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

Vol.12  2020.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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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리포트
[러시아] 책을 생필품으로…
약 600여명 청원서 총리에게 전달

 

 

 

최미원(KPIPA 수출 코디네이터)

 

2020. 07.


 

 

 

러시아인들의 독서 열기

 

러시아인들은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이곳 모스크바에서 10년째 살면서 지하철에서 책 읽는 러시아인들의 모습은 꽤 익숙한 풍경이다. 특히 디지털 문화가 발달하면서 남녀노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독서하는 모습 또한 코로나 이전에 자주 볼 수 있었다. 러시아는 연간 출판서적수 랭킹에서 세계 5위 안에 들 정도로 대표적인 독서강국이다. 매년 11만~12만권의 책들이 러시아에서 출판되고 있다. 소비에트 시절 이후 지금까지 연간 한 사람이 읽는 독서량은 지금까지 일인당 3권으로 변함없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러시아 문화정책전략은 유럽평균수준인 7권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젊은 세대의 경우 소셜망을 통해 꾸준히 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러시아는 닫는 서점보다 개장하는 서점 수가 더 많으며 온라인 거래 매출은 전체 매출의 35%에 그칠 정도로 러시아인들은 시대를 초월해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모스크바의 경우 6월 16일 이후 일부 격리 조치가 해제되면서 서점가도 문을 열고 오프라인 영업에 들어갔다.
(https://iz.ru/993792/aigul-khabibullina/pokrylis-pyliu-kak-koronavirus-otrazilsia-na-knizhnom-biznese-v-rossii)

 

 

 

코로나19가 러시아 출판시장에 끼친 영향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최근 3~4개월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도서 판매량이 60% 줄어들며 출판산업에 경보를 울렸다. 특히 중소규모의 출판기업 2/3가 크게 타격을 받았다. 러시아 출판업은 중소규모 기업이 2/3를 차지하는데, 이들의 경우 단 일주라도 운영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책은 생필품이 아니라서 금융시장 현 상황으로 책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다면 많은 이들에게 종이책은 사치품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종이책은 대중에게 접근할 수 없는 엘리트 계층의 소비 대상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현 상황이 지속되고, 정부 지원이 없다면 도서 기업 60~70%는 2020년 3/4분기 파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출판계, 서점가는 물론 인쇄산업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현재 정기 간행물과 정부 주문 인쇄작업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 책 한 권이 독자의 손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작가·출판사·인쇄소·서점 순환계 모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도서산업연맹과 러시아출판사협회, 독립서적 배급자 협회, 도서산업저널 및 대학서적이 공동으로 도서산업의 상황을 모니터링한 결과, 코로나19 파장으로 2020년 3월 월매출 75%(68억 루블)가 줄었고 본격적으로 격리가 시작된 4월에는 95%까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2020년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예상되는 매출 손실액은 약 270억 루블로 연간 매출의 25% 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2019년 러시아 책시장은 매출 920억 루블이었다. 대형 체인 서점과 출판사들은 가능한 적은 비용으로 비용을 최적화하며 경영전략을 전화하는 반면에 소규모 기업들은 독자들에게 그들을 잊지 말라고 호소하며 책배달 서비스를 통해 꾸준한 독서를 독려하고 있다.

 

러시아 출판계와 서점가가 느끼는 팬데믹의 여파는 체감 수준이다. 최근 몇 주간 러시아에서 종이책의 판매 감소는 아직까지 여러 방향으로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1/3, 다른 지역에서는 2/3로 수요가 감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Read City - Bookworm 소매네트워크연맹 총책임자 미하일 이반쪼프는 우선적으로 신규 매장 개설과 다수 새로운 프로젝트 투자가 중단되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정부와 기업들의 막대한 노력과 투자 덕분에 러시아 전체 3천 개가량 서점 수를 늘일 수 있었다. 향후 수개월 안에 새롭게 2000개 서점을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로 이미 투자처 한곳에서 올해 초 시작된 사업액 지불이 거절됐다.”

 

한편 일부 서점들은 발 빠르게 온라인 판매 및 배송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이전에 자체 온라인 서점이 없던 상점들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k Service)를 통해 도서 판매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것은 사이트를 만드는 것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게 먹힌다. 그러나 온라인 판매는 적은 수입을 가져오므로 일시적으로 유지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온라인 도서 매출은 실제 오프라인 판매로 인한 손실을 보상할 수 없었으며 예상매출의 5%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배송가격이 도서 정가와 같은 경우가 발생했고 여기에 배송서비스 또한 생필품 등 기타 인기상품 주문에 뒤쳐졌다.

 

 

 

출판·서점계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코로나19 이후 러시아 출판·서점계는 최대한 비용을 줄이고 온라인 상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채팅봇을 시작했으며 유명 저자들에게 편집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독자들이 책에 최대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일정기간 북메이트(Bookmate)를 통해 모든 책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이외에도 500루블부터 무료 배달서비스, 책 가격 할인행사를 제공하는 등 고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또 어린이와 학부모를 위한 인터넷 강좌 등이 개설되고 있고 #앉아읽다 해시태그를 걸고 보리스 아쿠닌부터 게오르기 체르단체프까지 유명작가들을 비롯해 저널리스트, 배우, 감독, 예술가 등 저명 인사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을 실시간으로 읽는 온라인 독서 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관련기사가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지에 실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현 상황에 맞추어 신간 출시 계획과 디지털 제품·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올봄 대표 최신작 에두아르드 리모노프 저서 "The Old Man Travels” 작품과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시나리오 ‘추마'가 처음 디지털 형식을 빌어 서점가에 등장했고 이미 무료로 북메이트 구독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몇 주 후면 종이책도 출간될 예정이다. 광고쪽에서는 틈새 시장(웹툰 지원)과 인터넷 채널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격리기간을 물건을 정리하는 등 내부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책시장

 

6월 4일 TASS 통신 보도에 따르면 서적 업계는 2020년에 수요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전통적인 서점은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다수 관계자들은 출판사업 지원과 일자리 유지를 위해 서점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독자들이 ‘온라인’에 준비되어있지 않다면서 종이책을 보존하기 위해 서점을 열고 시장 전체를 안정화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종이책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러시아 책시장은 전망했다. 타브리체스카야 아카데미(크림반도) 슬라브 언어학부·저널리즘 나탈리야 야블로놉스카야 교수는 사람들은 ‘직접 책을 고르고 구입하는 과정을 즐긴다’면서 팬데믹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오프라인 여타 미디어와 달리 종이책 읽기의 편리함을 주장하는 독자층은 여전히 넓고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또 전염병이 사그라들면 관련 서적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지만 다큐멘터리 기반의 서적들과 논픽션 서적들은 여전히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야블로놉스카야 교수는 설명했다.

 

‘북웜(Bookworm)’ 네트워크 레핀 대표는 유럽 러시아 북부 지역(북서 연방관구)에 총 140개 이상 서점 모두를 유지시킬 계획이라면서 대출 혜택과 보조금 지원을 통해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전염병 이후 책산업은 제자리를 찾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비즈니스 서적 선호도도 바뀔 것이다. 코로나 이후 맞게될 새로운 세상에서 비즈니스 현실을 고려한 책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염병이 끝나도 많은 서적들이 온라인으로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출판될 것이며 특히 전자책과 오디오북 분야 성장세가 책시장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과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국가 지원정책이 긴요하다.

 

 

 

국가 지원정책 요원, 책을 생필품으로… 약 600여명 청원서 총리에게 전달

 

러시아도서산업연맹과 러시아출판사협회, 독립서적 배급자 협회는 공동으로 코로나19관련 지원책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청원서 주요내용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받은 산업 종목에 책 산업을 포함시킬 것과 식료품점과 약국처럼 책도 생필품 거래 종목에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코로나 이후 러시아 출판사업은 종이, 디지털 모두 정부의 지원정책이 요원한 상황이다. 출판, 서적 관계자들은 서점과 출판사에 대한 세금 임시 면제, 종이 수입에 대한 관세 특혜, 종이 가격 고정, 전자책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면을 주요 지원 대책으로 꼽았다. 이밖에 인터넷 서비스 종목으로 전자 및 오디오 북 제작 및 배포 서비스 지원 등을 열거했으며 특히 아동 도서의 경우 가격 유지를 위해 수입 종이 관세 특혜를 강조했고 전자책의 경우 현 부과세 20% 대신 10%대로 세금을 낮추게 되면 책의 평균가와 러시아 독자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지원 요청 목록
  • 1) 부가가치세 면제
    2) 2020년 말까지 임대비 보상
    3) 2022년까지 서적 거래용 UTII 확장·연장
    4) 무이자 대출 허가
    5) 우체국 배송 특별세 적용
    6) 도서관 예산 재편성해 독립 서점과 출판사로부터 직접 도서 구매
    7) 온라인 서점사이트 개설, 통합된 인터넷 거래·프로모션 국가시스템 정립
    8) 도서사업 소셜 광고용 공간·방송 할당

 

 

지원 요청 목록이 첨부된 공식 청원서가 미슈스틴 총리에게 전달됐고 이후 벨로우소프 총리 대행에게 전달되었다. 이 청원서에 약 600여명의 작가, 출판사 대표, 도서배급자, 도서관 관계자,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했다. 이중에는 현재 러시아 유명작가 빅토르 펠레빈, 다리야 돈쪼바, 자하르 프릴레핀, 야나 바그네르, 디나 루비나, 가젤 야히나,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보리스 그라쳅스키를 비롯해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영화 제작자, 어린이 영화잡지 예술감독, 러시아 대형출판사, 지역 출판사 및 서점가 톱 매니저들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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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리포트]에서는 미국ㆍ유럽ㆍ아시아 등 9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PIPA 수출 코디네이터’들이 현지 출판시장 정보를 매월 정기적으로 수집하여 전합니다. 보다 더 자세한 리포트는 ‘출판수출지원-글로벌수출동향’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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