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2019.09

VOL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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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차이나, 중국 도서시장에서 철수

김택규 1971년 인천 출생. 중국 현대문학 박사. 숭실대학교 중문과 겸임교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중국 저작권 수출 분야 자문위원. 출판 번역과 기획에 종사하며 숭실대학교 대학원과 상상마당 아카데미에서 중국어 출판 번역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번역가 되는 법 / 유유>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이중톈 중국사 / 글항아리>, <죽은 불 다시 살아나 / 삼인>, <암호해독자 / 글항아리> 등 50여 종이 있다.

아마존이 중국에서 전자상거래 업무를 접는다. 여기에는 온라인 도서판매 사업도 포함된다. 아마존은 지난 5월 중국 내 사업 전략을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7월 18일부터 아마존차이나 쇼핑몰 사이트의 3자 서비스 업무를 중지하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킨들 그리고 크로스보더 트레이딩 업무만 남기겠다는 내용이었다. 아마존이 주요 사업인 전자상거래 업무를 중국 시장에서 포기함으로써 앞으로 중국 고객들은 아마존차이나 플랫폼에서 제3의 업체들이 판매하는 도서, 의류 등을 살 수 없게 됐다. 이로써 아마존차이나는 중국 온라인 도서시장에서도 완전히 철수하게 되었다.

 

중국 온라인 도서시장에서 부진

아마존은 2004년 온라인쇼핑몰 조요닷컴(卓越網)을 75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중국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2011년에는 정식으로 사명을 ‘아마존차이나’로 바꿨다. 아마존차이나는 온라인 종합쇼핑몰의 강자로 도약하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온라인 도서시장에서만큼은 10년 넘게 20~30%의 점유율을 계속 유지하며 선두인 당당닷컴(當當網)과 쌍벽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징둥(京東), 톈마오(天猫) 같은 중국 온라인서점들이 치열한 각축전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한편, '할인 전쟁', '기념 이벤트', '초고속 물류' 등의 경쟁을 갈수록 격화시키면서 아마존차이나의 온라인서점의 시장 점유율은 매년 낮아져 존재감을 잃어갔다. 아래 표를 보면 2013~2017년 중국 온라인 도서시장에서 아마존차이나의 점유율이 얼마나 빠르게 곤두박질쳤는지 확인할 수 있다.

2013년 4분기 중국 온라인 도서시장 점유율(《中國産業信息》 2018.6.23)

2017년 3분기 중국 온라인 도서시장 점유율(《中國産業信息》 2018.6.23)

 

중국 온라인 도서시장 철수의 배경

아마존차이나의 중국 온라인 도서시장 점유율이 겨우 4년도 안 되는 기간에 24.10%에서 10.50%로 절반 이상 줄어든 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우선 같은 시기 17.50%에서 36.20%로 도약한 징둥닷컴, 42.90%에서 35.10%로 버티며 여전히 강세를 보인 당당닷컴 등 주요 중국 온라인서점들과의 경쟁에서 철저히 밀린 것이 첫 번째 원인이다. 《중국출판미디어상보》(中國出版傳媒商報) 5월 17일자 인터뷰 기사에서 아마존차이나의 어느 도서공급업체 직원은 “징둥닷컴이나 당당닷컴과 대등했던 위치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판촉 능력 확대를 꾀했지만 그리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사실 아마존차이나는 외국기업이라는 근본적인 약점을 갖고 있었다. 먼저, 본국과 제3국에서 성공을 거둔 사업 경험을 그대로 중국 시장에 이식함으로써 상품 기획, 소비자 인터페이스, 관리 측면에서 중국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그리고 본사가 부여하는 이윤에 관한 고정 기준 때문에 거래 수수료와 서비스 요금 책정 같은 주요 정책 결정에서 신중하고 보수적인 행보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핸디캡이었다.

그에 반해 중국 온라인서점들은 시장 확대와 트래픽 확보를 위해 대담하게 ‘돈을 태웠다’. 이들은 공급 업체에 대한 수수료와 서비스료 인하, 출혈을 감수한 정가 할인, 바이러스 전염식 SNS 마케팅 같은 중국식 마케팅 수단을 총동원해 아마존차이나의 점유율을 잠식해 들어왔다. 게다가 빅데이터까지 기본적으로 그들에게 장악당하는 바람에 아마존차이나가 처한 생태 환경은 그리 이상적이지 못했다.

두 번째 원인은 아마존차이나의 전략적 방향 전환이다. 온라인서점을 비롯한 중국 내 B2C 전자상거래 사업이 원가가 높고 이윤도 적을뿐더러 과열 경쟁으로 지속적인 이윤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끝에 중국 사업에서 떼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대신 기술과 유통 면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클라우드 컴퓨팅, 전자책 리더기, 크로스보더 트레이딩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실 작년부터 중국 전체 시장의 성장이 둔해지면서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조차 속속 구조조정에 나서는가 하면, 크로스보더 트레이딩을 새로운 성장 포인트로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아마존차이나의 이런 결정은 업계 내부에서도 상당히 시기적절하다는 평가가 들려온다.

 

아마존차이나 온라인서점 철수 이후

이번 결정이 아마존 내부에서는 언제 내렸는지는 모르지만 최근 2년간 아마존차이나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질서 있는 철수’를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면 우선 2017년부터 점차 종이책 유통 업무를 전자책 부서로 옮겨 통일적으로 운영하게 하면서 전자책과 킨들 판매에 역량을 집중하고 종이책 판매 규모를 축소했다. 그리고 작년 8월 30일에는 중국 내 3자 업체들에 더 이상 아마존차이나 자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작년 말에는 중국 내 13개 물류기지 중 베이징, 쿤산, 광저우 세 곳만 남겼고 올해 초에는 광저우 물류기지의 운영까지 중지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시장에 보내는 모종의 신호 역할을 했고, 여러 관련 업체들은 비교적 일찍부터 아마존차이나 온라인서점의 폐업에 대비할 수 있었다. 업계의 전언에 따르면, 적지 않은 출판사와 서점, 도서유통업체들이 이미 2년 전부터 속속 아마존차이나와의 거래를 정리했으며, 정리하지 않은 곳들도 진작부터 아마존차이나를 주요 중개상으로는 취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존차이나 온라인서점의 3자 서비스와 업체 직영점 업무가 다 중지되더라도 관계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폐업 계획 발표 후 아마존차이나의 후속 조치도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관계 업체들은 이미 아마존차이나와 최종 반품, 수금, 계좌 정리 등의 업무를 시작했다. 다행히 아마존차이나의 지불 회피나 연기 같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아마존차이나 온라인서점은 지난 15년간 중국 온라인 도서시장의 주요 플랫폼으로 활약하며 강력한 브랜드 가치로 전문 독자군을 고객으로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유력 업체가 철수하는데도 과연 중국 도서시장에는 여파가 조금도 없을까?

앞서 인용한 《중국출판미디어상보》의 기사에서 저장(浙江)인민미술출판사 마케팅센터 부사장 천차오치(陳超奇)는 “그래도 전문 유통 채널 하나를 잃는 것이고, 또 기타 온라인 플랫폼들의 점유율 다툼이 뒤따를 것이므로 그 손실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서유통업 관계자는 “아마존차이나의 매출 대부분이 이미 타오바오(淘寶), 위챗 공중계정, 이동통신사 플랫폼 등으로 분산되기는 했지만 소비자들에게 끼치는 심리적 영향은 클 것이다. 어쨌든 아마존은 꽤 오랫동안 영업을 해왔으니까”라고 했다.

중국 업계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아마존차이나처럼 지명도 있는 유통 채널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많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아마존차이나 온라인서점은 15년간 중국 시장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선진적인 방안과 실험을 적잖이 시도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 사이 중국 국내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과 혁신을 거듭하며 온라인 도서시장을 석권했고, 그 결과 아마존차이나는 결국 온라인서점 사업에서 손을 떼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게 되었다.

이제 중국 도서유통시장은 오로지 중국 국내 업체들만의 판도가 된 셈이다. 시장의 고속성장을 더 이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업체 간 무한 경쟁이 완화되지 않고 있는 지금, 중국 출판계에서 또 어떤 실험과 변화가 펼쳐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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