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38  202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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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출판문화산업, 지역에서 미래를 말하다
2022 제3회 열린포럼

 

 

 

〈출판N〉 웹진 제작처 정리

 

2022. 11.


 

지난 10월 20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개최한 ‘2022 제3회 열린 포럼 〈변화하는 출판문화산업, 지역에서 미래를 말하다〉’가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되었다. 지역서점 및 출판을 통한 지역출판문화 활성화 등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된 이번 포럼은 세명대학교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김기태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발제자로는 김영건 동아서점 대표와 김형면 교보문고 유통사업본부장, 권오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예술인지원센터 센터장, 박정현 이지스퍼블리싱 마케팅 팀장이 참석했다. 2022 제3회 열린 포럼은 지난 8월 발표된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의 핵심 슬로건인 ‘모두를 위한 책, 어디에나 있는 책, 미래를 향한 책, 책을 위한 정책 거버넌스’ 중 ‘어디에나 있는 책’과 관련된 전략 수행 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자들의 발표와 더불어 사전 등록한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세명대학교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김기태 교수

 

 

발제 1. 지역문화의 허브로 재탄생하는 지역서점
- 지역서점이 지역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실질적 방안 탐구

 

김영건 동아서점 대표

 

김영건 동아서점 대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동아서점 김영건 대표는 동아서점의 사례를 바탕으로 ‘지역서점이 지역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실질적 방안 탐구’ 주제를 발표하였다. 김영건 대표는 속초라는 지역의 특성을 속초의 현대사와 연관시켜 알아보고, 동아서점이 속초에서 어떻게 문을 열게 되었는지, 또 속초라는 지역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했다. 이어 동아서점이 2015년을 기점으로 진행한 리뉴얼이 지역 문화 발전과 관련하여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속초라는 지역이 한국 전쟁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설명했다. 이북 지역으로 구분됐던 속초를 되찾게 된 후, 수산업 도시로의 발전을 이룬 속초는 생필품과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문구용품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동아문구사가 개점하였고 주로 학용품을 판매하던 동아문구사에서 잡지가 판매되었다는 점에서 동아서점의 첫 시작을 동아문구사로 본다고 말했다. 이후 지역 내 책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서점으로 업종을 변경하며 동아서점이 되었고, 속초 최초의 서점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잡지와 참고서를 주로 펴내던 출판사 ‘학원사’의 대리점을 맡으며 성장한 동아서점은 1대 대표인 김종록 대표의 건강 악화로 인해 2대 대표 김일수 대표가 맡게 되었고, 현재는 3대 김영건 대표에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김영건 대표는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매출이 하락하던 동아서점의 폐업을 고민하다가 2015년 리뉴얼을 결심했다. 리뉴얼을 통해 동아서점은 매장의 크기를 키워 주차장을 확보하였고, 동시에 내부 정리를 진행한 서점은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또 단행본의 비율을 크게 늘려 단행본 중심의 서가를 꾸렸고, 자체 큐레이션을 통해 모든 책을 직접 선별하여 서점 고유의 정체성과 서점이 속한 지역의 특색이 녹아들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다양한 기획 전시를 통해 독자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SNS로 독자들과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서점 운영자의 단행본 저술과 출간, 속초의 콘텐츠를 담은 소품 제작, 지역의 명소를 소개하는 도슨트 역할 등 서점을 매개로 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건 대표는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하며 겪게 된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지역서점을 이어 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해나가는 중이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Q. 지역서점도 사실, ‘지역’만 빼면 그냥 오프라인 서점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럼에도 불두하고, ‘지역서점’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 약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까요?

우선 지역서점의 정의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지역서점이라는 단어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행정구역에 따른 지자체별 인증제도에 따른 지역서점’이라는 정의가 있다. 이는 도서 납품이나 지자체 주도의 행사와 사업을 위해서 필요한 정의이다. 두 번째로는 ‘서울 또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위치한 서점’이라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어떤 지역의 상징, 또는 거점이 되는 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 경우에는 충분한 장서량을 갖추어 시민들의 편의를 제공해야 하고, 역사와 업력이 있어야 하며, 해당 지역민을 위해 문화 활동을 제공해야 한다는 기준들이 갖추어져야 한다.


Q. 지역서점이 지역문화의 허브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여러 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도서관과 비교하여 ‘지역서점’이 어떤 차별화를 가질 수 있을까요?

서점은 누구나 책을 최초로 구입할 수 있는 장소이다. 일반 고객뿐만 아니라 도서관 또한 서점에서 책을 구입한다. 도서관이 책을 구비하는 방식에는 사서의 수서와 이용자들의 희망도서 신청이 있는데, 도서관 장서의 질 향상이 그 지역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드는 공공재로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직접 책을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서점이 각 지역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야 지역 도서관도 건강하게 존속할 수 있다. 또한 도서관은 문화 행사를 진행하는 부분에 있어 많은 시간이 드는 반면, 지역서점은 발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서점이라는 공간이 출판사와 작가, 독자 모두와 대면하고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도서관과 서점이 각자의 장점을 이용한 협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발제 2. 지역서점/출판 지속가능성을 위한 거점 물류 구축
- 지역서점 도서 공급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지역거점 물류체계 구축 방안 제언

 

김형면 교보문고 유통사업본부장

 

김형면 교보문고 유통사업본부장

 

‘지역서점/출판 지속가능성을 위한 거점 물류 구축’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형면 교보문고 유통사업본부장은 서두에 우리나라 국민 전체 독서량이 2015년 기준 0.8권, 2021년 기준 0.4권이라는 데이터를 언급하며 국민들의 독서 저변 확대를 위해 거점 물류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김형면 교보문고 유통사업본부장은 “2021년 대한출판문화협회 출판 시장 통계에 따르면 국내 도서 시장의 규모는 약 4조 3천억 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정식 등록된 출판사가 8만 개, 교보문고와 거래한 출판사가 16,480개, 거래 매입처가 8,334개,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가입된 서점의 수가 2,528개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약 5,000종이 넘는 도서를 37개의 배본사로 가져와 거래를 한다. 택배 약 2,000건, 직거래 약 200건, 수급 약 20건, 지역 총판 300건이 모여 서점 2,528곳에 배본을 하게 된다. 배본사/지역 총판에서 수많은 서점으로 도서를 공급하고, 서점에서는 하루 종일 도서를 받아야 하며, 여러 서점에 각각 배송을 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중복 물류 비용이 발생한다. 또, 배송이 늦거나 배본이 안 되는 서점은 판매 기회 손실이 발생하고 도서 포장 시 종이 패드 및 밴딩 처리로 과도한 쓰레기가 발생하게 된다.”라며 비효율적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통 단계의 최소화, 지역서점에 대한 공급 및 입고의 단일화, 중복 배송 최소화로 총 물류비 절감, 공급 속도 개선, WMS(창고관리시스템), TMS(운송관리시스템), OMS(주문관리시스템) 등과 같은 유통관리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일본과 교보문고의 거점 물류센터의 실제 구축 사례를 발표했다. “일본의 출판 시장 규모는 약 12조 4,000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일판(닛판)과 동판(토한)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약 11만 개의 출판사 중 일판과 동판이 각각 약 3,700개의 출판사와 9,300개의 서점을 관리하고 있다. 일판과 동판은 도서 주문부터 분류, 배송, 반품, 대금 정산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하며 전체 시장의 70~80% 정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주문 후 공급까지 2~3일 정도 소요된다.”라며 일본의 현황을 전했다. 한편 일본의 출판사는 신간을 대량 출고한 후 밀어내기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이는 결국 많은 반품을 야기하게 된다며 문제점을 짚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교보문고의 경우, 거점 물류센터인 ‘제1 물류센터’와 ‘제2 물류센터’를 통해서 8,334개의 매입처와 37개의 배본사에 일괄로 책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제1 물류센터는 일 30만 권, 온라인 발송 처리는 일 6만 권 정도의 입출하를 처리할 수 있고, 제2 물류센터는 온라인 전용으로 일 6만 권, 전체적으로 12만 권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임을 전했다. 세부 구조에 대해서는 “교보문고의 시스템은 최신 SCM과 POS 시스템을 통해 도서 주문, 재고, 매출, 추천도서, 베스트셀러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서점의 특성에 맞게 안전 재고와 적정 재고를 자동으로 산정하여 발주와 재고 관리가 가능하다. 도서 판매로 인해 안전 재고 이하로 떨어진 도서는 자동 발주가 실행된다. 신간은 지역별/분야별 판매 기준에 따라 수요 예측을 통해 서점에 자동으로 분배된다. 배송관리 시스템으로 도서의 배송 진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역거점 물류체계 구축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김형면 본부장은 “39개의 교보문고 점포가 약 1,700개의 지역서점에 서적을 공급하고 있다. 복잡한 유통 단계의 최소화, 중복 도서 운송 물류비 절감, 전국 1일 배송권 실현, 지역서점 도서 입고 단일화, 반품 최소화, 최신 기술 적용 거점 물류센터 구축을 이루기 위해서는 도서의 입출고, 보관, 분류 작업을 통해 빠르게 지역서점에 주문 상품 일체를 공급하는 ‘지역거점 물류체계’가 필요하다.”라고 전하며 이를 위해서는 물류센터를 다섯 개의 권역으로 구분해야 함을 강조했다. 덧붙여 배본사를 통해 각 거점에 도서들을 가져다 놓고 각 거점에서 지역서점으로 배분하는 방식이 도입돼 원활한 물류체계 속에서 국민들의 독서 저변 확대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전했다. 이어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과 함께 책은 누구나, 어느 곳에서나 쉽게 살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Q. 지역서점 도서 공급 물류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개선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국가 또는 관련 단체들의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출판사가 좋은 책을 만들어내고 좋은 정보값을 만들어주면 서점은 큐레이션을 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하도록 가교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역서점에서 쉽게 책을 주문하고 받을 수 있도록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고도화에 힘써야 한다. 또한 정부는 지역서점의 활성화를 위한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Q. 지역서점과 온라인 서점의 공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교보문고는 온오프라인 서점의 시너지를 가장 잘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드림’, ‘바로배송’ 등 온라인에서 책을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형태와 오프라인에서 주문한 책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구조가 특히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실제로 교보문고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북토큰’을 통해 서점에서 책을 보고 구매할 때는 온라인으로 집에서 책을 받아보는 형태의 사업을 진행했었다. 온·오프라인 서점의 공생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

 

발제 3. 지역문화관광 콘텐츠, 지역출판 성장 견인
- 지역문화관광과 지역출판 콘텐츠 연계 방안 제안

 

권오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예술인지원센터 센터장

 

권오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예술인지원센터 센터장

 

권오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예술인지원센터 센터장은 대구의 사례를 들어 ‘지역 문화관광과 지역출판 콘텐츠 연계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먼저 휴양을 위한 자연환경 관광, 문화재와 문화유산 중심의 관광, 도시의 쇼핑과 문화예술 콘텐츠 등을 위한 도시 중심의 관광 등 다양한 형태의 관광을 소개한 뒤 도시 중심의 관광, 그중에서도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권오준 센터장은 도시가 관광으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최소 10가지 이상의 매력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며 도시의 상업적 공간,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MZ세대의 기호와 트렌드를 통해 예술 활동, 독립출판, 독립서점들이 어떻게 기능하며 생존하고 있는지 대구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대구는 최근 온라인 채널 물류 시스템과 배달 서비스가 급성장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위주의 소비활동이 온라인으로 옮겨갔다고 전했다. 소비자의 경험치 상승이 소비 트렌드를 변화시키고 있는 요즘, 문화적 감성과 가치의 유무에 따라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흐름을 보면, 오프라인 활동의 제약으로 온라인 소비가 중장년층까지 확장되었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의 사용 증가에 따라 취미와 취향을 탐색하는 시간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커머스와 배달 서비스의 급속한 성장에서 비롯된 오프라인 공간의 트렌드 변화를 설명했다. 덧붙여 “단순히 먹고 사는 행위 등 소비자의 기능적 편익에 대한 충족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경쟁우위에 있다. 온라인은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온라인과 유사한 편익을 제공하는 전문 소매점은 가장 큰 폭의 점유율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오늘날 오프라인 공간은 기능적 편익을 넘어 공간만이 줄 수 있는 ‘경험적/감각적’ 편익을 제공하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할 정도가 되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2019~2020년 SNS에서 국내 여행지와 상권에 대해 언급된 표현의 내용과 횟수 분석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이 ‘가깝고 편한 곳에서 산책하듯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골목상권의 성장과 연관이 있다고 권오준 센터장은 설명했다. 취향 기반 라이프스타일이 소비 트렌드를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나로서의 나’를 중시하는 소비 특성은 ‘내가 좋아하는 것’, ‘재미있고 새로운 것’,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감성적 소비가 가능한 곳’을 찾아다니게 하고, 콘셉트와 콘텐츠로 개성을 표현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제공하는 공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가치를 제시하는 공간이 각광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한 방문을 결정하는 요인이 변하면서 개성 없는 오프라인 공간이 맞이한 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거에는 지역을 정한 후 그 안에서 공간을 선택했다면, 현재는 공간이 먼저 사람을 끌어들이고 공간에 맞춰 지역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공간이 공급자적인 관점에서 주로 조성이 되었는데, 현재에는 고객가치 중심으로 접근이 되며, ‘어떤 콘셉트와 콘텐츠를 담을 것인가?’,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경험은 무엇인가?’, ‘어떤 형태로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 등이 공간을 조성하는 중요 가치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권오준 센터장은 20, 30대가 찾는 상권 결정 트렌드 세 가지를 1) 이색 가게가 들어올 수 있는 골목인지, 2) 대중교통으로 방문이 용이한지, 3) SNS에 올릴 만한 먹거리 또는 볼거리가 있는지로 정리했다. 그리고 세 가지 요건을 중심으로 대구의 골목상권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구 골목상권 활성화 중장기 사업으로 발표된 3단계 골목상권 지원 계획에 따라, 콘셉트와 콘텐츠가 있는 개성 있는 공간이 모여 골목상권을 만들면 2030세대에게 주목받게 되어 골목상권들이 도시의 매력적인 관광 요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골목상권들이 도시의 매력적인 관광 요소가 된 사례로는 대구 중구의 북성로를 소개했다. 북성로는 지역 예술인들의 공동체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문화예술지원사업, 도시재생사업, 관광활성화사업 등 공적 재원을 활용하여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공간이다. 북성로는 일제 강점기에 걸출한 예술인이 배출되기도 했고 근대 예술의 중심지였으며, 광복 이후 공구 철물 거리가 자연 조성되며 장인과 기술자들이 줄줄이 모이게 된 거리였다. 이후 2010년 전후 방천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청년예술가들의 상당수가 북성로로 활동 지역을 옮기게 되었고, 예술인들이 협동조합·사회적기업의 형태로 문화공간을 조성하며 자생력을 높여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에는 공구 거리에 빈티지 감성의 힙한 공간들이 늘어나 힙스터족의 성지로 변신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북성로의 상권을 소개했다. 독립서점 THE POLLACK(더폴락)은 독립출판물, 지역 인디뮤지션의 앨범, 굿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카페와 2층의 목공예 작가 공방 그리고 문화공간 ‘설아’ 3개의 개별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성로에는 이곳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공연, 시각예술, 문학, 스트릿 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의 커뮤니티가 활발하고 협업 프로젝트가 많으며, 자체적으로 북성로 활성화, 특히 관광으로 연계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북성로, 향촌동, 수창동 등 근대 골목과 관련한 지역 예술인들의 아카이빙, 도큐멘트 등의 책들이 제작 및 판매되고 있다고 첨언했다.

 

권오준 센터장은 지역 문화관광과 지역출판을 연계할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도시의 문화관광은 개성 있는 골목상권과 매우 밀접하여 지역서점과 출판물의 문화적 이미지 전달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복합 문화공간, 핫플, 카페 등에서 많이 접하는 독립출판물과 독립잡지의 상당 부분에서 지역의 공간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보존 가치가 있는 지역, 골목상권과 정책사업 간 연계 및 시너지가 창출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공간을 조성하고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통해서 독립출판, 공연 등 콘텐츠 제작을 장려하고 관광활성화사업으로 마케팅을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대구의 무영당을 소개했다. 무영당은 소실 위기에서 극적으로 보존에 성공한 최초의 민족 자본 백화점으로, 8개의 다양한 분야의 청년예술가 팀이 입주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 중이다. 무영당은 대구시가 공간을 매입한 후 위탁한 대구도시공사와 예술인협동조합 ‘내마음은콩밭’에서 시민참여형 소규모 도시재생 리빙랩사업 “어반그레이드” 공모를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예술인 단체들이 선정되어 이룬 결과물인 것이다.

 

권오준 센터장은 골목상권 내 공간 확보부터 조성·콘텐츠 기획·마케팅까지 일련의 과정을 기록하는 백서 형태의 출판물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홍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독립서점과 출판물의 장점으로 비정형적 다양성을 갖춘 점, 감성적·정서적 소유욕을 자극하는 점, 소량 생산에 따른 소장가치를 높이며 ‘보는 책’으로 제작이 용이한 점,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 트렌드의 취향에 적합하다는 점 등을 내세웠다.

 

발표를 마치며 권오준 센터장은 독립서점뿐만 아니라 관련 행사의 지원을 통해 독립출판물의 유통과 시장의 한계를 해소하고, 지역의 독립출판과 독립서점이 지속 가능하도록 뒷받침된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Q. ‘지역문화와 관광 그리고 지역서점의 연계’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협력을 위해 신경 써야 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구의 사례로, 발표에서 언급한 무영당이라는 곳이 있다. 철거 위기가 있었지만, 지자체가 공간을 매입하고 기획과 운영을 청년 예술인들에게 맡겼다. 현재 시작 단계이긴 하나,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인들은 창의적이고 청년들은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트렌드를 잘 읽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지자체나 지원 기관에서 봤을 때, 현장의 변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정책과 행정은 이에 맞추기가 쉽지 않다. 정책이 현장을 이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떠한 분야든 현장의 생태 변화에 따라 적절한 제도를 순발력 있게 만들고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실제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역출판과의 연계 사례가 있을까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트랩범어’는 지하철 역사 내에 조성된 지하상가이다. 처음부터 상가는 아니었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많았는데 예술 거리로 조성을 해보자는 제안으로 만들어지게 된 공간이다. 조성된 지 10년 정도 되었는데, 위치와 공간의 활용도가 떨어지고 방치되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의 독립서점을 찾아가 지역의 독립출판물과 서점들을 소개하고 이 공간에서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이후 독립서점 더폴락이 맺고 있는 15개의 협의체와 협의하여 큐레이션과 공간 연출을 부탁했다. 아직은 출발 단계이지만 앞으로 지역과 공간을 적극적으로 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발제 4. 통합전산망을 활용한 지역서점/출판 활성화 방안
-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을 활용한 지역서점 중심 출판 마케팅 방안

 

박정현 이지스퍼블리싱 마케팅 팀장

 

박정현 이지스퍼블리싱 마케팅 팀장

 

마지막으로 박정현 이지스퍼블리싱 마케팅 팀장은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을 활용한 지역서점 중심 출판 마케팅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정현 팀장은 통전망은 일원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자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출판사나 서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가장 먼저 출판사 실무자가 활용하는 통전망에 대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이지스퍼블리싱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했다. 담당 편집자가 책으로 나올 원고를 마감하고 인쇄를 위한 프로세스를 진행하면 보도자료인 메타데이터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때 기본 정보를 통전망에 등록하고 저장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메타데이터 준비와 통전망 자료 등록이 완료됐음을 관련 부서에 알리면 마케팅팀과 영업부서에서 보도자료를 확인한 후 유통사로 데이터를 전달하고, 온라인 서점에서는 도서의 메타데이터를 서점 MD나 PD와의 소통 없이도 등록할 수 있다. 통전망을 활용하면 별도의 미팅 없이 온라인 서점에 책을 등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현 팀장은 출판사 실무자들에게 통전망 정보 등록은 자사의 책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독자들을 위한 정보를 등록하는 과정이며, 단순히 메타데이터 등록을 넘어 각 부서의 협업을 통해 진심을 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통전망 등록을 통해 온라인 서점에 바로 메타데이터를 등록할 수 있다고 전했다.

 

통전망에 출판사가 등록하는 정보는 70가지가 넘으며 상품의 기본 정보를 통해서 실물 책의 견적은 물론, 저자/기여자에 대한 정보, 발행이나 배본 여부 또한 등록할 수 있음을 소개했다. 또한 책의 정보 중 테마를 기준으로 주제어와 키워드를 입력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지역서점에는 책 분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책의 표지 이미지, 책등 이미지, 상세 이미지 등 각종 홍보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입력할 수도 있으며 추후에 수상 정보를 비롯한 각종 부가 자료를 출판사에서 추가로 등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정현 팀장은 출판사 실무자가 바라보는 지역서점에 대해 ‘지역과 책을 기반으로 새로운 책을 발견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역서점들의 통전망 활용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예시로 가상의 지역서점을 설정하고 이곳이 통전망을 어떻게 마케팅에 활용하는지 설명하였다, 우선, 통전망을 통해 새로운 책이 있는지 살펴보고, 테마를 설정하여 어떤 책들이 나오고 있는지, 독자들에게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을 소개했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카탈로그 외에도 필요한 정보를 담은 카탈로그를 출판사에 요청할 수 있어서 이를 활용한다면 서점을 방문할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색을 통해 찾고 싶은 출판사의 홈페이지 또는 SNS를 확인할 수도 있고, 출간 예정 도서 알림 서비스를 통해 독자가 도서를 찾기 전에 미리 큐레이션하여 소통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통계를 이용한 마케팅도 언급했다. 통전망에서는 판매 통계를 통해 서점의 매출 현황 파악이 가능한데, 주제별 판매량 통계 또한 볼 수 있어서 어떤 주제의 서적이 많이 팔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주제 분류별 판매량 순위로 특정 분야의 책 안에서도 어떤 책의 판매량이 높은지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수요를 파악하여 도서를 입고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추가로, 지역서점 가입자에 한해 지역 내 판매 비율 확인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주제 분류별 판매량 통계로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확인하여 서점 마케팅에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통전망의 정보와 통계는 출판사와 소통할 수 있는 작은 단계”라고 말했다. 출판사에 연락하면 다양한 도서 정보와 카탈로그 요청이 가능하니 필요한 정보, 또는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달라고 당부했다. 박정현 팀장은 출판사와의 소통을 통해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고 통전망 또한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출판산업 활성화를 위해 같은 길을 걸으며 함께 길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Q. 통전망을 통해 지역서점과 출판사가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먼저 업무적으로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 소통해야 한다. 통전망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추가적으로 원하는 내용이나 함께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검색을 통해 출판사의 연락처를 찾지 못했다면, 통전망의 출판사 정보 검색을 통해 SNS, 홈페이지 등으로 연락을 하고, 출판사의 마케터들과 함께 방법을 찾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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