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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  20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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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책의 도시 전주'에서 '그림책'을 만나다

 

 

 

윤지현(전주시 책의도시정책과 사서)

 

2022. 05.


 

전주에서는 5월 3일부터 한 달간 ‘그림책’을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도서관에서 그림책 원화를 보고,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공연도 만나볼 수 있는 ‘제1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이 바로 그것이다.

 

전주는 이미 지난 2021년 4월 15일,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이후 ‘시민의 삶을 바꾸는 도서관 공간 혁신’, ‘책이 삶이 되는 독서문화 확산’, ‘지속가능한 책문화 산업생태계 구현’이라는 추진 전략을 통해 책이 시민 삶에 녹아드는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시민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도서관 공간 혁신을 위해 전주시립도서관 12개관 중 6개관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책놀이터인 개방형 창의도서관으로 조성되었으며, 현재 3개의 도서관이 설계 작업 중에 있다. 또한 지역과 공간, 주제를 특성화한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다가여행자도서관’이 문을 열었고, ‘아중호수도서관’, ‘연화정도서관’, ‘헌책도서관’ 등도 개관을 앞두고 있다.

 

새로 문을 연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다가여행자도서관’


새로 문을 연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다가여행자도서관’

 

그리고 시민들이 연중 책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전주독서대전’을 비롯해 ‘전주 올해의 책’ 선정, ‘전주시 고전 100권 함께 읽기’, ‘전주시 독서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독서문화 확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책 산업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2021년 7월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또한 책 읽는 시민과 지역서점의 경영 안정을 위해 지역서점에서 책을 구매할 때 정가의 20%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도서관에서 책을 반납할 때 1권당 50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전주책사랑포인트 책쿵 20’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시민들의 독서문화가 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전주책사랑포인트 책쿵 20’ 포스터


‘전주책사랑포인트 책쿵 20’ 포스터

 

그렇다면 이러한 다양한 사업들 중 ‘그림책’이라는 콘텐츠에 주목하여 올해 ‘제1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을 개최한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림책은 짧은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가까이하기 쉽고, 나라나 지역, 문화의 차이까지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그림책의 내용이 간결하면서도 결코 단순하지 않아 최근에는 오히려 그림책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는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주는 이러한 그림책의 가치와 가능성에 주목하여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을 준비하게 되었고, 5월 3일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한 달간 행사를 이어간다.

 

그림책의 다양한 매력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제1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을 소개해본다.

 

‘제1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포스터


‘제1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포스터

 

먼저,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에서는 그간 쉽게 볼 수 없었던 그림책 원화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해외 작가로는 강렬한 색감과 거친 붓 선이 특징인 ‘다시마 세이조’ 작가를 초청했다. 『비가 주룩주룩』, 『내가 올챙이야?』를 비롯해 곧 출간 예정인 『염소 시즈카의 숙연한 하루』와 『송이와 꽃붕어 토토』까지 총 6종의 원화 30점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1층에 조성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하루 3회 전시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한 5월 28일과 29일, 2회에 걸쳐 ‘그림책과 다시마 세이조의 인생’이라는 주제로 작가와의 만남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3월에 재개관한 금암도서관 1층에서는 『내일은 맑겠습니다』로 2021년 BIB 황금사과상을 수상한 ‘이명애’ 작가의 원화를 만나볼 수 있다. 디지털 작품으로 제작된 『내일은 맑겠습니다』와 『휴가』의 원화 및 아트프린팅 30점과 함께 스케치 자료, 채색 도구 등을 전시하고, 전시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하여 이명애 작가의 작품 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5월 4일에는 ‘우연한 발견, 놀이하듯 확장해 가는 그림책의 세계’라는 주제로 이명애 작가와 키다리출판사 위정은 편집장과 함께하는 작가와의 만남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전주가 주목한 그림책 작가 8명의 작품 전시 및 북콘서트도 한 달 내내 이어진다. ▲ 6월 초에 『싫어요 싫어요』를 출간할 ‘박정섭’ 작가, ▲ 『나무, 춤춘다』로 2018년 볼로냐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대상을 수상한 ‘배유정’ 작가, ▲ 『수연』, 『호텔파라다이스』 등의 ‘소윤경’ 작가, ▲ 『너는 누굴까』로 2018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부문 스페셜 멘션에 선정된 ‘안효림’ 작가, ▲ 『검정토끼』로 2022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수상한 ‘오세나’ 작가, ▲ 『파란파도』로 2015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수상한 ‘유준재’ 작가, ▲ 『양철곰』으로 2010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수상한 ‘이기훈’ 작가, ▲ 『벽』으로 2018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정진호’ 작가가 참여하며 삼천·송천·인후·평화도서관과 동네책방 4곳에서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북콘서트를 가진다. 해당 장소에서는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도 한 달간 이어진다.

 

아직 출판 경험이 없는 청년 신인 작가의 전시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국내 그림책 작가를 양성하는 ‘꼭두 일러스트 학교’와 연계하여 신인작가 13명의 원화와 더미북, 드로잉 작품 등을 금암도서관 2층에 전시할 예정이다.

 

인후도서관에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그림책을 만나볼 수 있는 전 세계 그림책 도서전도 준비되어 있다. 최근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The Hans Christian Andersen Award)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이수지’ 작가를 비롯해, 영국의 ‘존 버닝햄’, 미국의 ‘모리스 샌닥’ 작가 등 10명 작가의 그림책 원서와 한글 번역 그림책을 한자리에 전시하여 세계의 다양한 그림책을 비교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후도서관 내부


인후도서관 내부

 

가족이 함께 그림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원한다면 ‘그림책 작가 1인 극장’ 프로그램을 찾아가면 된다. 그림책 작가가 직접 그림책 소품을 이용해 공연과 강연을 함께 진행하는 ‘그림책 작가 1인 극장’은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을 비롯한 5개 도서관에서 매주 토요일 다섯 명의 작가가 함께한다. ▲ ‘김리라’ 작가의 『미술 시간 마술 시간』, ▲ ‘난주’ 작가의 『냥이의 이상한 하루』, ▲ ‘미우’ 작가의 『공포의 새우눈』, ▲ ‘장현정’ 작가의 『맴』, ▲ ‘한기현’ 작가의 『잠자리 편지』를 만나볼 수 있다.

 

작가와의 만남, 북콘서트, ‘그림책 작가 1인 극장’을 함께 하고 그 여운을 그림책으로 간직하고 싶다면, 같은 시간에 전주동네책방과 연계한 해당 작가의 북마켓도 함께 열릴 예정이니 꼭 방문해 보기를 바란다.

 

전주의 도서관은 5월 한 달간 그림책과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전시장으로, 강연장으로, 공연장으로 변모한다.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도서관은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에 가장 어울리는 모습이다. 5월에는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와 말과 글을 넘어 꿈과 상상력의 세계로 안내할 ‘그림책’과의 만남인 ‘제1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과 함께하기를 추천한다.

윤지현(전주시 책의도시정책과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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