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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4  2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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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공간 3]
도서관, 모두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이 되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2021. 8.


 

 

전라북도 도청의 소재지이자, 행정·교육·문화의 중심지 전주는 고덕산, 남고산, 모악산 등 높은 산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분지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전주 기차역에 내려 주위를 살펴보면 파란 하늘이 머리 바로 위로 가깝게 펼쳐져 시원한 기분과 함께 초록의 풍경이 지친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따스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시원함과 따스함. 이러한 양가적인 첫 인상을 전주의 이름난 문화·관광지 곳곳에서 느껴볼 수 있지만, 그 중 시민들의 독서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배려 깊은 공간 구성으로 따스함을 주는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을 찾았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꽃심, 꽃이 지닌 부드럽지만 강인한 힘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의 “꽃심”은 전주시를 소개하는 여러 수식어 중 하나로, 전주의 정신을 잘 담고 있는 단어다. 꽃심이라는 단어는 전주를 대표하는 작가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서 전주를 ‘꽃심’으로 비유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꽃심이란 꽃의 가운데 부분을 뜻하는 말로, 부드럽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새 생명을 틔우는 꽃의 힘과 마음을 뜻한다. 어쩌면 꽃심의 뜻은 책이 지닌 힘과도 일맥상통할지도 모른다. 책 한 권이 때로는 강력한 무기보다도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 시민들의 정신으로 자리 잡은 꽃심은 전주를 대표하는 도서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전주의 대표 관광지 한옥마을과 차로 10분 정도 거리의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은 전주시 생활체육의 성지인 화산체육관 인근에 있어 언제든지 마음만 먹는다면 방문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2019년 12월 개관한 꽃심 도서관은 전주의 열두 번째 시립도서관이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도서관으로, 전주의 대표성을 살리고 도서관에 방문할 이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개관까지 많은 공을 들였다고 전해진다.

 

다양한 책들을 진열한 서가


다양한 책들을 진열한 서가

 

전주 시민들의 삶에 특별한 일상이 되고 있는 꽃심 도서관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주말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일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운영 시간을 조정하고 있으니, 사전에 정확한 운영 시간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꽃심 도서관 1층에 들어서면 방문객들을 돕기 위한 안내데스크와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카페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또한 1층에는 어린이와 유아를 위한 공간인 책놀이터가 위치해 있다. 2층에는 여러 장르의 책이 가득 찬 종합자료실과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3층은 “우주로1216”으로 이름 지어진 트윈세대(12~16세)를 위한 공간이, 4층과 5층에는 시민들이 강연과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세미나실과 강당 등이 있다. 아래에서 꽃심 도서관 곳곳을 더 자세히 살펴보자.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

 

도서관을 생각하면 발소리마저 조심해야 할 듯한 조용한 실내와 무거운 분위기가 떠오른다면, 꽃심 도서관에서 그간의 기억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추억을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꽃심 도서관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열린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서관에서 흔히 봐왔던 칸막이가 없고, 키를 훌쩍 넘기는 아주 높은 책장도 많지 않은 꽃심 도서관은 그야말로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

 

1층에 있는 “야호 책놀이터(어린이·유아 책놀이터)”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고르고 읽으며 즐길 수 있게 문턱을 없앴다. 여기저기 읽고 싶은 책을 따라 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서가와 서가 사이에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따로 혹은 친구·부모님과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다. 어린이와 유아를 따로 구분하여 공간을 구성한 것도 꽃심 도서관의 배려가 돋보인다. 구분되어 있는 공간에는 각 연령대에 맞는 책뿐 아니라 책장, 의자와 책상 등 가구도 신체 발달에 맞게 배치되어 있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공간에는 “시민의 서랑”이 위치해 있다. 시민의 서랑은 전주 시민들이 도서관과 방문객을 위해 기증한 책들로 채워져 있다. 꽃심 도서관에서 가장 높고 큰 책장을 가득 채운 책들을 보고 있으면 책을 향한 전주 시민들의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도서관의 많은 책들 중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렵다면, 시민의 서랑에서 책을 골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의 계단에서 책을 기증한 시민들의 마음을 느끼며 책을 읽는다면 어느새 마음까지 따뜻해질 것이다.

 

“야호 책놀이터(어린이·유아 책놀이터)”, “시민의 서랑”


“야호 책놀이터(어린이·유아 책놀이터)”, “시민의 서랑”

 

숲의 나무에서 만들어진 종이, 그리고 그 종이에 적힌 활자들을 엮어 만든 책. 책이 모인 곳은 어디나 숲이 된다. 꽃심 도서관 2층은 숲을 테마로 종합자료실이 꾸며져 있다. 분야별 서가 사이사이에 마련된 공간은 정원으로 표현했다. 책을 읽으며 창가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은 “사색의 정원”으로, 자료를 검색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곳은 “지혜의 정원”으로 이름 지었다. 도서관 로비를 비롯한 창가의 조명은 한지로 만들어졌는데, 그래서인지 더욱더 숲에 온 것과 같은 자연의 빛을 낸다.

 

3층의 “우주로1216”은 꽃심 도서관에만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1216”은 트윈세대인 12세부터 16세까지를 뜻한다. 어린이도 청소년도 아닌 그사이(between)의 세대만을 위한 공간으로, 12~16세 이외 세대는 출입할 수 없다. “우주로”는 “우리가 주인이 되는 공간”, “우리만의 행성, 새 주소”라는 뜻이 담겨 있다. “우주로1216”은 트윈세대가 주인이 되어 공간을 직접 구상했다. 다양한 재료로 콘텐츠를 만드는 “슥슥존”, 곰곰이 세상을 탐색하는 “곰곰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톡톡존”, 에너지를 발산하는 “쿵쿵존” 등 집과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참신한 자극과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들이 트윈세대를 기다리고 있다.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만나는 특별한 일상

 

최근 도서관들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러 오는 장소에서, 책과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체험하는 문화 공간으로 점차 바뀌는 중이다. 전주의 대표 도서관인 꽃심 도서관 역시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꽃심 도서관은 미술관에서 흔히 봐오던 전시 형식의 북큐레이션을 비롯해 인문학 강연 “도서관 지혜학교”와 같은 여러 가지 책과 관련된 이벤트들을 주관하고, 전주시에서 진행하는 독서 행사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꽃심 도서관에서는 방문객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게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세 개의 북큐레이션을 진행한다. “동네책방 큐레이션”은 전주의 동네책방에서 추천한 도서들을 격월로 전시한다. 대형 서점과는 결이 다른, 동네책방에서 고심하여 고른 책들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시민컬렉션”은 시민들이 직접 다른 시민들을 위해 책을 추천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한 가족의 추천 도서를 2개월씩 전시하며, 릴레이 방식으로 추천이 이어진다. “사서의 책방”은 꽃심 도서관의 사서들이 시민들을 위해 격월로 주제를 선별하여 관련 도서들을 전시하고 있다.

 

“동네책방 큐레이션”, “사서의 책방” 전시 공간


“동네책방 큐레이션”, “사서의 책방” 전시 공간

 

전주시 내에는 꽃심 도서관을 포함한 12개의 시립 도서관과 곳곳에 120여 개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각양각색의 도서관 중 어느 도서관을 갈지 선택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전주시에서는 하루 동안 온전히 전주의 도서관들을 탐방하는 “전주도서관 여행”을 운영한다. 책기둥도서관,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을 거쳐 전주시립도서관 꽃심까지, 그리고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을 마지막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도서관여행해설사가 동행하여 도서관 해설을 함께 들을 수 있다. 꽃심 도서관 외에도 다른 도서관을 함께 살펴볼 좋은 기회이니, 전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고 전주 도서관으로 책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사서의 책방” - 6, 7월 주제 “소중한 나의 가족”

나의 가족 사랑하나요?

첫 번째 소개할 도서는 『나의 가족 사랑하나요?』(전이수, 2019, 주니어김영사)이다. 이 책은 전이수 작가의 책으로 출간 당시 작가는 열한 살이었다. 어린이의 눈으로 본 가족과 일상에서 느낀 경험, 그리고 남다른 관찰력을 바탕으로 한 그림과 글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왁자지껄 바나나 패밀리

다음으로 소개할 도서는 『왁자지껄 바나나 패밀리』(이순미, 2019, 살림어린이)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등장하는데 그중에 주인공인 약용의 가족은 대가족이다. 대가족인 약용의 가족 이름표는 “바나나 패밀리”이다. 남과 다르다고 창피해하지 않고 하나뿐인 가족 이름표를 만들어가는 아이들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이야기로 가족들이 함께 읽기 좋은 동화이다.

 

가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도서는 『가족이 있습니다』(김유, 2020, 뜨인돌출판사)이다. 이 책은 개가 하나뿐인 가족인 할아버지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개는 할아버지와 만남 끝에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소녀는 개를 사람과 동등한 생명체로서 마주하고 새로운 가족이 된다. 이 책을 통해 가족과 반려동물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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