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

Vol.9  2020.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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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리포트
〈코로나19 해외특집/프랑스〉
아마존·프낙… 카뮈 『페스트』 전자책 베스트셀러 올라

 

 

 

강미란(KPIPA 수출 코디네이터)

 

2020. 04.


 

 

 

코로나19 속 ‘7일 7권, 7일 3권, 7일 1권’ 등 챌린지 인기

 

3월 16일 마크롱 대통령 담화를 통해 프랑스 전국 휴교령이 내려졌고, 며칠 후인 18일 국무총리를 통해 프랑스 전국에 불필요한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다. 현재 모든 공공기관, 교육기관 및 상가, 문화시설이 문을 닫았다. 서점이 문을 닫아 종이책을 살 수 없음은 물론이고 대형마트에서도 음식물만 취급하기 때문에 책을 구입할 수가 없다.

 

게다가 3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파리국제도서전’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가 된 상황이다. 작가들과의 만남, 사인회, 컨퍼런스 등 많은 이벤트는 물론이고 도서전 내내 책 판매량이 꽤 높은 것으로 집계되는 국제 행사 취소까지 더해져 종이책 시장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인터넷 주문이 가능한 곳이 있긴 하지만 현재 우체국 및 택배업체 역시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배송까지 빠르면 2주, 기본 4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3월 20일 이후 4월 초까지는 일단 전자책 구매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4월에 다시 집계가 되겠지만 당분간은 전자책, 웹소설 등이 출판시장에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출판사에서는 외출 금지령 때문에 집에 갇혀 있는 프랑스인들을 위해 전자책 일부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유럽식 만화인 방드데시네(성인용 포함)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출 금지령이 내려짐과 동시에 북튜버들 역시 집에 있는 동안 읽을 책을 소개하거나, 격리 시 독서 루틴 블로그, ‘7일 7권, 7일 3권, 7일 1권 챌린지’ 등 다양한 도전 태그(TAG)를 소개하고 있다.

 

#lectureconfinée #lectureconfinement #booktajournee #bookwarrior #bookmentor #bookaddict #booklover

 


북튜버의 북챌린지 영상화면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tUIptujqVKM)


북튜버의 북챌린지 영상화면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tUIptujqVKM)

 


코로나19 격리기간 동안 읽을 책 소개 혹은 추천 영상화면 (출처: https://www.youtube.com)


코로나19 격리기간 동안 읽을 책 소개 혹은 추천 영상화면 (출처: https://www.youtube.com)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올 3월에 회자된 이슈 중 하나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스티븐 킹의 『재앙』 등 전염병 관련 스릴러, 전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격리를 다루는 추리/스릴러 소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미 프랑스 독자층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릴러 및 SF 장르소설 판매율 상승과 연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휴교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교과서 및 참고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Fnac, Cultura 집계). 중‧고등학교의 경우, 이미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원격교육 플랫폼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초등학교의 경우 중등교육과는 달리 원격교육 플랫폼이 제대로 보급되어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원래는 가장 긴 여름방학(프랑스는 5주마다 15일씩 짧은 방학을 하고 7~8월에 긴 방학을 함)에 많이 팔리는 ‘초등학교 연습문제집’ 종류의 책과 그림책(전자책) 등이 평소에 비해 많이 판매되고 있다.

 

 

 

3월 베스트셀러 동향

 

종이책 베스트셀러의 경우 프랑스 전국 대형서점 및 체인, 대형전문매장 GSS, 중소규모 서점 및 대형 마트 GSA, 인터넷 서점의 판매량을 바탕으로 한 EDISTAT 리스트를 참고하였다. 단, 지난 3월 12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외출 금지령이 내려짐에 따라 현재 프랑스 경제 전반이 거의 중단된 상태이다. 따라서 베스트셀러 집계 역시 3월 둘째 주에 멈춰 있는 실정임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월 2~8일 프랑스 종이책 베스트셀러 순위〉

순위

제목

작가

출판사

장르

1

Le pays des autres
타인의 나라

슬리마니
Slimani

갈리마르

소설(일반)

2

La cerise sur le gâteau
케이크 위의 체리 (화룡정점)

볼론뉴
Volognes

LGF

포켓판 소설(필굿)

3

J’ai dû rêver trop fort
꿈을 심하게 꿨다

뷔시
Bussi

포켓

포켓판 소설(스릴러)

4

One-punch man 19권
원펀맨

무라타
Murata

쿠로카와

망가

5

Né sous une bonne étoile
운이 좋은 아이

볼론뉴
Volognes

마자린

소설(필굿)

6

Agatha raisin enquête 20
아가타 레장 사건 시리즈 20

비튼
Beaton

알뱅 미셸

소설(추리)

7

Ghost in love
고스트 인 러브

레비
Levy

포켓

소설(필굿 로맨스)

8

Miroir de nos peines
고통의 거울

르메트르
Lemaître

알뱅 미셸

소설(스릴러)

9

Se le dire enfin
결국 해야했던 말

르디그
Ledig

플라마리옹

소설(일반)

10

Agatha raisin enquête 21
아가타 레장 사건 시리즈 21

비튼
Beaton

알뱅 미셸

소설(추리)

 

 

종이책 3월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주목해볼 만한 점은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4위 망가인 『원펀맨』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설이라는 점, 그리고 2월 베스트셀러와 마찬가지로 ‘스릴러’와 ‘추리’ 혹은 ‘필굿’ 소설 등의 장르 소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들 수 있겠다. 2016년 공쿠르 상을 받은 레일라 슬리마니의 신작이 3월 5일에 출간되어 1위를 차지했고,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낸 일반 소설인 이 책과 9위를 차지한 르디그의 역사 소설을 제외하고는 장르소설 판매량이 대세다.


* 필굿 소설 : 말 그대로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소설로, 여성작가들이 쓴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가 많아 처음엔 칙릿 소설로 분류되었으나, 로맨스를 다루지 않은 책들도 있어, 현대소설 중 내용이 무겁지 않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소설을 필굿 소설이라고 한다.

 

 

두 번째,
한 작가의 작품 두 개가 베스트셀러 10위권에 함께 오른 경우를 주목할 만하다. 우선 필굿과 로맨스 소설의 대표 작가로 뽑히는 오렐리 볼론뉴의 작품 두 편이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었음을 볼 수 있다. 2위를 차지한 『케이크 위의 체리(화룡정점)』는 이미 2019년에 일반 판형으로 발간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판매지수가 높은 책이 1~2년 후에 포켓판으로 나온다는 정석의 길을 밟아 이번에 포켓판으로 재발간이 된 경우이다.)
5위를 차지한 『운이 좋은 아이』는 오렐리 볼론뉴의 신간으로 역시 ‘필굿’ 소설이다. 같은 작가의 작품 두 개가 3월 베스트셀러에 오른 또 다른 경우는 이른바 『아가타 레쟁 사건 시리즈』로 불리는 추리 소설이다. 영국 작가 M.C.비튼의 『아가타 레쟁 사건 시리즈』 중 포켓판인 20권과 일반 판형으로 나온 신간 21권이 3월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올랐다. 이를 통해 이번 3월에는 새로운 작가나 신작에 대한 관심도보다는 일단 믿고 보는 작가, 이미 유명한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대형 출판사의 책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망가 출판사인 쿠로가와를 제외하면 갈리마르, 알뱅 미셸, 플라마리옹, 파야르(마자린), 포켓 등 대형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3월 베스트셀러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각 출판사의 보유 작가 층이 튼튼하다는 점도 한 몫을 하겠으나 홍보와 마케팅 및 ‘네임 밸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소견이다.

 

 

네 번째,
마지막으로 주목할 만한 점은 4위를 차지한 무라타 유스케의 망가와 비튼의 두 작품을 제외한 모든 소설이 프랑스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물론 프랑스 작가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도 사실이고,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3월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면 유난히 필굿 소설이 눈에 띄는데, 바로 프랑스 작가들이 이 장르에 강세를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추리나 스릴러 장르에서도 프랑크 틸리에, 올리비에 카츠, 카린 지에벨 등 프랑스 작가들의 경쟁력이 대단한 편이나 북유럽 스릴러 및 추리 소설이 강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독서 연령층의 제한적 성격으로 전체 10위권에는 들지 못한 청소년 소설, 혹은 판타지/SF류를 보면 아직은 번역서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전자책 베스트셀러 올라

 

Ebook의 경우 아마존 프랑스, 대형도서 체인 및 인터넷 서점인 CULTURA, FNAC, DECITRE의 리스트를 참고하였다. 단, 전자책은 프랑스 전국 서점, GSS, GSA, 인터넷 서점의 판매량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 기준 지표가 나와 있지 않아 각 플랫폼마다 베스트셀러 목록이 다르다. 따라서 본 보고서에서는 베스트셀러 목록은 따로 소개하지 않고, 전자책 판매 성향 분석에 필요한 책의 정보를 소개한다.

 

프랑스 전자책 판매와 관련하여 우선 명시해둘 점은 다음과 같다. 리더기 사용 및 앱 확장명에 관한 부분에 주목해 보도록 하겠다. 아마존과 프낙의 경우 각자 고유의 리더기(아마존은 킨들, 프낙은 코보)를 판매하고 있다. 물론 앱을 다운받아서 리더기 없이도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자책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로 쓰이는 EPUB 포맷이 아니라 고유의 MOBI 포맷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아마존과 다른 서점의 독자 구성이 다를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 아마존의 경우 다른 인터넷 서점과 달리 독점 보유 작가층이 두터운 편이며 독자 커뮤니티 구성도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아마존의 경우 3월 전자책 베스트셀러 10위를 차지한 작품은 모두 소설로 집계되었다. 이 중 종이책으로도 출간된 미셸 뷔시와 알베르 카뮈의 책을 제외하면 모두 1인 출판 웹소설이다. 장르는 스릴러(뷔시 책 포함)와 로맨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전인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갑자기 3월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는 현재 코로나19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마존에서는 ‘킨들구독’ 시스템을 통해 월정액제로 전자책을 무제한 다운받을 수 있는데, 이번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든 책 중 8권이 킨들 구독자에게 무제한 제공되는 책이었다.

 

킨들구독 시스템과 고유의 MOBI 포맷으로 조금은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는 아마존과는 달리 프낙, 큘튜라, 데시트르 등의 인터넷 서점 전자책 베스트셀러 양상은 비슷했다. 3곳의 서점 집계에서 역시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드는 책은 모두 소설이고, 스릴러와 추리, 필굿 장르 소설이 대부분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아마존에서와 마찬가지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종이책 베스트셀러 10위권에 든 레일라 슬리마니의 신작과 비튼의 『아가타 레쟁 사건 시리즈』 역시 전자책 상위권에 올라 있었다. 프낙, 큘튜라, 데시트르 등의 인터넷 서점 전자책 베스트셀러는 종이책 베스트셀러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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