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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1  202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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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시장에 찾아온 NFT 열풍]
NFT 크리에이터의 시대

 

 

 

김일동(팝아티스트)

 

2022. 4.


 

소셜 아트(Social ART)의 시작

 

어느새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시대가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습니다.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진정한 소셜 아트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오프라인 세상에서 지금까지 실존하는 개인이 만든 창작물, 예술품의 존재와 가치에 관한 유일무이성은 그 탄생과 함께 사실로 존재해 왔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빈센트 반 고흐와 같은 예술가의 그림에 모작이 아무리 나와도 그 가치가 저하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NFT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며 온라인상에서도 유일무이한 가치를 증빙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유튜브(Youtube)가 우리의 삶에 가져온 변화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연예인이나, 배우, 전문 방송인이 되려면 방송국이나 영화사와 같은 기관의 심사나 제도, 관습을 통과해야 했고, 전문적 소양을 갖추어야만 자격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튜브의 등장으로 이와 같은 제도나 관습보다 개인이 가진 매력과 고유한 스토리가 더욱 주목받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들 주변의 평범한 아저씨, 할머니, 어린아이까지 자신이 만든 콘텐츠로 부를 축적하고 유명인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NFT 시대의 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가 작품을 전시, 판매하기 위해서는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의 심사와 규율에 적합해야 했고, 관련 경력이나 미술대학과 같은 전문 교육기관의 과정을 수료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NFT 시대에 등장한 오픈씨(Opensea) 등 다양한 작품 발매 플랫폼에서 이제 누구나 자신만의 창작물을 발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련 사례와 뉴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디즈니랜드로 나들이를 가는 ‘클로이’라는 한 소녀를 찍은 사진이 NFT화되어 약 8,700만 원에 낙찰되었으며, 영국에서는 ‘찰리가 또 날 물었어’라는 일반인이 촬영한 동영상이 8억 6,000만 원에, 벤야민 아메드라는 12세 영국 소년이 그린 고래 그림은 4억 7,000만 원에 거래되었습니다. 또한 국내의 반가운 소식으로 ‘아트띠프(예명)’라는 전라도의 한 중학생이 태블릿으로 그린 그림을 오픈씨(opensea)에 올려 1,200만 원어치가 판매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개인이 촬영한 간단한 밈이나, 사진, 그림과 같은 디지털 결과물이 주목을 받고 고가에 거래되는 사례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트띠프 태블릿 작업 모습(왼쪽), 아트띠프의 작품(오른쪽)


아트띠프 태블릿 작업 모습(왼쪽), 아트띠프의 작품(오른쪽)

 

서울에서는 NFT 아티스트들이 커뮤니티를 조성하여 성수동, 이태원, 인사동 일대에서 NFT 관련 전시회를 개최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역시 그동안의 관습과 룰 속에서의 기획이 아닌 스스로의 자생력으로 탄생한 것들입니다. 시공간적 제약이 있던 오프라인에서 벗어나 전시 환경을 확장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사례가 갖는 흥미로운 특징은 비제도권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아직은 공식적인 전시의 형태로 표명되거나 기록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안에서의 거래이기 때문에 판매, 수익에 대한 통계를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NFT를 통하여 실제로 작품을 판매하며 관련 커뮤니티를 만나보고, 책을 집필한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사례는 앞으로 더욱 빈번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제로 미술 관련 종사자가 아닌 필자의 지인이 자신의 그림을 NFT로 판매한 사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누구나가 자신만의 관점으로 창작한 결과물이 거래되는 현상은 NFT가 가져온 새로운 시대의 놀랍고도 흥미로운 변화인 것입니다.

 

NFT 크리에이터, 그 가치의 본질은?

 

개인 크리에이터가 창작한 NFT 산물이 가치를 인정받고 고가에 거래되는 이유는 바로 대체할 수 없는 가치인 ‘유일무이함’이 그 속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그린 그림 하나, 자신만의 시선으로 찍은 사진 한 장 그리고 자신만의 감정으로 떠올린 글 한 소절, 시 한 편에는 남들과는 비교될 수 없는 고유하고 특별한 생각과 관점들이 담겨져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것과 반대의 경우로 똑같은 모습으로 대량 생산된 컵과 같은 공산품이나 같은 액수의 화폐끼리는 서로 대체가 가능하기에 유일함의 가치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자신만의 창작물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으로 주목을 받거나 인기를 가지게 된다면 소유욕 또한 커지게 될 것이며 오직 원본만이 가진 희소성이 발생하면서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오프라인에서 예술작품이 가치를 가지는 원리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정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 컬렉터들이 많아지면 원본의 숫자가 이미 한정되어 있기에 가치가 높게 상승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앤디워홀의 팝아트 작품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도,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 작품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NFT 아티스트로 가장 유명한 비플(Beeple)의 그림과 30억 원에 거래된 잭 도시(Jack Dorsey)의 최초 트윗 한 줄, 이세돌이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한 계보를 기록한 NFT도 모두 지금의 NFT 붐이 불어오기 이전부터 이미 존재했던 고유하고 특별한 관점의 유일무이한 것들이었으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NFT 작품의 가치는 그것이 돋보일 수 있는 시대적 변화나 대중의 선택에 의해 주목받고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NFT 시대, 크리에이터가 되어 보기

 

NFT의 붐과 함께 세계적인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opensea)의 거래량과 금액이 천문학적으로 증폭하였습니다. 국내에서도 유수의 대기업과 새롭게 등장한 신생기업이 모두 NFT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개개인 또한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들고 발표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날 것입니다. NFT의 거래 수단인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아직은 일반인 모두가 쉽게 사용할 만한 환경이 아닌 것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차차 적응해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생겨나고 있는 국내의 여러 NFT 관련 마켓플레이스 역시 유저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점점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자신만의 NFT를 발매하는 일은 쇼핑몰에서 상품을 판매하거나 SNS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피드화하는 것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날이 다가올 것입니다.

 

그렇기에 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내가 가진 생각과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고 또 누적하는 행위를 해보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고가에 거래된 NFT 창작물을 잘 살펴보면, 화려하고 뛰어난 스킬보다는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전문 아티스트처럼 스킬이 뛰어나다면 더욱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인기를 끄는 유튜브 영상이나, 위트 있는 틱톡의 장면들, 아이패드로 그려서 오픈씨(opensea)에 올린 그림들 속에는 화려한 스킬보다는 모두 자기가 표현 가능한 방식대로 창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점점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은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 동영상의 편집이 더욱 편리하도록 해주는 등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NFT 시대 미래의 모습

 

어느 나른한 주말, 공원 벤치에서 여러분이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 한 장이 화가나 그래픽 아티스트의 작품처럼 주목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 나온 말 한 마디가 시인이 쓴 시의 한 소절보다 더욱 유명해질 수 있습니다. 또 우리 집 강아지가 뛰어노는 모습을 여러 사람들이 마치 유명 감독의 영화만큼 보고 싶어 할 수도 있으며, 내 휴대폰 카메라로 우연히 포착한 재미있는 순간을 세상 사람들이 곳곳에서 흉내 내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평범한 일반인이 어느 날 유튜브를 통해 유명해지는 것처럼 NFT를 통해 세상의 주목을 받는 세상, 그것이 곧 실질적인 부와 연결되며 그 흐름을 읽고 투자를 해볼 수도 있는 세상. 이것이 NFT 시대에 펼쳐질 미래의 모습입니다.

 

당신만의 고유하고 특별한 창조물

 

세상 사람들 하나하나가 모두가 다르게 태어났습니다. 그만큼이나 이 세상에는 각 개인의 다양한 고유성과 특별성이 존재합니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TV의 방송처럼 누군가의 의도가 개입되지 않은, 개인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했습니다. 또 유튜브가 등장하며 나만의 이야기를 세상에 표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고유하고 특별한 가치를 주목하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변화의 시대에 NFT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다양하고 독특한 개인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세’가 되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기 전까지, 아마 사람들 눈에는 어느 무명 아티스트나 발명가의 황당한 망상 정도로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열리는 NFT 시대에는 저마다의 개성을 세상에 더욱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또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나만의 생각으로 표현해낸 그림, 사진, 텍스트, 소리, 영상 등을 담은 NFT가 어쩌면 세상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작은 시작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바로 당신이 될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세기의 천재 아티스트들은 독특한 특별성과 고유성으로 미래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 나의 개성이 그 문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김일동

 

김일동(팝아티스트)

현대미술작가(미디어 아티스트),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NFT는 처음입니다(세종서적)』가 있다.
popartstart@naver.com
https://blog.naver.com/popartstart
https://www.facebook.com/ildon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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