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25  2021.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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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출판시장의 오늘과 내일
2021 60+책의해 제2차 포럼

 

 

 

 

2021. 9.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8월 20일 “시니어 출판시장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2021 60+책의해 제2차 포럼을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튜브로 온라인 생중계된 이번 포럼은 표정훈 출판평론가가 사회를 맡았으며, 안찬수 2021 60+책의해추진단 단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시니어 출판시장의 현황과 과제’, ‘고령자 친화적 출판의 가능성을 찾아서’, ‘시니어 그림책 전문 브랜드 출판 사례’를 담은 주제발표와 전문가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영유아 도서, 청소년 도서처럼 세대별 맞춤 도서가 필요하듯 고령자에게도 고령 세대의 눈높이와 관심에 부합하는 시니어 맞춤 도서가 필요해짐에 따라,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정부와 민간이 합심하여 추진하는 ‘60+책의해’를 맞이해 시니어 출판시장의 현황과 과제를 짚는 자리를 마련했다.

 

2021 60+책의해 제2차 포럼 단체사진

 

안찬수 2021 60+책의해추진단 단장은 개회사를 통해 “2021년 여러 단체가 모여 만든 60+책의해추진단은 60+세대를 위한 도서 출판과 서점, 도서관 등 책 문화 생태계를 살펴보고 시니어 세대들의 독서 문화를 함께 고민 및 실험하며 도전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고 단체의 취지를 설명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음껏 만나 이야기 나누지 못하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과 사업들을 뜻대로 하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치며 “그러나 어려울 때일수록 할 일은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책 문화 생태계와 관련해 우리나라 문화 발전을 위해서 정치 지도자들이 적극적 관심을 가지고 정책과 비전을 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서 “2021년 60+책의해 제2차 포럼을 통해 출판시장의 현재를 살펴보고 과제가 무엇인지 들어보자”며 “오늘 포럼은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출판계에서 어떤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매우 뜻깊은 자리이며, 자료나 데이터가 많이 축적된 것은 아니기에 논의를 촉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관련 분야의 활동가들에게 깊은 관심과 각고의 노력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안찬수 단장


개회사로 포럼의 문을 여는 안찬수 단장

 

주제발표

 

 

시니어 출판시장의 현황과 과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첫 번째 주제발표는 포럼의 총론적 주제가 되는 ‘시니어 출판시장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가 맡았다. 백 대표는 60+책의해가 가진 의의를 전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2025년에는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3%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우리나라 고령인구는 해외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곤율이 높으며, 4명 중 1명만이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시니어 출판은 이러한 초고령사회에 고령자의 일상생활과 여가 시간 선용, 전문 지식 함양을 돕는 독서 자료의 원천으로, 활동적인 시니어를 위한 평생학습 자료와 지식 제공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저자와 출판사, 서점과 독자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고령자의 저조한 독서실태는 시니어 출판시장의 난항이 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연간 독서율은 31.5%로 일주일에 1회 이상 책을 읽는 60대 이상 인구는 10.8%로 나타났다.

 

현재 시니어 독자가 전체 도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으로 미약하지만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니어 독자의 95%는 종이책을 구매하며, 경제/경영서, 문학, 인문, 종교 순으로 높은 구매율을 보인다. 시니어가 구입한 상위권 베스트셀러는 정치/사회 분야가 가장 높으며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가벼운 에세이와 장르소설, 어학을 제외하고는 전 연령대의 종합 베스트셀러와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니어 맞춤 도서로 주목받는 ‘큰글자책’은 2020년에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성경이 상위권이지만 인문, 경제/경영, 소설 등으로 점차 다양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컬러링북, 그림책, 단행본 베스트셀러의 큰글자책 등이 출간되고 있다. 미국의 시니어 전용 도서를 조사한 결과 반스앤노블 서점에 4,805종, 아마존에 3만 종 이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큰글자책 또한 반스앤노블 서점 35,745종, 아마존 8만 종 이상이 검색되었다.

 

시니어 출판이 가장 성장한 일본은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28.7% 수준으로 건강, 운동, 수면 등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도서 출판이 이뤄졌다. 우리나라도 시니어 출판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니어 독자를 위한 책, 고령자를 돌보는 가족을 위한 책, 시니어 서비스 산업 종사자를 위한 책 등을 출간하고 정부의 시니어 도서 선정 및 보급 지원 정책과 민간에서 올해의 시니어 도서 선정 등을 활성화하여 시니어 맞춤형 출판을 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큰글자책과 오디오북의 형태로 제작, 고령자 친화적인 다양한 책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출판 공급망 확충,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북큐레이션 맞춤 제공, 시니어 북클럽과 라이브러리 등 환경을 조성한다면 시니어 세대를 위한, 보다 건강한 책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백원근 대표


첫 번째 발표로 본격적인 포럼을 시작하는 백원근 대표

 

고령자 친화적 출판의 가능성을 찾아서

 

김상윤 다산북스 신사업본부 본부장

 

‘고령자 친화적 출판의 가능성을 찾아서’를 주제로 김상윤 다산북스 신사업본부 본부장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앞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의 발표와 같이 국민 10명 중 4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돌입하며 2060년 노인의 기준은 70~75세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시니어가 노년을 인생의 황혼기 노년층으로 인식하며 검소했다면, 새롭게 등장한 액티브 시니어는 스스로를 젊다고 생각하며 경제력을 갖추고 취미활동을 즐긴다. 시니어 산업이 주요 산업으로 성장하며 시니어 세대를 위한 맞춤형 콘텐츠와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노인들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큰글자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큰글자책란 기존 단행본 판형을 약 130% 키우고, 글자를 확대하여 시니어들이 읽기 편하게 제작 및 보급하는 도서를 말한다. 이는 고령화 시대, 노년층 증가, 높은 교육 수준, 공공도서관 사회취약계층 도서 구입의 예산 증가 등에 따라 확대되며 출판시장의 틈새시장이 될 전망이다. 현재 큰글자책 시장은 40여 개의 출판사, 약 500종의 도서가 시니어 맞춤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제작 및 유통되고 있다. 분야별 매출은 건강, 경제/경영, 인문, 자기계발이 높으며, 분야별로 고르게 분포하되 주제 연관성이 높은 도서를 위주로 특정 분야에 집중되기보다는 전반적인 분야에서 고르게 소비되는 경향을 보인다. 출시 종수 대비 매출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종수의 점유율보다 매출의 점유율이 높은 분야는 경제/경영, 역사, 인문, 자기계발 분야로 이는 곧 해당 분야의 관심도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의 50대 이상 이용자 비중이 50%대를 넘어서고 있으며 2017년 기준 60대 이상 28.2%, 50대 25%, 40대 21.5% 등으로 60대 이상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도서관에 방문하는 이유는 여가 생활, 자기계발, 프로그램 참여 순으로 나타났으며, 도서관에 시니어층 방문이 증가하고 있으나 실제 공공도서관 등에 큰글자책의 비치 및 서수, 종수의 다양성은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으로 조사됐다. 또, 서점을 통한 시니어 대상 큰글자책의 판매 경험을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정책 차원에서도 지원이 필요하다. 시니어 콘텐츠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단행본을 변형하는 형태뿐 아니라, 처음부터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공공도서관의 도서 구입 예산을 단순히 1인당 도서 수로 목표를 설정하기보다 각 계층에 따른 맞춤형 예산을 도입해야 한다. 또, 다양한 수요처 확대를 위해 시니어를 위한 도서 및 오디오북 등은 공공도서관에만 의존하지 않아야 하며, 시니어들이 주로 방문하는 다양한 수요처에 대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수요와 생산의 선순환 구조를 확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니어층을 위한 콘텐츠 및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문화 공간과 함께, 일방적 공급이 아닌 수요와 생산의 선순환 구조를 확보하여 직접적인 참여 기회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김상윤 본부장


김상윤 본부장이 고령자 친화적 출판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시니어 그림책 전문 브랜드 출판 사례

 

백화현 독서활동가, ‘백화만발’ 기획자

 

마지막 주제발표는 시니어 그림책 시리즈 ‘백화만발’의 백화현 기획자가 ‘시니어 그림책 전문 브랜드 출판 사례’를 주제로 시니어 그림책의 기획에서 출간까지를 설명했다. 2015년 2월부터 독서 강연을 통해 많은 고령층을 만난 백 기획자는 ‘왜 시니어는 책을 읽지 않을까’, ‘독서운동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독서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 해야 독서를 어려워하는 어른들을 이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학교에서의 경험을 떠올렸다. 학교에서는 획일화된 시스템 속에서 자신의 학년 교과서로 공부를 하고 그 내용으로 시험을 치르며, 주로 하나의 정답만이 인정되는 선택형 평가를 본다. 이에 백 기획자는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통해 교과서를 넘어서는 교육을 진행했다. 예컨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가 어려운 아이에게는 만화 「소나기」를, 쉬운 아이에게는 ‘단편모음집’을 제공하고 답이 하나인 선택형 평가의 비중을 낮추고 과정 평가 비중을 높여 자신이 발견하고 알게 된 것을 발표하고 쓰게 했다. 이를 바탕으로 어른에게도 그림책이 필요함을 도출해냈다. 연령에 맞는 교과서만 강요하면 안 되듯, 어른이라고 해서 글자는 작고 글이 많은 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기존의 성인 그림책은 주로 어린이를 주독자로 한 책, 어른 독자를 대상으로 한 고급스러운 성인 그림책, 70+ 어르신 수기 형태의 성인 그림책으로 나뉘었다. 그래서 40대부터 90대까지 보고 읽을 수 있는 ‘4090그림책’을 구상했다. 4090세대를 메인 타깃으로 2030세대와 함께 전 연령대가 읽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독서를 어려워하는 어른들이 그림책을 통해 위로와 격려, 꿈과 희망, 도전과 성찰의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도우며, 외로움을 극복하고 만남과 나눔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도움을 주고자 4090그림책 ‘백화만발’이 탄생했다. 시니어 그림책 시리즈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이는 더 많은 출판사에서 다양한 시니어 그림책을 출판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60+세대의 특성이 다양한 만큼 시니어 그림책 역시 다양한 내용과 형태가 필요하다. 청년과 중장년층에서 먼저 ‘시니어 그림책’을 읽고, 이 책을 부모님께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시니어 독서모임 활성화는 세상 밖으로 밀려난 듯한 60+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경로당, 노인복지관, 요양원 등에 시니어 그림책과 어르신들이 읽기 좋은 책들을 비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독서할 권리는 시니어 세대에게도 똑같이 주어져야 한다.

 

백화현 기획자


백화현 기획자가 마지막 주제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토론

 

 

이홍 한빛비즈 편집이사

 

이홍 한빛비즈 편집이사는 출판사의 입장에서 시니어 출판시장을 바라봤다. 앞서 언급된 큰글자책에 대해 “큰글자책을 노인도서로 지칭해 사용하고 있지만, 큰글자책은 노인뿐만 아니라 시력에 대한 불편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도 해당되는 도서”라고 말했다. 이 편집이사는 현재 큰글자 독서 좌석이 어르신만 앉는 경로석처럼 되어 있는데, 시니어라는 특정 나이대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시력에 불편함을 겪는 사람 등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개념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음을 전했다. 이와 함께 출판사가 시니어 도서의 출판을 주저하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 번째, 도서를 연령별, 마케팅별로 기획할 만큼 독서 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10년 전 2.2%에서 현재 5% 정도로 변화한 것은 고연령층으로 많은 인구가 유입된 것에 비해 실질적으로 적은 수치다. 큰글자책마저도 직접 구매한 비율은 미미하고 공공재나 자녀들이 구입해 선물해주는 개념으로 본다면 현실적으로는 더욱 어려운 문제다. 두 번째로는 원가이다. 큰글자책만 놓고 본다면 기존 책들을 30~35% 정도 확대하는 것인데, 이는 굉장히 무겁기에 권수로 나눈다고 해도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초판이 2,000~3,000부 이하로 소진되고 있는데 다시 세분화해서 개발 및 투자를 하기에는 출판사의 사정이 여의치 않다. 그렇다고 해서 공공 지원이나 정부 예산의 개념으로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에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독서의 한계성적인 나이가 있기에 여러 연령층의 독서는 구분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하며, 현재 시니어 도서의 출판은 아직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홍 편집이사


첫 번째 토론을 맡은 이홍 편집이사

 

남성호 교보문고 마케팅추진단 단장

 

남성호 교보문고 마케팅추진단 단장은 서점과 도서 유통 측면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이야기했다. “5~6년 전 시니어 출판시장을 살펴봤을 때 긍정적인 신호보다는 부정적인 신호가 많았는데, 오늘 포럼은 ‘향후 몇 년 뒤’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시니어 도서 구매율이 5.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남 단장은 현재 도서시장은 40대 여성이 주력 계층으로, 7:3 정도로 여성이 주도하고 있음을 알리며, 시니어 출판시장은 65% 남성 주도에서 최근 여성의 비율이 40%까지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경우 액티브 시니어, 스마트 시니어 등 준시니어들을 위한 시장에 코로나19가 변수로 작용하며 서점 유통은 시대가 움직이는 시장에 따라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니어 출판시장이 열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남 단장은 몇 가지를 제안했다. 첫 번째로,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가 큰글자책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주문형 책으로 시스템을 변경하는 것이다. 또한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 등의 책의 환경도 갖출 필요가 있다. 여기에 시니어 요금제를 활용해서 시장을 키우고, 추천도서를 결합해 선택의 폭을 넓히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편리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전문 시니어를 상담할 수 있는 상담기능을 현장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도서 구매나 독서할 수 있는 구매 용이성을 제공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남 단장은 많은 시니어층이 회원가입부터 어려움을 겪으므로 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경험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니어 독서 클래스를 운영하는 커뮤니티 등의 모임을 활성화해 현장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만족감과 충족감을 주는 하나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성호 단장


두 번째 토론을 이어가는 남성호 단장

 

박찬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무처장

 

박찬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무처장은 독서 생태계의 재설계라는 큰 틀에서 더욱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시니어 독서와 시니어 출판을 이야기했다. “한국도서관협회에서 큰글자책 보급 사업을 지켜봤고 어떻게 확산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며 “다양한 독자들이 소비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여의치가 않다”고 운을 뗐다. 일본 같은 경우 그림책으로 독서치료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에 독서치료가 도입되어 그림책을 접해본 사람이 이제 60세 즈음이어서 실제로 지금 요양원에 있는 분들에게 적용하기 어려웠다. 지금쯤 다시 전략을 짜본다면 시장이 오래되지 않아 조금 더 오래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또한 현재 상당히 발전한 시니어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여전히 도서 목록에 대한 정보가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박 사무처장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9월에 오픈하는 통합 전산망에는 큰글자책 타이틀이 별도로 만들어져 있어, 앞으로는 큰글자책에 대한 전체적인 목록들을 도서관 등에서 손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사무처장은 원천 콘텐츠를 만들 때 기획 단계부터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이책을 만들면서 동시에 전자책과 큰글자책, 오디오북의 제작을 염두에 두어 하나의 콘텐츠를 다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독서 생태계를 재설계하는 일의 필요성을 상기하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진행 중인 5개년 계획에는 유년 시절 독서에 대한 중요성과 시니어 독서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설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책에 즐거움이 담긴다면, 책은 충분히 생명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박찬수 사무처장


독서 생태계 재설계의 관점에서 토론을 한 박찬수 사무처장

 

황진수 대한노인회 한국노인복지정책연구소 소장

 

끝으로 황진수 대한노인회 한국노인복지정책연구소 소장이 노인 세대의 분화 출판과 시니어 세대의 현실에 맞춰 출판해야 함을 강조했다. 황 소장은 고령자 그룹 중 전기 노인은 65~75세, 후기는 75세 이상으로 구분하며, 전기 노인에 해당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나 민주화를 이끈 이들로 시니어 출판시장의 타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황 소장은 세 가지 측면에서 1등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의 현황을 설명했다. 첫 번째, 2025년에는 노인 인구 1,900만 명의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데 이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65세 이상 노인 중 생계비에 보태 쓰고자 일을 한다고 답한 사람은 49.6%로 우리나라는 노인이 가난한 나라라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노인 자살이 4,600명으로 세계 1위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어서 고령친화산업에 소요되는 금액은 121조 원이라는 점을 밝히며 대부분 치매나 중풍 등 노인의 질병과 관련한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독서산업 또한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독서 동아리와 독후감 발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일부 노인들은 참여의지가 낮다는 현실을 짚으며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날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 소장은 노인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노인과 자녀 세대인 1·2세대 간, 노인과 손주 세대인 1·3세대 간 독서토론회를 만들고 공모하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대한노인회에서 성황리에 개최한 게이트볼대회, 환궁대회 등을 예로 들어 노인도 보상과 칭찬을 받길 원하며,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 생활에 대한 욕구가 있음을 전했다.

 

노인이 자서전을 쓰고, 사회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등 지자체별 활동에 참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시니어 잡지 시장이 활성화된 것처럼 한국에도 시니어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독서 시장이 개척되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시니어 출판문화가 성공적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했다.

 

황진수 소장


마지막 토론을 맡은 황진수 소장

 

 

질의응답 & 청중 의견

Q. 시니어층이 자서전, 회고록 등을 출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있나요?

백원근 청주시에서 고령자 자서전, 글쓰기 사업을 10여 년 전 처음 시작해서 그 뒤로 굉장히 많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제도들을 운영하고 있고요. 글을 쓰는 프로그램을 교육하는 과정을 운영해 실제로 문집을 발간할 수 있도록 제작비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작성한 문집은 도서관이나 시청에서 전시 발표회나 기념행사를 갖는 프로세스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모든 지자체에서 하고 있지는 않지만 확산되고 있는 과정입니다.


Q. 국회도서관/국립중앙도서관의 50대 이상 이용자 비율은 매우 높습니다. 장애인 등급을 받지는 못했지만 시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이 보다 편하게 오디오북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표정훈 이 질문과 관련해서는 “도서관의 고령자 서비스, 어디까지 왔나”라는 제목으로 10월 13일 예정된 제3차 도서관 포럼에서 다시 질문 주시면 정확히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저는 노인복지 분야에서 일합니다. 저희가 관리하는 경로당에 시니어 그림책을 꼭 비치하고 싶은데 항상 비용이 문제입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박찬수 지역에 보면 어린이 도서관이나 그림책 도서관이 있습니다. 이런 도서관과 연계해 도서를 대출해서 활용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질의응답을 준비하는 발표자들


질의응답을 준비하는 발표자들

 

이어서 오늘 발표에 대한 주제발표자들의 소감이 이어졌다. 백화현 기획자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어린이, 영유아, 청소년의 북스타트를 주도했듯이 시니어 북스타트를 적극 추진하고, 많은 독서활동가와 결합해 시니어들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을 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윤 본부장은 “시니어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출판사와 서점, 도서관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시장도 만들어지고 정책들도 만들어질 거라 생각한다”며 이해관계자들이 노력해주길 당부했다. 이어서 백원근 대표는 “고령자의 독서가 어려운 삶 속에서 더 나은 삶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책을 사는 것이 부담되는 노인들을 위해 도서관을 통해 독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독서복지 정책 모델을 개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절판본을 위한 플랫폼 신설과 POD 플랫폼 등을 제안했다.

 

끝으로 황진수 소장은 “시니어 세대의 독서를 활성화하려면 욕구와 흥미를 진작시켜 초기 단계에 제도적으로 끌고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시니어 세대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고령친화적 사회 구조를 만들면 시니어 출판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포럼 채팅창에는 “‘2021 60+책의해’를 기반으로 앞으로 시니어를 위한 독서 문화 및 다양한 큰글자책들의 출판이 더욱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노인복지 지향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좋은 말씀이었습니다”와 같은 후기와 함께, “정부와 함께 기업도 사회공헌 차원에서 접근하여 적극적으로 시니어 독서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제2차 포럼에 이어 2021 60+책의해를 맞아 열리는 제3차 도서관 포럼은 “도서관의 고령자 서비스,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10월 13일 개최될 예정이다.

 

2021 60+책의해 2차포럼 시니어 출판시장의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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