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

Vol.15  202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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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리포트
[일본] 2020년 상반기 일본 전자출판시장 동향

 

 

 

강소영(KPIPA 수출 코디네이터)

 

2020. 10.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계기로 일본 출판업계의 디지털 대전환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대형 출판사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과 조직을 혁신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플랫폼을 개발하여 출판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또한 전자화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이었던 일부 출판사와 작가의 인식도 바뀌어 유명 작가의 작품이나 구간이 전자판으로 출간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독자에게서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지하철에서 문고를 읽는 대신 스마트폰을 스크롤하며 전자책을 읽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잡지 판매 부수와 독서 인구 감소로 인해 오랜 침체 속에 빠져있던 일본 출판계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종이 출판물의 부진을 완벽히 메우며 출판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일본 전자출판시장의 주요 움직임을 모아봤다.

 

 

 

일본의 대형 출판사 결산 발표

디지털과 판권 수입이 일본 출판사들의 이익을 큰 폭으로 끌어올려

 

지난 5월 일본 양대 출판유통업체 중 하나인 토한(TOHAN)이 제73기(19.4.1.~20.3.31.)의 결산 결과, 창업 이래 최초로 경영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쇼가쿠칸을 비롯한 일본 대형 출판사는 이와 상반된 결과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비슷한 기간 쇼가쿠칸의 사업 실적은 총 매출이 977억 4,700만 엔(전년 대비 0.7% 증가), 경상이익은 55억 7,700만 엔(同 26.8% 증가), 당기이익은 39억 2,600만 엔(同 11.6% 증가)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하였다. 쇼가쿠칸의 총 매출 중 출판이 거둔 매출은 497억 1,000만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하였으나 광고와 디지털, 판권 수입이 모두 증가하면서 전년도 실적을 상회하였다. 그중에서도 디지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1.1%가 증가한 248억 5,400만 엔으로 잡지 매출액 207억 200만 엔(同 9.8% 감소)을 뛰어넘었다.
KADOKAWA는 총 매출이 2,046억 5,300만 엔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하였으나 영업 이익은 무려 198.7%나 증가해 80억 8,700만 엔을 기록했다. 그중 전자서적과 잡지 매출은 각각 KADOKAWA 창업 이래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작년 결산에서 당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4배나 증가했다고 발표한 슈에이샤는 올해 결산에서도 『귀멸의 칼날』을 비롯한 코믹스의 판매 호조와 디지털 및 판권 수입의 증가에 힘입어 총 매출이 1,529억 400만 엔(전년 대비 14.7% 증가), 당기순이익은 209억 4,000만 엔(同 112.0% 증가)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들 3社보다 앞서 지난 2월에 결산을 발표한 코단샤 역시 총 매출 1,358억 3,500만 엔(전년 대비 12.7% 증가), 당기순이익 72억 3,100만 엔(同 152.9% 증가)이라는 21세기 들어 최고 성적표를 내놨다. 코단샤의 총 매출 중 광고 수입이 59억 2,600만 엔(同 18.4% 증가), 사업 수입이 613억 7,000만 엔(同 38.5% 증가)에 달했는데, 그중 디지털 관련 수입이 465억 엔(同 39.2% 증가), 국내 판권 81억 엔(同 36.5% 증가), 해외 판권이 66억 엔(同 39.5% 증가)을 차지했다. 이처럼 해마다 종이책과 잡지 매출은 줄어들고 있지만, 디지털과 판권 수입이 일본 출판사의 든든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

 

 

 

출판과학연구소, 2020년 상반기 종이+전자 출판시장 동향 발표

상반기 종이+전자출판시장은 2.6% 증가한 7,945억 엔, 그중 전자출판은 28.4% 증가

 

일본 출판과학연구소는 지난 7월 2020년 상반기(1~6월) 종이책과 전자출판물 판매금액(추정)을 발표했다. 올 상반기 종이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6,183억 엔, 전자출판물은 28.4% 증가한 1,762억 엔으로,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친 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7,945억 엔으로 집계됐다. 종이책 매출이 소폭 감소한 것에 반해 전자출판이 30% 가까이 증가해 출판시장 전체로는 플러스 성장하였다.

 

종이책(서적+잡지) 매출을 살펴보면 서적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3,517억 엔, 잡지가 2.9% 증가한 2,667억 엔이다. 상반기에 긴급사태 발령으로 전국의 많은 서점이 휴업하고 서적과 잡지 발행을 연기하거나 중지한 출판사가 속출하며 송품 수가 대폭 감소하였다. 한편 『귀멸의 칼날』(슈에이샤) 등 올 상반기 히트작이 많았던 코믹스는 전년 동기 대비 30%나 증가하여 잡지 매출 감소분을 상쇄했다. 전자출판시장은 전자코믹이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한 1,511억 엔, 전자서적이 15.1% 증가한 191억 엔, 전자잡지가 17.8% 감소한 60억 엔으로 집계됐다. 전자출판 시장점유율은 전자코믹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85.8%, 전자서적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10.8%, 전자잡지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3.4%를 차지했다.

 

 

2020년 상반기 종이+전자출판물 추정판매금액 (일본출판과학연구소)

연도

2019년 1~6월 (억 엔)

2020년 1~6월

점유율(%)

(억 엔)

전년동기대비(%)

종이

서적

3,626

3,517

97.0

44.3

잡지

2,745

2,667

97.1

33.6

합계

6,371

6,183

97.1

77.8

전자

전자코믹

1,133

1,511

133.4

19.0

전자서적

166

191

115.1

2.4

전자잡지

73

60

82.2

0.8

합계

1,372

1,762

128.4

22.2

종이+전자 합계

7,743

7,945

102.6

100.0

 

 

 

전자코믹, ‘스고모리(巣ごもり)’ 수요로 33.4% 증가

 

일본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1~6월) 전자출판 시장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한 1,762억 엔으로 전자코믹이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한 1,511억 엔을 거두어 전자출판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전자코믹시장은 2018년 4월 해적판 사이트 만화촌이 폐쇄한 이후 정규 전자서적 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이 순조롭게 성장을 지속하면서 큰 폭의 신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귀멸의 칼날』(슈에이샤), 『진격의 거인』(코단샤)을 비롯해 히트작의 신작이 쏟아진 데다가 긴급사태 발령 기간 동안 ‘스고모리(巣ごもり)’ 수요가 급증한 것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이라는 폭발적인 신장세를 기록했다.

 

트렌드를 살펴보면 이세계물(異世界物)이 작년에 이어 계속해서 인기를 끌며 하나의 장르로 정착하는 분위기로, 이세계물과 판타지물에 주력한 출판사의 매출이 코믹 출판사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신장 폭이 컸다. 또한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면서 대히트를 친 『귀멸의 칼날』(슈에이샤)처럼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로 영상화된 작품이 전자코믹 스토어에서도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BL, TL, 성인물 장르는 여전히 순조로운 판매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점유율은 하락세이다. 이는 Apple과 Google의 표현규제가 매년 엄격해지면서 관련 출판사에서 대중성 높은 코믹스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긴급사태 발령 기간 동안 스고모리 수요로 사용자가 급증하자 전자코믹 스토어 업계의 할인 캠페인 및 서비스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최근 ‘LINE망가’를 제치고 업계 1위의 오른 ‘픽코마’의 ‘기다리면 무료’, ‘회차별 판매’ 등과 같은 판매전략은 다른 전자코믹 스토어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각 스토어마다 타사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특정 출판사와 협력하여 인기 콘텐츠를 독점 선공개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지난 3월 쇼가쿠칸의 ‘망가원’과 하쿠센샤의 ‘망가Park’가 상대방의 독점 콘텐츠를 상호 게재하는 독특한 시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전자코믹 스토어는 무료 보기 체험 확대, 정액제로 인기 종이만화잡지 최신호를 온라인으로 동일하게 볼 수 있는 서비스, 포인트 환원 등 다양한 판매 전략과 할인 캠페인을 전개해 독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전자서적 전자화 종수의 증가로 완만한 성장세

 

상반기 전자서적의 시장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191억 엔.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서점의 휴업이 이어지고 도서관도 문을 닫자 자숙기간 동안 전자서적을 이용하는 독자가 급증했다. 전자화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이었던 일부 출판사와 작가의 인식도 바뀌어 전자서적 종수도 급증하고 있다. 긴급사태가 발령됐던 4월 이후부터 히가시노 게이코, 모리 에토, 미야베 미유키, 미나토 카나에 등 그동안 전자서적화를 불허했던 인기 작가의 일부 작품이 전자서적으로 출간됐고 이제까지 전자화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했던 타카시마샤가 지난 5월부터 자사 출판물의 전자화를 개시했다. 이와나미쇼텐은 이번 달부터 이와나미 신서 중 100개의 타이틀을 선정해 「이와나미 신서 클래식 100」이라는 브랜드 전자판 신서를 출시한다. 최근 종이판과 전자판을 동시에 출간하는 출판사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산마크슛판와 카와데쇼보신샤는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을 동시에 발매하고 PR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전자서적 스토어 ‘BookLive!’의 2020년 상반기 장르별 판매 랭킹을 살펴보면 소설·문예 부문에서는 웹소설 연재 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발표된 이세계물이 다수 랭크인했다. 『나의 행복한 결혼』 등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라이트노벨 작품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비즈니스서와 실용서 부문에서는 『FACTFULNESS』을 비롯해 『미움받을 용기』, 『메모의 마력』, 『사피엔스 全史』 등 종이책으로 많이 판매된 작품이 전자판으로도 많이 팔렸다. 특히 작년에 이어 1위를 차지한 『FACTFULNESS』의 경우 종이책보다 전자판을 먼저 발매하는 디지털 퍼스트 성공사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 잡지 미게재 촬영분을 담은 그라비아 아이돌 디지털 오리지날 사진집과 한국 아이돌 그룹의 디지털 포토매거진도 인기가 높았다.

 

전자서적 스토어 시장점유율은 아마존재팬의 ‘Kindle스토어’가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최근 당 사이트에서 대규모로 세일을 단행한 PHP연구소, 치쿠마쇼보 등이 큰 반향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전자서적 스토어인 ‘BOOK ☆ WALKER’에서는 KADOKAWA의 문고와 라이트노벨 10,000종 이상을 정액제를 이용해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전자서적의 무제한 읽기 서비스는 아마존의 Kindle Unlimited 서비스도 있지만, 아직 일본 콘텐츠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BOOK ☆ WALKER’의 시도가 전자서적시장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프레스종합연구소 「전자출판산업 조사 보고서 2020」 발표

전자출판시장 규모, 2024년에는 5,669억 엔에 달할 것으로 예측

 

지난 8월 임프레스종합연구소는 「전자출판산업 조사 보고서 2020」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자출판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2.9% 증가한 3,473억 엔으로 5년 뒤인 2024년의 시장규모는 2019년의 1.5배에 해당하는 5,669억 엔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모바일(스마트폰, 타블렛) 사용자를 대상으로 전자출판물 이용률(전자잡지 포함)을 조사한 결과, 유료 전자출판물 이용률은 전년 대비 0.2% 증가한 20.0%로 집계됐다. 한편 ‘무료 전자출판물만 이용하고 있다’는 답변은 24.7%로 지난해보다 0.8% 증가했다. 유료 전자출판물 이용률은 전년도에 비해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으며 유료 전자출판물 이용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로 조사됐다. 반면 무료 전자출판물 이용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10대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무료 전자출판물 이용률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유료, 무료를 불문하고 전자출판물을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용하고 있는 전자책 스토어와 애플리케이션을 조사한 결과 ‘Kindle스토어’가 26.2%로 1위를 차지했고, ‘LINE망가’가 25.0%로 2위,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15.1%로 3위, 슈에이샤의 ‘소년 점프 플러스’가 14.4%로 4위, ‘라쿠텐Kobo’가 13.6%로 그 뒤를 이었다.

 

 

 

도서관에서는 전자서적 대출 건수 급증

 

코로나19 확산사태로 도서관에서는 전자서적 대출 실적이 3개월 연속 대폭 증가하고 있다. 2012년부터 전자서적 대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오사카시립중앙도서관의 경우 3월부터 7월까지 전자도서관 액세스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세 배에서 일곱 배로 급증했다고 한다. 전국의 초·중·고가 일제히 휴교에 돌입하고 도서관이 문을 닫은 지난 3월의 대출 건수는 6,696건(전년 동기 2,001건)이었다. 긴급사태 발령이 해제된 후인 6월엔 무려 1만 4,436건(전년 동기 2,044건)을 기록했다. 이렇게 전자서적 대출 이용자 수가 급증한 반면 이 도서관의 전자서적 장서 수는 약 6,200종에 불과해 종이책 장서 수의 227만 권에 비해 한참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사태로 코미케는 취소, 일부 전자서적 스토어에서는 동인지 작품을 전자화하는 사업 전개

 

2020년 5월에 예정되었던 일본 최대 규모의 동인지 즉매회 ‘코믹 마켓’(통칭: 코미케)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상 최초로 취소되었다. 이렇게 동인지 즉매회가 잇달아 취소되자 ‘BookLive!’와 ‘BOOK ☆ WALKER’ 같은 일부 전자서적 스토어에서 작가와 협력하여 동인지 작품이나 개인출판물을 전자화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일본 전자코믹 어플리케이션 시장에서 1위를 다퉈

 

글로벌 앱 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7월 카카오의 ‘픽코마’가 지난 7월 네이버의 ‘LINE망가’를 누르고 월간 기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일본 애플리케이션 마켓에서 비게임 부문 통합 매출 1위에 올라섰다. 지난 2016년 4월 출시된 ‘픽코마’는 일본 전자코믹 후발주자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다리면 무료’, ‘회차별 구매’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매년 두 배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LINE망가’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반 동안 1위를 유지하다가 지난 7월 처음으로 ‘픽코마’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최근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사는 일본 현지 업체 인수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6월 국내 웹툰 제작사 와이랩(YLAB)의 일본 지사인 와이랩 재팬(YLAB JAPAN) 지분 25.21%를 32억 원에 사들였고 카카오 역시 같은 달 412억 원에 KODOKAWA의 지분 2.7%를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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