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26  202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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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PA 출판산업 동향]
2021년 상반기 KPIPA 발행 통계 및 심층 분석
- 부재 그리고 회복

 

 

 

정책연구통계센터, 표정훈(출판평론가/작가)

 

2021. 10.


 

〈2021년 상반기 발행 통계〉

 

정책연구통계센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정책연구통계센터가 매년 반기별로 발간하는 『KPIPA 출판산업 동향』은 국내 출판산업 생산, 판매, 소비 지수 등의 추이 변화를 제공한다. 올해부터는 통계 자료의 적시성과 출판계의 활용성을 높이고자, 웹진을 통해 『KPIPA 발행통계』를 선 공개하고 있다(2021년 상반기 KPIPA 출판산업 동향 보고서 12월 발간 예정).
발행 통계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알라딘, 예스24, 출판유통진흥원, 국립중앙도서관 도서 목록 중 국내 발행 도서를 대상으로 반기 통계용 도서 분류 기준(만화, 잡지 제외)에 따라 통계를 산출하였고, 기존의 도서관 분류법이나 대한출판문화협회의 분류법과 달리 주요 서점의 분류에 근거하되, 서가 배열 기준이 아닌 도서의 특성에 따라 재분류하였다. 산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가 분석 원고도 함께 공개한다.

 

 

2021년 상반기 신간도서 발행 종수, 전년 동기 대비 936종 증가(39,150종, 월평균 6,525종 발행), 교육도서는 26.7%로 전체 신간도서의 1/4 비중 차지
2021년 상반기 1종을 출간한 출판사의 비중은 42.1%(2,487개사), 5종 이하를 출간한 출판사의 비율은 78.4%(4,628개사)
※2020년 상반기 대비 6%(261개사) 증가

 

 

2021년 상반기 발행 통계 추이

(단위 : 종, %)

상위 분류

기본 분류

발행 종수

2020년
상반기

2021년
상반기

 

증감

증감률

구성비

유아동

유아
아동(어린이)

3,811

3,058

7.8

△753

△19.8

교육

초등학습
중고학습
외국어
취업/수험서/자격증

10,016

10,443

26.7

427

4.3

문학

소설
시/에세이/희곡 등

6,637

6,672

17.0

35

0.5

인문

철학/심리
역사/문화
종교
기타 인문학

5,301

5,118

13.1

△183

△3.5

예술/대중문화

예술/대중문화

2,013

2,882

7.4

869

43.2

실용

자기계발
가정/생활
요리/취미
건강/스포츠/레저
여행

2,271

2,476

6.3

205

9.0

사회과학

정치/사회
경제/경영

4,394

4,433

11.3

39

0.9

과학기술

IT/컴퓨터
자연과학
기술공학

3,771

4,068

10.4

297

7.9

합계

38,214

39,150

100.0

936

2.4

 

 

 

 

2021년 상반기 발행 실적별 출판사 수

(단위 : 개, %)

발행 종수

2020년 상반기

2021년 상반기

출판사 수 증감률

출판사 수

구성비

출판사 수

구성비

1~5종

1종

2,385

41.7

2,487

42.1

4.3

2종

902

15.8

979

16.6

8.5

3종

509

8.9

527

8.9

3.5

4종

337

5.9

371

6.3

10.1

5종

234

4.1

264

4.5

12.8

소계

4,367

76.4

4,628

78.4

6.0

6~10종

6종

199

3.5

191

3.2

△4.0

7종

161

2.8

119

2.0

△26.1

8종

106

1.9

117

2.0

10.4

9종

98

1.7

74

1.3

△24.5

10종

86

1.5

76

1.3

△11.6

소계

650

11.4

577

9.8

△11.2

11~30종

11~15종

236

4.1

236

4.0

-

16~20종

136

2.4

132

2.2

△2.9

21~25종

70

1.2

84

1.4

20.0

26~30종

49

0.9

49

0.8

-

소계

491

8.6

501

8.5

2.0

31종

31~40종

62

1.1

56

0.9

△9.7

41~50종

31

0.5

36

0.6

16.1

51~100종

73

1.3

73

1.2

-

101종이상

39

0.7

32

0.5

△17.9

소계

205

3.6

197

3.3

△3.9

합계

5,713

100.0

5,903

100.0

3.3

 

 

 

 

 

〈2021년 상반기 생산 동향 심층 분석〉

 

표정훈(출판평론가/작가)

 

(1) 출판동향

 

가) 통계 분석

 

 

① KPIPA 발행 종수 개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교보문고, 예스24, 출판유통진흥원, 국립중앙도서관 등의 관련 자료를 취합하여 정리한 발행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신간도서 발행 종수는 총 39,150종으로 전년 동기(2020년 상반기)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 종수 측면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사태로 위축되었던 출판 생산 활동이 2021년 상반기에 미세하게나마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 2019년 동기와 비교하면 회복 추세가 본격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발행 통계

(단위 : 종, %)

상위 분류

기본 분류

발행 종수

전년 동기 대비

전기 대비

2019년상반기

2019년하반기

2020년상반기

2020년하반기

2021년상반기

증감수

증감률

증감수

증감률

유아동

유아

1,495

1,368

1,565

1,894

1,633

68

4.3

△261

△13.8

아동(어린이)

1,772

2,702

2,246

1,936

1,425

△821

△36.6

△511

△26.4

소계

3,267

4,070

3,811

3,830

3,058

△753

△19.8

△772

△20.2

교육

초등학습

2,231

2,154

1,710

2,218

1,409

△301

△17.6

△809

△36.5

중고학습

2,380

2,447

1,706

2,177

1,656

△50

△2.9

△521

△23.9

외국어

1,062

889

825

761

1,114

289

35.0

353

46.4

취업/수험서/자격증

7,618

4,365

5,775

4,175

6,264

489

8.5

2089

50.0

소계

13,291

9,855

10,016

9,331

10,443

427

4.3

1112

11.9

문학

소설

3,526

3,598

2,978

3,088

2,687

△291

△9.8

△401

△13.0

시/에세이/희곡 등

3,458

4,415

3,659

4,904

3,985

326

8.9

△919

△18.7

소계

6,984

8,013

6,637

7,992

6,672

35

0.5

△1320

△16.5

인문

철학/심리

903

850

1,024

896

920

△104

△10.2

24

2.7

역사/문화

989

973

884

1,166

913

29

3.3

△253

△21.7

종교

2,686

2,702

2,409

2,558

2,149

△260

△10.8

△409

△16.0

기타 인문학

1,105

1,209

984

1,389

1,136

152

15.4

△253

△18.2

소계

5,683

5,734

5,301

6,009

5,118

△183

△3.5

△891

△14.8

예술/대중문화

예술/대중문화

1,653

2,111

2,013

2,019

2,882

869

43.2

863

42.7

실용

자기계발

829

699

0c86cb

721

842

176

26.4

121

16.8

가정/생활

271

288

353

486

432

79

22.4

△54

△11.1

요리/취미

606

476

447

546

454

7

1.6

△92

△16.8

건강/스포츠/레저

545

451

503

472

550

47

9.3

78

16.5

여행

527

458

302

259

198

△104

△34.4

△61

△23.6

소계

2,778

2,372

2,271

2,484

2,476

205

9.0

△8

△0.3

사회과학

정치/사회

3,225

2,302

2,511

2,193

2,310

△201

△8.0

117

5.3

경제/경영

2,078

1,726

1,883

1,629

2,123

240

12.7

494

30.3

소계

5,303

4,028

4,394

3,822

4,433

39

0.9

611

16.0

과학기술

IT/컴퓨터

807

676

808

0c86cb

967

159

19.7

301

45.2

자연과학

552

481

460

475

604

144

31.3

129

27.2

기술공학

2,215

1,842

2,503

1,882

2,497

△6

△0.2

615

32.7

소계

3,574

2,999

3,771

3,023

4,068

297

7.9

1045

34.6

합계

42,533

39,182

38,214

38,510

39,150

936

2.4

640

1.7

출처: 정책연구통계센터
자료 제공: 교보문고, 영풍문고, 알라딘, 예스24, 출판유통진흥원, 국립중앙도서관
주: ① 교보문고, 영풍문고, 알라딘, 예스24로 입고된 2021년 상반기 도서 목록과 출판유통진흥원의 2021년 상반기 도서 목록(북센, 한국출판협동조합, 중소서점 POS 자료), 국립중앙도서관 납본 도서 목록을 취합한 국내 발행 도서를 반기 통계용 분류 기준에 따라 구분하여 통계를 산출함. 만화(아동용 만화는 포함)와 잡지, 교구, 전자책, CD/DVD는 제외함
② 기존 서점 분류와 가장 큰 차이점은 각종 기능사 자격증, 국가고시 준비 도서를 서가 배치 기준(과학기술, 사회과학 등)이 아닌 도서의 특성에 따라 ʻ취업/수험서/자격증ʼ 분야로 편입한 것임
③ 반디앤루니스(운영 서울문고) 영업 중단으로 인해 상반기 발행 통계 수치에는 제외함

 

 

 

 

 

② KPIPA 출판 분야별 발행 종수 추이

 

2021년 상반기의 전년 동기 대비 분야별 발행 종수 추이에서 유‧아동 분야는 19.7% 감소, 교육은 4.3% 증가, 문학은 0.5% 증가, 인문은 3.4% 감소, 예술/대중문화는 43.0% 증가, 실용은 9% 증가, 사회과학은 0.8% 증가, 과학기술은 7.8% 증가로 나타났다. 유‧아동 분야와 예술/대중문화 분야의 증감 폭이 상대적으로 매우 두드러져 보인다. 구체적으로 유‧아동 분야는 전년 동기 3,811종에서 2021년 상반기 3,058종으로 19.7%가 감소했다. 예술/대중문화는 전년 동기 2,013종에서 2021년 상반기 2,882종으로 43.0% 증가했다. 그밖에 문학‧인문‧사회과학 등이 상대적으로 발행 종수가 부진한 가운데, 실용‧과학기술은 비교적 두드러지게 늘었다.
2021년 상반기의 전년 동기 대비 분야별 신간도서 발행 분포(비중)는 유‧아동(△2.2%p)과 문학(△0.3%p), 인문(△0.8%p), 사회과학(△0.2%p) 부문이 감소했다. 과학기술(0.5%p), 교육(0.5%p), 예술/대중문화(2.1%p), 실용(0.4%p) 등은 증가했다. 다른 분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감 폭이 큰 분야는 2.2%p 감소한 유‧아동과 2.1%p 증가한 예술/대중문화다. 유‧아동과 예술/대중문화는 발행 종수 측면에서나 신간 발행 분포 비중 면에서나, 2021 상반기가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가장 큰 변동을 보인 분야라고 하겠다.
전년 동기 이후 1년 정도 기간에 걸친 변동 수치만을 가지고 구체적인 도서 분야를 둘러싼 환경 변화까지 정확히 말한다는 것은 어렵다. 요컨대 막연한 추정이 가능할 뿐이다. 이 점을 염두에 둘 때, 예컨대 발행 종수 43.0%가 증가한 예술/대중문화는 집합적으로 이뤄지던 예술/대중문화 향유 기회가 코로나19 감염 확산 사태 이후 여의치 않게 된 현실을 역설적으로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예술/대중문화에 관한 더 다양하고 많은 책이 나올 수 있는 역설적 환경이 조성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아동 분야 발행 종수의 19.7% 감소는 몇 년에 걸친 해당 분야 통계를 보더라도 그 폭이 큰 편이다. 이것이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있는지 여부를 속단하기는 힘들다. 이에 대한 해석은 다음 반기 혹은 후년 동기의 발행 종수가 나와야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한편 문학‧인문‧사회과학 등이 상대적으로 발행 종수가 부진한 가운데, 실용‧과학기술은 비교적 두드러지게 늘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출간 종수가 적은 출판사들이 발행 종수를 줄인 것이 아닌가, 추정해볼 수 있다.

 

2021년 상반기 신간도서 발행 분포

(단위 : %, %p)

상위 분류

기본 분류

기본 분류 기준 구성비

상위 분류 기준 구성비

2020년상반기

2021년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감

2020년상반기

2021년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감

유아동

유아

4.1

4.2

0.6

10.0

7.8

△2.2

아동(어린이)

5.9

3.6

1.7

교육

초등학습

4.5

3.6

△0.7

26.2

26.7

0.5

중고학습

4.5

4.2

△1.1

외국어

2.2

2.8

△0.3

취업/수험서/자격증

15.1

16.0

△2.8

문학

소설

7.8

6.9

△0.5

17.4

17.0

△0.3

시/에세이/희곡 등

9.6

10.2

1.5

인문

철학/심리

2.7

2.3

0.6

13.9

13.1

△0.8

역사/문화

2.3

2.3

0.0

종교

6.3

5.5

0.0

기타 인문학

2.6

2.9

0.0

예술/대중문화

예술/대중문화

5.3

7.4

1.4

5.3

7.4

2.1

실용

자기계발

1.7

2.2

△0.2

5.9

6.3

0.4

가정/생활

0.9

1.1

0.3

요리/취미

1.2

1.2

△0.2

건강/스포츠/레저

1.3

1.4

0.0

여행

0.8

0.5

△0.4

사회과학

정치/사회

6.6

5.9

△1.0

11.5

11.3

△0.2

경제/경영

4.9

5.4

0.0

과학기술

IT/컴퓨터

2.1

2.5

0.2

9.9

10.4

0.5

자연과학

1.2

1.5

△0.1

기술공학

6.5

6.4

1.3

합계

100.0

100.0

-

100

100

-

출처: 정책연구통계센터

 

 

 

 

2021년 상반기 신간도서 분야별 비중

2021년 상반기 신간도서 분야별 비중

 

 

③ KPIPA 출판사 발행 실적 추이

 

발행 실적이 있는 출판사 수는 전년 동기인 2020년 상반기 5,713개에서 2021년 상반기에 5,903개로 3.3% 증가하였다. 출판사 숫자로는 190개 증가한 수치다. 작은 폭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며 위축되었던 출판 생산 활동이 2021년 들어와 미세하게나마 회복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발행 실적 구간별로 보면 반기별(하반기 기준) 5종 이하의 신간을 발행한 출판사의 분포 구성비가 전체의 76.4%(2020년 상반기)에서 78.4%(2021년 상반기)로 증가한 반면, 6~10종 발행 출판사는 11.4%에서 9.8%로, 11~30종 발행 출판사는 8.6%에서 8.5%로, 31종 이상 발행 출판사는 3.6%에서 3.3%로 각각 감소했다. 구성비가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 출판사 수 증감률로 보면 1~5종 출판사 6.0% 증가, 6~10종 출판사 11.2% 감소, 11~30종 출판사 2.0% 증가, 31종 이상 출판사 3.9% 감소로 나타났다. 신간도서 발행 실적별 구성 비율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반기별 1종 발행 출판사는 2019년 2,325개사(점유율 40.3%)에서 2020년 2,385개사(42.1%)로 증가했는데, 2021년 상반기에는 2,487개사(42.1%)가 되었다. 소품종소량을 생산하는 출판사들이 느는 반면, 다품종 생산 출판사들은 대체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상황에서 출간 종수를 줄이는 것으로 대처하는 출판사들, 그러니까 출판 생산 활동에 매우 신중하게 임하는 출판사들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2021년 상반기 발행 실적별 출판사 수

(단위 : 개, %)

발행 종수

2020년 상반기

2021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출판사 수

구성비

출판사 수

구성비

1~5종

1종

2,385

41.7

2,487

42.1

4.3

2종

902

15.8

979

16.6

8.5

3종

509

8.9

527

8.9

3.5

4종

337

5.9

371

6.3

10.1

5종

234

4.1

264

4.5

12.8

소계

4,367

76.4

4,628

78.4

6.0

6~10종

6종

199

3.5

191

3.2

△4.0

7종

161

2.8

119

2.0

△26.1

8종

106

1.9

117

2.0

10.4

9종

98

1.7

74

1.3

△24.5

10종

86

1.5

76

1.3

△11.6

소계

650

11.4

577

9.8

△11.2

11~30종

11~15종

236

4.1

236

4.0

-

16~20종

136

2.4

132

2.2

△2.9

21~25종

70

1.2

84

1.4

20.0

26~30종

49

0.9

49

0.8

-

소계

491

8.6

501

8.5

2.0

31종

31~40종

62

1.1

56

0.9

△9.7

41~50종

31

0.5

36

0.6

16.1

51~100종

73

1.3

73

1.2

-

101종이상

39

0.7

32

0.5

△17.9

소계

205

3.6

197

3.3

△3.9

합계

5,713

100.0

5,903

100.0

3.3

출처: 정책연구통계센터

 

 

 

 

 

2021년 상반기 발행 실적별 출판사 비중

2021년 상반기 발행 실적별 출판사 비중

 

나) 주요 출판 트렌드

 

 

① 공감, 감동, 일상적 관계에 대한 목마름

 

2020년 7월에 첫 출간되어 2020년 주요 서점 종합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올랐던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2021년 상반기에도 인기를 이어갔다. 예스24 서점의 경우 작년 10월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뒤 30주 연속 종합베스트셀러 10위권 이내에 머물렀다. 교보문고도 자체 ‘2021년 상반기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에 따르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1위를 기록했다. ‘무의식에서만 존재하는 꿈을 정말 사고 팔 수 있을까?’라는 상상력에 바탕을 둔 스토리로, ‘어른을 위한 힐링 판타지 소설’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어떤 극적인 줄거리나 갈등, 로맨스가 없지만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도 받는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상적 관계와 공감에 그 어느 때보다 목말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깊이 다가갔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② 돌아온 ‘정치의 계절’

 

정세균의 『수상록』(4월), 박용진의 『박용진의 정치혁명』(4월), 조국의 『조국의 시간』(5월), 이낙연의 『이낙연의 약속』(5월), 황교안의 『초일류 정상국가』(6월), 추미애의 『추미애의 깃발』(7월), 김두관의 『당신의 존엄을 위하여』(7월), 김동연의 『대한민국 금기 깨기』(7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 후보 당내 경선이 펼쳐지면서, 해당 정치인들의 저서나 관련 도서가 집중적으로 출간되었다. 이 가운데 대선 주자는 아니지만 『조국의 시간』이 상반기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올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다른 저자가 쓴 관련 도서가 상반기에만 7종이 출간되기도 하였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 저서 및 관련 도서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 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번이 예년과 다른 것은 코로나19 확산 유행 탓에 대규모 출판기념회 행사를 열지 못한다는 점이다.

 

 

③ ‘파이어족’에 대한 선망

 

파이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은 경제적 자유를 확보해 조기에 직장을 은퇴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다. 여기에서 경제적 자유란 생계유지를 위한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재정‧자산 상태를 뜻한다. 젊었을 때 임금을 극단적으로 절약하고 주식‧부동산 등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여 노후자금을 빨리 확보해, 늦어도 40대에는 퇴직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파이어족에 대한 관심과 함께 관련 도서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밍키언니의 돈 계획: 2030 파이어족을 위한』, 『파이어족의 재테크』, 『나는 매일매일 부자로 산다: 파이어족을 위한 경제적 자유 프로젝트』 등처럼 파이어족이 되기 위한 재테크 안내서들이다. 둘째는 재정적 준비도 다루긴 하지만 보다 종합적으로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심리적 자세까지 안내하는 책이다. 『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가 대표적이다.

 

 

④ 주식‧부동산 실용서

 

‘재테크셀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2021년 상반기 출판시장의 분명한 트렌드는 주식 투자와 부동산, 비트코인 등이었다. 새롭게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가 2020년에 이어 꾸준히 이어졌다.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나의 첫 투자 수업』 등이 주식 투자 안내서로 주목받았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20주년 특별 기념판』, 『돈의 시나리오』, 『돈의 심리학』,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등처럼 돈과 재테크의 기본 마인드와 속성, 자세 등을 일깨우는 책들도 꾸준히 주목받았다.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 『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 『월급쟁이의 첫 부동산 공부』, 『왕초보도 바로 돈 버는 부동산 경매의 기술』 등 부동산 투자 안내서들도 많은 독자들이 찾았다. 이렇게 ‘월급쟁이’라는 말이 여러 책 제목에 나온다는 것이 시사적이다. 월급에 의지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워오던 많은 이들이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당혹해하고 또 좌절하였다. 월급에 의지하여 자산 증식을 추구해오던 이들이 부동산 투자에 새로 뛰어들었다. 이러한 재테크셀러에 대한 관심은 자산 시장 변동과 경제 상황 변화에 민감하다. 지금과 같은 재테크셀러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는 힘들다.

 

 

⑤ 직업 에세이의 새로운 변화

 

이른바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도배사로 일하는 청년이 쓴 『청년 도배사 이야기』, 건설 회사를 다니다가 무역 회사를 창업했으나 실패하고 수도권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저자가 쓴 『나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 콜센터 상담원이 쓴 『믿을 수 없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게 억지스러운』, 각각 전철역 미화원과 건설 현장 노동자가 쓴 『나는 밤의 청소부입니다』, 『노가다 칸타빌레』 등 직업 에세이들이 주목받았다. 과거 직업 에세이는 의사·기업인 등 사람들이 선망하는 고소득 전문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썼다면, 최근에는 이른바 MZ세대를 필두로 직업의 귀천에 대한 선입견이 약해지면서, 훨씬 다양한 직업 세계의 이야기가 에세이로 출간되고 있다. 이러한 직업 에세이들은 부분적으로는 실용서 역할도 한다. 저자들의 경험에 바탕을 둔 매우 구체적인 직업 세계를 독자들이 탐색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직업 에세이는 저자들이 종사하는 직업의 종류와 성격이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 출판산업 이슈와 과제

 

가)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이슈

 

 

출판사가 유통사, 동네서점 등에 공급된 도서의 유통·판매량 정보를 통합해서 웹페이지에서 볼 수 있게끔 모아놓은 출판유통통합전산망(통합전산망)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도로 추진되면서 출판계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9월 29일 정식 개통). 통합전산망은 출판사, 유통사, 서점 등에 분산된 도서의 생산부터 유통·판매까지의 정보를 통합해 주제별로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도서 유통 정보가 제대로 취합, 정리되어 출판생태계 구성원들에게 정확히 전해지지 못한 그간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었다. 물론 참여 출판사 숫자를 더욱 늘리고, 등록 도서 종수도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용 편의성과 확인 가능 정보의 양적, 질적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를 중심으로 출판계는 정부 주도로 도서 유통 정보가 관리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출협 자체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을 만들었다. 정부 주도와 민간 주도의 갈등이 불거진 셈인데, 정부, 출판사, 서점, 유통사, 관련 물류업계 등이 원만한 협의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 합의를 도출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누가 주도해나가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기보다는, 어떤 방안이 더욱 종합적, 체계적, 효율적이며 출판계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느냐, 이것이 중요한 문제라 할 것이다.

 

나) 투명한 인세 정산 문제

 

 

출판사가 작가에게 제대로 제때 정확한 액수의 인세를 지급하지 않는 문제가, 장강명 작가의 문제 제기로 출판계 안팎에서 주목 받았다. 이에 따라 해당 출판사가 장강명 작가에게 계약금과 인세 지급을 누락하고 오디오북을 무단으로 발행한 점에 대해 공개 사과하였다. 이밖에도 임홍택 작가가 인세 미지급에 대해 항의한 끝에 미지급 인세를 뒤늦게 지급받았다. 두 사안 모두 근본적인 문제는 작가들이 자기 저서가 얼마나 팔리는지 출판사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있다. 이에 따라 저자가 출판사를 불신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특히 책이 많이 팔려 성공을 거두는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영세한 출판사인 경우엔 판매 관리와 회계 처리를 제대로 정확하게 진행하지 못하여 본의 아니게 인세 정산에서 실수를 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관점에서나 공정하다고 여길 수 있는 거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 [KPIPA 출판산업 동향]에서는 매년 상하반기 발행 통계 및 출판산업 트렌드를 심층 분석하여 소개합니다. (5월, 10월 「출판N」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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