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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2  20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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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Untact) 시대, 더욱 중요해지는 독서
- 그리고 변화되는 학교 교육에 앞장서는 알찬 책 읽기의 방법과 습관 형성

 

 

 

김한나(총신대 교육학과 교수)

 

2021. 6.


 

 

언택트(Untact) 문화 발전, 독서 문화로 이어져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COVID-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팬데믹(Pandemic)으로 선포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그동안 우리 삶에서 일상적이었던 것들이 더는 보편적이지 않은 세상, 즉 “인류는 결코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삶의 가장 큰 변화는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인해 달라진 삶의 모습이며, 이로 인해 ‘언택트(Untact)’ 문화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언택트 문화의 도입과 발전으로 우리의 일상생활과 여가를 보내는 방식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는 독서 생태계에도 변화를 초래하였다. 영국의 출판협회에 의하면 2020년 조사 결과, 사람들은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재발견”하였고, 이로 인해 영국 내 대중 도서 판매 수치가 7%p 증가해 21억 파운드(약 3조 2,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다(〈BBC NEW 코리아〉 2021). 한국도서 3대 온라인 서점 매출을 살펴보면 예스24의 경우 23.4%, 알라딘은 20.3%, 교보문고 온라인 판매량은 30% 상승하며 높은 매출 실적이 발생하였다(〈조선비즈〉 2021). 언택트 문화 속 사람들은 왜 독서에 매료되었을까? 본 글을 통해 언택트 시대에서 더욱 중요해진 독서의 필요성을 고찰하고, 변화되는 교육 생태계 속에서 알찬 책 읽기의 방법과 습관 형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독서의 중요성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요즈음에는 유튜브, SNS 등을 활용해 정보를 얻곤 한다. 그렇다면 다른 매체를 통해 얻는 지식과 독서를 통해 얻는 정보의 구별되는 특징은 무엇일까?

 

먼저 독서는 문해력(文解力) 향상에 도움을 준다. 유네스코는 문해(文解)에 대해 “문해(文解)란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력을 사용하여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였다.1) 이는 독서만이 가진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를 통해 문해력이 향상되며 사고의 확장이 일어난다. 또한, 사고력 발달은 대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유튜브와 같은 영상매체는 요약된 정보, 범주화가 잘된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장점을 보인다. 하지만 영상매체는 보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입, 즉 떠먹여 줌으로써, 독서와 비교했을 때 사고 능력을 키워주는 효과는 매우 부족하다.

 

 

1)
유네스코 교육통계 표준화 전문위원회(The Expert Committee on Standardization of Educational Statistics)는 1951년 문맹(文盲)의 대상의 연령 및 문맹 규정의 범위에 대해 논하며, 문해의 정의를 토론함.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국들의 문맹 퇴치 운동을 시도하며 문맹(illiterate)과 반문맹(semi-literate)으로 문맹을 구분함. 또한, 문해를 최저문해(minimum level literate)와 기능적 문해(functional literate)로 구분하여 문해자와 반문해자의 기준을 정함.

 

독서를 통해 향상된 문해력은 학술적인 측면뿐 아니라 대상에 대한 이해 능력과 해석 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일상에서도 실용적인 도움이 된다. 특히 자기 홍보(자기 PR)가 강조되고 있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독서를 통해 얻는 문해력은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전할 때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학교 그리고 독서 모습의 변화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생태계 또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유치원을 포함한 초·중·고 학교에서는 개학 연기와 온라인 수업으로 비대면 학사 일정을 진행하였고,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기존 날짜보다 2주 연기되어 12월 3일에 시행되었다. 학습 손실의 대안으로 시행된 온라인(비대면) 학습은 교육 생태계 가운데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하고자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위와 같은 온라인 학습은 앞으로도 새로운 형태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독서는 우리의 교육을 여러모로 조망해 볼 수 있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증진시키며,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을 암시해준다. 언택트 시대의 독서를 통한 교육은 교육 생태계의 도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한 교육 생태계, 특히 위와 같은 학교 교육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생활 형식을 경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독서의 모습에도 두 가지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첫째는 매체의 변화이다. 독서 매체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과 종이의 발명 그리고 이후 전자매체의 개발로 점점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 의미의 독서는 활자 문화의 영향으로 ‘읽고 이해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영상매체와 전자매체의 발달로 정보를 습득하는 경로가 매우 다양해졌고, 시각뿐만 아니라 여러 감각을 활용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전자매체 이용이 급물살을 타면서 사람들의 독서 방식은 이전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NS 발달과 독서 관련 애플리케이션 증가로 e-book 수요가 확대되었고, 유튜브와 같은 영상매체를 이용해 정보를 습득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러한 실태로 인해 독서는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영상매체와 전자매체를 통한 정보 이용까지 포함된 종합적 행위로 이해되기 시작했다(황금숙, 2020).

 

둘째는 정보습득 방식에 대해서 개인 중심적인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문헌정보학 분야의 독서 연구 동향 분석에 따르면,2) 2010년 이후 이용자 또는 독자 중심의 맞춤형 독서 교육 연구를 도서관 기반 현장에 적용한 연구들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AI 기반 개인 맞춤형 독서 교육과 그 효과성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김현숙·강보라, 2020). 2020년 출판시장 통계에 의하면, 단행본 부문과 만화·웹툰·웹소설 부문은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교육 출판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독서신문〉 2020). 이런 사회적 현상들을 볼 때, 독서에 있어서 개인적 관심사가 점점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2)
『문해력 공부 : 혼란한 세상에 맞설 내공』 (김종원 著, 서울 : RHK(알에이치코리아), 2020) 본 저서의 제1장 ‘나만 몰랐던 의도 :문해력은 세상의 기적을 지우는 무기다’에 문해력의 중요성을 적시함.

 

그렇다면 더 바른 독서 습관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이러한 사회현상에 대해 반성이 필요하다. 우리는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3)이 말했듯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인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 정보습득 매체 변화와 개인 중심적 경향의 확산으로 생겨난 편리함과 유익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와 함께 따라온 절대 무시하지 못할 문제가 바로 문해력 저하이다. 이는 의사소통의 부재, 유연하지 못한 상황대처 능력, 흑백논리, 논리력 결핍 등을 초래하고 있다.

 

 

3)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클라우스 슈밥 著, Crown pub, 2017): 미래 산업에서의 개인의 독서량(the amount of reading)을 언급하며, 새로운 문해력(Ex, Digital Literacy)의 발전을 도모함.

 

변화하는 시대에 적합한 책 읽기 습관 형성하기

 

건강한 독서 습관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금의 전반적인 독서 습관에 대한 종합적인 반성과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독서에 대한 이해부터 바르게 잡아야 한다. 독서는 개념적으로 봤을 때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것이다. 지식전달과 정보습득은 독서의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독서 행위는 이것만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독서는 정보습득과 함께 대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의사소통 역량을 증진시켜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근본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다. 사회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며, 속한 사회의 필요를 알고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되려면, 반드시 문해력이 필요하다. 독서가 지식 습득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멀티미디어 시대에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알찬 독서 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영상매체와 전자매체도 중요한 독서매체임을 인식하고, 이에 따른 다각적인 모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황금숙, 2020). 이제는 전자기기를 통해 독서를 하는 시대임을 인지하고, 전자매체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e-book과 연계한 독서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유튜브의 알고리즘 시스템과 같이 교육기관의 커리큘럼과 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한 책들을 추천해주고,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서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로의 생각들이 만나며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하고, 사고력을 더 넓고 깊게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각 학교가 온라인 학습과 관련해 이러한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학생들은 더 다양한 책을 꾸준히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언택트 문화 속에서 ‘인간다움’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기계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다움은 먼저 의사소통 능력에서 온다. 독서 습관 형성으로 인해 멀티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은 해석하고 이해하며,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길러갈 것이다. 기계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다움이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정립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미래사회의 교육은 독서에 대한 관념적이고도 얕은 이해를 깨고, 독서를 통해 공동체를 이루며,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 일종의 작은 사회를 만들어주고, 그 안에서 소통하며 유연하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다움이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AI가 수많은 학습과 재빠른 정보처리를 통해 셀 수 없는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면, 우리가 다음 시대를 책임질 인재로서 준비해야 할 역량은 의사소통 능력과 유연한 상황대처 능력일 것이다.

 

참고문헌

 

김현숙·강보라(2020). 국내 문헌정보학 분야의 독서 연구 동향 분석.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51(4). 59-81. 서믿음(2021). “코로나19로 웹툰-웹소설 폭발적 증가... 2020년 출판통계” 〈독서신문〉 2021년 5월 3일 자. http://www.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3022.
윤희훈(2021). “‘다이어트 대신 독서’ 코로나가 바꾼 생활패턴... 온라인 서점 웃었다” 〈조선비즈〉 2021년 4월 5일 자.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4/05/2021040501637.html.
황금숙(2020). 스마트 환경에서의 독서문화 진흥 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51(1). 145-177.“코로나 장기화에 도서 판매 증가... ‘독서의 즐거움 재발견’” 〈BBC NEW 코리아〉 2021년 4월 27일 자.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6897751.

김한나

 

김한나(총신대 교육학과 교수)

서울의 초등학교 교사 및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 박사로 근무하였고,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교육학 연구교수로 재직하였다. 현재는 총신대학교 사범학부에서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교육학과장 겸 교수학습개발원장을 맡고 있다. 교육행정을 전공으로 하여, 현장 교사로서의 교직 전문성을 기반으로 교육정책, 교육기관평가, 국제 비교교육 분야의 연구 및 국내·외 글로벌 역량을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가지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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