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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3  20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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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출판사를 만나다]
야옹서가 고경원 대표
고양이 행복에 도움 되는 출판사를 꿈꿔요

 

 

 

백창민(북헌터 대표)

 

2023. 05.


 

책이 출간되기까지는 긴 시간과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1인 출판은 기획부터 편집, 마케팅, 영업 등 다방면의 업무를 개인이 해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개인 창업으로서는 비교적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1인 출판에 도전하는 움직임이 많아지는 추세다. 1인 출판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그에 대한 궁금증이 많을 터. 〈출판N〉에서는 [작지만 강한 출판사를 만나다]를 통해 1인 출판사가 전하는 가감 없는 그들의 출판 도전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 본고에서 ‘1인 출판사’는 대표 포함 5인 미만의 출판사를 말함.

 

‘야옹서가’라는 출판사를 아시는지? 2023년 6년차에 접어든 야옹서가는 이름처럼 고양이 책만 내는 출판사다. 애묘인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고양이 책만 내도 먹고살 수 있는 걸까? 고양이 전문 작가는 왜 출판사를 창업한 걸까? ‘1인 출판사’로 야옹서가를 운영하고 있는 고경원 대표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 봤다.

 

 

 

‘야옹서가’ 출판사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2017년 7월 27일에 창업을 했습니다(출판사 등록은 2017년 4월, 사업자 등록은 7월에 했어요). 2002년부터 ‘고양이 전문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21년차 고양이 작가인 셈이에요. 저도 고양이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다른 분들이 만난 고양이 이야기를 다양하게 듣고 싶었어요. 그 이야기를 책으로 묶고 싶었죠. 그래서 출판사를 창업했고, 올해로 6년차를 맞았어요.

 

‘야옹서가’는 고양이만 다루는 전문 출판사입니다. 고양이 전문 1인 출판사죠. 주위에 고양이 책만 내면 ‘출판 아이템’이 부족하지 않겠냐는 걱정을 해주는 분이 많아요. 우려와 달리, 저만 하더라도 고양이에 대한 출판 아이템은 많았어요. 여기에 다른 작가까지 섭외하면, 더 많은 고양이 이야기를 책으로 낼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집사’이신 걸로 알고 있어요. 함께 사는 고양이도 소개해주세요.

 

‘하리’라는 고양이와 살고 있어요. 2016년 11월에 임시보호(임보)하다가 입양한 고양이입니다. 지금까지 7년 가까이 함께 살고 있어요. 하리라는 이름도 고양이를 구조한 단체에서 지어준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어요. 하리는 성묘(成猫)를 입양한 사례예요.

 

그동안 길고양이 사진 에세이로 시작해서 고양이 여행기, 고양이 작가 인터뷰집, 그림책 같은 다양한 책을 써왔습니다. 언젠가 저희 집 고양이에 대한 책을 따로 낼 생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출판사를 시작하고 보니 제 책은 미루게 되더라고요. 처음 키웠던 ‘스밀라’가 살아 있을 때 책을 쓰고 싶었는데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쓰지 못하고 말았어요. 스밀라 책은 내년 정도에 쓸 생각입니다.

 

 

 

말씀 나온 김에 하리 ‘집사’인 대표님 소개도 해주시죠.

 

2006년 스밀라를, 2016년엔 하리를 입양하면서 길고양이뿐 아니라 유기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구체적으로는 책을 통해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죠. 유기묘도 충분히 사랑스러운 존재이고, 새로운 가족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계몽’이 아니라 ‘공감’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출판사의 첫 책은 출간 방향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런 이유로 첫 번째 책 역시 ‘성묘 입양 책’을 내고 싶었어요. 성묘 입양 이야기를 다룬 『히끄네 집』(이신아, 야옹서가, 2017)은 그렇게 출간한 책입니다. 최근에 히끄네 이야기를 다룬 두 번째 책 『제주탐묘생활』(이신아, 야옹서가, 2023)이 나왔어요.

 

 

 

인터넷서점 리브로 웹진 〈부커스〉를 시작으로 여러 잡지에서 기자 생활을 하셨어요. 〈월간미술〉과 돌베개에서는 출판 편집자로 일하셨습니다. 책생태계에서 일한 경험이 출판사 대표로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첫 직장이 출판문화 웹진이었어요. 소설가 김연수 작가님이 저희 팀 과장님이고, 김중혁 작가님이 대리님이었어요. 제가 미술 전공자여서 기사 작성 경험이 부족했거든요. 두 분이 세심하게 가르쳐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글을 쓰고 있어요. 그 후 이직해서 잡지 기자로 일하다가 단행본을 만들고 싶어서 출판사에서 일했어요. 그런 경험이 ‘1인 출판사’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특히 〈월간미술〉 출판부에서 일하면서 삼성문화재단 계간지 〈문화와 나〉를 편집했던 때가 기억에 남아요. 진행자로 취재 현장에 동행해야 할 때가 많았어요. 그때 사무실에 앉아서 편집만 했다면 몰랐을 현장 경험을 많이 했어요. 사진가가 인물을 찍거나 공간을 연출하는 방식을 눈동냥으로 배우기도 했고요.

 

 

 

2002년부터 길고양이 이야기를 블로그에 쓰셨어요. ‘길고양이 전문 작가’로 이미 유명하셨잖아요. 적지 않은 책을 낸 작가인데, 출판사를 따로 창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업 작가’의 길을 가지 않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수십만 부짜리 베스트셀러를 내지 않는 한 ‘전업 작가’는 생계유지가 어려워요. 직장을 다니면서 책을 여러 권 내봤잖아요. 책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전업 작가의 삶에 대한 환상은 없었어요.

 

기자나 편집자로 일할 때 회사에서 선호하는 연령대는 많아야 40대까지예요. 경력이 많아지면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같은 연봉이면 더 젊은 직원을 쓰고 싶어 하죠. 그래서 40대가 되면 출판사를 시작하자고 생각했어요. 창업한다면 수입이 적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어요. 2016년 7월 회사를 그만두고 1년 남짓 준비해서 출판사를 냈죠.

 

 

 

출판사 이름을 ‘야옹서가’로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출판사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처음에는 ‘야옹책방’을 생각했어요. ‘야옹서가’로 이름을 바꾼 건 사연이 있어요. 스튜디오fnt의 이재민 실장님께 출판사 로고 작업을 부탁드렸거든요. 그때 ‘야옹책방’은 글자 획이 많아 로고가 예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출판사라기보다는 서점 이름 같다’는 주변 반응도 들려주셨고요. 그러면서 “‘야옹서가’는 어떠세요?”라고 제안해주셨는데 좋더라고요. ‘야옹서가’로 출판사 이름을 정한 이유예요.

 

이재민 실장님이 야옹서가 로고의 의미를 알려주셨는데요. 글자 모양은 고양이가 눈밭을 걸어갈 때 서툴게 찍힌 발자국이고, 글씨 위에 있는 그림은 ‘책’인 동시에 고양이 얼굴이라고 해요. 여섯 개의 점은 고양이 수염 자국이고요. 책 모양 그림은 창문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이때 여섯 개의 점은 하늘의 별이 된 고양이를 의미한대요. ‘ㅅ’자는 고양이 입 모양인 동시에 사람(人)을 상징하기도 해서, 별이 된 고양이를 창문 너머로 바라보면서 그리워하는 이미지가 되죠. 이재민 실장님도 고양이를 키우고 계셔서 저희 출판사와 잘 어울리는 로고를 만들어주셨어요.

 

서점이나 독자들은 “야옹이서가”로 잘못 부를 때도 있어요. 독자가 남긴 인스타그램 댓글이나 매체에서 청탁 메일을 주실 때도 ‘야옹서가’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부를 때가 많아요.

 

야옹서가 사무실 앞에서. 사무실 입구에 스튜디오fnt 이재민 실장님이 디자인한 야옹서가 로고가 걸려 있다.

야옹서가 사무실 앞에서. 사무실 입구에 스튜디오fnt 이재민 실장님이 디자인한 야옹서가 로고가 걸려 있다.

 

 

 

이른바 ‘집사’, 애묘인이 늘면서 고양이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가 늘고 있습니다. 다른 출판사와 차별화되는 야옹서가만의 ‘정체성’과 ‘경쟁력’이 있다면요?

 

‘고양이 전문 출판사’라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정체성이에요. 고양이 외에 다른 분야 책은 내지 않고 있어요. 잘 알고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만 책을 쓰고 내고 싶어요. 다른 동물도 좋아하지만, 예를 들어 개는 잘 모르거든요. 출판은 잘 아는 분야 중심으로 파고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출판사와 차별성이라면, 번역서보다 국내 기획서를 많이 냅니다. 국내서는 기획의 맛이 있거든요. 세상에 없던 이야기를 발굴하고 다듬어 세상에 내보내는 기쁨이 있어요.

 

제가 걸어온 삶의 궤적도 야옹서가 출판에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나 싶어요. 미술 전공을 했고, ‘길고양이 사진’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왔거든요. 기자로 12년 일했고, 편집자로 3년 일한 대표가 ‘기획하고 취재할 수 있는 편집자’라는 점이 야옹서가의 강점이자 경쟁력입니다.

 

 

 

출판사 창업할 때 ‘고양이’ 분야로 국한하지 않고 ‘반려동물’ 분야로 넓힐 생각은 없으셨어요? 반려동물 분야로 넓히면, 시장을 확장할 수 있잖아요.

 

전혀 없었어요. 앞으로도 분야를 ‘반려동물’로 확장할 생각은 없습니다. 출판 분야를 정할 때 ‘시장의 크기’를 생각하면서 접근하지 않았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는 것이 정확하겠네요. 창업을 결심하기 전에 ‘아직은 회사 생활을 좀 더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닐까?’ 하는 고민도 잠깐 했어요. 고양이 전문 출판사가 있었다면 들어갔을 텐데 그런 회사가 없었고요. 지금은 고양이 전문 출판사로 방향을 명확하게 잡고 창업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창업 때나 지금이나 고양이 카테고리 책만 내려고 하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고양이를 주제로 에세이, 그림책, 만화책, 실용정보서, 사진집을 내셨어요. ‘고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장르(분야)’를 확장하고 계시는데요. 향후 추가하려는 ‘장르’가 있나요? 고양이로 ‘주제’를 좁히면서 ‘장르’를 넓히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고양이 에세이는 판매지수가 빨리 꺾이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에세이에 국한하지 않고 장르 확장을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은 그림책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고양이와 여행을 접목하거나 고양이 생로병사를 다룬 실용서, 인터뷰집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역 동물인 고양이와 여행을 접목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싶을 텐데요. 다른 나라 고양이 사례와 일본의 고양이 축제, 고양이 마을을 다루는 ‘고양이 여행 총서’를 내보고 싶어요. 고양이 책을 들고 어딘가로 떠날 수 있는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고경원, 아트북스, 2010) 같은 책을 출간하고 싶어요. 고양이의 생로병사에도 관심이 많아서, 고양이 질병에 대한 책도 분야별로 내보고 싶고요.

 

 

 

등산 인구는 많지만 ‘산서(山書)’는 잘 팔리지 않는 걸로 알고 있어요. 애묘인 증가와 고양이 책 매출의 상관관계가 궁금합니다.

 

애묘인들이 고양이 장난감이나 간식 살 때는 돈을 아끼지 않거든요. 하지만 책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시는 듯해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지만, 시장 확대가 그만큼 느껴지진 않아요. 등산 인구와 산서 매출이 비례하지 않는 것처럼, 고양이 책 분야도 상황이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애묘인 숫자만큼 고양이 책 시장도 커졌겠지만, 매출이 그만큼 늘어났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물론 고양이를 다룬 책 종수는 늘어났지만, 여전히 고양이 분야 출판은 SNS 인플루언서 책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요. 나머지 시장 확대는 다양한 콘텐츠의 힘으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야옹서가는 에세이 분야에만 치중하지 않으려고 해요. 인터뷰집을 비롯해서 다른 장르를 고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출판사 창업 후 단독 집필한 책은 야옹서가를 통해 출간하셨어요. 창업 전 다른 출판사를 통해 낸 책의 출판 계약이 끝나면, 야옹서가를 통해 재출간할 계획인가요?

 

다른 출판사에서 낸 책은 아직 안 가져오고 있어요. 기본 계약 기간은 5년이지만, 계약 해지를 통보하지 않으면 출판 계약이 5년씩 자동 연장되는데요. 제가 출판사를 해보니까, 다른 출판사 상황도 고려하게 되더라고요. 판매하지 못한 책 재고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요. 제 책을 다시 가져와서 낼 때는 더 나은 책으로 출간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고요. 무턱대고 책을 다시 회수해서 낼 상황은 아닌 듯해요. ‘큰 그림’에 대한 계획이 선 다음에 양해를 구하고 가져와야 할 텐데, 아직은 가져올 생각이 없어요.

 

 

 

롤모델 또는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작가’와 ‘출판사’가 있다면 소개해주실래요?

 

이와고 미츠아키(岩合光昭) 작가를 좋아해요. 50년 이상 고양이를 찍은 동물 전문 사진가예요. 사진집을 꾸준히 내고 있는 분이죠. 야옹서가에서 이와고 미츠아키 사진 에세이 『고양이를 찍다』(이와고 미츠아키, 야옹서가, 2019)를 번역해서 내기도 했습니다.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고, 순간을 잘 잡아내는 작가 분이에요. 50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고양이라는 주제에 천착해온 작가이기도 합니다. 고양이 하나만 찍어도 다양한 주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죠. 작가로서 꾸준함과 새로운 시각을 본받고 싶어요. 연세가 많음에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입니다. 100세 시대 작가의 롤모델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판사는 유유출판사를 눈여겨보고 있어요. 종수를 확장하는 방식, 경제적인 판형을 비롯해 여러 가지가 시선을 끌죠. 유유출판사 조성웅 대표님은 돌베개출판사 선배이기도 해요. 유유를 볼 때마다 꾸준히 책을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구나 느낍니다. ‘땅콩문고’와 ‘문장 시리즈’ 같은 유유의 문고본 시리즈를 보면서 작고 가벼운 책에 대해 생각하곤 합니다.

 

위고와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함께 내는 ‘아무튼 시리즈’, 남해의봄날, 온다프레스 같은 지역출판사가 협업해서 내는 ‘어딘가에는 @ 있다’ 시리즈도 눈여겨보고 있어요. ‘동물 출판’을 하는 작은 출판사들이 모여 시리즈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아직 제안은 하지 않았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시리즈예요.

 

 

 

작가가 출판사를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작가 출신으로 출판사를 운영하는 장점은 무엇일까요? 반대로 단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작가로 글을 써온 분야와 출판 분야가 일치하고, 그 분야 전문가라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1인 출판사는 소규모 회사이기 때문에 저자 입장에서는 계약이 망설여질 수 있지만, 야옹서가 저자 중에는 제가 해왔던 활동을 보고 신뢰해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자기 전문 영역에서 출판을 한다면, 신뢰를 쌓기 쉽지 않을까 싶어요. 『히끄네 집』 저자이신 이신아 작가님도 ‘고경원’이라는 작가에 대해 찾아본 다음, 그 활동을 보고 첫 책의 저자가 되어주셨거든요.

 

단점이라면,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제가 모르는 분야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어요. 회계와 제작은 쉽지 않았어요. 정산과 세금, 행정 처리가 부담이었어요. 작가 중에는 이런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 많을 거예요. 작가가 출판사를 창업하면, 이런 영역은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겁니다.

 

 

 

작가 중에 ‘출판사 창업’을 고려하는 분이 있다면, 출판사 창업에 대해 어떻게 ‘조언’하시겠어요?

 

야옹서가를 갓 시작했을 때는 ‘창업하지 말라’고 얘기하곤 했어요. 가장 안정적인 건 직장인이니까요. 안정을 원하면 직장 생활을 해야죠. 하지만 안정이 아닌 다른 걸 원한다면 ‘창업’도 선택지가 될 수 있어요. 다만 내 책 말고도 객관적으로 팔릴 콘텐츠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내 책 1~2권 내려고 출판을 생각한다면 말리고 싶어요.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도전’하고 싶으면 말리지는 않을 거예요.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율성’이 높거든요. 후회하더라도 해보고 후회해야 하지 않을까요? 텀블벅 같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방식도 좋아 보여요. 크라우드 펀딩 후원 금액으로 내 콘텐츠에 대한 시장 가치를 확인할 수 있거든요. 크라우드 펀딩도 출판의 선택지가 될 수 있어요. 재고를 남기지 않는 출판에 대해 고민하면서 크라우드 펀딩을 눈여겨봤거든요. 하지만 저자 입장에서는 펀딩 방식으로 책을 내는 걸 선호하진 않을 수 있어요. 1회성 출판을 하기보다 지속적으로 책을 유통하기를 원하는 저자가 많거든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요?

 

솔직히 ‘사업’이라는 걸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계속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출판사를 창업했어요. 전공이었던 그림을 업으로 삼지 않은 건 ‘전업 작가’로 살기 어렵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지금도 그림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창작 활동을 하고 있더라고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책이라는 형태로 고양이 이야기를 만들고 알릴 수 있다는 점이에요. 고양이와 책만 생각하는 삶이 좋아요. 회사를 다닐 때에는 느끼기 어려웠던 평화로움과 고요함이 있어요. 삶이 간소해지는 매력이 있습니다.

 

1인 출판사로 어려운 점은 출판 유통이에요. 처음에는 소규모 서점 현매와 인터넷서점 직거래로만 판매했거든요. 올해 초 『히끄네 집』 후속편인 『제주탐묘생활』을 내면서 북센과 거래를 시작했어요. 작은 출판사 입장에서 출판 유통이 가장 어려워요. 출판사와 서점의 직거래가 원활해질 수 있는 서비스나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어요.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주문하듯, 서점과 손쉽게 직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어요. 1인 출판사 입장에서 서점 직거래를 늘리기는 쉽지 않거든요.

 

 

 

작가와 출판사 대표, 편집자로 ‘1인 다역’을 하고 계세요. ‘편집’을 외주로 주지 않고, 직접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가로서 삶과 출판사 대표로서 삶의 비중도 궁금합니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주를 주면 1년에 낼 수 있는 종수는 늘어날 거예요. 그런데 야옹서가는 편집자와 저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원고가 많다 보니, 외주를 주기 어렵더라고요. 당분간 직접 편집하는 방향으로 책을 내고 싶어요. 물론 비용 절감 문제도 외주를 주지 않는 하나의 이유예요.

 

창업한 지 5년 동안은 ‘작가로서의 삶’은 없었어요. 고양이 이야기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책으로 내기 어려웠어요. 편집자와 기획자, 출판사 대표로만 살다가, 2021년에 책을 2종 냈어요. 그 2종도 ‘마감’이 있었기 때문에 출간했어요. 『밤을 달리는 고양이』(고경원·최경선, 야옹서가, 2021)는 텀블벅 펀딩 발송 기한을 맞춰야 했고, 『고양이, 우리 그림 속을 거닐다』(고경원, 야옹서가, 2021)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2단계 사업에 선정되면서 사업 종료 기간 내에 책을 내야 했거든요. 2022년에는 ‘동물권’에 대한 책 『동물에게 권리가 있는 이유』(김지숙 외 4인, 나무를심는사람들, 2022)를 공저로 내기도 했어요. 책을 내면서 다시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1년에 1권씩은 제가 쓴 책을 낼 생각이에요. 내년에는 ‘고양이 여행 총서’를 내려고 생각 중이에요.

 

 

 

‘1인 출판사’라 책 만드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외주를 비롯해 야옹서가는 어떻게 책을 만들고 출간하나요?

 

기획 과정에서 인스타그램을 많이 활용해요. 시각 이미지가 강한 공간이라 사진 퀄리티와 콘텐츠를 보고 섭외합니다. 일러스트레이션 페어나 고양이 전시회에서 참여한 작가를 기억해뒀다가 섭외하기도 해요. 나머지는 제가 내고 싶은 주제의 책을 냅니다. 원서는 일본 책을 많이 내는 편이에요. 일본은 고양이 문화가 발달한 나라잖아요. 일서 번역본은 지금까지 3권 냈는데 그중 2권을 BC에이전시를 통해 계약했어요. BC에이전시에서 『히끄네 집』 일본판 수출도 담당해주셨어요. 에이전시 담당자 분과 마음이 잘 맞는 편이에요. 외주사와 협력사 담당자 대부분이 고양이나 동물을 좋아하는 분이에요. 업무뿐 아니라 고양이와 함께하는 일상도 잘 공감해주는 분들이죠. 야옹서가의 지속과 성장을 응원해주는 분들입니다.

 

디자인은 스튜디오 두 곳과 작업하고 있어요. 스튜디오 마르잔(studio marzan)과 일삼일와트(131Watt)입니다. 스튜디오 마르잔 김성미 실장님은 황인숙 선생님이 만든 길고양이 모임에서 인사를 나눴다가, 첫 책 『히끄네 집』의 편집을 부탁드리게 됐어요. 일삼일와트는 김진영 디자이너와 독립서점 노말에이(NOrmal A) 서지애 대표님이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2019년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주관한 ‘DDP디자인페어’에서 소상공인과 디자이너를 매칭해 주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때 만났어요. 그러고 보니 야옹서가가 협업하는 디자이너 모두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였네요.

 

현 제작사는 갑우문화사인데요. 2019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신승지류유통 계열사인 갑우문화사 관계자와 우연히 상담한 후에 『고양이를 찍다』를 인쇄하게 됐어요. 그 책 이후로 계속 이곳에서 제작하고 있어요.

 

 

 

야옹서가는 출간하는 책의 판형이 대체로 비슷합니다. 비슷한 판형으로 책을 내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책의 판형이 비슷한 이유는 제작비를 줄이려는 ‘의지’가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웃음) 되도록 128×188 판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내고 싶어요. 가장 경제적인 판형이거든요. 한 번은 세로가 긴 판형(125×200)을 시도해봤는데 종이 손실이 많더라고요. 에세이 분야 책은 모험을 하기보다 비슷한 판형으로 계속 내려고 합니다.

 

또 독자 입장에서 책을 꽂았을 때 들쭉날쭉하기보다 높이가 비슷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판형은 책장에 보관할 때도 공간 낭비가 없어요. 책을 많이 꽂을 수 있어서 8단 책장을 선호하는데, 책장 한 칸 높이가 20cm라서 딱 들어가거든요. 다만 그림책은 실험적인 판형으로 내볼 수 있을 듯해요.

 

 

 

고양이 전문 출판사의 ‘마케팅’이 궁금합니다. 야옹서가 책 홍보와 마케팅은 어떻게 하시나요? 마케팅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세요?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을 야옹서가 홍보 채널로 활용하고 있어요. 책 얘기뿐 아니라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함께 전합니다. 호기심을 유발하는 티저(teaser) 콘텐츠를 올리거나 ‘전시’를 기반으로 이벤트를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책은 ‘출간기념전’을 하고, 엽서 증정 이벤트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고양이책방 ‘슈뢰딩거’가 서울에 있을 때 『히끄네 집』 출간기념전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히끄 등신대를 만들어서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고, 히끄 발도장 찍기 이벤트도 했어요. 방문자가 SNS 계정에 자연스럽게 포스팅하도록 유도하는 편이에요. ‘입소문’을 지향한다고 할까요? 출간기념전은 동물 친화적인 공간을 찾아서 하는 편이에요. 슈뢰딩거 외에도 동물 전문 책방 ‘동반북스’, 동물권행동 카라의 ‘킁킁도서관’ 같은 곳에서 행사를 열었어요.

 

마케팅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자발적인 이미지 공유’예요. 참여하고 싶은 이벤트를 만들고, 책 표지나 본문 이미지가 SNS나 온라인 공간에 많이 퍼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편입니다. 『히끄네 집』을 출간했을 때는 독후감 이벤트를 열어서 히끄가 주는 상장, 히끄 캐릭터 양말을 선물로 드리기도 했어요.

 

2023년 3월 동물권행동 카라의 킁킁도서관에서 개최한 『제주탐묘생활』 출간기념전

2023년 3월 동물권행동 카라의 킁킁도서관에서 개최한 『제주탐묘생활』 출간기념전

 

 

 

야옹서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오픈하셨죠? 이미 서점과 거래를 하시잖아요. 스마트스토어를 따로 오픈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마트스토어 매출도 궁금합니다. 전자책(eBook) 서비스 종수가 많지 않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책을 직접 팔아볼까?’ 생각하면서 개설했어요. 솔직히 매출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야옹서가에서 간헐적인 이벤트를 하는 채널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나중에 정식으로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면, 제대로 된 쇼핑몰 형식으로 만들고 싶어요.

 

전자책은 제작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책의 물성을 살리고 싶기 때문에 종이책 중심으로 유통하고 싶었어요. 전자책까지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전자책 제작지원사업에 제출해서, 선정된 작품 위주로 전자책을 만들어 유통하고 있어요. 전자책 유통의 실효성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밀리의서재 같은 구독 서비스 채널에는 아직 유통해보지 않았고, 단권 판매 위주로 유통해 봤습니다. ePub으로 제작해도 종이책의 물성과 감성이 다 살진 않더라고요. 만족스럽지 않은 느낌이 있어요. 제가 봐도 만족스럽지 않은데, 독자들이 만족할까 하는 걱정이 있는 거죠. 만화책은 PDF 포맷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야옹서가는 지금까지 19종을 출간했습니다.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과 아쉬운 책을 함께 소개해주세요.

 

기억에 남는 타이틀은 아무래도 『히끄네 집』이에요. 첫 책이고, 성묘 입양에 대한 뚜렷한 메시지를 담은 책이거든요. 교보문고 국내 종합 베스트셀러 1위까지 올라간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기다려준 대기 고객이 많았어요. 3일 만에 1천 부가 나갔고, 누적해서 1만 8천 부가 넘게 팔렸어요. 9쇄를 찍은 건 이 책이 처음이에요.

 

가장 아쉬운 책은 『고양이를 찍다』예요.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많이 알리지 못했어요. 책 출간 당시 화이트리스트 문제로 한일 관계가 경색되었거든요. 일본 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어려웠어요.

 

 

 

야옹서가가 앞으로 출간할 ‘신작 라인업’을 소개해주신다면요? 종이책 출간 외에 구상하고 있는 다른 사업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신작으로 고양이 그림책을 준비 중이에요. 고양이와 관련된 공간을 운영하는 분들의 인터뷰집도 준비하고 있어요. 연말 정도에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나머지 책은 작가분 원고 마감에 따라 출간할 예정입니다. 고양이와 커피를 접목한 그림 에세이도 준비하고 있어요. ‘고양이 다방’이라는 캐릭터로 활동하는 작가님이 있거든요. 내 마음을 말랑하게 해주는 두 가지, 고양이와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을 만들 생각이에요.

 

종이책 외에 다른 사업으로는 고양이 굿즈(goods)를 다양하게 만들고 싶어요. 굿즈가 과세 품목이라 시도하지 못했는데, 빠르면 하반기쯤 면세·과세 겸영사업자로 전환하면서 시작해 보려고 해요. ‘고양이 입양 인형 키트’ 같은 굿즈를 생각하고 있어요. 입양 카드와 미니북을 한 세트로 묶어서 패키지로 출시해보고 싶어요. 고양이 피규어(figure)나 봉제인형을 구입하면서 가상으로 입양을 경험해볼 수 있게요. 거래하지 않았던 업체를 통해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되기는 합니다. 초기에는 익숙한 지류(紙類) 제품으로 해보고 싶어요.

 

 

 

야옹서가가 첫 책을 출간한 시점으로부터 만 5년이 지났습니다. 5년을 넘긴 야옹서가에 대해 자체 평가를 하신다면요? ‘1인 출판사’를 벗어나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 있나요?

 

하다 보니 5년을 넘겼네요. 창업 초기에는 불안과 걱정이 많았어요. 책 자체에 대한 고민보다는 회계나 제작 분야의 행정 실무 경험이 없다는 데서 걱정이 컸어요. 6년차에 접어들다 보니, 실수가 있더라도 출판사는 굴러가고 수습된다는 걸 알게 됐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더라고요. 창업 5년을 넘기면서 안정적으로 가고 있구나, 자체 평가를 해봅니다. 이 일을 계속해 갈 수 있을 거라고 안심하게 됐고, 나름의 기반이 생겼다고 자평하고 싶어요.

 

속도보다 방향을 중시하지만, 50종까지는 빨리 만들어 보고 싶어요. 장르의 다양화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고 있어요. 사세 확장을 배제하진 않겠지만, 1인 출판사 형태로 10년 정도는 유지해볼 생각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책의 방향이 있기 때문에 편집을 다른 분에게 완전히 맡기기는 쉽지 않을 듯싶어요. 1인 출판사라고 혼자 일하지는 않아요. 저자, 협력사와 함께 일하잖아요.

 

2017년 창업한 야옹서가가 그동안 출간한 고양이 책

2017년 창업한 야옹서가가 그동안 출간한 고양이 책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셨습니다. 입주 전에는 자택과 대학로 ‘공공일호’에서 일하셨는데요. 입주 전과 비교해서 상암동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의 장점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요?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를 이용하면서 아쉬운 점과 보완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는 입주 기간이 정해져 있잖아요. 그 이후는 어떻게 출판사를 운영할 계획이세요?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 훌륭해요. 늘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출판사를 창업하고 3년 가까이 재택으로 일했거든요. 재택으로 일하는 동안에는 사업장 주소만 빌리는 비상주 서비스를 이용했어요. 판권에 집 주소를 노출하는 게 부담스러웠거든요. 집에서만 일하다 보니까, 일상과 업무의 분리가 필요하더라고요. 옛 샘터 사옥 공공일호 공유사무실에 들어갔어요. 그 공간이 운영을 빨리 종료하는 바람에, 7개월 만에 갑자기 옮기게 됐어요. 카페24창업센터 소호사무실 공간에서 임시로 일하면서, 상암동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 입주자 모집을 기다렸죠.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는 상암동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상당히 임대료가 저렴해요. 물론 작은 출판사 입장에서 그 임대료도 부담될 수 있지만요. 가끔 출판 관련 특강도 열리고,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 안에 A3 컬러 인쇄가 가능한 프린터가 있어서 표지 시안이나 교정지를 뽑아볼 수 있어요. 금전적 지원도 있어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던 2020년에는 임대료를 50% 감면받았고, 작년에는 서울국제도서전 참가비 50%를 지원받았어요. 그 외 도서 제작비로 매년 상하반기 50만 원씩 지원해주시고요. 작은 출판사가 모여 있다는 안정감도 있어요. 다만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의 존재를 모르는 분들이 있어서 ‘공실(空室)’이 있다는 점이 아쉬워요. 많이 알려지면 좋겠어요.

 

그 밖에 바라는 점이라면, 입주 출판사끼리 교류하는 프로그램이 더 늘면 좋겠어요.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 공식 홈페이지나 입주사 카페, 단톡방(단체대화방)이 없는 부분은 아쉬워요.

 

보육센터는 최장 5년까지만 입주할 수 있기 때문에, 이후에는 새로운 공간을 얻을 생각이에요. ‘출판사’와 ‘책방’, ‘전시 공간’을 같이 운영하려고 해요. 야옹서가 책뿐 아니라 다른 출판사 고양이 책도 판매할 예정입니다.

 

2022년 4월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 야옹서가 사무실에서 개최한 ‘세계 책의 날’ 문화라이브

2022년 4월 출판지식창업보육센터 야옹서가 사무실에서 개최한 ‘세계 책의 날’ 문화라이브

 

 

 

2009년 9월 9일 ‘한국 고양이의 날(냥냥절)’을 제안하셨어요. ‘세계 고양이의 날’은 8월 8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날짜로 한국 고양이의 날을 제안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대표님에게 ‘고양이’는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하네요.

 

2007년부터 해외 애묘 문화 취재를 시작했는데 정말 다양한 고양이 기념일이 있더라고요. 우리나라만의 고양이 날이 없는 게 안타까웠고, 일 년에 하루만이라도 고양이의 생명을 생각하는 날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九) 개”라는 민간 속담이 있잖아요. 여기에 ‘오래(久) 살라’는 의미를 담은 동음이의어를 써서 9월 9일을 ‘한국 고양이의 날’로 정했어요. 9가 3개 겹치는 2009년 9월 9일 시작한 ‘한국 고양이의 날’은 2023년 15회를 맞습니다. 매년 다른 주제로 전시와 행사를 해요. 어떤 일이든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가는 편이라 꾸준히 ‘고양이 날’ 행사를 하고 있어요.

 

저에게 고양이는 삶의 목적이자 의미예요. 집에 가면 저를 기다리는 고양이가 있죠. 제가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존재잖아요. 모든 고양이가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책을 통해 최대한 그런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예쁘고 귀여운 고양이 얘기만 하고 싶진 않아요. 고양이가 행복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출판사, 이것이 야옹서가의 ‘사명’이에요.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지 못해 아쉬운 이야기가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출판사 창업 전 15년 동안은 고양이 인식 개선을 위한 사진을 찍고 글을 써 왔는데요. 출판사 창업 후 15년은 버려지는 고양이가 없는 세상을 위한 책을 만들고 싶어요. 야옹서가의 앞길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경원 대표
2002년부터 20년 넘게 길고양이의 삶을 기록하는 일을 해왔다.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갤리온, 2007)를 시작으로 11권의 책을 썼다. 인터넷서점 리브로 웹진 〈부커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월간미술〉과 돌베개에서 출판 편집자로 일했다. 2009년부터 9월 9일을 ‘한국 고양이의 날’로 정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7년 고양이 전문 출판사 ‘야옹서가’를 창업했다. 야옹서가는 2023년 창업 6년차를 맞았다.
catstory.kr@gmail.com
https://www.instagram.com/catstory_kr/

 

백창민

백창민 북헌터 대표

책을 좋아해 ‘책사냥꾼’이 되었다. 전자책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디지털과 아날로그 출판 분야를 넘나들며 일했다. 책생태계 중심으로 글쓰기, 말하기, 만들기를 하고 있다. 『세상과 도서관이 잊은 사람들』과 『도서관 그 사소한 역사』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bookhunter72@gmail.com
https://www.facebook.com/book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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