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드

Vol.28  2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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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공간 4]
서울의 작은 지구촌 문화 사랑방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 작은도서관

 

 

 

 

2021. 12.


 

글로벌 시대라는 말이 보통명사가 됐을 만큼 전 세계가 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나누는 시대다.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하는 글로벌화가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자국의 책을 읽고 문화를 누리는 시설이나,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으며 한국 문화를 익힐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는 이와 같은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단비와 같은 공간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문화 교류와 소통의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교육 및 정보를 제공하며 각종 서적을 읽을 수 있다. 수준 높은 지원 프로그램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이용객의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국 길라잡이이자 외국인들의 사랑방으로 활용되는 복합커뮤니티센터

 

낯선 나라에서 일상을 이어가야 할 때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 바로 이질적인 문화다. 익숙한 문화와 일상이 더욱 그리워지는 것 역시 그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국내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시는 그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는 서울시와 서초구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지원 시설로, 2008년에 개관해 외국인 주민이면 누구나 편안히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생활 상담과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러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돋보인다.

 

센터 외관 사진


센터 외관 사진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는 외국인 주민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한국의 역사와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민화, 한지, 매듭, 서예, 한국 요리 등의 정규 강좌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회성 체험이 아닌 심화 단계까지 이끌어가는 커리큘럼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활밀착형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 인근에 있는 두 개의 국제학교와 연계해 방과 후 어린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그 외에도 한국의 명절이나 행사에 대해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행사 프로그램,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는 지역탐방 프로그램, 내외국인 공동체가 함께하는 공동체 프로그램, 그리고 모든 주민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도 꾸준히 진행하며 직접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외국인의 정착을 돕는 시설이 흔치 않은 까닭에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고, 다른 곳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교육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언어의 원서를 총망라한 작지만 알찬 도서관

 

복합문화시설로서의 역할을 하며 외국인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는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작은도서관도 개관했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2015년부터 프랑스문화원과 MOU를 맺어 문화원의 미디어도서관 자료를 일정 기간 센터에 비치하고 대출과 반납 서비스(상호 대차 서비스)를 지원했다. 2018년 프랑스문화원 미디어도서관이 폐관되며 위기를 겪었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DVD, CD, 잡지, 프랑스어 교재 등을 기증받으며 센터 도서관의 규모를 키웠다. 기존 자료에 프랑스어 자료, 영어 및 기타 언어 자료를 더해 도서관으로서의 면모를 확립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 내 작은도서관은 이용객의 처지를 충분히 고려한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외국어 원서를 다량 보유하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기관에 걸맞게 불어·영어 자막을 지원하는 한국 영화 DVD와 한국 소설의 불어 번역본, 그리고 외국어로 된 한국 문화 및 관광 자료 등을 폭넓게 소장하고 있다. 제일 수요가 높은 것은 어린이 도서 및 간행물로, 신규 도서 선정 시에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 도서 순서로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어린이 도서는 한 군데로 모아 공간을 따로 조성해서 센터를 방문하는 어린이들이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독서 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신규 자료를 구입할 땐 사전에 수요 조사를 실시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를 소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DVD코너


DVD코너


어린이 코너


어린이 코너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어우러지는 광장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 작은도서관의 또 하나의 특징이자 자랑거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함께 즐기고 누리는 문화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대표 프로그램 ‘스토리텔링’은 학부모 또는 고학년 학생들이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소리를 내어 실감나게 읽어주고 그날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창작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은 특별한 자격증이나 이력이 없어도 동화책을 재미있게 읽어줄 자신만 있다면 누구나 읽어주는 사람(스토리텔러)으로 참여가 가능해 더 많은 이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서울프랑스학교와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가 합동으로 ‘세계의 동화 읽기(world’s storytelling)’라는 기획 행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각국의 대표자가 자기 나라의 동화를 읽고 발표하는 활동으로,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는 스토리텔러를 선출하고 공간을 제공하며 협력하고 있다.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 내에서도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며 긍정적인 역할을 구축해가고 있는 작은도서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나눔 정신과 자발성’으로, 이 두 요소가 더욱 활발한 에너지를 창출하며 작은도서관을 이끌어가는 힘으로 발휘되고 있다.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 작은도서관은 앞으로 활동의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기존에는 원래 소장하고 있던 자료와 문화원에서 이전받은 자료 대부분이 프랑스어 자료였기 때문에 프랑스인 주민에 편중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점점 영어권 및 기타 언어권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언어권의 자료들을 확대해 풍족하고 다채로운 도서관으로 변모를 추구하며 작은도서관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과 나눔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센터 내부 사진

 


다양한 언어 서적을 제공하는 모두에게 열린 커뮤니티 공간
Mini Interview 임지미 센터장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는 외국인의 국내 생활에 대한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한국 생활 적응과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려는 목적에서 개관되었습니다. 특히 저희 센터는 ‘작은 프랑스’라고 불리는 서래마을에 있다 보니 유럽권 사람들이 많이 찾는 특색이 생겼습니다. 센터장으로서 이 공간이 내국인, 외국인 구별 없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외국인 지원시설’이라는 딱딱한 장소가 아닌 모든 주민들이 편안하게 들르고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센터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고, 저희 센터 내 작은도서관 이름을 ‘글로벌 도서관’이라고 명명한 것과 같이 다양한 언어의 자료를 소장하는 등 점차 규모를 확대하여 국적에 상관없이 다양한 분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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