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 2020. 03.
글로벌마켓 리포트
배동선(KPIPA 수출 코디네이터)
2020. 03.
지난 2020년 1월부터 2월까지의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관련 주요 기사들을 통해 도서 행사와 시장 동향 및 추이를 파악했다. 인도네시아 주요 출판사들 중 매달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하는 그라메디아의 최근 수개월간의 베스트셀러들을 비교하여 독자의 취향과 관심사 및 경향을 토대로, 수출된 한국 서적들의 위상을 따라가 보았고, 그 가운데 2019년 하반기부터 선전한 《82년생 김지영》의 번역본을 비롯한 한국 번역 작품들의 상황을 전반적으로 짚어 보았다.
2019년 10월-2020년 1월 베스트셀러
그라메디아의 최근 4개월간 베스트셀러 비교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3개월간 그라메디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머물렀고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도 2개월간 상위권을 지켰다.
신간 및 이슈
그라메디아의 계열사인 KPG(Kepustakaan Populer Gramedia) 기준 2월 19일 현재 판매 순위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한국 작품의 번역 진출
인도네시아 도서 시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한국 작품 번역본들이 들어와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교육 만화로, 그라메디아 서점에 깔린 전체 교육 만화의 최소 10% 정도는 한국 원작인 듯하다.
한국 시집도 여러 권 번역 출간되었는데 공광규 시인의 시집 《햇살의 말씀》이 《Pesan dari Mentari》로 번역되어 지난 10월 그라신도(Grasindo)에서 출간되었고 최준 시인의 시집 《야자수 성자》가 11월 그라메디아에서 《Orang Suci, Pohon Kelapa》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이보다 훨씬 앞서 2018년 3월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인도네시아 교육대학교의 신영덕 교수와 넨덴 릴리스(Nenden Lilis) 교수가 번역하여 《Langit, Angin, Bintang dan Puisi》라는 제목으로 뿌스타카 오보르(Pustaka Obor)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이외에도 한국 시집들은 이미 여러 권이 번역되어 현지에 소개된 바 있다.
한국 라노벨도 수년 전부터 상당수의 번역본이 현지 서점에 비치되었는데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 3월의 한 블로그 포스팅에서 다음의 한국 소설 번역서를 소개했다.
- 《Sung Kyun Kwan Scandal(성균관 스캔들)》 by 정은궐
앞서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본 바와 같이 《82년생 김지영》과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작년 하반기 인도네시아 도서 시장에서 분명 이전과는 사뭇 다른 파괴력을 발휘했다. 인도네시아에 보편화된 한류와 한글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가 한국적 감성을 좀 더 쉽게, 그리고 더욱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2020년 1월-2월에 상영되는 영화화 서적들
인도네시아 영화 산업은 2016년 해외 자본에 시장을 개방하면서 연간 제작편수는 늘어났지만 수준 높은 영화 인력의 확보는 늦어지는 불균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역량 있는 시나리오 작가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흥행이 불분명한 리스크를 안고 거대 자본을 투입하여 영화를 만들기보다는 유명 원작 소설을 각색하여 영화화하는 경우가 흔하다. 다음은 올해 1월-2월 사이 개봉하였거나 개봉 예정인 원작 소설 기반의 영화들이다.
NKCTHI
Surat dari Kematian(사자의 편지)
Dignitate(디그니테이트)
Milea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주요 기사
엘렉 메디아(Elex Media), 서적 할인 판매와 만화책 매출 감소
Quanta, Quanta Kidz, Elex Kidz, Oopredoo, YOI Books, Level Comics, City Lite, Le Marriage, Laiqa, Lit 등 다양한 브랜드의 아동 도서와 번역 만화를 주로 출판하고 저작권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엘렉 메디아 꼼뿌띤도(PT. Elex Media Komputindo)는 창립 35주년을 맞아 전국 그라메디아(Gramedia) 서점 체인 매장에서 2020년 1월 12일-31일 동안 ‘값진 여행(Priceless Journey)’이라는 테마를 갖고, 최대 30% 할인 판매 행사를 가졌다. (일간꼼빠스 1월 14일자)
앞서 할인 행사를 진행한 엘렉 메디아의 이다 바구스 까데 슈만자야(Ida Bagus Kade Syumanjaya) 사장은 2020년 1월 20일 수아라닷컴(suara.com)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이후 만화책 출판량이 꾸준한 감소를 겪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적 추세여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며 디지털 플랫폼이 종이책의 존재를 위협한다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설, 동기부여 서적, 화려한 색상의 그림들이 들어간 아동 서적들이 여전히 대량 인쇄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본의 경우 종이 만화책 출판은 감소한 대신 디지털 만화 출판은 증가했는데 인도네시아는 디지털 출판 부분에 매우 취약하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독자들의 독서 욕구를 말살한 것이 아니라 관심 분야가 다른 장르로 옮겨간 것이라 판단하므로 엘렉 메디아는 현재 판매 증가 추세에 있는 소설, 동기부여, 힐링, 정신적 회복 테마를 올해 방향으로 잡았다.
이북의 약진
콘텐츠 제작자들의 신문, 크래프터스(Crafters)의 1월 23일 기사에서는 현재 태동기를 거쳐 점차 눈에 띄게 활동하는 이북 메이커 5개사를 소개했다.
그라메디아나(Gramediana)
딥퍼블리시(Deeppublish)
큐바짜(Qbaca)
까리야 버츄알(Karya Virtual)
와양포스(WayangForce)
이슬라믹 북페어 2020(Islamic Book Fair 2020)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2월 26일부터 이슬라믹 북페어 2020이 개최됐다. 전시회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주로 이슬람 서적들이 전시되며 관련 수출 상담이 이루어지지만 이슬람 책자는 인도네시아 대형 출판사들도 대부분 출간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 북페어에서는 좀 더 광범위한 사업적 교류가 이루어진다. 올해 한세예스24문화재단에서는 고전 소설 《반더붸익호의 침몰(Tenggelamnya Kapal van der Weijk)》의 한국어 번역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출판사 제마 인사니(Gema Insani)는 이 북페어에서 해당 도서 저작권을 보유하였는데 현재 영문 번역본 출간을 위해 말레이시아 출판사들과 사전 조율을 하고 있다.
[글로벌마켓 리포트]에서는 미국ㆍ유럽ㆍ아시아 등 9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PIPA 수출 코디네이터’들이 현지 출판시장 정보를 매월 정기적으로 수집하여 전합니다. 보다 더 자세한 리포트는 ‘출판수출지원-글로벌수출동향’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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