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32  202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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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PA 출판산업 동향]
2021년 하반기 KPIPA 발행 통계 및 심층 분석
- 재테크로 기울어진 출판시장

 

 

 

출판정책연구팀, 백원근(책과사회연구소 대표)

 

2022. 5.


 


 

 

〈2021년 하반기 발행 통계〉

 

출판정책연구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국내 출판산업 생산, 판매, 소비 지수 등의 추이 변화를 주기별로 파악할 수 있도록 「KPIPA 출판산업 동향」을 반기 단위로 발행하고 있다. 통계 자료의 적시성과 출판계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출판N」 웹진에서 「KPIPA 발행 통계」를 미리 공개하고자 한다. 발행 통계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알라딘, 예스24,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각각 제공받은 도서 목록 중 국내 발행 도서를 대상으로 반기 통계용 도서 분류 기준(만화, 잡지 제외)에 따라 통계를 산출하여 재분류하였다. 산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가 분석 원고도 함께 게재한다.

 

〈2021년 하반기 출판산업 트렌드 심층 분석〉

 

백원근(책과사회연구소 대표)

 

(1) 출판동향

 

가) 통계 분석

 

 

① KPIPA 발행 종수 개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교보문고, 영풍문고, 알라딘, 예스24의 입고 도서 목록과 국립중앙도서관의 납본 도서 목록을 취합하여 정리한 2021년 하반기 도서 발행 종수는 총 38,574종으로 전년 동기(2020년 하반기) 대비 0.2% 증가하여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한편, 2021년 상·하반기를 합한 연간 도서 발행 종수는 77,724종으로 2020년(76,724종)에 비해 1.3%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발생으로 인해 주춤하던 출판 활동이 점차 회복되는 양상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2021년 하반기 발행 통계

(단위 : 종, %)

상위 분류

기본 분류

발행 종수

전년 동기 대비

전기 대비

2019년하반기

2020년상반기

2020년하반기

2021년상반기

2021년하반기

증감수

증감률

증감수

증감률

유아동

유아

1,368

1,565

1,894

1,633

1,514

-380

-20.1

-119

-7.3

아동(어린이)

2,702

2,246

1,936

1,425

2,687

751

38.8

1262

88.6

소계

4,070

3,811

3,830

3,058

4,201

371

9.7

1143

37.4

교육

초등학습

2,154

1,710

2,218

1,409

1,579

-639

-28.8

170

12.1

중고학습

2,447

1,706

2,177

1,656

1,992

-185

-8.5

336

20.3

외국어

889

825

761

1,114

653

-108

-14.2

-461

-41.4

취업/수험서/자격증

4,365

5,775

4,175

6,264

4,371

196

4.7

-1893

-30.2

소계

9,855

10,016

9,331

10,443

8,595

-736

-7.9

-1848

-17.7

문학

소설

3,598

2,978

3,088

2,687

2,896

-192

-6.2

209

7.8

시/에세이/희곡 등

4,415

3,659

4,904

3,985

5,160

256

5.2

1175

29.5

소계

8,013

6,637

7,992

6,672

8,056

64

0.8

1384

20.7

인문

철학/심리

850

1,024

896

920

853

-43

-4.8

-67

-7.3

역사/문화

973

884

1,166

913

1,166

0

0.0

253

27.7

종교

2,702

2,409

2,558

2,149

2,410

-148

-5.8

261

12.1

기타 인문학

1,209

984

1,389

1,136

1,337

-52

-3.7

201

17.7

소계

5,734

5,301

6,009

5,118

5,766

-243

-4.0

648

12.7

예술/대중문화

예술/대중문화

2,111

2,013

2,019

2,882

2,346

327

16.2

-536

-18.6

실용

자기계발

699

666

721

842

733

12

1.7

-109

-12.9

가정/생활

288

353

486

432

379

-107

-22.0

-53

-12.3

요리/취미

476

447

546

454

354

-192

-35.2

-100

-22.0

건강/스포츠/레저

451

503

472

550

416

-56

-11.9

-134

-24.4

여행

458

302

259

198

271

12

4.6

73

36.9

소계

2,372

2,271

2,484

2,476

2,153

-331

-13.3

-323

-13.0

사회과학

정치/사회

2,302

2,511

2,193

2,310

2,279

86

3.9

-31

-1.3

경제/경영

1,726

1,883

1,629

2,123

1,751

122

7.5

-372

-17.5

소계

4,028

4,394

3,822

4,433

4,030

208

5.4

-403

-9.1

과학기술

IT/컴퓨터

676

808

666

967

725

59

8.9

-242

-25.0

자연과학

481

460

475

604

486

11

2.3

-118

-19.5

기술공학

1,842

2,503

1,882

2,497

2,216

334

17.7

-281

-11.3

소계

2,999

3,771

3,023

4,068

3,427

404

13.4

-641

-15.8

합계

39,182

38,214

38,510

39,150

38,574

64

0.2

-576

-1.5

출처: 출판정책연구팀
자료 제공: 교보문고, 영풍문고, 알라딘, 예스24, 국립중앙도서관
주: ① 교보문고, 영풍문고, 알라딘, 예스24로 입고된 2021년 하반기 도서 목록과 국립중앙도서관 납본 도서 목록을 취합한 국내 발행 도서를 반기 통계용 분류 기준에 따라 구분하여 통계를 산출함. 만화(아동용 만화는 포함)와 잡지, 교구, 전자책, CD/DVD는 제외함.
② 기존 서점 분류와 가장 큰 차이점은 각종 기능사 자격증, 국가고시 준비 도서를 서가 배치 기준(과학기술, 사회과학 등)이 아닌 도서의 특성에 따라 ʻ취업/수험서/자격증ʼ 분야로 편입한 것임.

 

 

 

 

 

② KPIPA 출판 분야별 발행 종수 추이

 

2021년 하반기에 발행된 신간 도서의 발행 종수는 ‘교육’이 8,595종(점유율 22.3%)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문학’ 8,056종(20.9%), ‘인문’ 5,766종(14.9%), ‘유아동’ 4,201종(10.9%), ‘사회과학’ 4,030종(10.4%), ‘과학기술’ 3,427종(8.9%), ‘예술/대중문화’ 2,346종(6.1%), ‘실용’ 2,153종(5.6%) 순으로 나타났다. 2021년 하반기의 전년 동기 대비 출판 분야별 발행 종수 점유율은 ‘유아동’, ‘예술/대중문화’, ‘사회과학’, ‘과학기술’ 분야가 소폭 증가하고, ‘교육’, ‘인문’, ‘실용’ 분야는 소폭 감소했다.

 

2021년 하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분야별 발행 종수가 증가한 분야는 ‘예술/대중문화’(+16.2%), ‘과학기술’(+13.4%), ‘유아동’(+9.7%), ‘사회과학’(+5.4%), ‘문학’(+0.8%)이었다. 반면 ‘실용’(-13.3%), ‘교육’(-7.9%), ‘인문’(-4.0%) 분야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분야별로는 ‘아동(어린이)’이 38.8% 증가하여 2019년 수준에 근접했고, 이어서 ‘기술공학’(+17.7%), ‘예술/대중문화’(+16.2%) 순으로 증가율이 컸다. 이와 반대로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분야는 ‘요리/취미’(-35.2%), ‘초등학습’(-28.8%), ‘가정/생활’(-22.0%), ‘유아’(-20.1%), ‘외국어’(-14.2%) 순이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하반기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하반기의 분야별 발행 종수 점유율을 비교해보면 ‘과학기술’(7.7% → 8.9%), ‘예술/대중문화’(5.4% → 6.1%), ‘유아동’(10.4% → 10.9%) 분야는 증가하고 ‘교육’(25.2% → 22.3%)과 ‘실용’(6.1% → 5.6%) 분야는 감소했다.

 

지난 3년간(2019~2021년) 하반기 기준 발행 종수 추이를 보면, 전체 발행 종수는 2019년 39,182종, 2020년 38,510종, 2021년 38,574종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을 회복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유아동’, ‘예술/대중문화’, ‘과학기술’ 분야는 2019년 대비 2021년 발행 종수가 다소 증가하여 분야별 편차가 존재했다.

 

2021년 하반기 신간 도서 발행 분포

(단위 : %, %p)

상위 분류

기본 분류

기본 분류 기준 구성비

상위 분류 기준 구성비

2020년하반기

2021년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감

2020년하반기

2021년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감

유아동

유아

4.9

3.9

-1.0

9.9

10.9

0.9

아동(어린이)

5.0

7.0

2.0

교육

초등학습

5.8

4.1

-1.7

24.2

22.3

-1.9

중고학습

5.7

5.2

-0.5

외국어

2.0

1.7

-0.3

취업/수험서/자격증

10.8

11.3

0.5

문학

소설

8.0

7.5

-0.5

20.8

20.9

0.1

시/에세이/희곡 등

12.7

13.4

0.7

인문

철학/심리

2.3

2.2

-0.1

15.6

14.9

-0.7

역사/문화

3.0

3.0

0.0

종교

6.6

6.2

-0.4

기타 인문학

3.6

3.5

-0.1

예술/대중문화

예술/대중문화

5.2

6.1

0.9

5.2

6.1

0.9

실용

자기계발

1.9

1.9

0.0

6.5

5.6

-0.9

가정/생활

1.3

1.0

-0.3

요리/취미

1.4

0.9

-0.5

건강/스포츠/레저

1.2

1.1

-0.1

여행

0.7

0.7

0.0

사회과학

정치/사회

5.7

5.9

0.2

9.9

10.4

0.5

경제/경영

4.2

4.5

0.3

과학기술

IT/컴퓨터

1.7

1.9

0.2

7.8

8.9

1.0

자연과학

1.2

1.3

0.1

기술공학

4.9

5.7

0.8

합계

100.0

100.0

-

100

100

-

출처: 출판정책연구팀

 

 

2021년 상반기 신간도서 분야별 비중

(단위: %)

 

2021년 상반기 신간도서 분야별 비중

 

 

③ KPIPA 출판사 발행 실적 추이

 

발행 실적이 있는 출판사 수는 2019년 하반기 5,771개, 2020년 하반기 5,650개(전년 대비 –2.1%)였다. 2021년 하반기는 6,043개(전년 대비 +7.0%)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을 상회했다.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출판사 설립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 요인으로 보인다.

 

발행 실적 구간별로 보면 반기별(하반기 기준) 5종 이하의 신간을 발행한 출판사의 분포는 2020년 하반기 및 2021년 하반기 모두 77.3%로 동일했다. 6~10종 발행 출판사는 10.6%에서 11.2%로 다소 늘어난 반면, 11~30종 발행 출판사는 8.5%에서 8.0%로, 31종 이상 발행 출판사는 3.6%에서 3.5%로 각각 미미하게 줄었다. 신간 도서 발행 실적 구간별 비율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반기별 1종 발행 출판사는 2020년 하반기 2,386개사(점유율 42.2%)에서 2021년 하반기 2,554개사(42.3%)로 거의 비슷했고, 반기에 101종 이상의 다품종을 출판한 출판사는 2020년 하반기에 51개사(0.9%)이던 것이 2021년 하반기에는 38개사(0.6%)로 감소했다.

 

2021년 하반기 발행 실적별 출판사 수

(단위 : 개, %)

발행 종수

2020년 하반기

2021년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증감률

출판사 수

구성비

출판사 수

구성비

1~5종

1종

2,386

42.2

2,554

42.3

4.3

2종

914

16.2

983

16.3

8.5

3종

478

8.5

551

9.1

15.3

4종

352

6.2

333

5.5

-5.4

5종

235

4.2

249

4.1

6.0

소계

4,365

77.3

4,670

77.3

7.0

6~10종

6종

179

3.2

210

3.5

17.3

7종

142

2.5

157

2.6

10.6

8종

125

2.2

132

2.2

5.6

9종

76

1.3

103

1.7

35.5

10종

76

1.3

75

1.2

-1.3

소계

598

10.6

677

11.2

13.2

11~30종

11~15종

234

4.1

217

3.6

-7.3

16~20종

122

2.2

142

2.3

16.4

21~25종

83

1.5

79

1.3

-4.8

26~30종

42

0.7

47

0.8

11.9

소계

481

8.5

485

8.0

0.8

31종

31~40종

60

1.1

75

1.2

25.0

41~50종

36

0.6

37

0.6

2.8

51~100종

59

1.0

61

1.0

3.4

101종이상

51

0.9

38

0.6

-25.5

소계

206

3.6

211

3.5

2.4

합계

5,650

100.0

6,043

100.0

7.0

출처: 출판정책연구팀

 

 

2021년 상반기 발행 실적별 출판사 비중

(단위: 개)

 

2021년 상반기 발행 실적별 출판사 비중

 

나) 주요 출판 트렌드: 재테크로 기울어진 출판시장

 

 

2021년의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따스한 위로를 전하는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었다(교보문고 집계 기준). 어느 해보다도 번역 소설 대신 국내 소설이 인기를 끌었던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에 소설이 22종 올라 전년도보다 상승세를 보였다. 이와 동시에 22종의 경제/경영서가 100위권 목록에 올랐다. 주로 재테크 도서들이다. 소설은 꿈같은 이야기요, 재테크 책은 부자의 꿈을 키워주는 책이다. 그래서 교보문고는 연말 결산에서 2021년 출판시장의 키워드로 ‘꿈’을 꼽았다.

 

주목되는 것은 재테크를 필두로 한 경제/경영서의 약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삶이 팍팍해진 가운데, 주식·부동산 시장이 이상 과열 양상을 보이며 출판시장 역시 그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현실적인 소망을 반영한 재테크 책의 급부상은 최근의 독서 트렌드를 상징한다. 소액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유난히 높고 재테크 관련 출판시장 역시 한국처럼 발달한 나라는 찾기 어렵다. 경제/경영서 분야는 매출액과 점유율이 전년도에 이어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26개 분야를 대상으로 한 교보문고 연간 집계에서 경제/경영서 분야가 2021년에 처음으로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경제/경영서는 판매량 증가율이 2019년 10.7% → 2020년 27.9% → 2021년 22.1%로 2년 연속 20% 이상 성장했다. 판매액 점유율도 2019년 7.5% → 2020년 9.0% → 2021년 10.1%로 계속 증가하며 처음으로 10%대를 돌파했다. 판매 부수 기준으로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는 중고학습(참고서) 분야이지만, 어른들의 생존참고서인 경제/경영 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경제/경영 분야가 단행본 출판시장의 맨 앞자리에 올라선 것은 무엇보다 재테크 책의 선전 덕분이다. 특히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전통적인 재테크 분야 이외에도 가상화폐 등 새로운 투자 수단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관련 도서의 판매가 열기를 띠었다. 여기에는 비트코인 초심자와 파이어족을 꿈꾸는 2030세대의 열망이 담겨 있다. 파이어족이란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은퇴(Retire Early)의 합성어로서, 경제적으로 자립해 40세가 되기 전에 자발적으로 조기 은퇴하려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또한 ‘메타버스’가 화두가 되면서 모두 84종의 관련서가 출간되었다. 컴퓨터/IT, 경제/경영서, 인문서, 어린이/청소년 도서 등을 포함한 메타버스 분야의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은 단연 경제/경영서로 투자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책(e-Book)에서도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 질문 TOP 77』이 오르고, 상위 100위권 내에서 경제/경영서 분야가 가장 많은 35종을 차지하는 등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보다 집중적으로 반영되었다. 독서 습관이 있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전자책 월정액 구독 서비스의 경우에도(교보문고 e-Book sam 기준) 경제/경영 및 자기계발 분야가 베스트셀러 30위 중 63.3%나 차지하며 코로나19 이후 실용적 독서 경향을 뒷받침했다.

 

책과사회연구소가 전국의 10세 이상 국민 3,000명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코로나19와 읽기 생활 변화 조사〉에서도, 선호하는 도서 분야(15개 분야 중 2순위까지 복수 응답)의 비중은 코로나19 전·후로 문학 도서가 62.4%에서 45.0%로 17.4%p 줄고, 그 대신 실용서가 74.7%에서 90.1%로 15.4%p나 증가했다. 무엇보다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한 재테크 분야에 대한 선호도가 12.9%p 증가한 것이 그 이유였다. 교양서의 선호 도서 비중은 코로나19 전·후로 거의 비슷했다.

 

어른들의 재테크 열풍은 어린이 도서로도 이어져 『세금 내는 아이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등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었다. 『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여행』, 『장난감 말고 주식 사주세요!』, 『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같은 책은 물론이고, 돈 공부나 부자 수업에 관련한 책들도 속속 발행되며 재테크 관련서가 어린이책 분야에서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2) 출판산업 이슈와 과제

 

가) 투명한 도서 판매정보 공유에 대한 관심 확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 2021년 9월에 공식 가동을 시작했다. 출판사가 등록한 발간 도서의 메타데이터(기본 정보)를 유통사에서 공유하고 유통사의 정보 시스템과 연계해 도서 판매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시스템이다.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은 책 생태계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출판문화산업 인프라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출판산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통합전산망의 운영이 원활해지고 각종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는 다양한 기능이 실현되려면, 더 많은 메타데이터의 축적과 판매정보 연동을 위해 출판사와 서점의 참여가 필수적인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2022년 5월 초 현재 2,520개 출판사에서 80,706건의 메타데이터를 등록하여 전산망의 활용 가치는 점차 커지고 있다.

 

당초 출판산업 내부의 유통·판매 효율화를 위해 추진했던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추진이 사회적으로 알려지자 그 관심이 ‘영화관 입장권통합전산망’과 비견되며 투명한 판매정보 공개 요구로 이어졌다. 출판사로부터 정당한 판매정보 공유와 인세 지급을 받지 못했다는 유명 저자(장강명, 임홍택)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출판물의 투명한 판매량 공개와 인세 정산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화두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저자들이 도서 판매 관련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대형 유통사의 판매정보를 공유하는 ‘도서 판매정보 공유 시스템’을 2021년 8월부터 전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2022년부터는 도서물류 회사(날개물류, 문화유통북스, 한국출판물류)와 연계하여 도서 출고정보를 희망 출판사와 저자에게 서비스한다. 저자는 출판사에서 받은 계정으로 판매 유통사별로 판매정보를 찾아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저자와 판매정보를 공유하는 최소한의 장치로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 시스템에는 2022년 5월 초 현재 814개 출판사가 참여 중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개별 출판사나 플랫폼 차원에서도 저자 인세를 공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출판사 창비는 도서의 제작과 판매, 인세 지급 정보를 저자가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자 조회 사이트를 2022년 2월에 개설했다. 저자가 쇄별 발행 부수, 매월 실 출고 부수, 쇄별 인세 지급 내역 등을 모두 조회할 수 있는 최초의 사이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그동안 출판사 등 파트너사(CP)에게만 공개하던 세부 정산 내역을 작가가 직접 열람할 수 있는 작가용 사이트를 2022년 하반기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출판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높은 플랫폼 수수료(45%)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국내 출판시장에서 영업하는 모든 출판사와 온·오프라인 서점이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참여할 경우 유통정보 및 판매정보 공유를 통한 시너지 효과는 지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책 생태계의 기반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참여 사업자 확대와 지속적인 기능 고도화가 향후의 과제다.

 

나)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에 반발하는 출판계

 

 

구글은 지난 2020년 9월에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배포되는 앱 중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인앱(In-app) 결제를 제공하는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2022년 4월부터 인앱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앱 개발사는 앱 업데이트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운영하는 개발사들(카카오페이지, 리디북스 등)은 기존에 앱 외부의 결제 시스템(아웃링크 방식)을 사용해 구글에 별도의 결제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구글의 인앱 결제 시스템의 사용 대가로 결제액의 10~30%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러한 부담은 디지털 콘텐츠 구매자에게 전가되어 최종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키고 출판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출판 플랫폼 기업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법률 검토를 거쳐 2021년 7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위법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으로는 대한출판문화협회와 구글코리아가 2021년 11월에 상생협약까지 체결했지만 문제 해결 가능성은 미지수다. 웹툰과 웹소설, 전자책, 오디오북 등 디지털 출판 콘텐츠 시장이 날로 성장하는 환경에서 콘텐츠 플랫폼 기업의 영업상의 권리 침해와 콘텐츠 이용자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면밀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 [KPIPA 출판산업 동향]에서는 매년 상하반기 발행 통계 및 출판산업 트렌드를 심층 분석하여 소개합니다. (5월, 10월 「출판N」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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