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 리포트
미국 뉴욕

안성학(KPIPA 수출 코디네이터)

2020. 03.

2020년 1월 도서 판매량은 2019년 1월보다 약 5%의 증가세를 보였다. 픽션 부문에서는 지닌 커민스(Jeanine Cummins)의 《American Dirt》와 들리아 오언스(Delia Owens)의 《Crawdads Sing》이 순위를 이끌었다.

논픽션 부문에서는 퓰리처상 수상자인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기자 캐롤 리닉(Carol Leonnig)과 백악관 국장 필립 러커(Philip Rucker)가 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대통령직에 대한 내부 리포트 《A Very Stable Genius》가 화제를 끌며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링 리포터 피터 쉬바이저(Peter Schweizer)의 《Profiles in Corruption》이 출간 즉시 순위에 올랐다. 헬리콥터 추락으로 사망한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의 《The Mamba Mentality》도 순위에 올랐다.

아동 부문에서는 데이브 필키(Dav Pilkey)의 《Fetch-22 (Dog Man # 8)》와 제프 키니(Jeff Kinney)의 Wimpy Kid 시리즈인 《Wrecking Bal》이 순위에 올랐다.

아마존 순위는 종이책과 이북, 오디오북, 월정액 구독 서비스인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를 모두 포함하는 관계로 구독 서비스의 도서들이 상위 10위 안에 상당수 들어 있다.

이달의 출판계 이슈

여전히 백인 위주인 미국 출판 업계

미국 뉴욕 소재 리앤로 북스(Lee&Low Books)가 지난해 출판계 종사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의하면, 설문 응답자 중 76%가 자신이 백인이라고 응답했다. 이 출판사가 지난 2015년에 실시한 같은 설문조사에서 79%가 백인이었던 것에 비하면 지난 4년간 백인 응답자 수가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조사는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이 3%의 백인 감소가 실제로 비백인의 3% 증가로 이어진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최근 몇 년 전부터 미국 출판계에서 불고 있는 아시아계 작가들과 남미 작가들의 출판러시에 비하면 여전히 미국 출판업계는 백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영진 구성에서는 2015년도 조사 때 86%에서, 78%로 백인 비율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들어 미국 대형 출판사에서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와 남미계 출판인들이 경영진으로 많이 진출하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출판업계에 장애인 비중(11%)이 다른 업계에 비해 높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디자인과 편집 등 출판 관련 업무들이 재택근무가 가능해서인 것으로 판단된다.

오디오북과 이북의 경계는 무엇인가? 오더블의 새로운 시도, 캡션(Captions)

세계 최대 디지털 다운로드 오디오북 회사이며 아마존의 자회사인 오더블(Audible)은 지난 7월 캡션(Captions)이라는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 2012년 아마존이 소개한 ‘위스퍼싱크 포 보이스(Whispersync for Voice)’의 바탕이 된 오더블의 ‘이머전 리딩(Immersion Reading)’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이다.

아마존의 ‘위스퍼싱크 포 보이스’는 오더블의 오디오북과 킨들의 이북을 싱크시키는 기술로, 독자가 오디오북과 이북을 오가며 자유자재로 전환해 읽거나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TV, 영화, 게임, SNS 등 너무나 다양한 오락 수단으로 인해 실제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드는 지금, 독자들이 눈을 이용해 영화를 보거나 SNS를 할 수 없는 시간에 짬을 내 독서를 하게 해주는 오디오북은 출판 시장의 새로운 독서의 대체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통 때는 이북을 읽다가도 운전이나 운동을 하면서 책을 계속 읽고 싶으면 오디오북이 현재 읽던 부분을 자동으로 인지해 계속 이어서 읽어준다. 이런 까닭에 이북과 오디오북을 하나의 통합된 책으로 연결해주는 이 상품을 이용하는 독자들은 항상 책을 접하게 되어 오디오북이나 이북을 따로 이용하는 독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책을 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더블의 ‘이머전 리딩’은 필자가 오더블에 근무 시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상품화했던 프로젝트이기도 한데, 독자들은 오디오북을 들으며 이북을 읽을 수 있다. 이때 현재 오디오북이 읽는 부분이 이북에 하이라이트로 나타나 글을 따라가며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

오더블은 이 기술을 활용해 TV나 영화에서 음성을 캡션으로 보여주거나, 음악 앱에서 노래가 나올 때 그 부분의 노래 가사를 보여주는 것처럼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독자들이 오디오의 내용을 캡션의 형태로 읽을 수 있게 했다.

이미 많은 이북리더가 텍스트를 오디오로 전환해주는 TTS(Test to Speech) 기술을 활용해 이북을 오디오로 읽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도는 그 반대의 형태인 것이다.

오더블의 이 시도에 미국의 빅5 출판사를 비롯한 여러 출판사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고, 마침내 1월에 오더블은 미국 출판사 협회(AAP Association of American Publishers) 회원사들의 도서를 사전 허락 없이 캡션(Captions)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데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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