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6 2021. 10.
텐센트가 터뜨린 중국 웹소설 시대, 명과 암
배혜은(KPIPA 수출 코디네이터)
2021. 10.
중국 기업 텐센트의 웹소설 플랫폼 시장 진출
텐센트의 인터넷 문학 시장 진출
중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총칭해 일컫는 BAT 중에서도 텐센트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일찍이 착수하기 시작했다. 메신저 QQ로 인터넷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힌 후에, 2003년에는 게임 개발 및 유통 사업을 시작했고, 2013년에 텐센트문학(腾讯文学)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에는 향후 인터넷 문학 플랫폼을 정식적으로 자회사 형식으로 독립 운영할 것을 밝혔다.
텐센트는 “범오락(판위러, 泛娱乐)”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이는 OSMU(one source multi-use) 형식으로 핵심 킬러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는 것이다. 텐센트문학의 산하 플랫폼으로는 남성 이용자들을 주요 타깃층으로 설정한 촹스중원왕(创世中文网)과 여성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윈치슈위엔(云起书院), 그리고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QQ위에두(QQ阅读)와 웹사이트 QQ슈청(QQ书城)이 있다. 2014년 12월, 텐센트문학산업포럼에서 텐센트는 자사의 텐센트문학을 포함해, 셩다문학(盛大文学), 바이두문학(百度文学)에 소속된 130명의 유명 인터넷 문학 작가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중국 웹소설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텐센트 자회사 웨원그룹 출범
2015년, 텐센트는 텐센트문학과 셩댜문학을 통합할 것을 발표했고, 웨원그룹(阅文集团)을 출범했다. 웨원그룹은 중국 인터넷 독서와 디지털 출판의 부흥, 전 국민 독서 시대를 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17년, 웨원그룹은 해외 인터넷 문학 사이트인 치뎬궈지(起点国际/Webnovel) 서비스를 출시하며 중국 인터넷 문학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2020년, 웨원그룹의 연간 총수입은 85억 3천만 위안(한화 약 1조 5,511억 원)으로 2019년 83억 4,800위안(한화 1조 5,180억 원)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2020년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억 3천 명으로, 2019년 대비 4.2% 증가, 월간 평균 유료 이용자 수는 1,020만 명으로 같은 기간 동안 4.1% 증가했고, 해당 수입은 월평균 34억 7천 위안(한화 약 6,309억 8천만 원)으로 조사되었다.
웨원그룹은 중국에서 최초로 오리지널 문학의 랭킹 차트인 펑윈방(风云榜)을 시스템을 도입해, 오리지널 문학 IP 가치를 종합 평가하는 등 중국 웹소설 시장을 개척한 선도주자로 평가받는다.
2016-2020년 중국 인터넷 문학 플랫폼 연간 수입
출처: 바이두, 〈웨원그룹 연간 수입〉1)
1)
三文娱AniSpark, 웨원그룹 연간 수입(阅文一年收入85亿元, 掌阅20亿), 2021년 4월 27일, https://baijiahao.baidu.com/s?id=1698150173904539292&wfr=spider&for=pc(2021년 9월 5일 최종 방문).
이후 이전의 여성 인터넷 문학 플랫폼 윈치슈위엔을 업그레이드 한 "홍쉬두슈(红袖读书)"를 출시, 오디오북 브랜드 "웨원팅슈(阅文听书)"를 연달아 출시하며 인터넷 문학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이 밖에도 자사의 온라인 문학 홍보를 위한 신리미디어(新丽传媒), 인터넷 저자 육성을 위한 “작가조수(作家助手)” 등 서비스를 출시하며 생태계를 넓혀 나갔다.
웨원그룹 산하 웹소설 플랫폼 목록
웹소설 플랫폼 시장 내 텐센트의 독과점 현상 및 기타 문제 발생
인재 독점 논란
중국저작권협회가 발표한 2020년도 인터넷 문학 저작권 가치 순위 차트에 따르면2), 30편 중 18편이 웨원그룹 산하 플랫폼에서 공개되었다. 대표작으로는 『명월도관산(明月度关山)』, 『하일청장영(何日请长缨)』, 『췌서: 데릴사위(赘婿)』, 『궤비지주(诡秘之主)』 등이 있다. 웨원그룹의 백금작가(白金作家/우수 작가)인 분노의 바나나(愤怒的香蕉)의 소설 『췌서』는 남성 오리지널 인터넷 소설 차트에서 장기간 동안 상위권을 유지했고,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해당 작품은 중국 국가도서관에 소장될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경여년』의 묘니(猫腻) 역시 웨원플랫폼의 스타작가로 해당 소설은 한국에서도 출간될 만큼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다량의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웨원그룹은 인재풀이라는 측면에서 강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거대 플랫폼을 통해서만 작가가 유명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재 독점 논란도 일고 있다.
2)
北青网, 2020년 인터넷 문학 저작권 가치 상승(2020年网络文学哪部版权价值高), 2020년 12월 10일, http://t.ynet.cn/baijia/30020493.html(2021년 9월 5일 최종 방문).
불공정 계약 논란, 웨원 계약 사건
2020년 4월, 웨원그룹과 계약을 맺은 인터넷 문학 작가들은 계약 조항에 저작권 침해 내용이 포함된 것을 발견해 이를 공론화했고, 해당 사건은 “웨원 계약 사건(阅文合同风波)”으로 불린다. 작가에게 불합리한 계약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창작물의 저작권은 저자 사후 50년까지 웨원그룹이 소유한다. 작가와 웨원그룹은 협력 관계가 아니라 작가는 플랫폼의 위탁을 받아 콘텐츠를 창작하는 것이다. 만약 작품이 저작권 침해를 받으면 소송 관련 일체 비용은 저자 자신이 부담한다. 계약 체결 후 저자가 신간을 발표하면 웨원플랫폼에서 먼저 공개해야 하며, 웨원의 동의 후에 다른 플랫폼에 업로드가 가능하다.3) 〈중화인민공화국 저작권법(中华人民共和国著作权法)〉 제21조에 따르면, 저자의 작품 발표권, 사용권, 그리고 보수권(报酬权)의 보호 기간은 해당 저자가 살아있는 기간, 그리고 사후 50년까지로 정한다. 이와 같은 법률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3)
新浪财经, 810만 저자의 항의, 웨원그룹의 독점 행위 논란(810万作者断更抗议,阅文集团的垄断局), 2020년 5월 8일, https://baijiahao.baidu.com/s?id=1666115254891725222&wfr=spider&for=pc(2021년 9월 10일 최종 방문).
해당 일이 불거진 후, 6월 웨원그룹은 새로운 계약 조항을 발표했다.4)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저자의 상황에 따라 계약 유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기초 계약, 저작권 계약(갑/을 두 가지 유형), 심층 계약 등으로 세분화시켰다. 해당 계약 유형은 향후 웹소설 저자들의 처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4)
犀牛娱乐, 웨원그룹의 새로운 계약, 저자들의 선택 존중(阅文新合同开放作家自主选择), 2020년 6월 4일, https://mp.weixin.qq.com/s/8pw_XzGlR6E8zm9Nyi7Sgw(2021년 9월 3일 최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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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권 계약: 기초 계약은 신진작가 혹은 마니아 장르의 글을 쓰는 저자에게 적합함. 해당 계약 유형은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작품 홍보 가능성이 비교적 적음. 작품의 흥행은 전적으로 작품의 질에 좌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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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계약: 갑/을 두 종류로 세분화되어 있고, 갑 계약 유형은 라이선스 기간이 길면 웨원그룹에서 작가와 작품의 홍보에 더욱 많이 투자하고, 을 계약의 경우 작가의 자유성이 보장되지만 그만큼 플랫폼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이익과 권리가 줄어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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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계약: 작가별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이행되는 계약 방식으로 스타작가에게 적합함.
텐센트의 웹소설 플랫폼 진출에 따른 긍정적 효과
작가 육성 지원
2020년 11월, 웨원그룹은 "작가 생태계 2.0"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웨원치뎬대학(阅文起点大学) 서비스 출시 및 "청년작가 육성 계획(青年作家扶持计划)"이 있다. 최근 자기 성장, 자아 계발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텐센트는 작가 서비스형, 연계형 플랫폼을 조성해 작가의 창작 및 이용자의 독서 체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을 계획했다. 웨원치뎬대학에서는 회원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해당 서비스 중 주제별 수업, 칼럼 작성 수업, 출판 베테랑 에디터와 기성 스타작가의 특별 강의 등이 특별히 주목받고 있다. 또한 "직업 작가 캠프"를 통해 잠재력 있는 신진작가, 입문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문학 비즈니스 글쓰기 이론, 글쓰기 기술, 팬 운영 및 관리, 인터넷 작가의 직업 소양 및 사례 분석 다양한 과목을 제공한다.
우수한 IP를 활용한 OSMU 전략
텐센트의 자회사인 텐센트픽쳐스(腾讯影业), 신리미디어(新丽传媒), 웨원미디어(阅文影视)의 협업5)이 가속화됨에 따라 각 플랫폼의 소속 작가에게 재정적, 환경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들이 공동으로 출품한 『췌서』(2020)는 『경여년』(2019)와 더불어 웨원이 소유한 IP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꼽힌다.
5)
해당 협업은 “3인 체제(三驾马车)”로 불리며, 웹소설의 창작, 홍보, 영상 제작까지 텐센트의 자회사가 담당한다.
2008년 당가삼소(唐家三少)가 치뎬중원왕 사이트에 연재하기 시작한 『투라대륙(斗罗大陆)』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중국 배우 샤오잔(肖战), 오선의(吴宣仪) 주연의 동명 드라마는 총 40억 뷰를 돌파하며 춘절 기간 동안 텐센트 동영상 검색어 및 드라마 부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텐센트는 동명의 애니메이션과 게임도 출시하며 양질의 IP로 웹소설-만화-애니메이션-게임-드라마로 이어지는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 밖에 〈유금세월(流金岁月)〉, 〈안녕, 이환영(你好,李焕英)〉, 〈송니일타소홍화(送你一朵小红花)〉 영화도 텐센트 산하 기업의 공동 제작을 통해 제작되었다.
만화
게임
드라마
2020년 기준, 웨원그룹은 200개의 IP 리메이크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반기의 경우 저작권으로 발생하는 수입은 27억 3천만 위안(한화 약 4,968억 원)으로 상반기에 비해 280% 증가했다. 이는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끊이질 않고, 시장에서 IP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텐센트는 IP 업무를 전담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작가 서비스, IP 선별 작업, 생태계 연동 등 3대 카테고리를 증설하고, IP 홍보, 선별, 기획, 부가가치서비스, R&D 연동 등 세부 업무를 추가해 "선 계획, 후 개발"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6)
6)
人民资讯, 웨원그룹 억 위안 투자해 "청년작가 육성 계획" 발표 및 웨원치뎬대학 서비스 출시(阅文推亿元“青年作家扶持计划” 宣布成立阅文起点大学), 2020년 11월 20일, https://baijiahao.baidu.com/s?id=1683863323980989148&wfr=spider&for=pc(2021년 9월 8일 최종 방문).
독점 행위 관련 중국 내 규제
최근 중국 정부가 인터넷 기업의 시장 독점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경제체제하에 일부 플랫폼에 시장 집중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거대 기업이 시장을 장악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플랫폼 독과점 관련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 시장감독총국 반독점국에서는 일부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이 법적으로 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아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웨원그룹은 산하 회사인 신리미디어의 지분 100%를 사들이고, 2018년에 이러한 변동 사항을 등록했다. 하지만 시장감독관리총국은 그 이전에는 웨원그룹이 독점 금지와 관련한 안건을 전부 보고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50만 위안(한화 약 8,37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러한 “경영자 집중(经营者集中)”은 〈반독점법〉 제21조에 위반하는 행위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阿里), 스마트 택배 보관 서비스 펑차오(丰巢) 역시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벌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
온라인 경제의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질적인 성장을 위해 중국 정부가 독점 행위를 엄격하게 제지하고 있다.
중국 출판 산업 및 문학 플랫폼의 전망
중국작가협회에서 발표한 〈2020중국 인터넷 문학 백서〉에 따르면,7) 최근 몇 년 동안 현실 소재의 작품이 증가하고 있으며 95허우(95后/1995년 이후 출생자) 작가의 활동이 활발한 것이 특징이다. Z세대 작가들은 향후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플랫폼과의 타협을 이어나갈 것이며, 거대 기업의 횡포 및 독점 행위가 이어질 시 소규모 인터넷 문학 플랫폼의 성장도 예측해볼 만하다. 또한 IP 리메이크의 열기는 여전해 2020년 한 해 동안 140편의 인터넷 소설이 영상화되었고, 인기 있었던 웹드라마 중 60%는 인터넷 소설 리메이크작이다.
치뎬궈지(起点国际)는 11만 명의 해외 창작자와 계약을 맺고 있으며, 약 20만 편의 오리지널 웹소설을 보유하고 있다. 즉, 텐센트는 사업 범위를 더 넓혀 해외 독자뿐만 아니라 능력 있는 해외 저자를 유치하는 데까지 힘을 쏟고 있다. 웹소설이 이전의 “타임 킬링용”이라는 인식에서 “문화 소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플랫폼은 회사의 이점을 살려 다방면으로 해외 진출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대형 인터넷 기업의 이점은 명확하지만 작가 및 이용자와의 상생을 중시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7)
배혜은(KPIPA 수출 코디네이터) 현재 북경대학교 예술학과 문화산업 및 예술경영 전공 박사 과정 재학 중. 주요 연구 분야는 문화 교류 및 문화 수출이다. 주중한국문화원 콘텐츠진흥원 북경 사무소 코디네이터 및 중국 뉴미디어 스타트 기업 아시아이노베이션그룹(Asia Innovations Group) 해외사업부에서 직원으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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