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15  202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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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열린 포럼
2020년 제1회 열린 포럼

 

 

 

 

2020. 10.


 


출판계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열린 포럼 현장 사진


출판계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열린 포럼 현장 사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9월 15일(화) “출판계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열린 포럼”을 온라인 생중계 개최했다. 박태근 알라딘커뮤니케이션 도서팀장이 사회를 맡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수영 원장의 개회사로 포럼이 시작됐다. 각 강연 발제자로는 서울북인스티튜드의 이옥란 책임교수, 퍼블리랜서의 김세나 대표,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의 김원중 사무국장, 도서출판 길벗의 한필훈 이사, 책문화콘텐츠연구소의 박찬수 대표가 참여했다.

 

포럼에서는 그동안 어느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던 출판계 근로환경과 노동현실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포럼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개최 전 사전등록을 통해 미리 참가자 신청을 받았으며, 300여 명의 인원이 신청하여 참가했다. 또한 댓글창을 통해 여러 질문을 받았고, 발제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출판계 근로환경 개선에 있어서 다양하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의 개회사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의 개회사

 

 

 

[발제1] 우리에게 ‘출판의 언어’가 필요하다

이옥란(서울북인스티튜드 책임교수)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옥란 책임교수는 익명의 편집자가 작성한 설문지를 중심으로 출판계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옥란 책임교수는 최근 1년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설문조사의 선택항목인 ‘남기고 싶은 말’에 “안 보여요, 내 미래가” 등 239건의 응답이 있었으며, 그 안에는 친밀감과 안도감을 포함한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전했다.
이옥란 책임교수는 출판계 연봉 공개(익명의 설문지) 데이터가 출판산업이 5.5년 차의 종사자가 연봉 3,000만 원으로 일하는 산업임을 나타낸다고 설명하며, 1~2년 차의 직원이 5~6년 차의 빈자리를 메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10년, 20년 차의 베테랑들이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은지 질문을 던졌다. 이와 함께 현재 출판계 근로환경 문제는 단순히 연봉 인상이나 창업이 정답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되어 모두를 향해 말하자, 당사자가 하자, 모두를 향해 귀를 열자, 문제를 만들자, 해결책을 고안하자,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풀자고 제언하며, 문제를 드러내야 해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Q&A

발표 자료 가운데 편집자 비중이 높은데, 이와 관련해서 교수님께서는 편집자보다 마케터의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시지는 않나요?


정확한 응답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으나,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유는 규모가 작은 출판사에는 마케터가 없는 경우가 많고, 홍보마케팅 업무의 경우에는 편집자가 많이들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옥란 서울북인스티튜드 책임교수

이옥란 서울북인스티튜드 책임교수

 

 

 

[발제2] 외주 출판노동 현실과 정책 지원 방향

김세나(출판전문가 연결 플랫폼 퍼블리랜서 대표)

 

김세나 대표는 출판프리랜서의 노동실태에 대해 출판 전문인력의 위기가 찾아왔음을 가감 없이 전했다. 외주 출판노동환경이 10여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들었다. 이러한 노동시장에서 외주 인력은 인맥과 경력 의존도가 높으나, 이것만으로는 적절한 일거리를 찾는 데에 어려움이 있음을 설명했다. 또한 불공정한 계약 역시 큰 문제임을 밝히며, 출판사와 일을 할 때마다 계약서를 쓰는 외주노동자는 23%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출판사의 시스템도 함께 지적했는데, 마감 중심 노동과 프리랜서가 근로자라는 인식이 약하다는 것, 업무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일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부당에 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 프리랜서의 경력, 학력, 실력 등을 따지지 않고 관행에 따라 작업비 단가를 낮게 잡는 것 또한 문제로 짚었다.
김세나 대표는 출판프리랜서의 노동실태에 대해 출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표준화된 계약서’ 사용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불평등한 관계를 타개해야 하며, 계약서에 프리랜서에게 불리한 관행의 내용을 바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작업비 표준 단가와 지급일, 작업비 체불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도 안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프리랜서에 대한 사회 안전망 구축과 지원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또한 지속적인 출판프리랜서에 대한 연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지원제도가 바뀌더라도 우리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문제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프리랜서 스스로도 본인의 권리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Q&A

출판 외주노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출판사 내에서 상시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점점 외주화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하셨는데, 소위 유연화 되어 가는 출판노동, 외주화 되어 가는 출판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없을까요?


그 부분은 출판계뿐만 아니라, 채용과 노동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다만 속도가 얼마나 빠르냐가 문제인 것 같고, 이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제도적으로 보완을 해야 하며, 제도가 따라주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출판계에서는 이에 대해 개선을 하려 하지 않는 것이 저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빨리 문제점과 이를 개선할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노력한다면 그로 인한 변화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세나 퍼블리랜서 대표

김세나 퍼블리랜서 대표


 

 

 

[발제3]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출판계에서 미래를 꿈꾸고 싶다

김원중(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 사무국장)

 

세 번째 순서로 가장 현장 가까이에서 활동해오며 상황을 지켜봐 온 김원중 사무국장이 발제를 이어나갔다. 김원중 사무국장은 저임금 구조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며, 가중되는 업무량에 비해 연봉이 절망적이라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다수라는 점을 밝혔다. 임금 체불과 부당해고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커리어에 문제가 생길 것이 두려워하여 문제를 제기하지 못 하는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고 했다.
또한 저임금 문제는 외주노동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외주노동자가 받는 임금을 시급으로 책정해보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작성하더라도 작업비 지급에 대한 사항이 명백하지 않아 출간 이후에도 작업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 또한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성희롱, 성폭력과 같은 사건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음을 이야기하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규모가 큰 출판사든 작은 출판사든 체계가 잡혀 있지 않다는 점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했으며, 혼자 배워나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은 장시간 업무로 이어지며, 이는 직원을 갈아 넣어서 책을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다. 특히 잘 나가는 회사를 따라 하는 사장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자가 좋은 책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문제점의 유일한 해결책은 귀와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중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 사무국장


김원중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 사무국장

 

 

 

[발제4] 어떤 출판사의 ‘좋은 일터’ 전략

한필훈(도서출판 길벗 이사)

 

한필훈 이사는 발제를 시작하며 출판의 핵심은 구성원 스스로 잠재력과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이는 경영 전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성원 스스로 성장하고 싶다는 내적 동기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출판사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기 결정 능력, 유능감, 성장감을 일 속에서 갖는 것, 사내 동료 간에 좋은 관계를 갖는 것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합리적 보상 시스템의 중요성 또한 빼놓지 않았다.
합리적 보상 시스템의 첫걸음으로는 복리후생제도를 들었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법을 잘 지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육아휴직, 가족돌봄휴직 등을 아무런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함을 우선적인 과제로 들었고, 근속자 포상 및 휴가와 역량에 따른 연봉 책정 등을 덧붙였다.
한필훈 이사는 이처럼 좋은 제도를 운용하는 데에는 리더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진과 리더의 주관적인 판단보다는 구성원과의 솔직한 대화가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구성원에게 경영진에 대한 신뢰와 안정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노력이 있다면 회사와 함께 개인 또한 성장할 것이며, 좋은 인재를 두고 출판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한필훈 이사는 전망했다.

 

 

 

Q&A

길벗출판사가 좋은 일터, 행복한 일터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놀랍습니다. 이와 함께 외주편집자, 외주디자이너에 대한 보상시스템은 어떻게 운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잘하고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계약서는 철저하게 작성하고 있습니다. 업무 내용은 정확히 규정하고, 출간 전에 작업비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잘하려 노력하지만 많이 부족합니다. 한 가지 시도하고 있는 것은, 프리랜서와 협의해서 연구원이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출근하는 외주노동자입니다. 월급처럼 급여를 지급하고, 직무에 안정적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한필훈 도서출판 길벗 이사

한필훈 도서출판 길벗 이사

 

 

 

[발제5] 출판사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의 인과관계

박찬수(책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

 

마지막 순서로 박찬수 대표는 출판계에서 꺼내기 힘들었던 주제를 꺼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는 말로 발제를 시작했다. 출판산업이 위기이며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지만, 이는 산업 자체보다는 업무환경에 대한 문제가 아닌가 질문을 던지며, 위기 극복하는 데 있어서 메타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직원은 경영자가 어떤 생각을 할까, 경영자는 직원이 어떤 생각을 할까 등의 이해관계를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환경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으며, 먼저 서로에 대한 관계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 허리층 중간관리자가 부재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짚었으며, 이는 업계 노동자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업무 매뉴얼의 부재 또한 문제점으로 들었다. 상사의 직관이 아닌, 확실한 매뉴얼에 의한 관리와 결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영자가 근로계약, 노동법을 공부해, 직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출판계가 맞은 위기는 내부의 문제이며, 목소리를 내고 공론화시켜 하나씩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Q&A

제작이나 관리 분야의 성과 평가 및 측정은 논의가 덜 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요?


제작 분야에서도 당연히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제가 사계절이나 한림에 있을 때도 매뉴얼이 정확하게 있었습니다. 이는 길벗도 잘하고 있는 부분인데, 먼저 편집장과 디자이너, 제작자가 각각 사고를 내는 빈도수를 체크하고 분석합니다. 이를 토대로 반복적 제작사고가 어느 시스템 과정에서 발생하는지 보고, 이를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합니다. 제작사고가 일어난 이유에 대해 공감하고 보완해나갑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위에 언급했던 출판사와 같이 확실한 매뉴얼 필요합니다.

 

박찬수 책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

박찬수 책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

 

 

 

전체 질의응답


Q. 편집자 한 명이 어느 정도의 업무량이 감당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즉 적정 업무량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이런 논의가 발전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 이옥란
물리적으로 다루는 콘텐츠 분량을 감안해야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편집자라면 원고를 다루는 물리적 시간 필요하고, 편집 업무를 출판물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원고가 완성된 상태에서 책임편집 공정을 진행하는 상태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한 출판사를 예로 들면 편집자 한 명이 연간 네 권 내외의 책을 제작합니다. 여기에는 새로운 기획, 저자 관리 업무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번역물 관리 업무의 경우에는 기획이나 저자 발굴 및 관리에 있어서는 업무량이 낮을 수 있겠죠. 이 모든 것을 종합해야 편집자 한 명이 연간 몇 권의 책을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현장에서 일하는 편집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위의 업무 외에도 홍보마케팅 업무까지 가중된다고 합니다. 보도자료 이후 카드뉴스 작성, 홍보영상 제작, 저자와의 만남, 신간 홍보기획까지 말입니다. 또한 계속해서 나오는 신간들로 비추어 볼 때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만드는 편집자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과하다고 생각하고, 위에서 예로 든 출판사의 경우처럼 네 권 내외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Q. 김세나 대표님은 외주 프리랜서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을 주셨고, 퍼블리랜서라는 업체를 통해서 프리랜서 간의 소통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프리랜서들의 공동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협동조합 형태가 있을까요? 프리랜서들이 개별로 생계를 유지하는 게 우선일 수밖에 없는데, 장기적으로 근로환경 조건 등을 개선하기 위해 외주 프리랜서가 공동으로 모일 수 있는 방법과 모였을 때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이 있을까요?

A. 김세나
먼저 프리랜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협동조합은 없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삼삼오오 모여서 의미 있는, 편한 공동체로서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리랜서가 공동으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그들이 각자의 전문분야를 가지고 출판의 외형을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책을 내는 것과 같은 기존의 출판이 아닌, 다른 산업을 출판과 연계하여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문의가 퍼블리랜서에도 많이 들어옵니다.
이와 같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프리랜서가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돈뿐만 아니라,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문영역의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고, 이는 프리랜서의 자존감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출판사에서 맡기는 일만 하다 보면 일에 대한 욕구와 자존감이 자연스럽게 하락할 수 있는데, 새로운 활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프리랜서 스스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프리랜서로서 부당한 처우나 상황에 처했을 때 출판노조를 통해 자문이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체불기업에 대한 관리감독과 관련해서 노동법의 기본적인 부분을 지키지 않는 기업을 여러 선정사업에서 배제하는 제도에 대해 출판노조가 앞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이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출판계의 노동환경이 유독 열악한 것인지, 유사한 업계와 비교해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A. 김원중
노동조합 조직 대상 중에 외주노동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연말까지 추진하고자 하는 게 출판계 외주노동 표준계약서입니다. 현재 예술인권리보장법에 의해서 예술인이 고용보험법 안으로 들어가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는 문학만 포함되어 있고, 출판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출판에 종사하는 많은 외주노동자가 사각지대에 몰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의 바람은 많은 외주노동자가 이왕이면 노동조합으로 힘을 모아서 함께하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자문이나 상담은 당연히 가능하고요. 저희 노조로 연락 주셔도 되고, 서울시 같은 경우는 지역구별로 노동자 지역센터가 설립되어 있으니 그곳에서 무료로 상담 및 자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체불기업 관련해서는 근로기준법에 체불기업 기준이 있습니다. 그 기준에 따라 체불기업으로 분류가 되면 세종도서 추첨에서는 배제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열악함에 대해서는 어떤 업계를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출판과 연계되어 있는 인쇄업과 같은 경우에는 현재 노조를 운영하지 못 하는 상황이기도 했고, 여러 가지 소음이나 유해한 것이 많기 때문에 굉장히 열악합니다. 어느 업계를 특정하지 않더라도 출판계가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비교했을 때 열악하고 환경이 안 좋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초창기 창업 시 집중해야 할 경영 전략이 궁금합니다. 이후에 길벗처럼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서 생애주기에 대해 부탁드립니다.

A. 한필훈
어려운 질문이네요. 창업 초기에 중요한 것은 일정한 매출 성장과 수익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갈 것이냐에 대해, 베스트셀러는 시장에서 주는 혜택이고 이를 상수로 잡고 갈 수는 없습니다. 만약 일 년에 열 권의 책을 낸다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책은 몇 권일 것이라는,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할 책은 몇 권일 것이라는, 기대 이상의 수익을 주는 책은 몇 권일 것이라는 예상과 전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를 매년 업데이트하며 꾸준히 성장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발제를 통해서 길벗은 정말 잘 해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러한 것을 기업에 경영 전략, 선의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으로 더욱 더 강력하게 업계 전반에 확산시킬 수 있는 제도적, 또는 문화적인 방법은 없을지 궁금합니다.

A. 한필훈
초원의 잔디가 다 없어져 가는데 우리 울타리만 잘되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닙니다. 당연히 출판계 전체가 발전해야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정책당국과 경영자의 각성이 필요합니다. 경영자가 근본적인 틀을 만들어야 좋은 사람이 와서 좋은 성과를 내며 일할 수 있습니다. 출판계 발전을 위해서 정책을 집행하는 분과 경영자는 개별사 매출과 수익에서 출판산업 전체를 끌고 가고 있는 사람들로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출판산업의 경쟁력은 콘텐츠의 질에 있고, 이를 만드는 사람은 작가, 번역자와 같은 창작자, 그리고 편집자, 마케터, 디자이너와 같은 출판노동자입니다. 따라서 경영자와 정부가 할 일은 출판노동자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유연문화, 과업문화, 위계문화가 비단 기업 내 경영자와 노동자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출판계 전체를 아우르는 진흥원과 개별출판사, 진흥원과 노동자 사이에서도 문화적인 이야기가 체계적으로 나누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출판계 근로환경과 관련하여 진흥원 측에서 힘을 실어서 진행해줬으면 하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박찬수
첫째로는 민간단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출판산업이 성장하려면 민간이 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도서정가제도 맥락이 비슷합니다. 프랑스는 도서정가제가 법으로 되어 있으나, 일본과 독일은 민간이 합의해서 지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궁극적으로 출판생태계를 얼마나 건강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핵심포인트는 민간단체의 역할, 경영자들의 역할, 종사하는 구성원의 역할과 지지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유연성, 복지 등도 포함됩니다. 또한 출판산업이 전체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만들어야 하며, 이러한 역할을 진흥원에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진흥원은 좀 더 큰 틀에서 독자를 만들어내는 독서운동이나, 미흡한 제도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출판계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열린 포럼 현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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