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49  2023. 11.

게시물 상세

 

[2023 제3회 열린 포럼]
독서는 문화국가의 경쟁력이다

 

 

 

〈출판N〉 편집부

 

2023. 11.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10월 6일 서울 마포구 소재의 창비 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독서는 문화국가의 경쟁력이다”를 주제로 ‘2023 제3회 열린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책이 있는 환경이 주는 영향을 탐색하고, 책 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정책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회는 지식큐레이터 전병근이 맡았으며, 본격적인 포럼을 시작하기에 앞서 김준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의 개회사가 있었다. 기조강연에는 김누리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거대위기 시대, 대한민국 대전환과 독서문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제자로 나선 한국콜마 송재하 과장은 ‘책 읽는 문화, 독서력이 경쟁력이다’를 주제로, 의정부시 도서관과 박영애 과장은 ‘도서관, 트렌드를 넘어 다시 본질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사회를 맡은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사회를 맡은 전병근 지식큐레이터

 

 

기조강연. 거대위기 시대, 대한민국 대전환과 독서문화

 

김누리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기조강연을 맡은 김누리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기조강연을 맡은 김누리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기조강연을 맡은 김누리 교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거대위기에 처한 시대’라는 것에 모두들 공감할 것이라는 말로 포문을 열고, “현재 살고 있는 인류가 최후의 인류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지 오래됐다.”라고 말하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어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인 ‘거대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경쟁력이 아니라 성찰능력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성찰능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인류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성찰능력은 당연히 독서를 통해서 얻을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에게 독서능력이라는 것은 더 이상 교양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에게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거대위기와 독서의 중요성을 연결시켜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니코 페이크(Niko Paech)가 쓴 독일의 베스트셀러 『풍요로부터의 해방(Befreiung vom Überfluß)』(2012)을 예로 들며 인류가 자본주의 이래로 쌓아놓은 풍요로부터 작별하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류가 풍요로부터 해방될 능력이 있으면 살아남고 없으면 몰락할 거라며, 빈곤으로부터의 해방보다 풍요로부터의 해방이 더 어렵다고도 말했다.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은 육체적인 노고를 필요로 하지만 풍요로부터의 해방은 정신적 성찰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독서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으며, 독서를 통해 성찰하고 인류가 완전히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한 개인이 살아가는 데 있어 독서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한 인간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평생 동안 곁에서 경험한 일종의 목격자였다고 고백한 김누리 교수는, 『나누어진 하늘(Der geteilte Himmel)』(1963)의 작가이자 노벨상을 받은 독일의 크리스타 볼프(Christa Wolf)가 “내가 읽은 것이 나다.”라고 한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한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그가 읽은 책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독서가 중요함에도 한국인들은 책을 너무 읽지 않아 글을 읽을 줄은 알지만 독서하지 않는 ‘실제 문맹률’이 높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한국인은 주요 국가 중에서도 가장 독서하지 않는다며, 일상에서 이동하거나 휴가를 보낼 때조차도 독서가 몸에 밴 독일의 경우와 비교하기도 했다. 다독하는 독일인, 이것이 독일사회를 성숙한 민주사회로 만든 토대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와 경제성장 면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룬 것에 반해 너무나 불행한 한국사회의 문제를 여기서 찾았다. 또 불평등이 심각하고 개인, 사회, 빈부, 세대, 남녀, 이념, 정치 등에서 극한 갈등을 보이고 있는 한국사회는 심연을 잃었다고 일갈했다. 심연이 없다는 것은 자기 내면에 우물이 없다는 의미로, 내면에 우물이 있어야 정체성이 자란다며 독서를 통해 심연의 결여를 회복해야 한국사회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앞에 놓인 생태적, 국제정치적, 사회적, 교육적 파국이라는 네 가지 큰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의 시대를 넘어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짚은 김누리 교수는 생태국가, 평화체제, 복지국가, 교양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성찰능력 복원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찰능력을 복원하지 않으면 한국사회의 대전환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한 핵심은 바로 독서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며 김누리 교수는 기조강연을 맺었다.

 

발제 1. 책 읽는 문화, 독서력이 경쟁력이다

 

송재하 한국콜마 인사팀 과장

 

첫 발제를 맡은 한국콜마의 송재하 과장

첫 발제를 맡은 한국콜마의 송재하 과장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송재하 과장은 소속 기업이 지난해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사업’에서 대상을 수상한 덕분에 이번 포럼에 초청받았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독서경영 우수기업 인증사업은 2014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직장 내 독서문화를 확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직장 내 독서경영 사례에 대해 발표한 송재하 과장은 한국콜마가 전 세계 화장품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 독서를 독려하는 문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독서를 통해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전략을 세워 ‘KBS(Kolmar Book School)’라는 학습적 측면과 ‘KBL(Kolmar Book Leader)’이라는 문화적 측면을 꾸준히 이어왔는데, 이것이 기업의 성장 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콜마는 기업의 핵심가치에 독서를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독서학점제, 독서감상문 시상, 독서 리더 그룹과 독서 토론, 임원/리더 필독서 등을 운영하면서 조직에 독서문화가 튼튼히 뿌리내려졌다. 2021년부터는 독서경영 생태계도 구축해 전자도서관 도입, 도서 연계 온라인 학습 강화, 임원 독서감상문 필수 지정, KBL 인센티브 확대, 독서문화 홍보 강화를 시행하고 있다.

 

송재하 과장은 독서경영 발전과 함께 회사도 고공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내에 북카페를 배치해 사내에 6천 권의 책이 소장되어 있고, 모든 조직원들이 매년 6권의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제출해야 할 정도로 독서문화를 인사제도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모임과 독서기증 문화도 정착시켜 경조사에 책을 기증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독서 독려 이벤트를 운영하는가 하면 독서감상문을 통해 연간 총 12명을 시상하는 한국콜마는 독서를 통해 도출된 아이디어를 경영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책에서 인사이트를 얻는 한국콜마가 사내를 넘어 지역사회에까지 도서 기부 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도 소개했다.

 

향후에도 한국콜마는 독서경영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점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지식경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구성원이 주도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살아있는 독서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는 점도 밝혔다. 송재하 과장은 “책과 독서는 사람의 삶 그리고 조직을 크게 변화시킬 힘이 있고, 이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다.”라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발제 2. 도서관, 트렌드를 넘어 다시 본질로

 

박영애 의정부시 도서관과 과장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의정부시 도서관과 박영애 과장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의정부시 도서관과 박영애 과장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영애 과장은 다년간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지난해 해외 도서관을 돌아보면서 스스로에게 던진 고민과 화두인 ‘트렌드를 넘어 다시 본질로’를 주제로 정했다. 박영애 과장은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인티N, 2023)라는 책과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그림을 예로 들면서 내면과 본질이 같다는 것을 언급했다. 이어 “20년간 매년 해외도서관에 다녀오는데 지난해 네덜란드 도서관과 올해 초 일본 도서관을 다녀오면서 도서관 공간에서 그동안 놓치고 있던 것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저는 그것을 도서관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주제에 대해 다시 짚었다.

 

사전질문을 받고 관련된 내용을 발표에서 다루고자 했다는 박영애 과장은, 질문들의 주요 키워드가 ‘도서관의 역할’ 그리고 ‘도서관의 본질’과 연결고리를 가진 것이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도서관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지역사회, 도서관의 기능, 도서관의 의미, 4차 산업, 책 없는 도서관의 등장, 책 읽는 사회, 독서의 방향성, 본질을 잃지 않는 도서관의 역할 등이 있었다. 도서관의 본질과 연결된 것은 본질을 잃지 않는 도서관, 본질로 돌아가는 길, 본질과 트렌드가 공존하는 방법 등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며 발표를 통해 함께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도서관의 트렌드에는 AI, 로봇 그리고 가장 큰 이슈로 챗GPT(ChatGPT) 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00년대부터는 도서관에 다양한 이슈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국가정보화사업의 일환으로 공공도서관정보화사업이 추진되면서 도서관에서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을 언급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자료실이 만들어지면서 도서관은 정보센터로서의 역할을 시작했고, 평생학습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하면서 문화교실도 만들어졌다. 2010년부터는 도서관이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부여받으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으며, 주민들에게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까지 갖추며 역할 변화와 함께 도서관에 다양한 공간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4차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른 2016년 이후의 국내 도서관 트렌드와 관련해서는 부산대학교 이수상 교수의 말과 서혜란 전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이수상 교수는 “4차산업혁명으로 많은 도서관 업무가 소멸 또는 변화하고 정보플랫폼 서비스로 인해 도서관 존립까지 위협받을 것이다. 정보화, 디지털화에 대한 무난한 대응 경험과 자체 빅데이터로 도서관의 특화된 서비스 영역 구축과 감성적인 대인 서비스 증대 등 AI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도서관은 새로운 이미지를 가지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서혜란 전 관장은 “이용자의 기호에 맞는 도서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박영애 과장은 이 두 발언의 공통점을 “도서관이 새로운 역할로 탈바꿈해야 하며, 새로운 정보생산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상응하는 롤모델로는, 첨단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실감 콘텐츠를 제공하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실감서재’와 경남 창원시 창원도서관이 도입한 장서 제공과 안내 도우미 등의 역할을 하는 ‘로봇 사서’를 소개했다. 더불어 가상공간에서 AI가 알고리즘을 반영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례도 소개했다.

 

또 하나의 트렌드로 개방형 공간을 꼽았다. 최근 5년 이내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대규모 도서관이 개관하는데 모두 개방형 공간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변하는 것 속에 변하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도서관의 본질은 무엇일까? 박영애 과장은 도서관에 도서가 없다면 도서관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도서관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도서관에 책이 없다면 여타의 문화센터나 평생교육원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된 좋은 예로 외국의 몇몇 도서관을 소개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틸뷔르흐 시에 있는 로컬도서관은 기관차 정비소를 리모델링해서 만든 곳으로 도서관이 서점의 형태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도서관은 입구에 도서 분실 방지 시설이 있고, 책을 분류해 서가에 꽂아 두는 방식을 취하는 것에 비해 이곳은 서점과 같은 진열 방식으로 책을 배치한다. 덕분에 책이 훨씬 돋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비슷한 예로 도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진열 방식을 택한 네덜란드 알메르 시의 도서관도 언급했다. 또 다른 예로는 일본 이시카와 현에 있는 현립도서관을 소개했다. 도서관이 소멸하는 도시를 살렸다고 평가받는 이 도서관 역시 책이 잘 돋보이게 진열해, 책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이슈가 됐다고 했다.

 

박영애 과장이 현재 근무하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의 도서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의정부시는 음악도서관과 미술도서관을 특화해 운영하고 있다. 그중 2019년 오픈한 미술도서관은 책이 전면에 보이도록 배치하는 등 책이 시민들에게 잘 전달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에 비해 한국의 전체적인 국립도서관 방문객 수는 최근 엔데믹으로 전환되었음에도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방문객 수는 줄었지만 도서의 대출이용률은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박영애 과장은 “도서관 방문은 줄어들지만 도서 이용은 상대적으로 줄지 않은 것을 미루어 보아 도서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 특히 의정부시는 6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는데, 2021년과 2022년을 비교했을 때 방문객 수는 늘어나 지난해에는 120만 명이 넘게 다녀갔다. 책의 이용률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서관의 역할과 본질을 계속해서 이어가야 하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영애 과장은 세계 최초의 공공도서관이자 무료 도서 대출 서비스를 시작한 보스턴 공공도서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스턴 공공도서관은 과거 개관 당시의 도서관 건물과 새로 증설한 도서관 건물 두 개를 모두 운영하고 있는데, 두 도서관 모두 도서관의 역할을 잘 유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공간은 변화했지만 무료 도서 대출 서비스를 도입한 보스턴 공공도서관의 가치는 그대로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도서관의 트렌드와 본질에 대해서 다양한 예를 들어 발표한 박영애 과장은 “앞으로 공공도서관은 변하지 말아야 할 본질과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가치와 역할을 끊임없이 고민해야만 시민의 일상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로 발표를 마쳤다.

 

발표를 마친 후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발표를 마친 후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참여자 질의응답

 

Q. 독서를 통해서 기를 수 있는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송재하  독서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독서를 많이 안 하는 것 같고요. 그런데 우리 삶에 힘이 되는 독서는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발표에서 한국콜마의 경우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독서를 하고, 독서감상문을 쓰고, 토론을 하며 책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 환경이 이루어져 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렇게 체계화될 수 있었던 것은 2006년부터 시작해 벌써 2023년, 거의 20년 가까이 장시간 진행해 얻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주변 환경에서 우리가 책을 더욱 손쉽게 접할 수 있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포함한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이 계속 노출되다 보면 아무래도 눈에 더 들어오고,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Q. 한국에서는 초등학교까지는 독서를 많이 장려하는데 중학교부터는 독서와 멀어지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는 학교에서 독서 교육이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김누리  독일의 구체적인 독서 교육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독일의 교육 환경을 말씀드리며 독서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는 아이들에게 지식이 아닌 생각과 사유를 묻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비판 교육’이라고도 하는데요, 교사의 말을 그대로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늘 비판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이지요. 이처럼 자유로운 사유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교육은 암기 위주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고, 또 역사적으로 억압되었던 비극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터부시되는 것들이 많이 있죠. 그렇기에 독서와도 점점 멀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이러한 터부를 극복할 내적·정신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독서는 사적인 영역이라 강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데, 공적인 동기부여를 통해서도 사적 사유를 충분히 할 수 있는 독서를 할 수 있을까요? 공적 활동으로써 사적인 독서를 자극했던 해외 사례들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송재하  처음에 한국콜마도 독서 경영을 운영하면서 많은 어려움과 혼란이 있었습니다. 직원들에게 강제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하니 좋아할까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자 수 제한을 폐지했습니다. 글자 수 제한이 없으니 간단한 댓글을 달듯 독후감을 쓰다 보니까 그게 재밌는 겁니다. 또 그것을 직원들끼리 서로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거든요. 그러면 그 감상문에 또 댓글을 달고, 서로 공유하면서 직원들이 독서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독서 감상문을 통해 본인들이 인사이트를 얻는 등의 장점이 크다 보니까 자연스레 체계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새로 입사하시는 분들은 처음에는 이해를 못 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독서를 보여 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구나, 독서가 조직을 위한 성장보다 개인의 성장도 시켜주고 그 개인의 성장이 자연스럽게 조직의 성장으로도 이어지는 구나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박영애  저는 해외 도서관 사례를 바탕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들의 구체적인 독서 프로그램을 연구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해외 도서관을 다니면서 느꼈던 건 시민들이 책을 우연히 발견할 수 있도록 책을 진열해놓은 것 자체가 시민들의 흥미를 끌어낸다는 거였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저 역시도 도서관의 외피적인 부분이 아닌 독서문화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즉 책이라는 본질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서의 역할도 시민들이 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민들의 독서 활동을 조금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책을 어떻게 더 돋보이게 할 건지에 대한 노력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제3회 열린 포럼 영상 다시 보기

 

〉〉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제3회 열린 포럼 자료집 바로 가기

〈출판N〉 편집부

 

출판탐구 다른 기사보기 View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