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

Vol.10  2020.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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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리포트
[프랑스] 락다운 이후 오디오북의 급부상

 

 

 

강미란(KPIPA 수출 코디네이터)

 

2020. 05.


 

 

 

2020년 4월 프랑스 출판 시장 현황

 

프랑스는 현재 COVID-19로 인해 전국에서 자가 격리가 시작되었고 락다운 지침으로 교육, 경제가 멈춰있는 상황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출판 시장에 역시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4월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 및 락다운으로 인한 시장 변동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프랑스 일간지 ‘에코’에 발표된 시장조사연구단인 GFK France 보고에 따르면 락다운이 시작된 3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 책 판매량이 59%가량 감소했다고 한다. 서점은 문을 닫았지만 대형 마트, 담배/복권/잡지 등을 판매하는 특수 가게 및 인터넷 서점 등을 통해 그나마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COVID-19 사태에 따른 영향은 도서 분야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COVID-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분야는 여행 관련 서적이며, 전년 대비 97%의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한국 등 해외에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올해 초(1, 2월) 판매량이 이미 16% 정도 감소된 여행 관련 서적은 3월 16일 프랑스 전국 격리 상황 이후 폭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행 서적만큼이나 판매량이 감소된 분야는 예술 관련 서적(-9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락다운과 함께 전국 박물관 및 미술관 폐쇄, 각종 갤러리와 전시회 취소로 인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예술 관련서뿐만 아니라 인문/역사(-84%), 백과사전(-80%), 레저/활용서(-76%) 등도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였다. 올해 초 11% 정도의 판매율 증가를 기록한 방드데시네(유럽식 만화)는 락다운 이후 판매량이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설의 경우, COVID-19 사태 이전에 이미 4% 정도 판매량이 감소했었는데, 락다운 이후 -59%로 하락했다.

 

이와는 반대로 교육 분야, 교과서, 아동 도서 등은 판매량이 증가했다. 초중고 및 대학교 휴교령에 따라 각 학교에서는 인터넷 강의를 시작하였고, 그 영향으로 이미 1, 2월부터 판매량이 증가하기 시작한 과외 교과목 관련 도서는 락다운 이후에도 21%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문 교과서 및 아동 도서는 판매량이 12% 증가했다.

 

 

 

오디오북 판매량 상승

 

3월 16일부터 시작된 락다운 이후 전자책 판매량 상승과 더불어 오디오북 역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프랑스에서의 오디오북 시장은 그리 발달한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서적 관련 전문 잡지 ‘리브르엡도’에 따르면 락다운 이후 오디오북 판매량이 50% 정도 증가했고, 월 정액제 회원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대형 출판 그룹 갈리마르 소유의 오디오북 플랫폼인 ‘플레모와 아소시에(Flémeaux et associés)’, ‘데 팜(Des Femmes)’, ‘드 비브 브와(De vive voix)’의 판매량은 약 두 배 가량 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아동 도서 오디오북의 다운로드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갈리마르 그룹의 디지털 사업부장인 에릭 마르보는 성인 서적에 비해 아동 서적 디지털 작업이 더 수월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4월 중순 현재 갈리마르 그룹의 오디오북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책은 20세기 고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갈리마르 그룹에서는 전국 서점이 문을 닫음으로 인해 신간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고, 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간 오디오북 제작과 홍보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많은 독자들이 평소보다 비교적 시간이 많아진 자가 격리 기간을 활용해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거나 양이 많거나, 혹은 읽기가 다소 어려웠던 고전 오디오북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부터 외출을 할 수 없는 국민들을 위해 ‘다르고(Dargaud)’, ‘라조(Rageot)’ 등 몇몇 출판사에서는 전자책을 무료로 배포하거나 가격 할인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갈리마르 계열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오디오북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 대한 홍보 및 COVID-19 사태에 따른 공익 활동의 일환으로 가격 할인 이벤트를 마련하였다. 그 결과 오디오북 분야 베스트셀러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조지 오웰의 『1984』, R.R. 마틴의 『왕좌의 게임』 순으로 나타났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이미 다운로드가 5,000건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무래도 페스트가 창궐한 알제리 오란 시민의 일상을 다룬 책이다 보니 현재 COVID-19 사태에 따른 생활의 변화와 연관성이 많아 카뮈의 책에 관심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또 다른 대형 출판 유통 회사인 아쉐트 그룹의 계열사 ‘오디오리브(Audiolib)’의 보고에 따르면 락다운 이후 오디오북 판매량이 50%가량 증가했으며, 사이트 방문자 수 역시 두 배가 늘었다고 한다. 락다운 이후 오디오북 제작을 전면 중단하긴 했으나 ‘오디오리브’에서는 음원 무료 다운로드 사이트인 ‘사운드 클라우드’는 물론이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 서비스를 통해 6권의 오디오북을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지난 한 달간 ‘오디오리브’ 플랫폼의 베스트셀러로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제외하고도 『안나 프랑크의 일기』, 종이책 분야에서도 베스트셀러로 꼽혔던 피에르 르메트르의 『고통의 거울(Mirorir de nos peines)』이 눈에 띈다. 뿐만 아니라 명상에 관련된 책과 가이드 명상 오디오북의 판매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종이책 분야에서는 명상이나 웰빙에 관련된 책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이 사실이나, 요즘처럼 자가 격리 및 외출 자제령에 의해 사회생활에 제한을 받고, 고립된 시간이 많아지는 기간에 스트레스나 불안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명상에 관련된 서적이 더 관심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계열사인 ‘오디블 프랑스(Audible France)’ 지사장인 콘스탄즈 스티풀라는 서적 전문잡지 ‘리브르엡도’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독자들의 오디오북 사용 행태를 분석하였다. 스티풀라에 따르면 예전에는 휴가 중이나, 자동차나 대중교통 등을 이용한 이동 중에 오디오북을 주로 들었다면, 자가 격리가 시작된 이후에는 청소, 요리 등 일상적인 집안일을 하면서 오디오북을 듣는 독자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렇게 오디오북을 듣는 독자들이 증가하면서 당연히 판매량 역시 함께 증가하였고, ‘오디블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역시 카뮈의 『페스트』, 그리고 각종 명상 관련 오디오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릴러/추리 장르의 오디오북도 베스트셀러 중 하나이며 특히 프랑크 틸리에의 『판데미아』가 눈에 띈다. 이 역시 카뮈의 『페스트』와 마찬가지로 전염병이 창궐한 일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데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

 

오디오북 다운로드 증가 추세는 성인 도서뿐만 아니라 아동 도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아동 분야에서는 『마틸다』와 『찰리와 초콜렛 공장』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아동용 오디오북 판매 증가는 자가 격리와 함께 시작되었고, 이 추세에 힘입어 아동/청소년 도서 전문 출판사인 ‘에콜 데 르와지르(Ecole des Loisirs)’에서는 6-10세를 겨냥한 30여 권의 오디오북 다운로드 가격을 절반으로 낮췄고, 이에 4월 현재 판매량이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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