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 2018. 10.
‘책읽기’에서 ‘이야기읽기’로 원센텐스 이가희 대표 인터뷰
김정명(신구대학교 미디어콘텐츠과 교수)
2018. 10.
지금은 1인미디어 전성시대이다. 다양한 장르에서 1인미디어가 늘어나고 있으며,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도 이제는 출판마케팅의 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책시장은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유튜브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미디어스타트기업의 이가희 대표를 만났다.
〈그림 1〉 책읽찌라 이가희 대표
1. ‘책’과의 인연
이가희 대표는 창업을 하기 전에 온라인마케팅을 했었으며, B2C 서비스를 하기 위해 앱 제작을 위해 창업을 했고, ‘원센텐스’(One Sentence)라는 앱을 개발했다. 이때까지도 ‘책’과의 인연은 없었다. 원센텐스라는 앱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개인의 정보에 관심이 많았다. 기업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하는데 개인의 데이터베이스는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원센텐스는 책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음악가사, 대사 등 좋아하는 컬렉션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로, 가계부 등 재무정보와 여행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정리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그러던 것이 책 문장을 저장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책이 중심이 되어서 책 시장을 이해하게 되어, ‘책’과 가깝게 인연을 맺게 되었다. 지금의 원센텐스는 책 속의 한 줄을 쉽게 저장하는 서비스로 현재도 제공하고 있다.
2. 우연한 방송의 시작, 고객이 있는 곳으로
페이스북에서 라이브 방송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제공한 2016년 4월부터 원센텐스를 홍보하기 위해서 콘텐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취미를 겸해 앱개발자들이 모두 돌아간 후 밤 10시 30분에 책 읽어주는 라이브 방송을 했는데, 그동안 앱으로 모았던 유저보다 더 많은 유저가 한 번에 모이는 등 뜻밖에 높은 반향을 가져왔다.
이런 반향으로 2017년 1월부터 ‘책읽찌라’ 시즌3의 방송을 시작했다. 그 전의 시즌1, 2는 6개월을 매일 1주일 5번씩 123회 방송을 하고 총 65권을 소개했다. 시즌2에서는 작가소개 인터뷰 등 다양한 도전을 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에는 사람들이 오래 머물지 않았다. 트래픽은 많이 나오지만 지나가다가 잠시 듣는 사람들이 중심이고, 결속력은 없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제일 잘 맞는 포맷인 공유하기 좋은 3분 길이의 콘텐츠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시즌3의 3분 영상을 하기로 한 것이 지금의 ‘책읽찌라’ 책소개 영상이다. 시즌3로 ‘책읽찌라’의 책소개 영상이 시작되었다. ‘찌라’는 이가희 대표의 중국어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이가희 대표의 중국어 이름 ‘찌아시’를 ‘찌라’라고 부르면서 ‘책을 읽는 찌라’에서 ‘책읽찌라’로 불리게 되었다.
이가희 대표는 자신은 1인미디어가 아니라 콘텐츠미디어 회사로 미디어스타트업이라고 한다. 이가희 대표가 생각하는 미디어콘텐츠회사는 콘텐츠로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접근하는 것이며, 1인미디어는 시장의 문제나 독자의 문제, 출판사의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표현이 중심이다. 이렇듯 콘텐츠와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표현방식이 다르다. 따라서 자신을 북튜버나 1인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 것보다 미디어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으로 불러달라고 한다.
〈그림 2〉 책읽찌라 유튜브 화면
3. 찌라가 읽어주는 ‘책’
‘책읽찌라’에 소개되는 책 중에 자기계발, 문학은 영향을 받는 편이지만 경제경영, 실용 등의 시장은 크지 않다. 하나의 책은 하나의 영상으로 제작을 하며, 시리즈만 여러 영상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책소개 영상은 클릭률이 중요하다. 발문이나 표지에 따라서 클릭률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영상 전체가 아닌 독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발문이나 표지 등으로 클릭률을 올리는 시도를 많이 한다.
영상을 제작할 책의 선택은 내부적인 기준을 두고 있다. 책소개 선택의 기준은 내부적인 기준을 세워두고 그에 맞춰서 질문해본다. 책읽찌라의 타깃은 24~34세가 50%로 직장인이 대다수이다. 그들이 친구들에게 추천할 책인지, 돈을 주고 사 볼 책인지, 주제가 그들의 관심사와 부합하는지 등의 7가지 질문을 한다. 이러한 내부 질문에 통과한 의뢰를 받은 책이나 내부에서 선정한 책 소개 영상을 제작해 플랫폼에 올린다. 모두 ‘책읽찌라’ 타깃이 중심이다. 그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3분 영상의 책소개에서 이제는 다른 채널로 확장하고 있다. 이가희 대표도 처음에는 자신의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고객이 오지 않았고, 그래서 영상을 만들어 고객이 있는 곳으로 나갔다고 한다. 고객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스스로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그래서 이가희 대표는 고객들에게 더 많이 다가가려고 한다. 고객을 직접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는 것을 알고, 고객과의 관계의 힘을 알기 때문이다.
4. 키워드로 이야기 발굴하기
사람들의 책읽기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지식콘텐츠가 어떻게 읽힐까. 책에서 다음으로는 어디로 넘어갈까라는 생각을 하면 이가희 대표는 이제는 ‘책읽기’가 아니라 ‘이야기 읽기’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한다. 책을 찾고 읽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키워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말한다.
‘책’이라는 굴레에서 책읽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읽히고 전달하는 것에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 변화되는 책읽기에 대응하기 위해 책소개 동영상에서 ‘해시온’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해서 키워드를 찾고, 이야기를 발굴하는 콘텐츠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책을 더 읽히자, 사게 하자는 어렵지만 키워드로 이야기를 읽게 해야겠다는 것이 이가희 대표가 하려는 ‘해시온’의 방향성이다. ‘책읽찌라’의 책소개에서 멈추지 않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고객과 관계 맺기로 확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넷플릭스에 유통할 수 있는 콘텐츠 수준을 만드는 것이 바람이다.
이가희 대표는 말한다. 기존 출판시장이 책 밖으로 나와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출판사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이기에 좀 더 과감하게 다른 것까지 소비시킬 수 있도록 생각의 확장을 하기 바란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관계를 잘 맺는 것, 즉 관계가 중요하다. 이렇게 이가희 대표는 ‘책읽찌라’의 팬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또다시 새로운 닻을 올리고 더 넓은 콘텐츠의 바다로 나아가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