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3 2022. 06.
[인터뷰]
2022. 6.
지식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미래를 개척하는 원동력이 된다. 모든 사람들이 지식을 쌓고 다질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국가와 도서관의 몫이다. 우리나라 의회도서관의 태동이라고 할 수 있는 국회도서관은 1952년 임시수도가 있던 부산에서 개관한 이래 그 역할과 규모를 꾸준히 늘려가며, 국가 지식정보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개관 70주년을 맞이한 2022년을, 디지털화를 선도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확대하여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힌 이명우 국회도서관장을 만났다.
올해 국회도서관이 개관 7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70주년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며, 70주년을 맞이해 세운 핵심 가치와 향후 비전 등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회도서관은 1952년 임시수도 부산에서 장서 3,600여 권과 직원 1인의 작은 규모로 출발해 현재는 751만여 권의 장서와 3억 5,000만 면의 원문 DB를 구축한 국가 대표 도서관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국회도서관이 개관 70주년을 맞이한 의미 있는 해로, 지난 2월 28일 ‘더 큰 도약,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도서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개관 기념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올해는 그동안의 성장과 발전을 넘어 새로운 도약과 다음 70년을 준비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국회도서관은 의정 활동 지원 기관과 대국민 지식정보 서비스 지원 기관으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굳건히 다질 것입니다.
올해 국회도서관은 데이터 디지털화와 AI로 접근성을 향상하는 등 디지털 전환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화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디지털 전환의 시대입니다. 디지털을 선도해서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도서관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국회도서관은 의회 회의록에서부터 유사 법률, 해외 사례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정리하고 관련 의미까지 해석하는 지능화된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회도서관은 2019년 2월부터 지능형 의회정보 융합분석시스템 ‘아르고스(Argo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르고스’는 국회도서관이 보유한 입법·정책·학술자료 등 양질의 데이터와 의정 지원에 필요한 뉴스와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융합·분석하여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의 신개념 의회 지원 서비스입니다. ‘아르고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매일 30만 건의 자료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제공합니다. 올해는 모바일 서비스도 개시하여 서비스를 확대 운영함으로써, 뉴스로만 접했던 수많은 최신 이슈들의 변화 추이를 비교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과 반응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입법 활동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정보도 제공합니다.
또한 국회도서관은 ‘지능형 도서관 서비스’ 구현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법률 질의응답 서비스를 확대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법 AI 번역 서비스’, ‘국회전자도서관 지능형 질의응답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입니다. 이 밖에도 ‘국가학술정보 융합 데이터’, ‘학술연구자정보 공유시스템’, ‘국회회의록 빅데이터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통계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계한 국회도서관 빅데이터 연구센터(가칭)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국회도서관이 축적한 데이터와 통계, 그리고 빅데이터를 통한 사실과 증거 기반의 지식정보체계를 널리 공유하겠습니다.
디지털 전환 외에 ‘국민 정보의 보고, 국민과 지식 소통하는 새로운 미래도서관 구축’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과 목표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국민이 지식정보와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나로 연결하고, 이러한 지식정보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미래도서관의 역할이자 국회도서관의 역할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도서관 1층 자유열람실을 ‘국가전략정보센터’로 새롭게 단장할 계획입니다.
‘국가전략정보센터’를 통해 국가미래전략과 관련된 국내외 최신 자료를 모아 국회의 입법 활동 지원을 강화하고, 국내외 입법과 법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하드웨어가 ‘국가전략정보센터’라면, 소프트웨어인 ‘국가전략정보포털’도 준비 중입니다. 국가전략정보 플랫폼이 구축되면 데이터 수집과 분석, 그리고 효과 분석과 미래 전망까지 이뤄질 수 있습니다. 또한 국가전략의 방향과 기준을 의회가 선도하고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장이 마련될 것입니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국회도서관이 ‘모든 국민을 연결’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쉽고 빠르게 원하는 지식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식정보전달체계의 틀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함께 의정관 3층 디지털정보센터를 미래 디지털 도서관의 모델이 되도록 바꾸려 합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공간으로 구성하고, 실감 콘텐츠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정보서비스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지식정보 공간으로 리모델링할 것입니다.
국회도서관 전경
지난 3월에 국회부산도서관이 개관했습니다. 처음으로 지방에 분관을 개관했는데 국회부산도서관은 어떤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어떤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지난 3월 31일 부산광역시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문을 연 국회부산도서관은 국가 문헌의 보존공간 확보 및 지식과 문화의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영남권 첫 국가도서관이라는 것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많은 분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회부산도서관 운영에는 두 가지 추진 목표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지방의정 서비스의 영역 확대입니다. 그동안 국회도서관은 의회·법률 정보시스템 구축에 집중했고, 지방의회 정보까지 수집했습니다. 지방의회 회의록부터 조례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고 융합형 콘텐츠로 제공해 지방자치분권과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대민 서비스 부문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공공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국회부산도서관은 여의도 본관과는 달리 일반인들에게 관외 대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 지방자치단체, 지역의 연구원, 민간기업 등과 지역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도서관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지역 주민들이 365일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동시에 의회민주주의를 체험하는 공간으로도 의미가 있으며, 디지털 공공도서관의 역할도 수행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27일 부산광역시와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약으로 우리 사회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소중한 공간이 마련될 것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과 콘텐츠 개발, 지식·문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지식정보 서비스, 전시 및 독서문화 프로그램 등을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데에도 협력할 예정입니다.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그동안 추진하신 업무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업무 추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어떤 것에 두셨는지요?
2022년은 국회도서관에 아주 중요한 해입니다. 개관 70주년을 맞아 개관 기념식, 학술대회, 기념전시 등을 개최했고, 국회도서관의 첫 지역 분관인 국회부산도서관을 개관하는 등 굵직한 행사가 연이어 있었습니다. 또한, 의회가 국가전략을 선도해 나가는 데 기여하는 첫걸음으로 2022년도 1호 팩트북 「주요국의 국가전략」을 발간했습니다. 이 밖에도 1964년 4월 창간한 기관지 『월간 국회도서관』 통권 500호를 발간했습니다.
앞으로 국회도서관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시대에 맞춰 변화하려 합니다. 국가전략 수립 방향을 의회가 선도해서 제시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국가전략정보센터, 의회·법률정보시스템, 디지털정보센터 등을 활용하고 고도화하겠습니다.
올해 국회도서관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앞으로 국회도서관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국회도서관은 의회도서관으로서 의회민주주의의 가치를 잘 구현하여 최상의 의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방향은 의정 활동을 하는 국회의원과 더불어 학생, 기업, 예술가 등 국민 개개인의 역량과 창의력에 이바지하는 지식정보전달체계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도서관으로서의 사명감으로 다음 세대가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도서관이 장기적으로 그런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이명우(국회도서관장)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서양사학을 전공했고,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북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회의장실 정무수석비서관, 배재대학교 정치언론안보학과 초빙교수,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지역대학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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