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27  2021. 11.

게시물 상세

 

출판 IP, 트랜스미디어를 만나다
2021 열린포럼

 

 

 

 

2021. 11.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10월 12일 ‘출판 IP1), 트랜스미디어2)를 만나다’를 주제로 열린포럼을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튜브로 온라인 생중계된 이번 포럼은 출판이 타 분야의 미디어 산업과 어떻게 융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출판 IP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여 출판산업의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개회사를 맡은 박찬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무처장은 “이번 포럼은 앞으로의 출판 IP 범위 확장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라며 “출판계가 나아가야 할 혁신전략과 대응방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포럼의 의의를 전했다. 또, “이번 포럼으로 트랜스미디어와 출판을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함께 미래산업에 대한 논의가 풍성하게 오가기를 기대한다”며 “출판과 트랜스미디어 전문가들이 깊은 통찰력으로 트랜스미디어 시대에 출판 시장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안해 줄 것”이라고 강연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1)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 재산권. 지적 활동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모든 재산권.
2)
트랜스미디어: 트랜스(trans)와 미디어(media)의 합성어로, 미디어 간의 경계선을 넘어 서로 결합·융합되는 현상을 말한다.

 

[기조강연] 트랜스미디어가 소환한 출판

 

박기수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기조강연은 ‘트랜스미디어가 소환한 출판’을 주제로 박기수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맡았다. 박 교수는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정의하고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구성 시 고려 사항을 전했다. 이어서 플랫폼, 팬덤, 구독경제에 핵심 콘텐츠인 IP를 더한 네 개의 키워드로 콘텐츠 생태계의 변화와 콘텐츠 IP 비즈니스의 핵심 전략을 강의했다.

 

박 교수는 최근 카카오의 IP 기반 조형적 가로지르기 행보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했다. 카카오는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통해 원천 IP를 확보할 수 있는 통로를 갖추었는데, 이는 모든 웹툰과 웹소설이 출판 IP에 초점을 두고 있어, 출판 IP가 원천콘텐츠로서 IP 비즈니스의 출발이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때문에 원천 IP를 만들어내는 부분은 출판이 하고, 이외 업무는 협업을 통해 이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해 볼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원천콘텐츠 발굴 및 개발의 예측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해짐에 따라 IP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의 지속적인 탐색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최근 이슈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장 독점에 따른 과도한 플랫폼 수수료 문제를 짚었다. 건강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플랫폼의 창작자와 독자 모두에게 효익 창출을 통한 수익 설계가 필요하며, 출판사와 작가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IP 핵심 구성 요소로 파악한 출판 IP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형성, 연계성, 확장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출판 IP가 활성화된다며, “해리포터”를 예로 들어 트랜스미디어 거시 서사의 선형성과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서 웹툰과 웹소설을 출판 IP로 보아야 하며, 웹툰 IP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출판에서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예로 “나 혼자만 레벨업”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이야기하며 웹툰과 웹소설의 시너지 효과를 전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웹소설/웹툰 IP를 통해 출판 IP 개발의 성공모델을 예로, 양면시장으로서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을 구현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열린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교수


기조강연을 맡은 박기수 교수

 

Q. 출판 이외의 콘텐츠산업 종사자들은 출판계와 함께 콘텐츠산업을 엮어 나가는 것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부분이 출판계의 인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생각을 열어놓고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회사입니다. 게임 회사가 어느 날 유니버스라는 팬덤 플랫폼을 구축했고 현재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강연에서 이야기했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는 기획사입니다. 그런데 하이브에서 AR/VR 산업도 합니다. 어떤 기업도 콘텐츠와 출판을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그들과 협업했을 때 우리에게 어떤 득이 올지, 우리의 시장을 넓힐 수 있을지, IP 확보가 원활할 수 있을지만 생각해야 합니다.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콘텐츠가 어떻게 다가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Q. 출판사에서 IP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타 미디어와의 결합을 주도하려면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요?

이 부분은 오늘부터 고민하셔야 합니다. 헤게모니를 출판 IP 쪽에서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쉬운 것은 ‘확장’입니다. 이에 대한 노하우는 아직 많이 축적되어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법률적인 자문도 받으시고 다른 콘텐츠 성공모델들을 학습하시면서 이 부분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20년이 채 되지 않은 웹툰은 처음 시작될 때 포털 사이트의 미끼상품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독립되어 분사가 되고, 어엿한 하나의 비즈니스장을 열었습니다.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에 열어놨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스마트폰이 보급되는 데 한국의 웹툰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합니다. 웹툰이나 웹소설 분야의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들을 학습하고 출판 관련 법률 전문가와 협업하여 출판 업계가 헤게모니를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낼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Q. 출판이 타 미디어 산업과 잘 융합되기 위해 기존의 출판 환경이 새롭게 변화되었으면 하는 부분과 타 미디어와 융합 시 출판물 고유의 정체성을 어떻게 확보해 나가야 할지 궁금합니다.

앞부분에 대한 답변을 먼저 드리면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원천 IP 콘텐츠 프로바이더로서 출판사가 기능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플랫폼까지 출판사가 가질 수 있다면 더욱 좋고요. 두 번째는 책에 국한되지 않으셔야 합니다. 오디오북과 전자책은 책과 별개의 시장이 아닙니다. 하나의 시장으로서 연계해서 상보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종이책으로 보다가 끝나는 부분을 오디오북으로 연결해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출퇴근 시간에 오디오북을 계속 듣고 다닙니다. 그런데 저같이 오래된 사람들은 오디오북만을 듣고는 온전한 체험이 안 돼서 그 책을 삽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밑줄을 치면서 읽어 나갑니다. 일반적으로 책만 읽을 때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고 두 번 읽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충분히 상보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실물에 대한 욕심과 경험을 위계하는 입장에서는 고급스러운 책 몇 권 정도만 필요합니다. 책에서 필요한 건 물성도 있지만 책에서 얻고자 하는 IP 자체입니다. 전향적인 사고를 가지고 미디어 출판 쪽에서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하는지에 대해 지금부터 계속 고민해야 합니다. 콘텐츠 프로바이더로서 본인의 정체성을 유지해 나갈 것인지, 계속 책이라는 물성을 제작하는 업자로 남을지는 여러분이 고민해야 합니다. 어떤 걸 선택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본인들의 출판사 환경에 최적화된 것을 고르시면 됩니다. 어떤 것도 제한은 없습니다.

 

 

 

[발제1] 출판 IP와 게임의 컨버전스

 

서성은 한경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서성은 한경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는 ‘출판 IP와 게임의 컨버전스’에 대해 강의했다. 서 교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정의와 혼동되어 쓰이는 단어들의 개념을 설명했다. 먼저 크로스미디어의 개념을 전하고 이에 대해 크로스미디어는 효율적이기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크로스미디어와 트랜스미디어를 같은 개념으로 놓고 다른 방법론을 인지하고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서 교수는 각색부터 트랜스미디어까지 전환되는 유형을 반복, 압축, 연장, 확장, 전위, 수정, 인용 일곱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미생”과 “치즈인더트랩”을 예로 들어 각색과 팬덤의 관계를 밝혔다.

 

이어서 출판 IP와 게임의 컨버전스는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여 체험을 통해 나만의 서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처럼 만화가 원작이지만 원작이 실종된 경우가 많았으며, “드래곤 라자”, “룬의 아이들”도 원작은 성공했으나 게임으로 전환되었을 때 배경과 세계관만 사용하거나 캐릭터만 가져다 쓴 경우에 그쳤다고 전했다. 또한 인쇄매체 양식의 서사를 비선형적인 사용자 참여에서 일어나는 인터랙티브한 서사로 바꿀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성공 사례를 발견하기 힘든 부분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웹툰과 게임의 트랜스미디어적 컨버전스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더 위쳐3: 와일드 헌터〉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서 교수는, 작가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게 하고 편집자가 매체 활용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며, 인쇄 출판의 경우 만질 수 있는 즐거움을 럭셔리 아이템 명품 전략으로 구사해야 하는 등 지금은 텍스트만 에디팅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를 에디팅하는 시대라는 점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서성은 교수


첫 번째 발제를 진행 중인 서성은 교수

 

Q. 출판사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도서 출판이 메타버스와 연결된 사례를 알고 싶습니다.

3D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현실은 아니지만 한솔교육의 재미나라가 좋은 프로토타입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요. 2008년~2010년 사이에 1차 웨이브가 있었습니다. 그때 어린이 가상세계와 관련된 좋은 연구들이 굉장히 많이 진행되었는데요. 재미나라에 이중구조 놀이와 학습이라는 두 가지 공간을 육성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어떻게 연계하는지에 대한 좋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2D 기반이었지만 디즈니가 만든 어린이 메타버스 ‘클럽펭귄’은 실험적인 시작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 홈런’이라는 학습 콘텐츠를 만든 시공미디어는 AR/VR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면 이런 선도적인 기업들에서 어린이 대상 가상세계가 출판 IP와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를 제시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스토리가 게임의 서사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은 관련 연구자들이 평생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원론적인 답변을 드리자면 게임성과 스토리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루돌로지, 내러톨로지 게임이 놀이인지 서사매체인지에 대한 엄청난 논쟁이 있었고요. 그걸 굳이 가지고 오지 않더라도 게임이 어떤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에 중심을 두고 어떻게 스토리가 기여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은 다산성의 많은 스토리 갈래를 양산할 수 있는 넓이와 깊이가 필요하며, 플롯은 다회차 플레이가 가능한 다변수적 서사가, 캐릭터는 몰입감 있고 다양하게 분화될 수 있는 캐릭터가 게임 스토리텔링의 특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발제2] 출판 IP의 화수분, 웹툰/웹소설

 

이융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두 번째로 이융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이자 텍스트릿 팀장이 ‘출판 IP의 화수분, 웹툰/웹소설’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먼저 이 교수는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게임판타지 소설을 소개하며 게임판타지 장르는 웹소설뿐만 아니라 웹소설을 원작으로 웹툰화되는 부분에서도 게임시스템의 코드와 요소들만 따와 다양한 변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비슷한 작품들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독자들의 반응을 웹툰 “나 혼자 만렙 뉴비”에 달린 댓글들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는 웹툰, 서사 자체에 잘못이 있다기보다는 웹소설을 웹툰화하는 과정에서 웹소설에서 이루어지는 장르적 양상을 웹툰화 과정에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와 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웹소설에 대한 수많은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며, 기존의 인쇄매체에서 사용되던 문학의 평가 방식과 서사 자체를 매체에서 분리하여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웹소설을 인식 및 평가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더해 웹소설은 무엇이며 왜 웹툰화되고 있는지, 특징을 확장해서 매체와 관련된 리터러시 부분까지 근본적인 이해를 갖춰나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서사로 진입한 디지털, 기계적 창작과 속도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들어 웹소설을 설명했다. 끝으로 웹소설이 서사와 스토리텔링의 구현을 넘어서 소비자들의 욕망이 움직이는 감각과 구조가 구현된 것임을 인식하고 어떻게 웹툰화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모색과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고민의 실마리를 찾을 때 IP 전환에서 웹툰/ 웹소설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콘텐츠들을 활용할 수 있는 첫 시발점이 탄탄히 다져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융희 교수


이융희 교수가 두 번째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Q. 과거에도 소설과 웹툰이 2차 창작(미디어화)되는 경우가 흔히 있었는데, 현재에 들어서 더 각광받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답변드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과거라고 해도 웹소설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2013년도 네이버 공모전을 통해 그 명칭이 확정되었으니 사실상 10년이 되지 않은 산업이죠. 그렇다 보니 좋은 양질의 작품들이 누적되고 또 웹소설에 대한 인식이나 웹소설 그다음의 너머를 상상할 수 있게 된 동력을 갖춘 지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동력들이 다 갖춰진 지금이 기존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폭발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산업들은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화제인데, 웹툰/웹소설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웹툰/웹소설 시장에서 달라진 트렌드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여기에는 원론적인 대답을 드리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콘텐츠는 좋은 콘텐츠이고 결국에는 잘 만들어진 콘텐츠겠죠. 오늘 이야기를 드리는 것은 웹소설에서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어떻게 재생산하느냐, 어떤 식으로 각색하고 새로운 미디어와 구독 플랫폼에 맞게 설계하느냐에 대한 중간 과정 매개자들의 고심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고심이 충분히 갖춰졌을 때 제2의 〈오징어 게임〉이나 제2의 〈D.P.〉 같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웹툰/웹소설 시장에서 달라진 트렌드라고 할 때, 웹소설 시장 같은 경우는 플랫폼이 굉장히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트렌드 유행 공식들을 따라가는 것이 창작의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존의 장르 같은 것들을 해체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어떤 시류들이 생겼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스타워즈”도 어떤 장르인지에 대한 싸움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외계인이 나오고 로맨스가 섞여 있고 마법을 쓰는 사람이 섞여 있을 때, 그것들을 해시태그를 통해서 #SF, #판타지, #로맨스로 한 작품 안에서 여러 가지 장르들이 혼합될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이처럼 장르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찍어 내는 것에 대해서 독자들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컨벤션 같은 경우도 옅게 보는 일이 많거든요. 그렇다 보니 〈오징어 게임〉 같은 경우, 데스 게임의 장르라고 하면서 이 장르의 법칙이 맞다, 아니다로 논의가 많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그것이 유의미한가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보게 됩니다. 웹소설 안에서도 무협에 서부극을 섞는다든지 SF와 무협을 섞는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이 끊임없이 신선한 활기들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트렌드라고 하는 것들을 어떻게 따라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더 폭넓게 확장하는 것이 웹소설의 최근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발제3] 출판 IP, 드라마/영화가 되다

 

신정아 한국외대 세계문화예술경영전공 특임교수, 방송작가

 

마지막 발제는 신정아 한국외대 세계문화예술경영전공 특임교수이자 방송작가가 ‘출판 IP, 드라마/영화가 되다’를 주제로 진행했다. 신 교수는 트랜스미디어와 메타버스 환경에서 콘텐츠 제작 순서나 생명 주기가 비선형적일지라도 어디에 어떤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이에 대표적인 예로 전 세계적으로 흥행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예로 들며, ‘동심’과 그 속에 다른 서사로 들어 있는 ‘현실’이 주요 특징이라고 꼽았다. 또한 패러디 영상, 굿즈 등 콘텐츠 시장은 분리가 없고, 어떻게 가상화되며, 다른 플랫폼과 연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최근 주요 OTT 월간 사용자 수 추이를 보며 출판이 다양한 IP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저작권이나 수익 배분에 관한 법안 등 독립제작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OTT 서비스들을 통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이어서 MZ세대와 알파세대에게 플랫폼은 놀이공간이 아닌 생활공간, 소통공간, 소비공간이기에 플랫폼 이용자를 고려한 타깃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공감과 효과적인 유통이 가능한지가 관건이기 때문에, 장르를 확고히 하며 팬덤을 적극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 공감할 수 있는 시대, 세대, 기술에 대해 생각하고, 기억, 경험,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의 예로 〈D.P.〉와 〈반교〉를 설명하며 공감이 배가 되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첫 번째, 보편적 문화코드에 로컬감성을 더했을 때로, 문법과 화법, 감성을 어떻게 바꾸는지가 중요하며 넷플릭스 드라마 〈무브 투 헤븐〉을 예로 들었다. 두 번째, 일상적 대중문화에 로컬 캐릭터를 더했을 때로, 대표적으로 현실 장르이면서 3D 애니메이션 캐릭터, 굿즈 등이 다양하게 제작된 〈유미의 세포들〉을 예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에 취향별 공략을 더했을 때로, 웨이브의 〈SF8〉과 〈SNL코리아〉를 예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꼭 출판 IP라고 해서 만화 게임, 영화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쇼핑몰, 패션 등 어디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OTT 시대의 출판 IP의 가능성과 확장성을 전했다.

 


신정아 교수


마지막 발제를 맡은 신정아 교수

 

Q. 출판 저작물이 영화나 드라마가 되는 경우 대략적인 계약조건과 비용이 궁금합니다.

부산영화제의 필름마켓을 다녀온 지인에게 여쭤보니 최하 2천만 원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는데요. 계약조건에서 2천만 원을 먼저 받고 완성이 되면 2천만 원을 추가로 받아 4천만 원으로 계약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다만 방송과 다른 점은 책은 판매에 따른 인세를 제하는데 OTT 콘텐츠 같은 경우는 러닝 계산이 쉽지가 않아서 일시금으로 계약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례별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면 최하 2천만 원에서 거래되지만 연속성, 연쇄성, 가능성, 확장성에 따라 일시금 거래 계약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강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떻게 파생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플랫폼과의 거래계약 성사에 따른 2차, 3차 저작권의 파생 계약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Q. 최근 출판물 중에 미디어화되는 작품들이 많은데, 작품들을 고르는 기준이나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렸던 〈반교〉나 〈유미의 세포들〉, 〈SF8〉 사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브 투 헤븐〉도 마찬가지인데요. 결과적으로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겠죠. 다양한 작품을 접하기 위해 스테디셀러와 베스트셀러, 신간들을 늘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시대성이 반드시 살아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판타지가 유행을 하고 묵직한 서사가 인기를 얻더라도 출판이 해야 할 몫과 사명이 있다면 시대성이 있는 작품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희망과 위로, 의미를 줄 수 있는 작품이라면 과거로부터 소환하여 조명해주시길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출판 IP, 트랜스미디어를 만나다


2021 열린포럼 "출판 IP, 트랜스미디어를 만나다" 영상 다시보기

 

 

출판탐구 다른 기사보기 View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