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31  202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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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창립 10년, 성찰과 미래
2022 제1회 열린 포럼

 

 

 

 

2022. 04.


 

지난 3월 17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창립 10년, 성찰과 미래’를 주제로 열린 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은 진흥원이 거둔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살펴보고자 진행되었다. 책과사회연구소 백원근 대표가 사회를 맡았고, 발제자로는 이창경 한국출판학회 명예회장, 신준봉 중앙일보 편집국 부국장,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김성신 문화평론가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고려해 진흥원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었다.

 

책과사회연구소 백원근 대표

 

개회사

 

김준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김준희 원장은 지난 10년간 디지털 기술의 가속화로 출판산업을 비롯해 사회 전체가 빠르게 변화했으며, 이러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출판문화의 필요성을 크게 느낀다고 언급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K-콘텐츠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는 가운데 출판산업이 어떻게 대응하고 변모해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하며, 책은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고 있으나 책이 담아야 할 지식의 정수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진흥원은 책을 만들고 나누고 읽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며, 누구나 책을 매개로 지혜를 가꾸고 풍요로운 지식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소통하면서 발전을 거듭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발제자들에게 아낌없는 의견과 출판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을 부탁한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진흥원이 그 이름과 실체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으로 개회사를 마무리했다.

 

발제1.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10년 성찰 짚어보기

 

이창경 한국출판학회 명예회장

 

이창경 한국출판학회 명예회장

 

이창경 한국출판학회 명예회장은 이 포럼을 통해 진흥원뿐만 아니라 출판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독서 현실 등을 봤을 때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2012년 7월 진흥원이 처음 창립했을 때의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의의가 있다고 했다. ‘출판문화산업을 효율적으로 지원 육성하고 진흥함으로써 국가지식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것이 진흥원의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한 그는 10주년을 맞아 이 목표를 떠올리면 앞으로 나아갈 길도 명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출판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진흥원 발전에 기여해 왔는지 스스로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경 명예회장은 진흥원의 성과를 원장의 재임 시기별로 구분했는데, 2012~2016년까지는 출범기이기 때문에 이때의 중요한 목표는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것과 출판 시장 규모의 확대였다고 짚었다. 이 시기에 독서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는 동시에 출판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 마련과 전자출판 인프라 구축, 출판지원 관련 부서도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2016~2017년은 출판산업에서 전자출판의 중요성 강조와 인프라 구축, 전자출판형 한글 폰트 개발, 독서진흥팀을 본부로 확대 개편해 독서인구 확산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2018~2021년은 문제시됐던 소통의 부재에 대해 고민하며 소통을 이끌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고 이야기했다. 최초로 진흥원의 예산이 500억 원 이상으로 확대되었으며, 출판유통통합시스템 구축, 웹진 발행, 독서 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서점 지원, 해외 수출과 정책 연구 활성화 등에 박차를 가했다고 정리했다.

 

개별 사업 실적에 대해서는 해외 수출 지원에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해외글로벌 출판한류 확산사업〉은 수입, 저작권 증대 등에 기여하므로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찾아가는 도서전〉 역시 중요한 사업으로 5년 동안 21회 개최하며 저작권 수출 기반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또한 해외도서전에서 〈해외 킬러 콘텐츠 전시관〉도 지난해까지 11번 운영했는데 이는 저작권 수출 활성화의 사례로 출판콘텐츠 해외 발간 지원, 한국도서 해외 전파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한류 출판 기반 마련 및 해외 유통 강화와 관련해서는 2018년부터 시작해서 2021년까지 많은 사업을 진행해 수출 기반을 넓히고 여건 마련에 힘을 기울였는데, 앞으로는 효과가 큰 사업에 집중해서 수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이미지 분석에 대한 발표에서 일반인들의 진흥원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 진흥원 사업에 대한 인식과 효과적인 사업,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전했다. 이창경 명예회장은 빅카인즈(BIG KINDS) 분석, 구글 검색 분석, 썸트렌드(Sometrend) 분석을 통해 연도별 기사 노출 건수, 연관어 워드 클라우드, 사업별 기사 노출 건수, 연도별 주요 사업 기사 노출 건수를 살펴보면 오디오북 제작 지원 사업과 출판유통통합시스템도 관심 분야로 확인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창경 명예회장은 발표를 마치며 “사회간접자본으로서 출판진흥의 인프라 구축, 실용적 연구와 현실적 반영이 필요하며, 이 부분에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소통도 중요하다. 출판사와 독자, 정부 등의 연결과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고, 비전을 공유하며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성찰에 함양이 뒷받침될 때 성찰의 필요성을 더욱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Q. 지역출판의 현황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어떠한지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분야가 지역출판이다. 몇 해 전 지역출판연대가 만들어져 지역도서전도 운영하고 좋은 책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출판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하고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역출판인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지역출판을 지역의 문화발굴과 연결시키고 지역 내에서 독서 교육, 글쓰기 교육 등을 통해 책의 가치를 확산하고 있다. 지역출판인들이 갈구하는 것은 중앙에서 좋은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들의 열정과 의지가 독서인구 확충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 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발제2.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미래 설계하기 - 언론의 눈에 비친 진흥원 문제점과 해법

 

신준봉 중앙일보 편집국 부국장

 

신준봉 중앙일보 편집국 부국장

 

신준봉 중앙일보 편집국 부국장은 출판계를 취재하면서 낙후된 현실에 놀랐으며 개선을 바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그동안 기사를 썼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준비한 발표에서 취재를 위해 접한 자료를 종합해 진흥원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짚어보고 가능하다면 해법도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준봉 부국장은 출판계에서 출판산업의 일관된 정책과 출판진흥기구의 필요성을 논의해 왔으며, ‘출판이 사양산업이라고 하는 말까지 들리는 상황에서 진흥기관의 정책이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이 진흥원 출범 이전부터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진흥원의 문제는 한국 출판계의 문제와 일맥상통한다며, 문제를 바로잡고 출판계가 원활히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 만든 기관이 진흥원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출판계의 문제점과 진흥원의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을 꼽았다. “도매상이 부도가 나면 출판인이 자기 책을 찾을 수가 없어 창고와 서점으로 찾으러 다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기막힌 현실이 출판계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통전망이 자리를 잘 잡으면 이런 부분이 개선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통전망 가입 출판사는 2천 개, 도서 정보는 6만 건에 불과해 해외에 비해 비교가 안 될 수준으로 낮다. 통전망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시간이 필요하고 내부적인 문제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통전망은 지난해 9월에 개통되었으나 운영위는 12월에야 구성되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출판계의 현실을 지적한 신준봉 부국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비적인 지원보다는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며, 어떤 인프라가 필요한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출판진흥과 독서진흥이 양대 사업인데 성격이 다르므로 조직을 나눌 필요도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조직의 문제와 통전망 제대로 자리 잡기, 도서정가제 등이 출판계의 중요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Q. 출판산업 규제 혁신을 위해 도서정가제 미래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3년마다 재검토하게 되어 있는 도서정가제는 2022년의 현안이다. 나라마다 출판산업 정책은 다르지만 유럽의 도서정가제는 10% 할인 제도가 없다. 우리도 완전 도서정가제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중소서점과 지방서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세부 조항에 대해 진흥원에서 세밀하게 검토했으면 좋겠다.

 

발제3. 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출판산업의 혁신과제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사전 녹화로 진행한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환경, 읽기, 내부의 생산, 교육으로 섹션을 나누어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환경과 관련해 책 생태계는 저자, 출판사, 도서관, 독자 등의 연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초연결사회에서는 전통적 연결망이 악화되는 문제가 생기고, 가장 큰 문제는 서점(오프라인)과 도매상, 지역 서점의 부도와 감소 등으로 인한 유통 위기가 발생하는데 독자에게 책을 알릴 방법이 없다는 난점을 가진다며, 발견과 연결의 가치를 언급했다. 규모가 큰 출판사는 연결망 구축에 적극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출판사는 북메이킹에 집중하고 있는데, 전체를 생각하면 연결을 누가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고 유치하고 확장할 것인가에 역량을 집중해야 미래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읽기와 관련해서는 지난 10년간 제품 혁신에 집중하여 종이책에서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으로 이동했고, 제품 전환에 노력과 투자, 공적 지원이 이루어지며 전자책 매출액이 연평균 32.5% 수준으로 증가하고,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초연결사회에서는 제품 혁신보다는 연결 혁신이 더 중요한데 예산 한계 등으로 지원이 적었다고 말했다. 또한 “콘텐츠 제작이나 디지털 전자책, 오디오북 만들기 등 제품 활성화는 개별 출판사에 일임하고 진흥원은 책 생태계 전체에 중요한 연결을 어떻게 강화하고 어디로 갈 것인지 등에 공적 역량이 집중되어야 한다. 공적 재화 역시 연결을 구축·유지·활성화 하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읽기 활성화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출판에서 연결을 만드는 핵심은 읽기이며 읽기 문화를 만들어내면 출판의 위기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데 문제는 독서율이 2013년 71.4%에서 2021년 40.7%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이책 독서가 감소하는 만큼 전자책 독서를 만들어내지 못한 현실을 이야기하며 출판을 위한 읽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집중하고 정책적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독서의 위기가 심각한 한편 팬덤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과 발전은 긍정적인 지표를 나타내며 북클럽, 독서 모임, 강연 같은 리딩 비즈니스가 확산되고 있고 북 인플루언서나 도서평론가들의 마케팅 비즈니스도 활성화되고 있으며 콘텐츠 구독 서비스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구독 서비스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북클럽 운영은 어떻게 하는지, 전문 인력은 없는지 등에 대한 고민이 있어 이와 관련한 교육과 콘퍼런스, 인력 양성도 병행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또한 책 정보와 관련한 메타데이터 인프라도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것이 발견성과 판매 증진 효과를 이끌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오프라인 읽기 네트워크를 통해 독서거점 중심의 독서공동체를 구축하고 지원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생산에 관련해서는 누구나 쓰고 출판하고 유통할 수 있는 시대를 반영해 출판 프로세스를 혁신하여 이를 공유하고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인력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북 비즈니스 콘텐츠와 지적재산권 비즈니스 산업 패러다임으로 변화하는 것에 발맞추어 종이책·전자책·영화 판권 판매 등 2차 저작권 판매, 강연, 굿즈 생산 등 다중 비즈니스와 연결해서 수익 다양화를 어떻게 하는지가 미래 가치를 생산한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된 지원 체계가 필요하고 시장 확대를 위해 수출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원천 콘텐츠에 근거해 자동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더불어 소셜 투자플랫폼 같은 스타트업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소셜 펀딩보다 공격적인 투자 플랫폼이 만들어졌으면 하는데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전환 인프라 체계를 구축해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고 연구나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팬덤 비즈니스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놓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콘텐츠 퍼블리싱 스타트업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매출도 발생하고 있으며 퍼블리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에디터와 관련 마케터, 2차 저작권 관리와 관련된 지침, 출판 전문가가 참여하는 저작권 분쟁 위원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출판 분야 인력 양성과 관련하여 내부 교육 역량 부족으로 인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출판사의 인력난 심화에 대해 발표했다. 종이책 중심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전문가, 북테크 관련 개발 인력 등 새로운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교육 등 인력 양성 정책이 필요하며, 차세대 유망 인력 확충에 대비해 출판 인력에 대한 사회 안정망 등도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수 대표는 “출판은 저자와 독자, 책과 인간, 쓰기와 읽기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책 생태계의 건강성은 이 연결망의 강화와 활성화에 달려 있다”라고 강조하며 긴 발표를 마무리했다.

 

Q. 유통사 독과점 가속화에 대해 개별 출판사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나요?

초연결사회에서는 유통 독과점 문제와 관련해 출판사의 거래 조건들이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유통사가 원하는 전략은 롱테일 전략이다. 팬덤 비즈니스가 서점의 롱테일 비즈니스 전략에 가장 강력한 요소다. 자기의 가치를 중심으로 해서 독자를 꾸준히 자기 안으로 모아들여야 한다. 저자와의 만남, 강연, 독자를 마케팅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자기 콘텐츠의 매력도와 가치를 높여 독자를 모으고 독자의 힘으로 마케팅 요소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해결책이다.

 

발제4. 출판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 콘텐츠 미디어 저작권 산업으로 도약적 진화를 하는 한국의 출판산업

 

김성신 문화평론가

 

김성신 문화평론가

 

김성신 문화평론가는 현황, 본질, 진화적인 발전을 요구받고 있는 출판산업의 가까운 미래, 진화해 나가는 출판산업의 방향에 대해서 살펴보고,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제시되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발표했다. 현장에 있는 출판인들의 지금 상황은 불황을 넘어서 산업 붕괴로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기가 심각하지만 비관론이 아니라 희망과 낙관론, 본질적인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나누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인간의 문명이 사라지지 않는 한 출판업은 필요한 산업이며, 지적 가치를 문자로 기록하고 유통하고 저장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 출판산업의 역할이다. 당대의 비즈니스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출판물은 정확히 반반의 의미를 가진다. 절반은 자본주의에서 거래되는 상품이자 절반은 사회적 공공재라는 측면이다. 사라지지 않는 산업이겠지만 어떻게 존재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말한 김성신 문화평론가는 비슷한 경험을 한 음반시장을 예로 들었다. MP3라는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레코드 제조사에 위기가 왔지만 한국의 대중음악은 사라지지 않고 K-Culture를 만드는 첨병의 역할을 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콘텐츠 산업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산업의 변화와 시대적인 변화를 요구받을 때 고통스러운 과정을 넘어서 다음 단계로 올라서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성공적인 기회와 산업의 규모적 기회가 만들어진다는 반증이다.

 

그는 출판산업도 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식의 필요성이나 정보 유통의 양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커졌고 종이책 출판의 산업구조로 발생할 수 있는 수익과 산업적인 요소들을 출판이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웹툰이나 웹소설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웹소설은 2013년에 100억 원 시장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6천억 원을 넘어섰고 가공할 속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웹툰도 2020년 기준으로 1조 원을 넘어서고 글로벌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출판산업이 이러한 시장의 상황에 미리 준비했다면 이를 출판산업의 규모로 만들 수 있었지만 아직 웹소설이나 웹툰 시장을 내부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 시장과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 출판저작물 시장이 전체 규모를 확장시켜 나가게 될 거라며 저술가 매니지먼트 방식의 성장을 예로 들었다. 매니지먼트 방식이 도입되면 출판으로 만들어지는 개인의 브랜드 가치가 향후 다양한 산업과 비즈니스로 확장될 것이며, 출판산업이 이에 관여하는 구조로 발전하면 전체 규모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출판산업 앞에 놓여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신 문화평론가는 출판 생태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출판은 사회가 생산하는 거의 모든 지식과 정보, 시사 같은 것들이 문자 형식으로 저장되어 가장 방대한 규모로 유통되기 때문에 원천 콘텐츠라는 말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고 했다. 산업 내부에서도 종이책을 만드는 것을 최종 단계로 설정하지 말고 산업을 해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출판의 산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앞서 언급한 저술가를 기획하거나 매니지먼트하는 방식으로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위기에 빠진 출판산업이 붕괴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 정책은 출판산업의 미래비전까지 전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대는 콘텐츠, 미디어, 저작권, 매니지먼트가 합쳐진 출판산업, 즉 출판산업에 대한 콘텐츠 미디어 산업으로의 도약을 원하고 있는데 지원이 지연시키는 방해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수요가 많아지면 공급도 혜택을 입게 되는 게 생태계를 온전히 유지하면서 지원할 수 있는 방향이다. 즉 출판산업 생태계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출판산업이 재정비되고 진화하는 양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사례로 시대를 앞서 혁신을 이룰 수 있다면 한국의 출판산업 역시 큰 성과를 이루어 세계적 위상의 출판문화를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성신 문화평론가는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출판산업을 향한 시대적 요구를 정확히 읽고 앞서서 혁신을 주체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면 위기가 기회로 반전될 수 있으며, K-출판의 기로이자 출판정책은 이런 비전을 향해서 작동해야 한다는 말로 발표를 마쳤다.

 

Q. 구글플레이북 전자책 파트너 프로그램을 보면 한국은 52%의 수익배분이 적용되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70% 수익배분율이 적용되는데 그 대상에서 빠져 있다. 구글플레이북 전문팀의 답변으로는 한국은 해당 프로그램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 출판사들도 더 나은 조건으로 구글플레이북과 직거래를 하고 전자책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전자책 제언을 듣고 싶다.

저작권자들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입장에서 수용할 수 있고, 구글 입장에서는 수익이 극대화되는 지점에서 수익배분율이 정해졌을 것이다. 한국은 70% 배분율이 적용되는 60개 국가에는 빠져 있다. 이것이 적용될 수 있도록 출판 단체 등에서 적극적으로 구글 측과 협의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은 구글이 제시하는 전자책 수익률 배분율이 우리나라 전자책 업체의 평균 배분율과 비교하면 낮은 편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은 작가에 대한 보상이라든지 인세에 대한 적절한 배분보다는 마케팅 등 시장 확대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나 창작자에게 공정한 인세 배분을 할 수 있도록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부 또한 저작권자에게 전자책뿐만 아니라 2차 저작권에 대한 저작권 수익이 공정하게 배분되고 있는지 예민하게 파악하고 이를 위한 지원이나 규제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Q. 챗북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책 혹은 독서 방식의 발전 현황은 어떠한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톡북과 챗북은 한국이 가장 먼저 실험하고 있는 시장이다. 외국에서는 온라인 리뷰 사이트나 북클럽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톡북, 챗북은 실시간 채팅 형식으로 스마트폰 유저들을 위한 책 관련 서비스다. 아직은 본격적인 시장을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고, 전자책 업체들이 책 관련 리뷰 등을 시도해보고 있는 현황이다. 편의상 신종 출판물로 이름을 짓는다면 이 분야의 사업 전망 등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저작권료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본질적으로 출판은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의 원활한 배분이 이루어지면 전체가 활성화된다. 이런 생태계와 산업이 만들어져야 한다. 적절하게 저작권료가 회전되어 저작권자에게 잘 돌아가 그들이 새롭게 창작욕과 의지를 유지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산업도 성장하고, 가능성이 만들어질 측면이 많아진다.


Q. 저자 또는 저자의 인세에 의존하고 있는 출판 콘텐츠 개발을 출판사의 사업으로 확장하고 지원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재의 출판산업은 종이책 출판 프로세스에 최적화되어 있다. 점차 2차 저작권의 확대, 다양한 저작권의 형태가 추구될 것이다. 저술가 매니지먼트 등의 형태로 만들어지면 2차 저작권 형태를 전략적으로 파악하고 접근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형성될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2차 저작권 형태가 다각화되고 시장도 크게 확대될 것이다. 정책은 이런 출판기업들의 2차 저작권 개발의 의지와 노하우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성과지표를 잘 개발해 2차 저작권 기획에 출판사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산업에 역동적인 변화나 발전이 있을 경우 이를 정책적으로 잘 뒷받침해 주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출판산업이 진화해 나가는 방향이 맞는지 상시적으로 검토하고 특별한 산업이 가능성을 보이면 신속하게 지원하는 정책 혹은 규제책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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