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2 2020. 07.
"포스트 코로나 시대, 출판산업의 전략"
2020. 07.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6월 24일(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출판사업의 전략”이라는 주제로 〈2020년 제1회 출판산업 웹 콘퍼런스〉를 온라인 생중계 개최했다.박주훈 스토리웍스 컴퍼니 대표가 사회를 맡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수영 원장의 개회사로 콘퍼런스가 시작됐다. 기조강연에는 박기수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문화콘텐츠전략연구소 소장이, 각 강연의 발제자로는 출판사 글항아리의 강성민 대표, 우분투북스 서점의 이용주 대표, EBS 한영주 연구위원, 다음소프트 생활변화관측소 박현영 소장, PRACT 김빛나 대표가 참여했다.
콘퍼런스에서는 전 세계 경제・문화・사회의 기반을 흔들어 놓은 코로나 19 이후 출판산업의 변화를 전망하고, 출판산업의 각 영역별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여러 논의가 이어졌다. 개최 전 사전 등록 과정을 통해 미리 참가자를 신청 받았던 이번 콘퍼런스는 사전 등록자가 1,200여 명, 최대 접속자 수가 9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만큼 Q&A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참여자의 댓글을 받았는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출판산업에 대한 다양하고 유의미한 질문과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웹 콘퍼런스 현장
웹 콘퍼런스 중계 화면
출판산업, 콘텐츠의 글로벌 가치사슬로 트랜스하기 박기수(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문화콘텐츠전략연구소 소장)
기조강연을 맡은 박기수 교수는 코로나 이후 출판산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문을 열었다. 박기수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이 시점에,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출판산업이 근본적인 개선과 문제 제기를 통해 출판 콘텐츠의 향유자가 계속해서 즐길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독자들이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책을 매개로 한 체험의 장을 열어야 하며, 책을 향유하는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요한 시기에 좋은 콘퍼런스 감사합니다. 환경적인 변화는 여러 매체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출판업에 종사하는 저자, 출판, 유통, 미디어가 함께 해결해 가야할 가장 중요한 방향은 무엇인지 산업관점에서 질문하고 싶네요! - 권** 콘텐츠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콘텐츠의 핵심 흐름은 경계 허물기에 있습니다. 기존의 저자-출판-유통-미디어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큰 의미에서 어떻게 책을 중심으로 한 체험이나 향유 공동체들을 활성화시키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오픈 암스가 제일 필요하고 그 상태에서 향유자들에게 어떤 새로운 즐거움을 창출할 수 있는가의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박기수 교수
출판사의 방향 강성민(글항아리 대표)
강성민 대표는 ‘코로나 사태를 맞이한 중소형 출판사가 현장에서 느끼는 바는 무엇이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다. 코로나 이전부터 이어진 출판 유통의 경영 악화가 코로나로 인해 가속화 되어 최근 ‘인터파크 송인서적 사태’와 같은 문제점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도서전, 책 축제, 작가와의 만남과 같은 책 관련 행사들을 통해 책이 경험재로 점차 변화하고 있는 과정을 코로나가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책이 대중들과 멀어지고 독서 혹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향유하는 방향으로 가까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발간하며 진행되는 여러 이벤트나 독서 대회 등은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가까운 행사라고 생각이 듭니다. 책과 대중이 가까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중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이벤트 및 행사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 김** 다양한 이벤트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어떤 출판사를 좋아하는 독자들과 수시로 호흡할 수 있는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클럽 형태 또는 서포터즈 형식으로 많이 하고 있는데요. 책이 나올 때마다 일정한 집단의 대중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생겨나는 아이디어와 요구들을 출판사가 받아들여 다양한 행사로 만들어나가는 수요대응형 이벤트 포맷을 출판사가 만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 강성민 대표
서점 공간의 재해석 전략 이용주(우분투북스 대표)
출판산업 현장의 또 다른 영역인 서점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대전의 독립 서점 우분투북스의 이용주 대표가 발제를 이어나갔다. 한국의 서점은 최근 그 수가 감소되는 추세이지만,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서점들이 출몰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서점의 다양한 콘텐츠와 여러 가지 행사, 큐레이션 등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들이 충족되었기 때문이라며, 서점이 앞으로도 ‘사람들이 왜 서점에 가는지, 서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형태의 서점을 원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적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제안을 판매하라,는 말은 인상 깊습니다. 그러나 작은 또는 독립 서점들이 다양한 형태의 행사들을 진행해도, 현실적으로 이용자들을 모으기 어렵거나 이용자들이 잘 모집되었더라도 수익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파악됩니다. 어찌 보면 카페 창업 열풍이 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작은 서점'에 대한 환상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처럼 실제적인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 김** 저도 서점을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서점 창업교육도 꽤 많이 진행이 되고 있는데요. 서점이 유망업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서점을 운영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방안은 사실 없습니다. 그렇지만 최대 3년이라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드러나서 고객들과 관계성을 만들어가고, 그 색깔이 사람들에게 인지가 되어서 애정 받고 이용되어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버텨내는 것, 그 이후의 부분들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서점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용주 대표
미디어 콘텐츠의 OTT 과몰입 현상과 출판 시장 한영주(EBS 연구위원)
한영주 연구위원은 코로나 이후 콘텐츠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몰입 현상을 분석하고, 코로나 일상이 시작되며 공연, 전시와 같은 문화 분야와 사람들의 소비 형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며 실내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며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OTT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1년에 책을 1권 겨우 읽는 정도의 독자들을 더욱 책과 가깝게 하기 위해 출판계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 양** 젊은 연령층은 책보다는 영상과 디지털에 친숙하고 밀접하고, 이들은 주로 직관화 된 영상을 찾아보는 것에 능숙해져 있기 때문에 책에 대한 정보도 변화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좋은 책이라고 계속 권장하기보다는 간단하고 집약적으로 내용 중심적인 책을 연계해서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체험을 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체험과 인증을 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원합니다. 책에 있는 장면, 요소들을 구체화시켜서 체험화하고 팝업스토어 형태로 구축해서 직접 책에 있는 내용들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마케팅적 요소로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한영주 연구위원
빅데이터로 살펴본 독서소비문화의 변화 박현영(다음소프트 생활변화관측소 소장)
박현영 소장은 코로나는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된다는 것이 데이터를 통해서도 관측되었고, 코로나로 인해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은 “긴 시간, 집이라는 공간, 축소된 관계”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러한 일상을 영상 콘텐츠만으로 채우기 보다는 개인에게 의미 있는 시간, 즉 자기관리의 시간으로 채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커버 챌린지에 철학, 인문학, 시집 등이 많은 이유가 일종의 보여주기 때문일까요? 혹은 이제 자기계발류의 서적에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거나 무엇인가를 하라고 독려하는 게 촌스럽다고 느끼는 시대라서 그런 걸까요? - 석** 사람들이 자기를 보여주기 위한 욕망이 없다면 자기를 왜 관리할까요? 그래서 한때 SNS를 두고 허세, 허영, 거짓말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새로운 세대들에게 무언가를 찍어서 자기를 표현하는 것은 그렇게 유난스러운 것이 아니라 호흡과 같은 일입니다. 책을 본다거나 어떤 책을 내가 좋아한다고 표현한다는 것에는 약간의 허세가 없다면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렇지만 보여진다는 것은 보여지는 것과 속내가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내 속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죠. 그만큼을 내가 다 따라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런 부분들에 내 지향점이 가닿아 있다 라는 것을 반증한다고 보여집니다. 자기계발류가 촌스럽게 느껴진다일 수도 있고 너무나 실용적인 것에 꽂힌다긴보다는 자기를 표현하는 책에 있어서는 그보다는 더 근원적인 텍스트를 찾았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박현영 소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출판의 해외진출 김빛나(PRACT 대표)
마지막 발제를 맡은 김빛나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최근 세계적으로 회의, 미팅 등의 활동이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으며, 모바일 앱, 온라인 서비스, 산업의 디지털화 등 산업 전반에도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변화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싱가포르도서전, 라이선싱 엑스포 등 출판 관련 국제 행사들 역시 온라인 행사로 진행되고 있음을 전했다.
해외진출을 위한 장르소설의 영상화를 구체적으로 부연 설명 부탁드립니다. 영상화 수준이 단순히 북트레일러 형식의 제작인지, 시놉시스를 에니메이션/컴퓨터 그래픽 등을 활용하여 영상화하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해외 장르소설의 참고할만한 예가 있는지요? - 윤** 책을 팔면 계약금액이 얼마 되지 않지만 영상으로 계약을 하게 되면 영상(드라마)에 대한 권한까지 가질 수 있어 계약금액이 높아지고, 금액에 따라 여러 가지 옵션이 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장기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제 막 미팅을 진행하고 대답이 바로 오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지만, 금액이 크기 때문에 긴 호흡과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영상화 북트레일러를 말씀하셨는데 좋은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도 5개 언어의 자막을 입혀서 5개 국가에 북트레일러 영상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가 있기 전에는 현지매니저가 직접 가서 미팅을 하고 설명도 하니 계약이 성사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번역해서 커버와 같이 해서 보내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미국에서는 영상피칭 시간이 1분입니다. '책끝을 접다'나 '다산북스'에서 B2C를 위한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데, 그러한 영상을 변환해서 자막만 입혀서 해외에 보내는 것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빛나 대표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많은 참여자들이 "코로나 이후와 향후 전망"에 관한 질문은 물론이고, 출판계의 현실적인 고민에서부터 다양한 궁금증과 리액션들을 실시간 댓글창에 남기며 높은 참여율을 보여주었다. 진흥원은 이번 콘퍼런스의 설문조사 결과 및 참여자 댓글을 참고하여 향후 행사 개최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지금, 〈2020년 제1회 출판산업 웹 콘퍼런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출판산업의 전략”을 주제로 한 출판산업의 각 영역 전문가들의 분석과 현실적인 제언으로 큰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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