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

Vol.20  202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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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리포트
[독일] 전자도서관 ‘온라이에(Onleihe)’
도서 구매력 감소시켜

 

 

 

박소진(KPIPA 수출 코디네이터)

 

2021. 4.


 

독일 전자책 시장 동향

 

지난 3월 발표된 독일의 전자책 관련 통계 자료들을 살펴보면, 2019년 출판계 전체 이익 중 5.0%를 기록했던 전자책 분야의 순수익이 2020년도에는 5.9%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16.2%의 성장세를 보였다. 팬데믹 덕분에 전년보다 340만 권이 더 판매되어 총 3,580만 부가 판매되었다. 권당 가격 또한 전년도보다 4.9% 상승한 6.63유로(한화 약 8,9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로 매출 및 수익 현황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2분기와 3분기에만 전자책 분야의 수익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수익은 2분기에는 32.4%, 3분기에는 27.2% 상승했지만, 1분기에는 전년도와 비교하여 거의 변동이 없는 0.5% 선이었으며, 4분기에는 오히려 10.8% 감소했다. 봉쇄 조치 및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본격적으로 실행된 2020년 봄 이후로 전자책 구매가 일시적으로 매우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종이책 독자들도 전자책을 구매했다.

 

하지만 전자책 구매가 지속적으로 늘지 않고, 살짝 감소했다가 4분기에 오히려 완전히 줄어든 이유는 전자책을 (거의)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전자 도서관 ‘온라이에(Onleihe)’의 전자책 대여 서비스를 발견한 독자의 수가 그만큼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도서관을 통한 전자책 대여율은 17.7% 증가했고, 총 3천만 권이 추가로 대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자책 대여자 수의 증가 폭은 전자책 구매자 수의 증가 폭에 비해 여섯 배가 높았으며, 도서관에서 전자책을 대여하는 많은 독자가 더는 책을 (거의) 구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연말 및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추세도 4분기 흐름에 영향을 주었다.

 

분기별 매출 및 수익 현황


출처: GfK Consumer Panel Media*Scope Buch, Der Börsenverein des Deutschen Buchhandels

 

이어, 전자책 구매자 수는 전년도에 비해 3.3%, 즉 12만 명 증가한 380만 명이었는데, 이는 독일 인구의 5.6%를 차지한다. 독자당 구매 권수 또한 7.2% 증가한 9.6권이었으며, 인당 지출 금액 또한 12.5% 증가해 63.35유로(한화 약 85,000원)로 나타났다. 독자 수 및 독자당 구매 권수의 증가는 더욱 다양한 전자책이 출간된 점에도 기인한다. 한편, 전자책과 종이책을 함께 구매하는 독자 수와 관련해,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전체 전자책 구매자 중 61%가 전자책과 종이책을, 나머지 39%는 오로지 전자책만을 구매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두 형태를 모두 구매하는 ‘복합 구매자’의 비율이 61%에서 67%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전자책 구매자의 2/3가 더 많은 종이책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매출 현황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문학 분야가 85.6%를 차지했는데, 전년도에는 82.9%를 기록했던 매출이 2.7%p 상승함으로 전체 전자책 매출의 상승을 끌어냈다. 문학 분야의 자체 수익은 20% 증가했다. 아동 및 청소년 분야의 수익은 전년도 대비 17.9% 늘었지만 분야별 수익 비율은 전년도와 동일하게 4.6%로 집계되었다. 이어서 자기계발서는 6.0%, 실용서는 3.1%, 여행서는 0.7%를 차지했다.

 

본 통계는 GfK 소비자 패널 미디어 스코프 도서(Consumer Panel Media*Scope Buch)를 통해 수집되었으며, 0.49유로(한화 약 660원) 이상의 유료 전자책만이 설문 대상에 포함되었다. 교과서, 전문 서적, 무료 전자책, 아마존 프라임이나 킨들 언리미티드와 같은 정액제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디지털 미디어 도서관의 이용 실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이들은 누구일까? 디지털 미디어를 대여해주는 공공 도서관인 ‘온라이에(Onleihe)’를 통해 전자책을 대여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전자책 대여자들은 종이책이나 전자책을 구매할까? 공공 디지털 도서관인 ‘온라이에’가 2019년 독일 출판계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 결과, 도서 애호가이자 구매력이 높은 이들의 도서 구매를 축소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전체 인구 중 약 4%, 즉 260만 명이 전자책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를 대여했다. 이 중 전자책 대여자는 190만 명이고, 오디오북 대여자는 80만 명이다.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를 대여하는 이들의 2/3가 50세 미만으로 독서인구 평균 연령보다 젊고, 여성의 비중이 높으며,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중 45%는 온라이에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도서를 적게 구매하거나 아예 구매하지 않았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도서를 구매할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 전자책 등을 대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전체 이용자 중 16%는 온라이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도서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용자들은 현재 온라이에를 통해 제공되는 전자책 종 수에 만족하며, 지난 12개월간 일 인당 14.5권의 전자책을 대여했고, 완독률도 아주 높았다. 이와 비교해, 전체 공공 도서관의 사용자는 전체 인구 중 15%인 천만 명이며, 이들 중 종이책만을 대여하는 이용자는 750만 명, 전자 미디어만을 대여하는 이용자는 90만 명, 종이책과 전자 미디어를 함께 대여하는 이용자는 170만 명이다. 종이책 구매자, 종이책 대여자, 전자책 구매자, 전자책 대여자에 대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종이책 구매자

 

종이책 구매자들의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59%, 남성이 41%를 차지했으며, 수입이 월 3,000유로(한화 약 400만 원) 이상인 독자 비율이 46%, 2,000-2,999유로(한화 약 270-400만 원)는 29%, 1,000-1,999유로(한화 약 140-270만 원)가 20%로, 소득이 높을수록 도서를 구매하는 비율이 높았다. 교육 수준별로 살펴보면 학사 이상 소지자가 32%,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자가 20%, 실업계 고등학교인 레알슐레(Realschule) 졸업자는 35%, 중학교에 해당하는 하웁슐레(Hauptschule) 졸업자는 14%를 차지했다. 가족 구성원 수에 따른 결과는 1인 가구는 23%, 2인은 40%, 3인은 16%, 4인 이상은 21%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5만 명 이하의 인구수를 가진 중소 도시의 거주자가 구매자의 59%를 차지한 반면, 5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대도시의 구매자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종이책 대여자

 

공공 도서관을 통해 미디어를 대여하는 독자의 성향 또한 앞선 종이책 구매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성의 비율이 62%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월 수익이 3,000유로(한화 약 400만 원) 이상인 독자 비율이 51%를 이루었다. 교육 수준별, 거주 도시의 규모별 등 다른 카테고리의 결과는 대동소이하나, 가구 구성원 수에 따른 비율만 차이를 보였는데, 1인 가구가 16%, 2인은 28%, 3인은 20%, 4인 이상은 36%로, 3인 이상이 함께 사는 가구 구성원이 종이책 대여자의 56%를 차지했다.

 

전자책 구매자

 

전자책을 구매하는 이들의 성향 또한 위의 두 그룹의 프로필과 거의 동일하며, 가구 구성원 수에 따른 비율만 다른 양상을 보였다. 2인 가구가 전자책 구매자의 42%를 차지하며, 다른 세 그룹은 20% 안팎의 유사한 구성 비율을 보였다.

 

전자책 대여자

 

전자 도서관 ‘온라이에(Onleihe)’를 통해 미디어를 대여하는 독자는 2/3가 50세 이하이며, 여성이 60%, 남성이 40%였다. 이들의 프로필 또한 위의 세 그룹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오로지 4인 이상으로 구성된 가구가 전체의 34%를 차지한 점에서만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

 

종합하자면 온·오프라인 도서관 이용자는 여성의 비율이 높고, 연령층이 낮은 편이며,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적 및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이다. 덧붙여, 연령별로 구분하면 11~16세 이용자가 가장 많았는데, 이 연령대의 전체 인구 중 37%가 도서관을 통해 도서 및 미디어를 대여했고, 이들 중 7%가 온라이에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구당 구성원 수가 많을수록 미디어 대여 비율이 높았다.

 

미디어 대여 패턴

 

디지털 미디어를 대여하는 이들 중 73%가 지난 1년간 최소 한 권의 전자책을 대여했고, 전자책을 제외한 다른 미디어만 대여한 이는 전체 사용자 중 약 25%를 차지했다. 그리고 (CD로 제작된 오디오북이 아닌) 디지털 오디오북 대여는 전체 대여 중 28%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비(非) 디지털 미디어를 대여한 이들 중 93%는 지난 12개월 동안 최소 한 권의 종이책을 대여했고, DVD나 음악 CD는 전체 비 디지털 대여의 1/3을 차지했다.

 

위의 두 그룹의 대여 패턴을 비교해 보면, 종이책 대여자는 12개월 동안 평균적으로 20권을 빌린 데에 반해 전자책 독자는 14.5권을 대여했다. 하지만 온라이에 사용자의 17%가 매주 한 권의 도서를 대여하는 데에 비해, 종이책 대여자는 매주 9%만을 대여했다. 종이책을 대여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이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서관 방문 시 여러 권을 빌리는 이용객이 많아 이러한 수치가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두 그룹 모두 60%가량의 사용자들이 적어도 월 1회 미디어를 대여했다. 장르별로 살펴보면 비 디지털 및 디지털 미디어 중 가장 많이 대여된 장르는 범죄소설, 스릴러, 희곡 분야가 압도적이었으며, ‘복합 대여자’의 경우 특히 (디지털) 여행서와 (비 디지털) 아동 및 청소년 도서를 다른 그룹보다 자주 대여했다. 또한 이용자들은 대여한 거의 모든 종이책 및 전자책을 완독했다.

 

미디어 대여자의 도서 구매 패턴

 

구매자와 대여자의 도서 구매율을 살펴보면, 종이책 구매자는 평균적으로 연 열한 권의 종이책을 구매하며, 종이책 대여자는 열두 권, 온라이에 이용자들의 60%는 열세 권의 종이책을 구매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종이책 및 전자책을 구매하는 이들은 ‘복합 대여자’ 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잡지 및 신문 대여는 대여자의 미디어 구매 패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온라이에 이용자 중 80%는 읽고자 하는 도서를 구매하는 대신 대여해 읽고 있으며, 24%는 비용 때문에 온라이에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본 통계 수치는 GfK 소비자 패널 미디어 스코프 도서(Consumer Panel Media*Scope Buch)를 통해 수집되었으며, 10세 이상의 인구 중 16,54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되었다.

 

 

온라이에, 출판사·저자에게 더 공정한 보수를 지불해야 할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디지털 도서관은 도서 구매력이 높은 이들의 도서 및 미디어 구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공공 도서관을 통한 전자책 대여에 대해 정치적 담론을 이끌어 냈는데, 이에 대해 ‘독일 출판업자 서점가 협회’의 출판인 위원회 회장인 나디아 크나이슬러(Nadja Kneissler)는 공공 도서관에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폭넓은 범위의 전자책을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공정한 저작권 계약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에, 모든 이해당사자에게 공정한 조건을 제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현재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 온라이에 서비스는 각 출판사와의 저작권 협의로 제공된다. 온라이에가 출판사, 저자, 번역가에게 지불하는 비용은 서점이 지불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경미한 수준이다. 베스트셀러의 경우 저작권자와 출판사에 보상되는 비용은 전자책 판매가의 3%에 불과하다. 전자책이 33번 대출되어야 전자책 한 권이 판매되었을 때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출간 직후 수개월 동안 도서 및 미디어의 가장 많은 판매·대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온라이에가 신간을 제공하는 시점은 신간 출간 시점보다 수개월 후가 되어야 저작권자들이 입는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즉 전자책과 종이책의 출간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전자책 (무료) 대여는 출판사, 저자, 번역가, 서점의 수익 손실을 일으키기 때문에 신간 출간 시 (디지털) 도서 대여를 몇 달 후에 시작한다는 것은 출판사 및 저자들에게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에 대해 ‘독일 저자 협회(Der Verband deutscher Schriftstellerinnen und Schriftsteller)’ 회장인 레나 팔켄하겐(Lena Falkenhagen)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공공 도서관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어린이 및 청소년의 독서 증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 도서관은 이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목적을 전자 도서를 통해 이루기 위해서는 디지털 독서를 권장하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때, 더 많은 도서를 제공한다는 목적하에 작가들의 권리가 특히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높은 교육 수준을 지닌 이들에 의해 침해된다는 현실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처럼, 출판사들이나 플랫 레이트, 스트리밍 및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국가의 경제적 지원 아래에 운영되는 공공 도서관과 경쟁하고 있다. 앞으로 어떠한 변화가 이루어질지 지켜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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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리포트]에서는 미국·유럽·아시아·중남미 등 13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KPIPA 수출 코디네이터’가 현지 출판 시장 정보를 매월 정기적으로 수집하여 전합니다. 보다 더 자세한 리포트는 ‘출판수출지원-글로벌수출동향’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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