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

Vol.33  202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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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출판 동향]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 ‘픽코마’가 쏘아 올린 제법 큰 공
- 프랑스 도서정가제 관련 법이 바뀔까?

 

 

 

강미란(프랑스 고등학교 교사, 프리랜서 번역가, KPIPA 프랑스 수출 코디네이터)

 

2022. 6.


 

지난 3월, 네이버의 웹툰(Webtoon)에 이어 새로운 플랫폼인 카카오의 픽코마 유럽(Piccoma europe)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프랑스 안드로이드 유저들에게 소개되었다. 일본 망가가 대유행 중인 프랑스에 네이버 웹툰 등의 플랫폼을 통해 한국 웹툰이 조금씩 시장을 공략하고 있던 참에 프랑스 독자들은 물론 한국 웹툰 관계자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는 몇 년 전부터 ‘방드-데시네(bande-dessinée)’라는 유럽식 만화는 물론, 미국의 코믹스나 일본의 망가 등의 디지털 출판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 출판된 만화는 데스크톱, 랩톱,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의 기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종이책의 포맷을 그대로 따왔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웹툰의 형식과는 다르다. 그런 프랑스 시장에,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웹툰이 등장한 것이다. 게다가 카카오 픽코마는 ‘스마툰(smartoon)’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프랑스에 소개하고 있고, 현재는 안드로이드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나 올해 4분기 즈음에는 iOS는 물론 PC로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카카오 픽코마 공식 사이트


프랑스의 카카오 픽코마 공식 사이트: https://fr.piccoma.com/fr/about_piccoma

 

색다른 포맷과 다양한 내용의 웹툰 혹은 스마툰이 등장해 프랑스 출판 시장이 더욱 더 풍부해지고 있다. 현 보고서에는 한국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으나, 이외에도 일반 만화를 웹툰 형식으로 바꾸거나 이미 있는 웹툰을 소개하는 다른 플랫폼들도 존재한다. 프랑스에서의 웹툰 시장은 분명 새로운 유행의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으나 아직은 초기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작가들의 웹툰과 작가의 국적이 어디든 웹툰을 소개하는 한국의 플랫폼이 요즘 프랑스 출판 시장 및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프랑스의 출판 관련 법마저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프랑스의 네이버 웹툰 공식 사이트


프랑스의 네이버 웹툰 공식 사이트: https://www.webtoons.com/fr

 

현재 프랑스의 출판법, 특히 가격과 관련된 법이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경제 모델을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프랑스는 1981년부터 ‘81-766 랑 법(loi Lang)’에 따라 도서정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정한 가격을 따르되 서점에서 원한다면 5%까지는 할인을 해줄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이후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터넷상에서 책을 구입하는 일이 많아지고 전자책 시장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에 프랑스에서는 아마존의 도서 덤핑 등을 막기 위해 2011년부터 전자책 정가제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 2014년도에는 소위 ‘안티-아마존 법’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법을 만들어 1981년 법에서 인정하는 5%의 도서 할인 제도와 무료 배송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프랑스 출판 시장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구독료를 내면 얼마든지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구독 형식의 플랫폼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수정 및 보완된 1981년 랑 법, 즉 도서정가제 법을 적용하기 어려워졌다.

 

구독 플랫폼과 정가제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이번에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제1의 웹툰 플랫폼을 꿈꾸는 카카오의 ‘픽코마’가 나타나 또 다른 경제 모델을 제시했다. 웹툰 소비자들에게는 익숙한 코인 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구독을 하고 웹툰을 소비하는 방법은 다른 플랫폼에서 이미 사용 중이다. 그런데 네이버 웹툰이나 올 3월 새로 프랑스 출판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 픽코마는 코인을 통해 읽고 싶은 에피소드를 골라 읽는 또 다른 모델로 운영되고 있어 프랑스의 도서 관련 중재위원회인 ‘메디아퇴르뒤리브르(médiateur du livre)’가 나서게 된 것이다.

 

구독 제도나 코인 제도나 돈을 주고 소비를 한다는 데에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두 플랫폼의 코인 제도는 광고를 보거나, 특정 앱을 다운받거나 하면 무료 코인을 받을 수 있고, 또 일주일을 기다리면 새로운 에피소드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는 것 같다. 프랑스에 상륙한 웹툰 시장의 새로운 경제 모델에 대해 앞으로 어떤 토론이 진행될지, 이미 존재하는 프랑스 도서정가제 관련 법과의 절충 지점은 어떻게 찾아낼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법안을 고려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인기 절정의 일본 종이책 망가 시장과 한국에서 태어난 웹툰 시장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프랑스 독자 및 도서 관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것은 확실하다고 사료된다.

 

출처

 

http://mediateurdulivre.fr/wp-content/uploads/2022/04/Fiche-probl%c3%a9matique-nx-modeles-lecture-en-ligne.pdf
https://information.tv5monde.com/info/bd-le-regulateur-du-prix-du-livresaisi-avec-l-arrivee-du-coreen-piccoma-453417

 

 

〈글로벌 출판 동향〉 출처

https://www.kpipa.or.kr/export/businessView.do?board_id=140&article_id=130510&pageInfo.page=&type_id=&search_cond=&search_text=&list_no=246

 

 

 

 

 

미국⋅유럽⋅아시아⋅중남미 등 13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KPIPA 수출 코디네이터'의 [글로벌 출판 동향] 보고서 중 일부를 공개합니다.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바로가기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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