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29  202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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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유통정보화 실현 가능할까?

 

 

 

박찬수(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무처장)

 

2022. 2.


 

1. 배경

 

국내 출판계는 1992년 ISBN 도입 이전부터 수많은 논문과 연구자료 등을 통해 투명한 경영, 공정한 거래 등을 위한 출판유통 현대화 또는 정보화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1997년 IMF 당시 대형 도매상 보문당을 시작으로 연쇄부도가 발생했고, 이는 2017년 송인서적 부도까지로 이어지며 실제 출판유통 현대화 또는 정보화는 쉽지 않아 보였다.

 

이런 과정에서 2017년 1월 2일 송인서적 부도 사태 이후 제4차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2017~2021년) 계획 중 출판유통선진화사업의 일환으로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하 ‘통합전산망’이라 함)이 추진되었다. 2018년 「출판유통통합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조사」(대한출판문화협회, 2018)를 시작으로 3단계 사업이 추진되었는데, 대표적인 내용은 도서 메타데이터 및 주제분류체계 표준적용 개발, 표준 메타데이터 통합시스템 개발, 판매통계 시스템 개발, 도서 홍보 카탈로그 및 관리자 시스템 구축, 대형체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 SCM 연계, 지역 서점 판매관리 시스템 연계, 그리고 온라인 전자 수·발주 서비스 프로토타입 개발 등이었다. 2019년 11월부터 ‘출판유통정보화위원회’는 민관 협력기구 형식으로 운영하면서 시스템 개발에 주력했다. 그리고 2021년 12월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운영위원회’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사회 승인을 받아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서점조합연합회,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한국출판협동조합, 북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다만, 운영위원회에 도서관, 저자, 물류, 학회,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가 합류하여 함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 또한 향후 운영위원회 운영 과정에 보완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서비스 개념도〉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서비스 개념도〉

 

2. 통합전산망 운영을 통해 출판사가 얻게 되는 이점

 

통합전산망 운영의 핵심은 출판사가 자체 발행하고 있는 모든 출판물의 메타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자사가 발행한 도서정보를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하는 출판사는 그리 많지 않다. 각 출판사들은 자사 발행 도서에 대한 보도자료를 별도 제작·배포하고, 이후 마케터들은 이 자료를 기초로 판매 활성화를 위한 또 다른 홍보자료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통합전산망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을 통해 ISBN 발급, 신청, 결과를 확인하고 정보를 연계함으로써 초기 도서정보를 중복해서 작성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추가로 필요한 항목에 대해 도서정보(메타데이터)를 입력한 후 유통사에 도서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보완했다.

 

이때 도서정보는 유통사, 언론사, 오피니언, 도서관 사서, 블로그, SNS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배포하거나 게시할 수 있다. 또한 카드뉴스, 각종 동영상, 타 출판사 도서와 연대, 전자책과의 연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메타데이터 마케팅을 통한 책의 발견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다만, 현재 인지되는 도서정보 등록 과정의 불편함은 향후 개선될 예정이다.

 

현재 판매정보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와 322여 개의 지역 서점이 연계된 상태이다. 판매 관련 데이터는 채널별, 기간별, 도서별, 유통사별, 주제별로 제공된다. 기존에는 출판사가 SCM에서 유통사별로 확인했는데, 통합전산망을 통해 전체 판매 흐름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판매 관리 및 마케팅 전략을 반영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한 이러한 판매정보는 저자와 공유할 수 있는 기능으로도 연결되어 있다. 단, 이 기능은 출판사의 동의가 있어야 운영이 가능하다.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기대효과 및 참여혜택〉


〈출판유통통합전산망 기대효과 및 참여혜택〉

 

3. 통합전산망을 통해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이 얻게 되는 이점

 

현재 유통사는 출판사에서 도서 발행 후 작성한 도서정보를 보도자료와 함께 제공받게 되므로, 발행 예정 도서정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진다. 또한 이후 유통사의 시스템에 맞게 각 유통사 직원들이 도서정보를 등록하게 되는 과정에서 도서정보의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즉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정보는 한 개인데, 유통사별 도서정보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전산망을 활용할 경우 유통사에서 개별적으로 도서정보를 등록하지 않고 통합전산망에서 30분 단위로 전송되는 도서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 접근의 신속성과 정확성, 업무의 효율성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서점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도서정보를 정확하게 통일시킴으로써 도서 관리의 편리성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유통사는 통합전산망을 통해 신간 도서에 대해 출판사가 제공하는 정확한 정보를 얻게 되며, 도서정보 등록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을 절감하고, 적극적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재정가 변경, 절판 또는 품절, 정가 변경 등의 도서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지역 서점의 경우 온라인 서점보다 늦게 신간 정보를 접했던 불편함에서 탈피하고, 필요로 하는 다양한 도서정보를 수시로, 신속하게 전달받음으로써 정보 공유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4. 통합전산망을 통해 독자(이용자)가 얻게 되는 이점

 

통합전산망은 독자(이용자)를 위해 출판산업 통계, 도서관 대출 현황, 알라딘 서점의 독자 이용 서비스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주제별, 유통 채널별 등 다양한 도서 판매 및 이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출판시장의 흐름에 대한 대처가 용이하다. 신간 도서정보와 구간 도서정보가 많아질수록 통계서비스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5. 끝내면서

 

서점에서 출판사로 도서를 주문하고 다시 출판사가 서점에 출고하는 시스템을 전산화하는 것이 수·발주시스템이다. 아직까지 많은 출판사들이 팩스, 이메일, SCM, 유선전화, 주문전송대행업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문서를 접수하고 있다. 그리고 접수된 주문서를 자체 또는 전문 출판물류회사에 전달해 출고하고 있다. 동시에 진행되는 주문과 출고 업무로 오류도 잦고, 담당 직원은 항상 대기해야 하며, 수도권과 지역으로 분산 출고되면서 이동 시간과 인력 낭비가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서점, 출판사, 물류회사, 배본대행회사 등 분산되고 낙후된 물류시스템을 개선하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정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전자 온라인 수·발주 시스템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월 말까지 2만 5천여 개 출판사의 구간 도서DB 147만 종에 대한 도서정보를 통합전산망에 등록하려고 한다. 이 중에는 표지 이미지가 없는 것도 있고, ISBN이 정확하지 않은 것도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각각의 출판사가 기존 회원과 신규 회원으로 가입해 구간 도서DB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등록된 도서DB를 각 출판사가 검토하고 승인하면 기존에 연결되어 있는 유통사 판매 데이터와 연계되어 통계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참고로 구간 도서DB는 2021년 12월 말까지 등록된 자료를 출판유통진흥원의 협조로 확보한 도서정보이다.

 

통합전산망의 핵심 기능은 신간 도서정보를 유통사에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고, 유통사 및 서점 등이 이 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석과 프로모션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향후 전자 수·발주 기능까지 연결해 출판사들에게 투명한 경영과 인건비 절감, 업무 효율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출판계가 디지털 시대보다 앞서가는 시스템으로 조직구성원, 저자, 독자, 서점, 도서관 등에게 만족스러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그리고 통합전산망의 성공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모두가 뜻을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대한출판문화협회, 「출판유통통합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조사」, 2018,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부길만, 〈한국 출판유통 정보화의 현재와 미래〉, 「출판연구」 28호, 2021, 한국출판연구소
최성구, 〈ISBN의 아버지 데이비드 휘태커와 출판유통정보화〉, 「출판연구」 28호, 2021, 한국출판연구소
박성경, 〈출판계와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출판연구」 28호, 2021, 한국출판연구소
최성구, 〈출판 유통 탱자론〉, 「기획회의」 544호, 2021,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박찬수(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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