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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  20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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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의 에드워드 나우오카를 만나다

 

 

 

이한나(책공장 대표, 세명대학교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겸임교수)

 

2019. 01.


 


인터뷰 사진 _ 2018 서점의 날 기념 컨퍼런스(나우오카)


인터뷰 사진 _ 2018 서점의 날 기념 컨퍼런스(나우오카)

 

2018년 11월 8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는 〈2018 서점의 날 기념 컨펀러스〉가 열렸다. 연사로는 홍익대학교 건축과 유현준 교수,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의 책임 편집자인 에드워드 나우오카(Edward Nawotka, Ed) 그리고 독일 ‘홀거 에링 미디어(Holger Ehling Media)’ 대표인 홀거 에링(Holger Ehling)이었다. 이 글은 그중, Ed의 〈도서 판매의 미래는(The Future of Bookselling is?)〉 섹션을 정리하고 추가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그는 “미래를 위해서는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부모님의 가르침으로 어렸을 때부터 도서와 친밀했고, 서점 직원으로 근무한 경험도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휴스턴이나 뉴욕 같은 큰 도시에서 서점 직원으로 살아가는 데 느꼈던 어려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 시간제 아르바이트

 

서점에서 일한다는 것은 임시직이거나 시간제일 가능성이 크다. 뉴욕의 한 서점에서 일을 할 경우 한 시간에 15달러를 받는다. 이 돈으로는, 특히 뉴욕이라는 큰 도시에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직원이라 할지라도 그처럼 생활의 어려움을 겪기에 새로운 직업을 찾아 떠난다. 같은 이유에서 서점 경영자도 좋은 직원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임대료가 오르면서 서점들이 문을 닫도록 강요를 받고 있다. 얼마 전에도 ‘맥낼리잭슨 북스토어(McNally-Jackson Bookstore)’, 100년 동안 유지한 ‘드라마 북스토어(The Drama Bookstore)’가 새로운 공간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2. 아마존닷컴

 

그 비싼 임대료가 있음에도 맨해튼에 새로운 서점을 문 연 사람은 바로 ‘아마존 북스토어(Amazon Bookstore)’다. 이들 중 하나는 ‘반스앤노블(Barnes & Noble)’ 본사에 가장 가까운 곳에 문을 열었다. 반스앤노블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지난 5년간 네 명의 CEO를 갈아치웠다. 아마존은 빠르게 서점을 열고 있다. 이미 17개의 오프라인 서점을 오픈했으며 앞으로 더 많이 오픈할 것이다.

 

 

 

#3. 큐레이션

 

아마존 북스토어가 잘하는 것은 책에 관한 선별이다. 매장 벽면에는 사인판이 있다.

 

“if you like this, you’ll like that” (그림1)
이것은 호기심(그들의 선택을 따라가 보는)을 유발시킬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된다.

 


사진 1 _ 아마존 사인판(사진제공: 이한나)


사진 1 _ 아마존 사인판(사진제공: 이한나)

 

 

 

#4. 뉴욕은 도서 판매의 중심지, 출판의 중심지는 아니다

 

미국에는 총 3,300개의 서점이 있으며 이는 3억 3천만 명이 살고 있는 나라에 충분한 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10만 명당 1개의 서점). 내가 살고 있는 휴스턴은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데도 여섯 개의 서점이 있지만 이 중의 반은 매우 작은 서점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혹은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의 최대 체인 서점인 ‘반스앤노블’은 ‘앨라배마(Alabama)’, 미국 내 세 번째로 큰 체인 서점인 ‘하프프라이스북스(Half-Price Books)’도 달라스가 중심이며 미국의 15개의 서점을 보유한 ‘키노쿠니아(Kinokunia) 서점’도 텍사스가 중심이다.

 

 

 

#5. 독립서점

 

독립서점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부문이다. 미국서점협회는 1,835명의 회원이 2,470개의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6. 민첩하고 똑똑하다

 

어떻게 그 많은 독립서점들이 문을 여는 것일까? 서점들이 똑똑해지고 있다. 많은 서점이 팝업 북스토어를 선택하고 있다. 이는 시장을 테스트할 수 있으며 임대료와 부동산 부분에서도 부담이 덜 가기 때문이다.

 


사진 2 _ 1975년에 제작된 빈티지 르노에서 리스본 시내를 도는 이동 서점인 ‘Tell a Story’(사진제공: 이한나)


사진 2 _ 1975년에 제작된 빈티지 르노에서 리스본 시내를 도는 이동 서점인 ‘Tell a Story’(사진제공: 이한나)

 

 

 

#7. 소셜

 

팝업 서점과 모바일 서점이 인기 있는 이유는 소셜 네트워크 때문이다. 소셜은 이들을 홍보할 수 있게 도와주며 팬 층을 확보해준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오프라인 서점(팝업북스토어)으로 유인해 직접 구매를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커뮤니티를 만들어주고 있다.

 

 

 

#8. 커뮤니티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서점의 역할은 매우 크다. (솔직하게 말해서) 지적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오늘날의 서점은 지역사회의 정서적 교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휴식을 취하는 장소,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장소, 아이들의 공간 등 오늘날 커피숍과 유사한 공간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9. 정치적인

 

서점들은 미국에서 정치의 최전선에 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서점은 인종 및 성적 소수자를 위한 피난처로서의 공간을 제공했다. 이처럼 서점은 정치적 문화에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과 관련된 도서가 판매에서 좋은 성과를 내주고 있다.

 

 

 

#10. 문화 백화점

 

아마존은 판매 손실을 메우기 위해 스트리밍 미디어, 소셜 미디어 및 비디오 게임 등에 의존하고 있다. ‘반스앤노블’은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별해 (예를 들어 압력솥) 요리책 섹션에 두기도 한다. ‘키노쿠니아 서점’은 노트, 펜 등 팬시한 물건을 비치한다. 독립서점에서는 문학도서를 활용한 티셔츠가 인기 상품이다. 이처럼 서점은 문화 백화점(담요, 도자기, 펜, 주방용 아이템 등)으로 변신 중이다.

 

 

 

#11. 미래는 알 수 없다

 

11월 10일부터 16일까지 ‘Love Your Bookstore’라고 불리는 행사가 열린다. 이는 미국의 큰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서 착안된 프로젝트로, 고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한 결과다. 사실 서점은 안정적이지 않은 사업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도서를 판매하는 일은 미국 내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직업이다. 미국서점협회는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서점에 관한 뉴스 아이템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 혹은 서점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하기가 더 쉽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서에 관련된(혹은 서점) 직업을 고려하도록 장려하는 캠페인이 이처럼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나 또한 서점 직원으로 시작하여 지금 여러분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나는 이것 또한 예측할 수 없었다. 나는 낙관적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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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역 서점의 역할에 있어서 curated와 community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개인적으로는 서점 직원에 대한 교육 그리고 복지 및 안정적 수입을 고려했으면 한다. 단순히 도서의 위치를 알려주는 역할이 아닌 구매자가 원하는 책을 추천해주고 그 도서의 스토리와 관련된 문화적 배경까지 알려줄 수 있는 직원을 뽑아야 하며 그들에게 충분한 월급과 복지가 제공되어야 한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파스타’를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방문했다고 하자. 점원이 해당 요리와 재료에 관한 풍부한 지식으로 맛에 대한 평가를 해주었을 때 우리는 음식을 선택하기가 좀 더 수월해지고, 그 음식 맛까지 만족스러웠다면 그 레스토랑을 지속적으로 방문하지 않을까?

 

Q. 그럼, 지역 서점과 지역 도서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서점은 새로운 도서를 도서관보다 빨리 보유할 수 있기에, 즉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서관은 종종 한두 권만 가지고 있으며, 해당 도서를 읽기 위해서는 대기자 명단에 넣어야 한다. 또한 좋은 서점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여러분이 몰랐던 도서도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사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지만, 나는 서점들이 도서 판매로 돈을 버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더 많은 흥미로운 책들을 권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서점이 필요하다. 책을 사는 행위 자체가 그 책에 담긴 지식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이며, 그것은 다른 종류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Q.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 것으로 안다. 새롭게 발견한 문화 현상들이 있는지?

 

‘2016년 디지털북페어코리아’로 방문했었다. 그 당시 나는 디지털 읽기, 앱, AR/VR 개발, 구독 서비스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번에는 서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 이번 방문의 주안점은 실제 책을 판매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한국 서점들은 고객들을 휴대전화에 빼앗기는 것에 대해 걱정했는데, 이는 사실인 듯하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은 매우 적지만 영상을 보는 사람은 아주 많다는 것을 내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커피는 정말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아마도 스타벅스와 파리바게트에서 책을 팔기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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