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15  202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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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유통통합전산망의 기대 효과

 

 

 

이중호(한국출판콘텐츠 대표)

 

2020. 10.


 

국내 출판산업계에서는 2019년부터 출판유통 선진화를 위해 출판계, 유통업계, 정부(문체부, 출판진흥원)가 함께 참여하는 ‘출판유통정보화위윈회’를 구성하여 업계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가칭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통합전산망 구축사업에 관한 관심과 우려가 공존한다. 하지만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이 필요하고 스마트 공급체인 구축을 위해 상품 정보와 거래 데이터 교환을 표준화하고 있다. 또한 출판유통과 마케팅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디지털 사업은 글로벌 출판시장에서 4차 산업혁명과 뉴노멀(New Normal) 시대의 필수적인 사업이다.

 

 

 

사업 추진 배경과 필요성

 

과거에도 국내 출판유통/물류환경을 개선하고, 상호 간에 신속하고 투명한 도서 정보교환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과 시도가 몇 번 있었으나 큰 성과는 없었다. 이는 국내 출판계와 서점계는 도서 공급체인 속에서 협업과 정보교환 표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직도 출판사는 신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엑셀에 서지정보 항목을 작성해 유통사(서점)에 메일로 전송하거나, 직접 유통사 SCM 시스템에 접속하여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입력한다. 이는 데이터 유효성이 낮아지고, 중복입력으로 인한 고비용/저효율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그림 1〉과 같이 약 3,000개의 출판사가 2,000개의 서점에 위의 방식으로 신간 정보를 제공하고 도서 주문 데이터를 상호 교환할 경우, 매번 약 6백만 건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거래 관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림 1〉 국내 도서정보 및 수·발주 데이터 교환 현황


<그림 1> 국내 도서정보 및 수·발주 데이터 교환 현황

 

반면 〈그림 2〉와 같이 출판 공급체인의 중심에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허브 기능을 수행하는 클라우드 유통정보 플랫폼을 활용하면 출판사는 중복입력 없이 단 한 번의 입력으로 서점, 유통사, 도서관 등에 풍부한 메타데이터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서점이나 유통사(도매상)는 도서를 온라인으로 전자주문(EDI)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 6백만 건의 복잡한 거래 관계도 5천 건으로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은 국내 도서유통 환경개선과 함께 출판물의 스마트 공급체인(Smart Supply Chain) 혁신을 구현하는 통합 플랫폼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그림 2〉 출판유통통합전산망(BNK) 구축 필요성


<그림 2> 출판유통통합전산망(BNK) 구축 필요성

 

출판선진국에서는 출판계, 서점계, 유통계가 공동으로 중앙 데이터 플랫폼(독일(MVB), 프랑스(CLIL), 네덜란드(CB), 캐나다(BNC), 일본(JPO) 등)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특히 도서정가제를 유지하고 있는 유럽 국가 대부분은 도서정가의 고시와 변경(재정가) 등을 통합 플랫폼에서 서점과 실시간 연계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주요 시스템과 기능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구축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서브 시스템 개발과 외부 시스템 연계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유통정보화위윈회에서는 출판사와 유통사(서점)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시스템 개발과 연계를 위한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중 핵심이 되는 몇 가지 주요 시스템과 함께 통합전산망 구축과 관련된 시범사업 현황, 그리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메타데이터 관리시스템

 

도서 메타데이터의 중요성
먼저 도서 메타데이터는 책에 대한 정보를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도서에 대한 정보를 ‘서지정보’라는 용어로 사용해 왔으나, 디지털 온라인 시대에 접어들면서 콘텐츠나 정보 상품에 대한 정보를 표현할 때 ‘메타데이터(metadata)’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이러한 메타데이터는 전 세계적으로 도서 판매나 책의 발견에 있어 더욱 더 중요해 지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의 실물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독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온라인에서 메타데이터를 보고 책을 구매하는 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도서 판매 비중이 높지 않은 독일(19%), 프랑스(20%)와 같은 나라에 비해 인터넷을 통한 판매 비중이 50%를 넘은 국내에서는 도서 메타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메타데이터는 책의 발견과 더불어 도서 매출에도 영향을 끼친다. 세계적인 출판시장 조사기관 ‘닐슨(Nielsen)’은 2016년, 메타데이터가 도서 판매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여 발표했다. 그 결과를 살펴보면 도서 메타데이터가 매출 증대에 상당히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영국과 미국 도서 중 각각 상위 10만 종을 대상으로, 출판유통시장의 메타데이터 사용과 이에 따른 판매량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림 3〉과 같이 완전한 기본 메타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도서가 그렇지 않은 도서보다 종(ISBN)당 평균 판매량이 약 7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 메타데이터와 판매량 상관관계


<그림 3> 메타데이터와 판매량 상관관계


출처: David Walter, Metadata Study, The Importance of Metadata for Discoverability and Sales, 2016

 

메타데이터 관리시스템 기능
이번 통합전산망의 메타데이터 관리시스템 개발은 각기 다른 도서정보 유형과 흩어져 있는 출판유통정보를 국제표준 메타데이터 체계를 기반으로 연계·통합하고 제공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메타데이터 관리시스템은 출판사가 ISBN을 신청할 때 입력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불러와 중복입력할 필요가 없으며, 출판사가 신간 정보를 한 번 입력하면 모든 서점과 유통사의 시스템(SCM/POS)에 신속하게 전달된다. 입력한 도서 메타데이터는 신간 보도자료 및 카탈로그 자동 생성기를 통해 PDF나 HTML 포맷으로 저자, 언론기관, 서평단 등 출판사가 원하는 곳에 이메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림 4〉 통합 메타데이터 관리 및 연계 개념도


<그림 4> 통합 메타데이터 관리 및 연계 개념도

 

 

 

도서 판매통계시스템

 

판매통계시스템의 기본적인 기능은 소매점의 도서 판매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여 서비스하는 것이며, 이에 필요한 판매데이터 수집은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 중소형 서점을 포함한 모든 소매 서점에서 이루어진다.
최근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온·오프라인 대형서점이 도서 판매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고, 이들의 SCM 시스템과 연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중·소형 서점의 판매데이터는 현재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운영 중인 서점ON 시스템과 연계하여 개별 서점의 POS 시스템(소형 서점에 무료로 설치해 주는 보급형 POS 포함)을 통해 판매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각 서점과 소매점에서 수집한 도서 판매데이터를 통해 아래와 같은 여러 통계 데이터와 보고서를 산출할 예정이며 〈그림 5〉와 같이 판매통계시스템의 사용자 화면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베스트셀러 보고서
옵션선택(주제별, 형식별, 발행 날짜별, 가격 범위별) 후 결과 제공(전체 순위, 이전 순위, 순위 변동에 대한 표시)

 

 

단일 ISBN 보고서
단일 ISBN 주별 판매(해당 도서의 주간판매량), 단일 ISBN 다중 시장 판매(해당 도서의 선택한 기간 동안 시장별 판매량) 중 선택 후 후자에 대한 옵션선택(판매 채널, 기간), 결과 제공(판매일, 전체 도서 수, 정가, 판매량, 판매 매출 등)

 

 

다량 ISBN 보고서
SBN 목록을 사용하여 검색하는 기능(다량의 ISBN 보고서 작성), 판매 채널의 기간별 판매현황을 비교하거나 특정 기간의 여러 판매 채널에 대한 판매현황 비교 기능

 

 

판매 채널 비교 보고서
판매 채널을 선택한 후 옵션선택(출판사별, 유통채널별, 주제별, 콘텐츠 유형별, 기간별) 후 판매량에 대한 결과 조회 기능

 

 

시장점유율 보고서
시장점유율 유형을 선택(출판사, 유통사, 주제 분야, 콘텐츠 유형)한 후 옵션선택(콘텐츠 유형, 주제 분야, 기간) 후 시장점유율에 대한 결과 조회 기능

 

 

〈그림 5〉 도서 판매통계시스템 화면


<그림 5> 도서 판매통계시스템 화면

 

새롭게 개발한 판매통계시스템에서 중요한 것은 서점 판매통계정보의 익명성을 철저하게 보장하여 데이터베이스에 수집한 통계 데이터를 경쟁사의 개별 분석에 절대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전체 산업과 분야별 판매 분석을 위한 용도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경쟁사에 판매정보가 노출될 염려가 없는 것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제공 정보 보안에 대해 출판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민간 업체의 신뢰도가 낮아 그간 참여가 부족한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철저한 익명성 보장과 정보 보안은 판매통계시스템의 핵심 기능이 되어야 한다.

 

 

 

전자 수·발주시스템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구축에 있어서 출판사와 서점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도서 수·발주시스템이며, 이는 표준화된 전자 데이터 혹은 문서(EDI)에 의한 주문 자동화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전자 주문을 통해 팩스 주문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표준화된 정확한 데이터 유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출판사와 도매상을 통해 서점 공급 도서의 사전출고정보(Advanced Shipping Notice)와 서점과 유통사의 POS/SCM 연계도 필요하다.

 

 

〈그림 6〉 전자 수발주시스템 운영 개념도


<그림 6> 전자 수발주시스템 운영 개념도


 

 

좀 더 고도화된 전자 수·발주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표준화된 메타데이터와 거래처 정보를 기반으로 서점과 도매상의 주문을 자동화하고, 출판사 자체 혹은 위탁 물류센터와 도매상의 입·출고 데이터를 출판사의 경영관리시스템(ERP)과 연계하여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거래처(공급처/배송처) 정보는 신규 업데이트가 중요하기 때문에 출판사, 서점, 유통사, 도서관 등 거래처 정보 표준화와 함께 통합관리(기본정보, 연락처, 휴폐업 여부 등)시스템이 필요하다.

 

 

 

기대효과 및 참여혜택

 

국내 출판유통 시장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비합리적인 거래 관행이 존재한다. 또한 일부 출판사와 온·오프라인 서점 그리고 유통사 간의 투명하지 못한 거래로 불신이 누적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구축을 통해 과거의 비효율적인 유통구조 개선과 함께 도서 공급체인 인프라를 혁신해야 하며, 이를 통해 출판 생태계 이해당사자는 매출 증대, 경영혁신 등의 기대효과를 노려야 한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러한 중앙 시스템을 통해 출판계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편익 중 하나는 도서의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출간 전부터 다양한 채널로 책을 홍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간 출간 전에 시스템에 입력한 메타데이터를 활용해서 보도자료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블로거, 언론인, 독자, 사서 등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출판사는 이미 출간한 도서도 다양한 형태로 디지털 카탈로그를 제작하여 도서관, 학교, 기관 등에 홍보할 수 있다.
또 다른 주요 혜택으로는 그동안 전화, 팩스, 이메일 등으로 수주해 오던 도서 주문을 전자 수·발주(EDI)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출판사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본연의 업무인 독자 마케팅에, 유통사는 도서 판매나 매장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시스템 구축을 통한 기대효과와 참여혜택이 굉장히 다양해 전부 말하고 싶지만, 몇 가지만 요약해 〈그림 7〉로 정리했다.

 

 

〈그림 7〉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기대효과 및 참여혜택


<그림 7>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기대효과 및 참여혜택


 

 

 

 

출판사 시범운영과 유통사 업무협약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1단계~2단계 사업을 통해 개발된 메타데이터 관리시스템과 주제분류 시스템 테스트, 개선사항 의견수렴을 위해 몇몇 출판사와 함께 출간된 도서의 메타데이터를 입력하여 보도자료와 디지털 카탈로그를 제작해 보는 시범운영(Closed Beta Test)을 추진했다.
아래 24개 출판사를 선정하여 6월 17일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1주일(7월 7일~14일)간 소그룹 단위로 도서 메타데이터 및 주제분류 입력 교육을 실시했으며, 교육 후 출판사별로 메타데이터를 입력하는 시범운영을 진행했다.

 

 

참여 출판사 명단

 

휴머니스트
김영사
문학과지성사
쌤앤파커스
학지사
미디어창비
이퍼블릭
커뮤니케이션북스

길벗
미래엔
틔움출판
이다북스
윌북
다산북스
바람의아이들
흐름출판

백도씨
어크로스
따비
천재교육
돌베개
열화당
청미
책세상

 

 

 

시범운영을 통해 출판사들이 입력한 도서 메타데이터는 9월 17일 기준으로 약 2,200종이다. 9월 23일에는 간담회를 개최하여 메타데이터를 입력하면서 도출된 개선사항에 대해 출판사의 의견을 수렴하여 3단계 사업과 전산망 운영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국내 대표 유통사인 ㈜교보문고, 예스이십사㈜, ㈜알라딘커뮤니케이션과 ‘출판유통 선진화 기반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9월 18일(금) 오전에 열린 협약식은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과 박영규 교보문고 대표이사, 김석환 예스24 대표이사, 최우경 알라딘 대표이사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개최되었다.

 


출판유통 선진화 기반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국내 대표 유통사는 협약을 통해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운영을 위한 상호 협력체계 구축(도서유형별 메타데이터 표준화, 주제분류체계 구축 등), ▲ 출판 관련 통계서비스 기반 마련(도서 판매데이터 제공 등), ▲구축된 출판유통통합전산망 활용에 적극 참여 등을 상호 간에 약속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국내 대표 유통사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구축 사업 추진에 적극 참여하고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자리로, 출판유통 선진화 기반 마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통합전산망은 주요기능 개발을 완료하는 등 2단계 사업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3단계 시스템 기능 고도화 및 최종 테스트를 마무리한 뒤, ‘2021년 상반기 출판사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이중호(한국출판콘텐츠 대표)

미국에서 MBA(경영정보시스템) 졸업 후 웅진북센에서 경영기획실장, 미래사업본부장으로 근무했으며(1995~2012), 미래출판전략연구소 소장을 거쳐(2013~2015) 현재는 (주)한국출판콘텐츠 대표이사로 재임 중이다.
현) 한국출판콘텐츠 대표이사,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전자출판),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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