제한된 것이다. 그전까지는 가능했던 구간 도서 특가 마케팅이 중단되었다. ‘깎아 주는’ 대신에 ‘더 주는’ 마케팅으로 방향 선회가 이루어졌다. 사은품(굿즈) 마케팅이 본격화됐다. 이때부터였다. ‘마케팅 회의’라고 쓰고 ‘굿즈 회의’라고 읽기 시작한 때가. 수저받침부터 발수건까지 서점 굿즈만으로 살림을 차렸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떠돌기 시작한 때가. 그렇다면 사은품 이벤트는 효과가 있을까?
사은품은 ‘제한적이고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책이 먼저다. 읽고 싶은 마음이 없는 책을 사은품 때문에 구매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한정적이다. 살 책을 정한 고객이 서점별 이벤트를 비교해 보고 ‘유일하게 혹은 가장 좋은’ 사은품을 제공하는 구매처를 택하게 하는 정도의 영향은 줄 수 있다. 이렇게 효과 보장이 크지 않음에도 사은품 제작은 아이템 선정, 디자인, 발주, 제작비 처리, 사진 촬영 등 손이 많이 가고 부담이 되는 업무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할인, 추첨 행사 등 다양한 방식의 프로모션이 불가한 상황이다. 또한, 이벤트 배너 역시 상세 페이지의 한 구성 요소가 되었고, 외부 홍보를 위해서 랜딩 페이지가 필요할 때도 있다. 현실적으로 마케팅에서 사은품을 배제하기 쉽지 않다면 간단한 아이템으로 적은 수량이라도 진행해 보자. 그리고 이벤트 오픈 즉시 사은품에 대해서는 잊고, 본 연재의 다른 참고 사항을 사은품 준비 이상으로 공들여 체크하도록 하자. ‘사은품은 전부가 아니고 일부’이기 때문이다.
사은품은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다.
인터넷서점에서 진행하는 메인 사은품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전 분야 도서가 대상인 ‘전사 메인 이벤트’와 특정 분야에서 진행하는 ‘분야 메인 이벤트’가 있다. 서점 제작 사은품은 품질이 좋고, 소장가치가 높으며, 페이지 속 이미지 연출력도 뛰어나서 독자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러한 서점 사은품에 대해서 ‘예쁜 쓰레기 때문에 계획에도 없던 책 질렀다.’라는 독자 리뷰를 보게 될 때가 종종 있다. (다음 호에 계속) 구환회(교보문고 도서 MD) 교보문고에서 도서 MD로 일하고 있다. 현재 담당 분야는 소설이다. ‘먹방’을 보면 먹고 싶은 것처럼, 읽으면 뭐라도 읽고 싶은 욕망이 싹트는 ‘책방’ 장르의 글을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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