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

Vol.41  2023. 03.

게시물 상세

 

[글로벌 출판 동향]
2023 타이베이 국제도서전 소식

 

 

 

박소영(KPIPA 대만 수출 코디네이터)

 

2023. 03.


 

‘2023 타이베이 국제도서전(TIBE, Taipei International Book Exhibition)’이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 전시홀에서 열렸다. 올해로 31회를 맞은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의 주제는 “독서의 다중우주(The Multiverse of Reading)”였으며, 폴란드가 주빈국으로 참여해 폴란드의 출판과 문화를 소개했다. 2023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의 일반 입장료는 100NT$(한화 약 4,171원)으로 책정되었으며, 외국인의 경우 무료 입장이 가능했다.

 

2023 타이베이 국제도서전 입간판

2023 타이베이 국제도서전 입간판

 

 

1. 대만의 특색 있는 콘텐츠

 

2023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서는 대만의 특색이 돋보이는 다양한 콘텐츠들과 체험형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콘텐츠 세 가지를 소개하겠다.

 

(1) 대만 국립고궁박물관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과 함께 세계 5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대만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인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은, 다양한 소장품 외에도 도서 출판 및 굿즈 제작으로도 유명하다. 올해에도 특히 라인(LINE)의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한 특색 있는 굿즈들이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은 주요 도서들을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으며, 방문객들에게 서예 체험 기회도 제공했다. 이에 대만 국립고궁박물관 부스에서는 서예 체험 참가자들이 연이어 기념 촬영을 하는 등 활기찬 분위기였다.

 

(2) 대만 원주민 관련 도서 전시

 

대만 사회를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원주민이다. 한족이 살기 이전부터 대만에 살고 있던 대만 원주민의 인권과 차별 방지에 대한 연구는 대만에서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번 도서전에서는 이러한 연구 내용을 담은 도서를 소개하는 부스가 준비되었다. 일반 참여 기업보다 훨씬 큰 규모로 준비된 해당 부스에서는 비단 대만의 원주민뿐 아니라 해외 각국의 원주민 연구와 관련된 도서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3) 타이완바(Taiwan bar)

 

대만의 에듀테크 회사인 타이완바는, 자사가 개발한 곰 캐릭터를 활용한 교육 도서와 함께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 참여했다. 타이완바가 만든 교육 도서는 대만의 각 지역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도서전을 통해 도서 이외에도 자사의 캐릭터로 만든 다양한 캐릭터 제품들을 함께 소개했다.

 

2. 북 테크(Book Tech) 업체들의 참여

 

이번 도서전에서는 다양한 북 테크업체들의 참여로 종이책과 전자책을 한자리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었다. 우선, 대만 내의 다양한 전자책 단말기 회사들이 도서전에 참여해 각축을 벌였으며 푸부(Pubu), 리드무(Readmoo), 코보(Kobo), 하이리드(HyRead) 등의 전자책 기업들이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3. 전년보다 확연하게 증가한 한국 콘텐츠

 

올해 도서전에서는 전년 대비 더욱 다양한 한국 도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의 비자 발급이 제한되면서 한국 출판 인력들의 대만 입국이 쉽지 않았던 전년과는 달리, 이번 도서전의 경우 외국인의 출입국이 자유로워 보다 많은 한국 출판사들이 도서전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한국 출판사 이외에도 대만 출판사가 한국 작품과 함께 도서전에 참여한 경우도 있어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한국 도서들을 만나보기에 용이했다.

 

(1) 한경대학교 디자인 리서치 센터

 

한경대학교 디자인 리서치 센터는 교수의 작품과 학생의 작품을 한데 모아 도서전에 참여했다. 팝업 북과 어린이 교육용 소설, 여행 가이드 북 등 다양한 디자인의 책들이 부스에 전시되었고, 도서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디자인을 활용한 디자인 소품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한경대학교 디자인 리서치 센터는 이미 다른 해외 도서전의 참여를 통해 한경대학교 학생의 작품이 현지에서 출간된 사례가 있다고 알렸다.

 

(2) 위향문화(威向文化)

 

대만의 출판사인 위향문화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위향문화사는 자사에서 출판한 이현숙 작가의 BL 웹툰 『야수는 죽어야 한다』의 표지 이미지를 대형으로 인쇄해 부스 벽 한 면을 가득 채웠다.

 

(3) EZ총서관(EZ叢書館)

 

대만의 출판사인 EZ총서관은 자사의 부스에서 최세진 작가의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최세진, 어떤책, 2021)를 홍보하는 영상을 상영했다. 구치소에서 공중보건의사 근무를 한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해당 도서는, 지난해 12월 대만에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현장에서 상영된 홍보 영상에서 최세진 작가는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는 너무 무겁지 않게 쓴 책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만의 교도소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교도소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대만에서도 사회를 담아내는 공간으로서 공통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대만과 한국은 서로 다른 나라이지만, 대만인들도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를 읽으며 공감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세진 작가의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 홍보 영상 상영 모습

최세진 작가의 『진짜 아픈 사람 맞습니다』 홍보 영상 상영 모습

 

 

 

4. 다양한 아동 콘텐츠와 즐길 거리

 

이번 도서전에서 흥미로웠던 것 중에 하나는 성인 관람객 못지않게 어린이 관람객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아동 도서 기업의 참가 외에도 도서전을 찾은 어린이 관람객들을 위한 즐길 거리도 다양하게 준비되었다.

 

도서전 운영처에서는 도서전을 찾은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용 살롱(Children’s Salon)을 준비해 다양한 강연과 DIY 체험형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어린이관(Children’s Pavilion)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형 전시가 진행되었다. 암모나이트나 고래 같은 바다 속 생물의 그림을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로,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 관람객들이 부모님과 함께 줄지어 기념사진을 남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어린이를 위한 헝겊 교구를 주로 제작하는 대만의 기업 킹담(Kingdam)은 도서전에 어린이용 헝겊 책과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어린이용 살롱(좌), 어린이관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형 전시(우)

어린이용 살롱(좌), 어린이관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형 전시(우)

 

 

 

5. 다채로운 강연 프로그램

 

전년에 비해 외국인의 입국이 자유로워지면서 외국인 저자의 강연 초빙도 가능해진 만큼,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의 강연 프로그램은 전년보다 다채로웠다. 한국 작가들 또한 도서전을 찾아 독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1) 『신령님이 보고 계셔: 홍칼리 무당 일기』, 홍승희 작가

 

현직 무당인 홍승희 작가의 저서 『신령님이 보고 계셔: 홍칼리 무당 일기』(위즈덤하우스, 2021)는 대만에서 올해 1월 17일 출간되었다. 홍승희 작가는 지난 2월 3일 도서전을 찾아, 무당으로서의 삶과 자신의 신간에 대해 독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2) 『달까지 가자』, 장류진 작가

 

『달까지 가자』(창비, 2021)와 『일의 기쁨과 슬픔』(창비, 2021) 등의 저서가 이미 대만에 소개된 장류진 작가 또한 홍승희 작가와 같은 날인 2월 3일 도서전에서 독자들을 만났다. 『달까지 가자』를 대만에서 펴낸 씽킹덤(Thinkingdom) 출판사는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장류진 작가의 소식을 지속적으로 알렸다. 행사 후에는 작가의 책에 사인을 받으려는 대만 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 『흑적교육(黑的教育)』, 구파도 작가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대만 로맨스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의 감독이자, 인기 소설 작가인 구파도가 팬들과의 만남들 가졌다. 현장에서는 구파도 작가가 현재 영화 감독으로서 준비 중인 신작과 관련한 이야기 등을 들려주었다.

 

지난해에 진행된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은 대만 내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서 개최를 강행한 까닭에 기업들의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박람회장 내에는 비어 있는 부스들이 곳곳에 눈에 띄어 분위기가 썰렁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도서전은 이전보다 훨씬 활기찬 모습이었다. 우선, 작년처럼 비어 있는 부스들이 눈에 띄지 않았으며, 도서전의 주제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업체들의 참여도 크게 줄었다. 물론 올해 도서전 역시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만큼 활성화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이전의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내년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어 각국의 도서를 홍보하는 장으로 원활하게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 2023 타이베이 국제도서전: 九把刀現身簽書 難過柯震東受傷 - TiBE 台北國際書展

 

 

 

〈글로벌 출판 동향〉 출처

https://www.kpipa.or.kr/export/businessView.do?board_id=140&article_id=136023&pageInfo.page=&type_id=&search_cond=&search_text=&list_no=365

 

 

 

 

 

미국·유럽·아시아·중남미 등 13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KPIPA 수출 코디네이터'의 [글로벌 출판 동향] 보고서 중 일부를 공개합니다.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바로가기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링크  글로벌 출판 동향 바로가기

 

박소영 KPIPA 대만 수출 코디네이터

Ernst & Young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국립정치대학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있다.

 

해외동향 다른 기사보기 View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