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

Vol.11  2020.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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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미국]
2020년 뉴욕 북엑스포 온라인 참관기

 

 

 

안성학(미국 파피펍 대표, KPIPA 수출 코디네이터)

 

2020. 06.


 

코로나19로 인해 한차례 7월로 연기되었다가 취소되었던 뉴욕 북엑스포가 지난 5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bookexpo) 라이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첫날인 26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공도서관의 영향과 변화 등을 다룬 네 개의 토론과 함께 하퍼콜린스 등 오디오북 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석하는 ‘오디오북의 소비 행태(Audiobooks and Consumer Behavior)’에 관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27일과 28일에는 어덜트북과 아동 도서 작가들의 디너 이벤트가 한 차례씩 있었고,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분야별 신간을 소개하는 여러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이번 온라인 이벤트마다 1,000명에 가까운 참석자들이 온라인으로 입장했으며, 많은 도서관 관계자들이 댓글과 채팅을 통해 각자의 활동 상황을 알리고 토론하며 활발한 참여도를 보였다.

 

 

 

Day 1

 

첫날 이른 아침부터 진행된 첫 이벤트는 ‘팬데믹하에서의 공공 도서관’에 관해 토론하는 자리였다. 이어서 ‘오디오북의 소비 행태’에 관한 토론이 진행되었고, 오후에는 ‘글로벌 팬데믹이 미래의 도서관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의 독자 추천’, ‘도서관 이벤트가 도서 판매에 미치는 영향’등의 토론이 이어졌다. ‘오디오북의 소비 행태’에 관한 토론 외에는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은 공공 도서관에 관한 내용이라서 중복되는 내용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본 글에서는 도서관 관련 내용을 묶어서 정리하였다.

 

 

 

팬데믹이 도서관에 미친 영향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제일 먼저 보고된 워싱턴주 시애틀은 미국 내에서 도서관 잠정 휴관도 선두였다. 현지 도서관 상황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워싱턴주 킹카운티 도서관 시스템의 디렉터인 리사 로젠블럼은 6월 중 다시 개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약간의 시차만 다를 뿐, 미 전역의 다른 도서관들도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한편, 이북과 오디오북을 포함한 디지털 도서의 수요는 300% 증가했다. 도서 판매에서 디지털 도서의 수요가 증가한 것처럼, 전국 도서관에서도 디지털 도서의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디지털 도서의 수요가 증가함에도 도서관 측은 디지털 도서의 구입을 망설이는 경향이 있는데, 디지털 도서의 구입비가 종이책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탓이다. 이에, 특히 빅5 출판사들에게 도서 가격을 낮춰달라는 공통적인 요구가 나왔다.

 

도서관 이용자들의 독서 시간도 늘어났다. 그러나 늘어난 독서 시간에 비해 도서관 도서를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이 많았다. 미국 내에는 많은 가정에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데, 이들을 위해 각 도서관은 종이책 픽업 서비스와 배달 서비스를 진행했다. 지역 사회와 사회적 연결망을 어떻게 유지하는가도 숙제로 떠올랐다. 특히 팬데믹 환경에서 생활필수품처럼 떠오른 인터넷이 없는 가정을 위해서는 연방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인터넷은 공공재로 전 국민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나게 되더라도 도서관을 사용하는 방식은 변화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형태의 도서관 서비스 모델이 연구되어야 하며, 특히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의 테크놀로지에 취약한 도서관 직원을 위한 교육도 신속히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론이었다.

 


<그림 1> 공공 도서관과 팬데믹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1〉 공공 도서관과 팬데믹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패널들이 토론하는 중에 채팅에 참가한 몇몇 도서관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진행하는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 도서관 관계자는 인터넷이 없는 이용자들이 도서관으로 전화를 걸어 음성 사서함을 통해 ‘읽어주는 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인 ‘폰 스토리(Phone-a-Story)’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그림 2> 폰 스토리 리딩 (사진: 덴버 도서관 웹사이트)


〈그림 2〉 폰 스토리 리딩 (사진: 덴버 도서관 웹사이트)

 

 

 

오디오북의 소비 행태

 

‘오디오북의 소비 행태’에 관한 토론은 하퍼콜린스와 사이먼 앤 슈스터, LMBPN의 오디오북 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여한 가운데 오디오북 출판사협회의 미셸 코브(Michele Cobb)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 토론은‘오디오북 소비자가 어떻게 오디오북을 사용하는지에 관해 실시한 설문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디오북 사용이 2019년의 6.8권에서 2020년 8권으로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1%가 오디오북을 처음 접했다고 응답했으며, 이들이 더 많은 오디오북을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44%의 소비자가 18세 이상의 신규 독자이며, 21%의 독자들이 연 10권 이상의 오디오북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독자의 52%가 45세 이하, 오디오북을 자주 이용하는 독자의 57%가 45세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1%의 독자는 팟캐스트를 듣는다고 답했다.

 

오디오북인 만큼 독자들은 내레이터의 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작가가 책을 읽는 것보다는 전문 내레이터가 읽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오디오북 길이에 있어서도 43%가 1~3시간 길이의 오디오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널들은 이와 같은 소비자의 행태에 각 출판사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중소출판사와 독일 출판사들은 오디오북 제작을 늘리고 있는데, 특히 짧은 길이의 논픽션이 성장을 보이고 있고, 짧은 길이의 오디오북 노벨라도 제작되고 있다고 했다. ‘저자 인터뷰’나 ‘내레이터 후기’ 같은 보너스물을 제작하는 실험적 시도도 있었다.

 

오디오북의 이용 행태로는, 대부분의 독자가 집(43%)이나 자동차(41%)에서, 휴대폰(49%)으로 오디오북을 듣는다고 응답했다. 60%의 응답자가 스마트 스피커를 보유하고 있고, 이 중 46%가 오디오북을 듣는 데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2019년의 31%의 이용자 수에서 큰 증가세를 보였다.

 


<그림 3> 오디오북 사용 장소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3〉 오디오북 사용 장소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4> 오디오북 사용 디바이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4〉 오디오북 사용 디바이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장르별로는 여전히 가장 많은 독자가 미스터리/스릴러/서스펜스(37%)를 듣는다고 응답했다. 2018년의 27%와 2019년의 31%에 이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다음으로는 14%의 독자가 응답한 역사/전기/회고록, 그다음으로는 사이언스 픽션(SF)과 판타지가 11%를 차지했다.

 

하퍼콜린스의 캐시 포리스트(Cathy Forrest)는 로맨스 장르의 특성상 이북이 잘 나가지만, 오디오북 또한 좋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로맨스 오디오북의 독자들은 선호하는 내래이터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자사 레이블인 ‘할리퀸’ 도서의 오디오북 제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Day 2 & 3

 

북엑스포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어덜트북 저자와의 디너’와 ‘아동 도서 저자와의 디너’ 이벤트가 각각 진행되었다.

 


<그림 5> 어덜트북 저자 디너 이벤트에 참가한 작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5〉 어덜트북 저자 디너 이벤트에 참가한 작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6> 아동 도서 저자 디너 이벤트에 참가한 작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6〉 아동 도서 저자 디너 이벤트에 참가한 작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Day 4

 

행사 넷째 날이자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각 분야별 신간을 소개하는 이벤트인‘어덜트 북 에디터 버즈’, ‘영어덜트 북 에디터 버즈’, ‘미들 그레이드 북 에디터 버즈’, ‘픽쳐북 쇼케이스’, ‘그래픽 노벨 쇼케이스’, ‘북셀러와 라이브러리언, 북그룹의 스피드 데이팅’이 진행되었다.

 

 

 

에디터 버즈(Editor’s Buzz)

 

편집자와 저자가 신간을 소개하는 ‘에디터 버즈’이벤트에서는 어덜트, 영어덜트, 미들 그레이드 도서가 소개되었다. 이 중 관심을 끈 것은 영어덜트 도서 이벤트와 그래픽 노벨 이벤트에서 동시에 소개된 저자 키쿠 휴즈(Kiku Hughes)의 그래픽 노벨 『변위(Displacement)』였다. 태평양전쟁의 발발로 미국 정부가 재미 일본인들을 가둔 일화를 그린 것으로, 어린 나이에 일본인 수용소에 갇힌 할머니의 경험을 보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는 십대 소녀의 이야기다. 2019년에 출판된 그래픽 노벨 『그들은 우리를 적으로 몰았다(They Called Us Enemy)』 또한 영화 〈스타 트렉〉의 출연배우인 일본계 미국인 조지 타케이(George Takei)가 자신이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수감되었던 일본인 수용소의 경험을 미국 코믹북 아티스트들과 공동 제작한 작품이었다. 이러한 주제의 도서는 지난 몇 년 사이에 미국 내에서 여러 형태로 꾸준히 출판되어 왔는데, 어린 세대를 대상으로 한 영어덜트 그래픽 노벨로도 나오고 있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그림 7> 어덜트 에디터 버즈에서 소개된 도서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7〉 어덜트 에디터 버즈에서 소개된 도서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8> 영어덜트 에디터 버즈에서 소개된 도서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8〉 영어덜트 에디터 버즈에서 소개된 도서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9> 미들 그레이드 에디터 버즈에서 소개된 도서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9〉 미들 그레이드 에디터 버즈에서 소개된 도서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픽쳐북 & 그래픽 노벨 쇼케이스

 

한편 픽쳐북 쇼케이스에서는 T.L. 맥베스가 자신의 작품 『랜디(Randy)』를 , 니나 마타가 자신의 작품 『약속해 (I Promise)』를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소개했으며, 새로 출간되는 그래픽 소설을 소개하는 쇼케이스에서는 영어덜트 에디터 버즈에서도 소개되었던 키쿠 휴즈(Kiku Hughes)의 『변위(Displacement)』, 트렁 르 능옌(Trung Le Nguyen)의 『마법의 물고기(The Magic Fish)』, 제임스 롬버거(James Romberger)의 『포스트욕(Post York)』, 비샤크 솜(Bishakh Som)의 『스펠바운드(Spellbound)』, 마이크 큐라토(Mike Curato)의 『플레머(Flamer)』 등이 소개되었다.

 


<그림 10> 저자 T.L. 맥베스가 자신의 작품 『랜디(Randy)』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10〉 저자 T.L. 맥베스가 자신의 작품 『랜디(Randy)』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11> 저자 니나 마타가 자신의 작품 『약속해 (I Promise)』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11〉 저자 니나 마타가 자신의 작품 『약속해 (I Promise)』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12> 저자 키쿠 휴즈가 자신의 작품 『변위(Displacement)』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12〉 저자 키쿠 휴즈가 자신의 작품 『변위(Displacement)』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13> 저자 제임스 롬버거가 자신의 디스토피아 작품 『포스트욕(Post York)』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그림 13〉 저자 제임스 롬버거가 자신의 디스토피아 작품 『포스트욕(Post York)』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북엑스포 페이스북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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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에서는 웹진 〈출판N〉의 해외통신원들이 현지 최신 동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소개합니다.

 

안성학(미국 파피펍 대표, KPIPA 수출 코디네이터)

미국 아마존의 자회사인 오더블과 킨들 코믹솔로지에서 디지털 오디오북과 코믹북의 글로벌 콘텐츠 제작팀을 이끌었고, 지금은 한국 도서와 웹툰을 미국시장에 번역 출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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