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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6  2023.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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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 다시 보기

 

 

 

김동혁(서일대학교 미디어출판학과 조교수)

 

2023. 08.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 보고서가 지난 6월 발표되었다. 지역서점 실태조사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근거하여 지역서점 활성화 정책의 수립 및 지원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하여 지난해 처음 진행되었다. 지역서점의 정의, 지역서점 실태조사 실시, 지역서점 활성화 지원 등 지역서점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확인 및 점검하여,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일관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기반을 마련하려는 취지이다.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는 ‘지역서점’의 요건을 확인하고,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2022 한국서점편람〉, ㈜동네서점 목록, 한국출판협동조합 거래 목록 등을 토대로 총 2,716개의 모집단에서 1,373개 서점을 조사하였다. 각 지역별로 50% 이상을 목표치로 설정하고 설문을 진행하였다. 설문문항의 경우는 ‘일반 현황’, ‘영업 현황’, ‘판매 촉진 활동’,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의견’ 등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했으며, 실태조사의 주요 내용을 인포그래픽으로 만들어 정보를 간소화하고 보다 직관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역서점 소멸 지역 전국 6곳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서점 소멸 지역’은 옹진군, 평창군, 봉화군, 울릉군, 청송군, 의령군 등 총 6곳으로 이 중 경상북도가 3곳으로 가장 많다. 서점 1개가 있는 지역을 ‘서점 소멸 위험 지역’으로 정의하였으며, 전국 30개 지역으로 전라남도 9곳, 강원도 6곳, 전라북도 5곳, 경상북도 4곳, 충청남도 2곳, 충청북도 2곳, 경상남도 2곳으로 나타났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서점도 영향을 받고 있었다. 전국 시도별 인구 10만 명당 서점 수는 전국 평균 5.3곳으로 파악되었으며, 제주가 13.7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지역이 3.4곳으로 가장 적었다.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

 

 

지역서점에 근무하는 종사자의 연령은 50대(32.3%)가 가장 많았고, 운영 기간은 10년 이상(48.9%)의 비율이 높았다. 매장 계약 형태는 주로 월세(40.5%)였으며, 평균 면적은 약 39평(127.4㎡)으로 파악되었다. 연평균 취급 종수는 6,551종, 연평균 취급 부수는 16,699부이고, 일반 단행본(43.6%)과 학습 참고서(43.0%)의 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매출액은 1억 원 미만(43.0%)이 가장 많았으며, 1억 원 이상~2억 원 미만(19.7%), 2억 원 이상~3억 원 미만(13.2%) 순이었다.

 

지역별로 실시하는 지역서점인증제도와 관련해 인증을 받은 비율이 77%로 높았으며, 지역서점인증의 용도는 공공도서관 납품(61.9%) 및 학교도서관 납품(60.6%)으로 나타나 정책적으로 연계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지원 정책 중에서는 부가가치세 면세 등 조세 감면, 도서정가제 운영 등에 대해 가장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문화행사 개최 지원 확대, 지역서점 이용 촉진 홍보 마케팅 등이 지역서점 활성화에 필요한 지원 정책으로 파악되었다.

 

‘지역서점’ 정의에 대한 기준 논의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에서 도출된 유의미한 결과를 통해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 정책 개선 방안에 대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서점에 대한 체계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번 조사에서 서점의 형태를 살펴보면 종합서점 53.5%, 서점 외 겸업 39.4% 그리고 특정분야 전문서점 7.1%로 나타났다. 지역서점의 매장 내 공간 사용 비율은 ‘도서판매 매장 비율’이 평균 86.7%, ‘도서판매 이외 매장 비율’은 13.3%로 파악되었다. 서점 외 겸업의 비율이 종합서점보다 높은 지역은 전체 17개 지역 중 7개 지역으로, 대구(84.6%)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광주(72.0%), 제주(70.2%), 전북(69.4%), 대전(57.4%) 순으로 파악되었다. 실제 응답된 자료를 보면 연간 취급 종수가 10종 이하, 연간 취급 부수가 50부 이하인 서점도 있었다.

 

개정된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는 ‘서점’의 정의에 이어 ‘지역서점’의 정의를 신설하였으며, 많은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들이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에서 지역서점을 정의하고 지역서점인증제를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서는 기본적으로 3가지 요건(1. 관할 지역에 주소와 매장을 두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할 수 있을 것 2. 「부가가치세법」 제8조에 따라 서적 소매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하였을 것 3.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따른 중소기업자가 경영할 것)을 갖춘 서점을 ‘지역서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지리적인 위치상의 요건, 업종분류상 서적 소매업 등록 요건 등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는 지역 실정에 따라 지역서점의 요건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하여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

 

지역서점의 법률적 개념 이외에 외연적 개념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지역서점 연구에서 도출된 ‘매장 내 구성 상품 중 50% 이상이 책으로 진열’, ‘매출액의 50% 이상이 책 판매를 통해 발생하는 조건’ 등과 함께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지역서점인증제도에 따른 기준인 ‘매출액의 70% 이상이 신용카드 매출’, ‘신용카드 매출의 객단가가 대형서점 평균 객단가 이하인 경우’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실제 지역서점인증 자격 요건 강화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문화 체험 공간 기능의 확대 필요

 

둘째, 문화 체험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역서점에서 문화프로그램을 개최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1,373개 중 266개 서점(19.3%)만이 2022년 문화프로그램을 개최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지역서점에서 개최한 문화프로그램 유형을 살펴보면 동아리 운영(커뮤니티 운영) 33.2%, 강연/강의/토론회(북토크, 전문 지식 등) 31.8%, 워크숍(만들기, 글쓰기 등) 25.3%, 공연/전시회(영화, 연주, 미술 관람 등) 6.3%, 현장 투어(현장 학습) 2.4%, 기타 1.0%로 나타났다. 지역서점에서 개최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이 된 분야는 서점 홍보(83.0%), 고객 확보(50.9%), 매출(50.9%) 순이었다. 매장 규모가 20평(66㎡) 이하인 매장에서 문화프로그램 개최 횟수 비율이 59.3%로 가장 높았다. 반면, 지역서점에서 문화프로그램을 개최하지 않은 이유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57.3%)가 가장 크게 나타났고,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29.4%), ‘우리 서점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18.8%), ‘프로그램 운영 방법을 잘 몰라서’(17.9%), ‘프로그램을 진행할 공간이 부족해서’(16.1%) 순으로 확인되었다.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

 

 

지역서점은 지역사회의 자생적 문화공간으로 큰 의미가 있다. 제5차 출판문화산업 진흥계획(2022~2026)을 보면 지역서점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책 경험 공간 고도화, △지역서점의 문화적 기능 확충, △지역서점 자립 기반 구축을 제시하였다. 이에 지역 문화의 거점 공간으로서 지역서점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서점이 도서 판매를 넘어 문화공간으로 기능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주고, 지역 내 독서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인식될 수 있도록 북콘서트, 독서 동아리 모임, 지역 내 저자와의 만남 등 문화활동 개최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자체, 교육 시설 등과 협력하여 지역서점이 인근 학교의 학내 대회 수상작 전시, 주민자치회 등 행사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독서활동 외에도 지역민과의 일상적 접촉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3월 「생활문화시설의 범위에 관한 고시」를 일부 개정하면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지역서점’을 생활문화시설에 추가하였는데, 이는 지역서점이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도서를 매개로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문화공간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공간’으로서 지역서점의 정체성 확대 및 지역 주민의 관심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지역 주민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문화 이벤트, 커뮤니티 활동 지원 강화와, 문화 활동을 관광객에게 소구하는 문화 체험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역서점만의 정체성을 발굴해야 한다.

 

현재 다양한 지역서점 지원 사업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이는 지자체와 별도로 운영되며 지원 규모 역시 작다는 의견이 있다. 지역서점의 경영 안정을 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활동을 통해 서점이 지역의 문화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지역서점은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 구축되며, 지역과 동네에 기반을 두는 문화 거점 공간이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지역서점의 강점으로 ‘지역 독자의 가까이에 있다’(52.5%)가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특정분야 전문서점의 경우는 ‘지역의 문화/공간 기능을 한다’(15.5%)의 비율이 높았다. 지역서점 활성화에 중요한 지원 정책 중 1순위로 꼽은 응답은 ‘문화행사 개최 지원 확대’(29.1%)이다. 이를 위해 ‘지역서점과 문화프로그램을 연계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며, ‘지역서점 간의 연계, 지자체와 연결된 문화행사 활동이 책 읽는 문화로 창출’되도록 노력하고, ‘일회성을 위한 행사 지원보다는 지역서점의 홍보 및 거점 공간이 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역서점에서 지역을 기반으로 문화프로그램 운영의 ‘필요 이유’가 공감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시의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공표 시기

 

셋째, 이번 조사는 지역서점 실태조사의 공표 시기를 단축하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실태조사는 조사 대상 기준년도의 익익년에 발표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지역서점 실태조사의 경우 지역서점 진흥을 위한 정책 수립 및 기초자료로서 실태조사의 시의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준년도 익년 상반기에 공표가 필요했다. 따라서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는 2022년 12월 13일부터 2023년 1월 19일까지 진행하였으며, 2023년 6월에 최종 공표하였다. 설문조사가 12월에 이뤄지는 경우는 연매출액 등 일부 문항에 대해 예상 수치로 파악하고, 추후 한 번 더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지역서점 실태조사는 지역서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 마련을 위해 운영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는 등 지역서점에 대한 정확한 기초 통계자료를 구축하고자 마련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에 초석을 마련하고자 한다. 때문에 지역서점 실태조사에 대한 최신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산업에 적용시키고, 정책 방향 등에 활용하기 위해 실태조사 이후 빠른 공표가 필요하다. 그동안 지역서점 실태조사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매년 실시하는 〈출판산업 실태조사〉의 ‘오프라인 서점 실태조사’,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격년 주기로 발행하는 〈한국 서점편람〉, 경기도 등 일부 광역지자체들이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해 실시한 연구용역 보고서 또는 지역서점 명부 작성을 위한 약식 조사 등이 있었다.

 

앞으로 지역서점 실태조사는 2년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전수조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속한 실태조사를 위해서는 모집단 구축에 대한 체계적인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상시적인 모집단 수집 활용을 위해 지역서점포털 서점ON 또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의 전산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서점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조회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서점인증제 등 지자체 및 민간단체 정책과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관리체계가 요구된다. 일관된 모집단은 추후 시계열분석 등을 통해 지역서점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표준화된 설문문항 설계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2022 지역서점 실태조사〉는 지역서점의 환경과 지역서점 활성화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재 지역서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서점 현황 파악을 위한 다양한 층위에서 실태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 정책을 위한 신규 사업과 제도 개선 마련 및 예산 확보, 지자체는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 및 지원, 민간단체는 지역서점인증제 강화, 공공도서관은 지역서점을 통한 도서구매, 바로대출 서비스 등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힘쓰는 중이며 이를 각 기관과 단체에서 다각도로 시행 중이다. 또한, 실태조사 결과 지역서점이 없는 지역에 대해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첫 발을 디딘 지역서점 실태조사는 2년마다 계속 진행되며 관련하여 새로운 제안이 거듭될 것이다. 기존에 운영되는 지역서점의 더 나은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새로운 지역서점 창출에 기여할 것이며 또한 건강한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 기반으로서의 지역서점을 확산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쓰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문화체육관광부(2022), 제5차 출판문화산업 진흥계획(2022~2026) 보도자료.
박찬수(2023),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지원정책 개선 방안 연구, 출판학연구, 49(2), pp.5~27.
복건우(2021), “지역서점의 위기,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오마이뉴스(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4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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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혁

김동혁 서일대학교 미디어출판학과 조교수

서일대학교 미디어출판학과에 재직 중이며, 출판문화와 관련된 이론 연구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연구로는 “적소이론을 통해 본 도서 발견에 관한 연구”,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서점에 대한 소비자의 중요도와 만족도 분석”, “독서치료를 통해 본 시니어 독서 활성화 방안 연구” 등이 있다.
screenpla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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