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2 2020. 07.
글로벌마켓 리포트
안성학(KPIPA 수출 코디네이터)
2020. 07.
인종차별 반대 운동 #BlackLivesMatter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의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국 내 많은 도시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시위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백인 위주로 운영된 출판계에서도 변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의 미국 시장 보고서에서도 나타났듯이 미국의 출판계에서 백인의 비율은 76%를 차지한다. 다양한 인종의 출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라 그 결과가 76%이지, 실제로 뉴욕의 유명한 출판사에 가보면 백인 이외의 출판 관계자가 드물다. 이 현상은 전문 관리자 그룹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심해진다. 출간되는 도서도 대부분 백인 독자에 초점이 맞춰져 백인 이외의 작가와 독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출판시장의 다양성 부족 문제는 수년간 지속해서 제기된 주제이기도 하다.
출판계의 변화 요구에 대형 출판사들은 고용과 출판물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충분하지 못했다고 반성하고 모든 독자를 위해 다양한 인종 작가들의 작품을 출판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펭귄랜덤하우스ㆍ하퍼콜린스ㆍ아마존 등이 홈페이지를 통하여 인종차별 반대 해시태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LivesMatter)'에 동참하고 있다.〉
작가 인세의 인종차별 반대 운동 #PublishingPaidMe
#BlackLivesMatter로 시작된 인종 차별 운동은 출판계의 다양화 요구를 넘어 작가들의 인세 차별 문제에까지 이어졌다. 이 운동을 시작한 작가 엘엘 맥키니(L.L. McKinney)는 백인과 흑인 작가들이 받는 선인세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 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에 반응해 수백 명의 작가가 트위터를 통해 해시태그 #PublishingPaidMe로 자신들이 받은 선인세를 공유했다. 또한, 이들은 백인 작가들에 비해 흑인 작가들이 받는 차별을 각자의 일화를 바탕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맥키니는 트위터를 통해 백인 작가들의 책이 성공하지 않으면 한 번 더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지만, 흑인 작가들의 책이 성공하지 않으면 전 흑인 인구가 비난을 받는다고 밝혔다. 전국 도서 상(National Book Award)을 두 번이나 수상한 재스민 워드(Jesmyn Ward)는 출판사로부터 새 책의 선인세로 10만 불(1억 2천만 원)을 받기 위해 에이전트와 함께 싸우고 또 싸워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캠페인을 시작한 엘엘 맥키니와 이에 답하는 작가 셰논 돌레스키와 제스 짐머맨〉
〈베스트셀러 ‘Gone Girl’의 작가 길리언 플린이 공개한 자신의 인세〉
존 볼턴의 회고록 출간
존 볼턴은 2018년 4월 9일부터 2019년 9월 10일까지 17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했다. 그리고 작년에 퇴임한 후에는 자신의 백악관 생활을 다룬 회고록 ‘그 방에서 있었던 일(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을 썼고, 이 회고록이 미국의 5대 출판사 중 하나인 사이먼 앤 슈스터(Simon & Schuster)를 통해 6월 23일 출간됐다. 회고록의 자세한 내용은 이미 한국의 뉴스에도 많이 소개된 관계로 이 글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겠다. 이 회고록에서 존 볼턴은 중국의 시진핑, 터키 대통령, 북미 대화 등의 각국 정상과의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외교적 무지를 그렸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책 출간 일주일 전인 6월 16일에 출간 금지 소송을 제기했으나 연방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존 볼턴이 회고록 출간 전에 받아야 할 국가 기밀 정보에 관한 정부의 검토를 마치지 못했고, 정부 검토 후 그의 원고에 기밀 정보가 없다는 서면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받지 않고 출간을 강행했다고 밝히고, 이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자신을 스스로 형사고발의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출판사와의 계약으로 2백만 불(24억 원)의 선인세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존 볼턴은 자신의 주장처럼 자신의 회고록에 정부 기밀이 없다면 엄청난 언론 홍보에 힘입은 막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판매 수익을 잃고 형사 책임도 져야 할 상황이다. 국제 출판사 협회(International Publishers Association)는 해당 출판사인 사이먼 앤 슈스터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선언했고, 사이먼 앤 슈스터는 법원이 검열과 출판의 사전 제지에 대한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정당화시킨 것에 감사하며 외부의 영향이나 간섭에 구애받지 않고 출판할 수 있는 자유를 보호하고 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먼 앤 슈스터는 지난 6월 16일에는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 메리 조던(Mary Jordan)이 쓴 멜라니아 트럼프(Melania Trump)의 자서전 ‘그녀의 거래 기술(The Art of Her Deal: The Untold Story of Melania Trump)’을 출간했고, 일주일 후인 6월 23일에는 존 볼턴의 회고록을 출간했다.
지난 3월 소유주인 비아콤CBS(ViacomCBS)가 매물로 내놓았고, 지난 5월에는 오랫동안 CEO로 있었던 캐롤린 리디(Carolyn Reidy)가 사망해 새로운 CEO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사이먼 앤 슈스터로서는 당장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존 볼턴의 회고록은 출간 전 이미 아마존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1위를 차지했고, 메리 트럼프의 책도 출간 전 이미 3위를 차지해 돈이 되는 분야임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도서 리뷰 사이트로 유명한 굿리즈(Goodreads)에서는 상당수의 독자가 존 볼턴과 그의 회고록에 대해 곱지 않은 평을 하고 있다.
빅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불참과 COVID 19
매년 10월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주최 측은 올해도 예정대로 도서전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주최 측의 발표와는 별개로 미국의 5대 출판사는 올해 미국 직원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방식에는 아직 여지를 남겨두었다.
뉴욕을 비롯해 그동안 문을 닫았던 여러 도시가 조금씩 문을 열기 시작했다. 뉴욕도 식당을 포함해 차츰 문을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은 모두 조심하는 분위기라 뉴욕 시내에도 그리 많은 사람이 다니지는 않는다. 뉴욕의 출판사들도 아직은 사무실 출퇴근을 주저하고 있다. 그리 급하지 않은 한 9월 노동절 연휴 전까지는 지금과 같은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한편, 직원 수를 서서히 늘려 최종적으로 사무실을 개방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병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런 반면, 재택근무를 아예 영구화하는 출판사도 생겨나고 있다. 이탈리아계 출판사 유로파 에디션스 (Europa Editions)는 뉴욕 사무실의 임대 재계약을 하지 않고 대신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로 업무를 진행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마켓 리포트]에서는 미국ㆍ유럽ㆍ아시아 등 9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PIPA 수출 코디네이터’들이 현지 출판시장 정보를 매월 정기적으로 수집하여 전합니다. 보다 더 자세한 리포트는 ‘출판수출지원-글로벌수출동향’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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