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탐구

Vol.18  202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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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업 운영 방향]
위기에서 성장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판
- 김수영 원장 신년인터뷰 -

 

 

 

인터뷰어 김종현(정책통계연구센터 센터장)

 

2021. 2.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코로나19로 모두에게 무척이나 힘겨웠던 2020년, 출판 역시 그 풍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꿋꿋하게 제 역할을 감당하며 더 나은 출판 및 독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써 온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이전보다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이다.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발돋움을 멈추지 않았기에 그 성과가 더욱 빛난다. 과연 진흥원은 지난해 어떤 사업을 추진했으며, 올해는 어떠한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그 성장의 중심에서 이를 이끌어 온 진흥원의 김수영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2021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은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뀐 한 해였습니다. 진흥원에서도 사업을 운영하시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2020년 코로나에 대한 기관의 대응을 먼저 말씀해주시면서 이 인터뷰를 시작하면 어떨지요.

 

모든 분야가 겪었던 일입니다만, 책과 관련된 여러 환경 역시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예측하지 못했던 큰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진흥원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속도감 있게 여러 대책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우선 ‘세종도서 선정·구입 지원’, ‘우수콘텐츠 제작 지원’ 등 여러 사업 예산들을 조기 집행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국내 출판사와 에이전시가 참가할 계획이었던 해외도서전이 취소되면서 발생한 수수료 등 피해액을 실비 보전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들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했습니다. 해외도서전 관련해서는 온라인 화상상담회 방식으로 행사를 열었고 여러 포럼 및 컨퍼런스 행사들도 비대면 형태로 개최했습니다. 물론 아쉬움도 많았지만 온라인 행사가 비용 및 효율 면에서 장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시간적인 그리고 공간적인 제약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분들에게 참여의 기회가 제공되었으니까요.
또한 코로나19로 대체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에 맞추어 ‘책과 함께 슬기로운 거리두기’ 라는 독서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책드림 행사’의 경우 지인에게 손편지와 함께 책 한 권을 선물하는 행사였는데요. 당시 상황이 엄중해 어려움이 더욱 컸던 대구광역시 소재 지역서점에서 관련 도서를 전량 구매하기도 했지요. 이외에도 교보문고와 협업으로 누구나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는 ‘전자도서관’을 2개월 간 운용하기도 했습니다.

 

Q.

 

진흥원 조직 경영의 차원에서 2020년 한 해의 성과를 돌아보시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작년 2020년 한 해를 보내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 점은 2019년에 시작된 확장의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2020년 시무식 때 저는 2019년 한해를 진흥원의 “확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로 규정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확장”으로 규정할 수 있는 새로운 출발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세종도서 운영위원회’, ‘오디오북센터’, ‘수출통합 플랫폼’ 그리고 ‘책문화센터’가 모두 그렇습니다. 이외에 각 팀에서 수행한 또 다른 신규 사업들도 있습니다. 물론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와 문체부 인문정신진흥전담기구의 재수탁 건 역시 진흥원 “확장”의 해로 2019년을 규정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2019년의 확장을 토대로 2020년에는 한 해 동안 새롭게 열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고 견인할 수 있도록, 그래서 보다 확장된 기관의 업무 영역에서 보다 확장된 시선으로 일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했고, 다행히 몇 가지 주요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저희 진흥원의 예산이 400억 원 초반대였던 2020년 예산 대비, 17% 정도 늘어나 510억 원 가량으로 정해졌습니다. 이제 진흥원 예산 400억원 대를 지나 500억 원대의 시기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독서문화사업 예산이 40억 원 그리고 인문정신문화 사업 예산이 25억 원 정도 증액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자출판산업 예산이 8억 5천만 원, 출판콘텐츠 국제교류 사업 관련 예산이 다소 늘어났습니다.오랜만에 진흥원의 정원도 확대되었습니다. 여러 사업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서 이 또한 보람 있는 일로 생각합니다.

 

Q.

 

새로 마련된 예산 중에는 ‘출판산업 복합 클러스터’ 조성 관련 예산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다양한 출판 산업 관련 기능을 수행하는 ‘출판산업 복합 클러스터 구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올해에는 이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용역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곳 전북 혁신도시에 구축되는 출판산업 관련 복합 클러스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출판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견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여 지역 출판산업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출판콘텐츠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교육, 창업기업 보육 등 다양한 지원 기능을 한 곳에서 누릴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또 책 역사 관련 전시관 및 공연장 등 다양한 문화공간도 조성하여 관련 출판기업뿐 아니라 지역민들도 책문화를 누리고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출판산업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진흥원에게는 새롭게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올해 진행되는 사업 중에서 ‘출판유통통합시스템’에 대한 출판 업계의 관심이 높습니다. ‘출판유통통합시스템’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요?

 

올해 아마도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가 될 텐데요. ‘출판유통통합시스템’이 올해 상반기 시험운용, 그리고 하반기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책의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은 출판 및 유통계 모두의 숙원사업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2019년부터는 민관 협력기구인 출판유통정보화위원회를 운영하며 관련 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난해 9월에는 국내 대표 인터넷 서점인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대형 유통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올해 참여 유통사들은 더 늘어갈 것입니다. 그동안 시스템 출범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서로 많은 부분을 논의하고 서로 긴밀히 소통하면서 오랜 기간 협업하며 준비해왔죠. 이 시스템은 여러분들의 참여를 통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출판 및 유통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Q.

 

진흥원의 여러 사업들과 연계될 이 시스템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들이 기대됩니다. 책과 관련된 가장 대표적이고 정확한 정보 체계가 구축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올해 진흥원에서는 어떤 부분에 주력하며 사업을 이끌어 나가실지 궁금합니다.

 

당분간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가급적 비대면 방식을 취하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려고 합니다. 증액 예산으로 추진되는 신규 사업이나 강화되는 사업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말씀드린 출판유통통합시스템 이외에 특히 강조하고 싶은 몇 가지 사업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출판계에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전자책과 오디오북의 성장’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서점과 도서관 이용이 어려워졌는데, 이에 대응해 지역도서관에서 전자책과 오디오북 대출서비스를 확대한 것이지요. 또한 디지털 출판콘텐츠 플랫폼이 구독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면서 신규 가입자와 이용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진흥원도 전자책과 같은 디지털 출판콘텐츠에 지원을 더욱 강화하려고 합니다. 특히 텍스트형 전자책 지원 사업의 예산이 늘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멀티미디어형 전자책 제작, 장애인 접근성 강화 전자책 그리고 오디오북 제작 지원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힘입어 진흥원은 우리나라의 좋은 책들이 해외에 널리 소개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진흥원과 중국 정부 간 체결된 ‘한중 고전 저작 상호 번역 출판’에 따라 ‘수출콘텐츠 기획번역’ 사업을 올해 처음 추진하고요. 해외 현지 사정에 밝은 코디네이터를 운용하는 한편, 수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합니다. 또 한국도서의 해외 수출을 위한 K-BOOK 플랫폼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Q.

 

조금 화제를 바꾸어서 독서 관련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하신대로 올해 독서 및 인문 관련 예산이 많이 늘어서, 진흥원의 산업지원본부와 문화지원본부 두 본부의 예산규모가 비슷해졌습니다. 독서문화를 더욱 진작시키기 위한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진흥원은 우리 사회의 독서문화 향상을 도모하고 균등한 독서 활동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 다양한 독서문화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독서 아카데미 사업” 그리고 “북토큰 사업” 등이 있는데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대상 초·중학생의 독서 활동을 장려하는 ‘청소년 북토큰 지원’ 사업의 경우 올해 예산이 증액되어서 사업 대상을 기존의 7만 7천 명에서 10만 명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사업은 보편적 문화복지의 확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병영독서활성화 지원’ 사업을 운영기관 공모를 통해 추진하고 ‘책체험버스’ 운행과 ‘문화복지 책나눔북콘서트’는 무서점지역이나 도서산간 등 문화소외지역을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처음으로 “책문화센터”가 강릉에 개관했고요, 올해 안성에 또 하나의 책문화센터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지역 출판 및 독서계에 단단한 자양분이 되길 기대합니다.

 

Q.

 

진흥원은 인문지원팀을 두고 여러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해 ‘인문정신문화 진흥 전담기관’으로 재지정되기도 했는데요. 독자 여러분들 중에는 출판진흥원의 인문 사업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교육부의 인문학 진흥전담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맡고 있고 문체부의 인문정신문화 진흥전담기구는 출판진흥원이 맡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행위는 시대를 따라 그 성격이 계속 변화되어 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독서는 문화의 다양한 분야와 만나서 그 외연을 확장하고 새로운 영토를 모색해야 합니다. 책과 음악, 책과 미술이 만나야 하죠. 책과 춤은 또 못 만날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런데 책은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책의 역사가 인문학의 역사이고 인문학의 역사가 또 책의 역사죠. 저희 진흥원은 강연이나 모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인문 분야의 활동을 책 그리고 책을 읽는 행위와 연결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체 출판의 지형도에서 인문 도서 출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매우 높은데, 인문 관련 콘텐츠의 출판 지원 사업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인문 강연 활동 지원도 물론 확대하여 시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수영 원장


 

Q.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작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올 한해는 기관이 코로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했는가의 문제로 평가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속도감 있고 효율적인 대응을 강조하셨던 것이 생각납니다. 작년 한해 코로나에 대한 대응이 진흥원 사업의 주안점이었죠. 올해 진흥원의 경영에서 특별히 강조하시고 싶은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당분간 우리 사회는 코로나19가 만들어 놓은 자기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올해에는 온라인과 비대면 사업 형식들이 단순히 오프라인 행사의 보완 정도로 그치지 않고, 질적인 도약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진흥원의 여러 사업들을 그 골격부터 세부 내용과 형식까지 세밀하게 재설계해서, 모범적인 비대면 행사를 생산해 나가려합니다.
둘째, 연구 역량 강화의 문제가 있습니다. 사업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은 늘어나고 책을 둘러싼 상황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보다 정밀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구 역량을 진흥원 전체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과 관련된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주목하고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진흥원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셋째로, 책과 관련된 환경이 빨리 변하고 있는 만큼 그 현장과 진흥원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취임 이후 이사회도 자주 열고 있고 다양한 정책들을 논의하는 여러 민관협의체와 회의 및 모임의 장을 수시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도 더 적극적으로 현장과 소통을 강화해서 이런 변화된 환경에서 저희에게 부여된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Q.

 

오랜 시간 동안의 말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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