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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1  202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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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과 출판]
팬덤, 초연결 세상에서 출판의 궁극적 생존 기술

 

 

 

장은수(편집문화실험실 대표)

 

2023. 03.


 

“디지털 시대는 비베스트셀러 시대이다. 인정받지 못한, 잊힌 작품의 시대이다. 공유 기술 덕분에, 가장 관심을 덜 받은 작품도 잊힌 채로 있지 않다. 대다수 창작물이 거의 나름의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는 세계가 왔다. 있을 법하지 않은 열정을 공유하는 소규모 공동체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케빈 켈리, 이한음 옮김, 청림출판, 2017)에서 미국의 문화 비평가 케빈 켈리(Kevin Kelly)는 말했다. 이 책은 디지털 기술이 우리에게 가져올, 피할 수 없는 변화를 다룬다. 핵심은 지구 규모의 거대 연결, 즉 초연결 세상이다. 최근 챗GPT(ChatGPT)와 딥엘(DeepL)의 충격이 말해주듯, 인간의 마음과 행동이 전 지구적 기억(지능)과 하나로 합쳐져 움직이는 세상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대중화된 이후 지난 30년 동안, 인류는 이러한 변화가 가져온 충격에 적응하기 위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영역에서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디지털의 의미를 읽고, 그 변화를 해독하며, 그 전환에 적응해서 같은 것도 다른 형태로 진화 중이다. 자본주의 초기에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는 돈의 진격 앞에서 “모든 것은 공중으로 사라진다”라고 했는데, 그와 똑같은 일을 지금 우리도 겪고 있다. 어떤 이들은 여기에 적응해서 생존할 테고, 다른 이들은 서서히 약해질 테다. 현재의 규모나 세력은 상관없다. 청나라, 무굴, 아스테카, 오스만 등 비자본주의 제국들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순식간에 몰락했다.

 

출판사도 자기 규모와 한계에 맞추어 디지털 전환에 다들 애쓰는 중이다. 그러나 명심할 점이 있다. 종이책이 전자책이 되는 일, 물리적 출판이 디지털 출판이 되는 일, 오프라인 마케팅이 온라인 마케팅이 되는 일은 디지털 전환의 진짜 핵심이 아니다. 변화는 더 급진적이다. 디지털로의 전환은 종이책의 대체나 소멸이 아니다.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아니 그 무엇이든 독자에게 가닿으려면 어떤 식으로든 디지털 연결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연결은 너무나 중요하나, 상품의 형태는 아직은 거의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질문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인간이 디지털 네트워크와 상시 연결돼 공진화하는 세상에서 책이란 무엇이고, 출판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인간 마음과 지구 마음이 언제, 어디에서나 이어져 작동하는 ‘매끄러운 연결’을 중심으로 삼아 사고하지 않으면, 당장은 그럴듯해 보여도 금세 길을 잃는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는 초연결 사회에서 인간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할 것인가의 문제다.

 

초연결성과 출판의 교차점에서는 가능한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종이책이냐 전자책이냐 오디오북이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책의 생산, 유통, 마케팅, 홍보, 소비가 모두 디지털 회로를 거쳐야만 이루어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가령, 독립서점은 매력적인 공간을 꾸리고 좋은 책을 선별해서 독자에게 선보이는 서점이 아니다. 그런 공간 연출과 큐레이션을 바탕 삼아 독자와 강한 관계를 맺는 서점이고, 강한 관계 형성에서 디지털을 잘 이용하는 서점이다. 독자들과 항상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디지털 연결 채널이 없는 독립서점 운영은 거의 불가능하다.

 

출판사도 다르지 않다. 초연결 세계에서는 어떤 출판사라도, 매력적인 콘텐츠와 적정한 연결 전략만 있다면, 독자들의 관심도 끌고 책 판매도 할 수 있다. 적절한 생태적 지위를 찾기만 한다면, 원리적으로 모든 책이 천천히 팔릴 수는 있으나 완전히 잊히지는 않는다. 상상 못할 독특한 취향이 있거나, 있을 법하지 않은 열정을 공유하는 소규모 공동체가 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책으로 엮을 만큼 콘텐츠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필립 코틀러 외, 이진원 옮김, 더퀘스트, 2017)에서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말한다. “시장은 ‘대량 판매 주류 브랜드’에서 ‘소량 판매 틈새 브랜드’로 이동한다. 인터넷 덕에 소규모 기업과 브랜드에도 더는 물리적인 제약, 특히 물류 제약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포용성은 기업이 과거에는 진입할 수 없었던 산업에도 진입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때의 산업을 책으로 바꾸어도 말이 될 터이다.

 

초연결 세상은 다품종 소량 생산 또는 다품종 적정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소규모 독립 출판사들을 융성하게 만든다. ‘2022년 KPIPA 출판 산업 동향’에 따르면, 발행 실적이 있는 국내 출판사 숫자는 2017년 7,775곳에서 2021년 8,975곳으로 5년 만에 1,200곳이나 증가했다. 서점 숫자도 2015년 2,165곳에서 2021년 2,528곳으로 늘었다. 연결은 존재할 법하지 않은 열정을 활용하는 틈새 브랜드를 빠르게 증가시킨다. 따라서 오늘날 출판의 진짜 문제는 디지털 전환 기술(이런 건 결국 인공지능으로 값싸게 해결할 수 있다.)이 아니라 초연결 상태를 활용해서 독자들을 찾아내고, 독자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연결 기술이다.

 

초연결 세계에서 출판사나 서점을 괴롭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콘텐츠 홍수 속에서 내 콘텐츠의 존재를 독자에게 전할 수 있는 힘이다. 『출판의 미래』(장은수, 오르트, 2016)에서 나는 이를 ‘발견성 문제’라고 했다. 『콘텐츠의 미래』(바라트 아난드, 김인수 옮김, 리더스북, 2017)에서 바라트 아난드(Bharat Anand) 하버드 대학교 교수는 이를 ‘주목받기 문제’라고 부른다. 2022년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의 확산에 따라 인간은 2025년 하루 평균 약 5,000번 이상 각종 디지털 데이터를 접한다. 이는 2010년에 비해 5배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성인은 하루 평균 약 34GB의 정보를 접한다고 보고했다. 이는 약 10만 단어, 두꺼운 장편 소설 한 권 분량에 해당한다.

 

손바닥만 한 휴대전화로 누구나 항상 지구 기억과 접속해서 책은 물론이고 소셜 미디어, 유튜브, 뉴스, 음악, 영화 등 온갖 콘텐츠를 즐기는 세상이다. 그러나 출판 내외부의 경쟁 강화는 독서율의 기록적 저하로 나타난다. ‘2021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은 2011년 66.8%에서 2021년 47.5%(전자책, 오디오북 포함)로 19.3%나 감소했다. 독서율 저하의 주원인은, 모두 짐작하다시피, ‘책 이외의 매체/콘텐츠 이용’(26.2%)이다. 초연결 세상에서 출판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예전만큼 충분히 책과 인간을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의 양은 폭발적으로 느는데 출판사가 발견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책의 수명이 무척 짧아진다. 반품률은 높아지고, 미출고율은 증가하며, 책의 평균 판매 부수는 떨어진다. 짧은 기간에 발견성을 높여서 손익분기를 넘길 만큼 충분히 책을 팔려면, 과거보다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출판은 아주 큰 약점이 있다. 다수의 서적이 다품종 소량 생산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이다. 발견성을 높일 만큼 넉넉한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기 곤란한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문제는 연결이다. 지구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책이 ‘열정을 공유하는 소규모 공동체’와 연결되어 있느냐가 중요하다. 저자나 출판사가 책의 생산-소비 과정에서 독자 공동체와 이미 이어져 있다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된다.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기획회의〉 527호)에서 박영미 포르체 대표는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방법의 하나는 팬덤 있는 작가와 작업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때 팬덤 있는 작가란, “연예인, 인기 스타, 유명 강사, 채널 저자(유튜브 등)로, 책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자신의 ‘고객 기반’을 가진 작가”이다. 열정 있는 팬덤이 있어서 발견성이 이미 해결되어 있다면, 책은 저절로 팔리기 마련이다.

 

초연결 사회에서는 책을 내고 나서 독자를 확보하는 비용이 책을 내기 전에 독자를 확보하는 비용보다 점점 비싸지고, 판매 성공 확률도 떨어진다. 연결은 틈새를 증가시켜 갈수록 더 많은 책이 쏟아지게 만든다. 게다가 온라인 서점의 판매 공간은 무한대에 가깝기에 한 번 나온 책은, 시장 가치를 잃지 않은 한 검색을 통해 영원히 팔린다. 책이 나온 후에 발견성을 해결하려면 기존 베스트셀러 작가 또는 팬덤이 있는 작가의 책이 절대 유리하다. 아니면 화제성이 무척 높아 저절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한 책은 극소수이다.

 

팬덤은 책이 나오기 전에 비용을 들여 발견성을 먼저 해결하여 비즈니스 성공 확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작가-독자-출판사 사이의 밀도 높은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여 독자들과 ‘열정 있는 소규모 공동체’를 이룩함으로써, 콘텐츠 가치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퍼뜨리는 열혈 독자의 존재를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주고 슈퍼팬에게 팔아라』(니콜라스 로벨, 권오열 옮김, 와이즈베리, 2014)에 따르면, 디지털 시대의 모든 기업은 “물건을 만드는 사업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열혈 고객을 찾아내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사업을 번창시키려면, 비즈니스 중심 가치를 개인화, 체험, 진정성에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리한 기업들은 복제 가능한 모든 것을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서 무료로 풀어 고객과 직접 관계를 맺고, 개인적·사회적·감정적 유대를 통해서 그들이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는 것을 발견해 제품 또는 서비스로 제안함으로써 수익을 올린다. 팬덤의 규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누구나 자기 틈새에서 바라는 만큼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충분하다. 깊게 연결된 팬은 작가나 출판사를 후원하고 팬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경험이 주는 기쁨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기에 가격에 상관없이 느낌에 따라서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문제는 팬들의 열정을 일으킬 만한 가치가 있고, 기꺼이 자기 시간과 돈을 투자해 공동체를 이룩할 만큼 훌륭한 콘텐츠를 지속해서 개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타마르 시몬슨(Itamar Simonson)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체험하고 얻은 가치를 절대 가치라고 부른다. 팬덤은 콘텐츠의 절대 가치를 끌어올린다. 열성 팬들은 책뿐만 아니라 관련 굿즈, 소장판, 강연, 콘서트 티켓, 이메일 콘텐츠 구독 같은 멤버십 비즈니스 등 한 콘텐츠에서 파생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한다. 그 모든 것에서 높은 절대 가치를 느끼기 때문이다. 팬덤 구축은 책 판매뿐 아니라 가능한 모든 영역에서 콘텐츠 가치를 극대화하고, 출판사의 직접적인 수익 창출 기회를 늘려준다.

 

일본 마케팅 전문가 사토 나오유키(佐藤 直之)가 말하듯, 좋은 제품이 넘쳐나는 초성숙 시장에서 핵심 지지층(core fan)의 존재는 거의 모든 기업의 생존 기반이다. 열성 팬은 소수이나, 그들의 파급력도 적은 것은 결코 아니다. 팬들은 입소문을 일으키는 방아쇠 역할을 하고, 폭발적 도달을 창출하는 소셜 네트워크를 곳곳에서 지탱한다. 아울러 팬들은 한 작가나 출판사의 가치를 곳곳에 퍼뜨림으로써 작가나 출판사와 함께 지속적 성장을 꿈꾸기도 한다.

 

이 때문에 조 풀리지(Joe Pulizzi)는 『콘텐츠 바이블』(조 풀리지, 강혜정 옮김, 세종서적, 2021)에서 디지털 시대 비즈니스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제품 없이 사람들의 관심을 먼저 모아라!” 그에 따르면, 우리 앞에 놓인 핵심 질문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어떻게 제품보다 먼저 사람을 모으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연결 관계는 모든 사업의 핵심 가치를 이룬다. 어떤 사업 모델이라도 그 동력을 공급하고, 영향력을 폭발시키는 존재는 사람, 구체적으로 말하면 구독자 숫자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 콘텐츠에 꾸준히 귀를 기울이는 구독자를 모으지 못한다면 모든 비즈니스는 실패한다. 그러려면 일회성 방문자를 열광적 팬으로 바꾸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독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그들의 눈에 띄도록 콘텐츠를 노출하고, 꾸준히 친밀한 관계를 쌓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팬덤을 이루려면, 관계의 신뢰를 유지하는 핵심 가치인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팬의 말을 우선 경청하고, 배타적 독점판 같은 팬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해주는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하는 등 팬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또한 아이돌 비즈니스가 보여주듯,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해서 자사 상품에 하나하나 이야기를 입힘으로써, 팬들이 그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녹아들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직원의 가치 참여와 공유는 필수이다. 팬들은 예민하기에 편집자나 마케터가 공감해 참여하지 않는 콘텐츠나 활동은 금세 알아차린다.

 

팬덤은 제품과 신뢰를 결합해 브랜드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신뢰는 디지털 시대 비즈니스의 두 번째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한다. ‘어떻게 애써 모은 충성도 높은 고객의 관심을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바라트 아난드(Bharat Anand)는 이를 ‘대가 받기 문제’라고 한다. 디지털 세상은 복제할 수 있는 모든 것의 가격을 무료에 가깝게 떨어뜨린다. 이럴 때 종이책만 발행하는 등 디지털 참여를 경계하고, 디지털 소통 채널 등 온라인 소통을 거부하고 아날로그 세상에 머무르려 하는 출판은 서서히 약해진다. 비가역적 변화 앞에서는 적응하지 않으면 빠르든 늦든 멸종할 뿐이다.

 

콘텐츠를 무료로 뿌려서 사람들을 모은 후, 형성된 팬덤을 대상으로 복제 불가능한 것을 덧붙일 때 가치가 생겨난다.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에서 케빈 켈리는 이를 여덟 가지로 정리해 제시한다.

 

첫째, 
직접성이다. 이는 초판 한정 굿즈처럼 창작자가 출시하는 순간에만 얻을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둘째, 
개인화다. 이는 지속적 대화를 통해 깊은 관계를 맺고, 정보 등을 개인에 맞게 편집한 상품이다. 같은 콘텐츠도 다르게 편집해 파는 콘텐츠 구독 서비스는 대부분 이를 지향한다.
셋째, 
해석이다. 원본은 공짜로 제공하고, 강의/해설/사용법 등은 유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넷째, 
진품성이다. 좋아하는 밴드의 정품 앨범이나 웹소설 작가의 사인본 애장판 등을 소유하는 것이다.
다섯째, 
접근성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을 판매하는 것이다. 위워크(WeWork) 같은 사무실 공유 서비스는 돈만 내면 전국 어디에서든 업무를 볼 수 있다.
여섯째, 
체현이다. 북 콘서트나 강연 등 현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을 파는 것이다.
일곱째, 
후원이다. 텀블벅 등 창작자에게 직접 콘텐츠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여덟째, 
발견성이다. 큐레이션 서비스처럼 가치 있는 콘텐츠를 대신 골라주는 일이다.

 

팬덤은 콘텐츠의 발견성을 높이고 도달 범위를 확대한다. 팬은 저자나 콘텐츠에 대한 입소문을 퍼뜨리고, 더 많은 사람에게 그 가치를 알리는 데 도움을 준다. 때때로 팬들은 적극적 참여를 통해서 저자와 출판사에 강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콘텐츠 개발과 마케팅 활동, 더 나아가 콘텐츠 제작을 후원하는 등 큰 도움을 준다. 팬덤의 가장 큰 가치는 공동체 의식의 형성에 있다. 저자나 출판사의 성장에 함께 기쁨을 표하고, 어려움에 공감과 도움을 주는 강력한 지지자가 있다면,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출판은 미래를 찾을 수 있다. 언제나 명심할 말이 있다. “미래의 출판사는 저자나 독자 주위에 공동체를 형성한다.”

 

장은수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읽기 중독자. 출판평론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민음사에서 오랫동안 책을 만들고,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로 주로 읽기와 쓰기, 출판과 미디어 등에 대한 생각의 도구들을 개발하는 일을 한다. 저서로 『출판의 미래』, 『같이 읽고 함께 살다』 등이 있으며, 『기억 전달자』, 『고릴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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