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2019.09

VOL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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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유통 어음거래 어떻게 해결할까

최성구(출판유통진흥원 팀장) (사)출판유통진흥원 기획팀장. 정보기술을 활용한 출판생태계 기반 개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연구와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

1. 들어가며

약속어음제도의 단계적 폐지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다. 2017년 8월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 합동 ‘약속어음 단계적 폐지 기반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이 팀에서 ‘①전자어음으로의 일원화 → ②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어음결제 폐지 → ③약속어음제도 폐지’의 로드맵을 준비 중이다. 어음거래 폐지를 교각살우(矯角殺牛)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어음폐지와 관련해 "유통과 관련한 부처와 협의해 약속어음 폐지 예고 기간을 주고 연착륙을 하는 방법이 좋겠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산업의 약속어음 결제 규모는 매년 급감하는 추세다. 현금결제 확대, 외상매출채권과 기업구매전용카드 등 어음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지급 결제수단이 등장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발전과 어음대체제도 활성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어음결제는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기준 국내 산업의 어음부도 업체는 494개, 부도금액 3조 4천300억 원, 금액기준 어음부도율은 0.01%로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어음부도는 거래처의 연쇄 피해 때문에 어음거래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출판계에서도 2017년 1월 출판유통 업계 2위 전국도매상 송인서적의 부도로 불투명한 위탁판매 구조와 불합리한 어음결제 관행에 대한 개선요구가 또 다시 제기되었다. 문체부는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2017~2021년)에서 ‘과도한 어음거래와 불합리한 위탁판매 관행’의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하고, 그 후속으로<출판유통 어음거래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를 진행하였다. 여기에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2. 출판유통 어음거래 실태

▶ 연간 단행본 어음거래 규모 1천 3백억 원

출판유통의 전체 어음거래 규모는 다음과 같이 파악했다. 첫째, 설문 조사에 따른 출판사의 연간 매출액 대비 평균 어음 수금 비율을 산정했다. 둘째, 4대 전국도매상과 3대 대형체인서점의 어음거래액 조사 결과를 살펴봤다. 셋째, 지역도·소매점의 어음 발행액을 추정해 상호 검증해 보았다. 그 결과 단행본 출판사와 유통사의 연간 어음거래 규모는 약 1천3백억 원으로 추정된다.

[단행본 출판물의 연간 어음거래 규모 추정액]

① 국내 단행본(일반단행본, 학술·전문서, 아동도서)의 출판사 매출기준은 연간 평균 약 1조 2천억 원으로 보았다. 출판사 설문 결과에 따라 출판사의 어음 수금액 비율을 평균 11%로 보았을 때 어음 수금액은 총 1천3백억 원이다. 출판사의 유통 채널별 연간 어음 수금액 규모는 전국도매상에서 600억 원, 대형체인서점에서 550억 원을 수금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나머지 150억 원은 지역도·소매점 직거래에서 수금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② 전국도매상의 출판사 대상 어음 발행액은 600억 원에 이른다. 서점으로부터 어음 수금액은 400억 원으로 지역도·소매점으로부터 350억 원을 받고, 대형체인서점으로부터 50억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③ 대형체인서점의 어음 발행액은 600억 원이다. 이 중에서 단행본 출판사 직거래에 대한 어음 발행액은 550억 원이며, 4대 전국도매상에 대한 어음 발행액은 약 50억 원으로 조사되었다.

④ 지역도·소매점의 어음 발행액은 500억 원 규모로 추정하였다. 이중 전국도매상이 지역도·소매점으로부터 어음 수금액은 조사 결과 350억 원이었으므로 나머지 150억 원은 출판사 직거래 어음 금액으로 계상하였다.

▶ 4대 전국도매상의 어음 수금액 400억, 어음 발행액 600억

2018년 기준 4대 전국도매상의 연간 매출액은 2천2백억 원이고, 어음 수금액은 4백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국도매상의 매출액 대비 어음 수금액 비율은 13%~20%로 분포돼 있다. 어음 수금 거래처 수는 41개에서 100개 사이며, 어음 수금 상위 거래처의 유형은 지역 도·소매점이었다. 어음 수금의 형태 대부분 ‘전자어음’ 또는 ‘은행도어음’으로 조사되었고, ‘문방구어음’ 형태의 자가어음은 없었다. 전국도매상의 출판물 매입액은 약 2천억 원이며, 매입액에 대한 출판사 지급액 중 어음 발행액은 총 6백억 원이었다. 전국도매상의 출판사 지급액 대비 어음 발행액 비율은 14%~50%까지 분포하였고 평균 어음 발행액 비율은 30%이다.

[4대 전국도매상의 연간 어음 수금액과 발행액 비율]

▶ 3대 대형체인서점의 어음 발행액 600억, 2개 사의 어음결제 비율 40%

대형체인서점 3개 사의 일반단행본 매출액은 7천억 원이며, 매입액은 4천8백억 원으로 매입액에 대한 지급 중 어음 발행액은 총 600억 원으로 약 12.5%이다. 어음 발행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대형체인서점 1개 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2개 사의 매입액 1천5백억 원 대비 어음결제액은 600억 원으로 어음결제 비율은 약 40%이다.

[대형체인 서점의 매입액 대비 연간 어음 발행액]

▶ 어음거래 감소, 은행도어음과 전자어음 발행 확대

국내 산업 일반의 어음거래 동향과 마찬가지로 출판유통 기업 간 어음거래는 은행도어음과 전자어음으로 전환되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소위 문방구어음 형태의 자가어음은 거의 사라졌다. 출판유통 분야의 어음거래 추이가 조사된 적은 없지만, 출판사업체의 매출액 대비 어음 수금액 비중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 요인으로는 첫째, 출판시장 점유율이 증대된 온라인서점의 현매거래, 둘째, 대형체인서점의 위탁판매 도서 판매 현황 전산 공개와 현금결제 추세, 셋째, 신간 배본에 의한 위탁판매 시장의 축소, 넷째, 도매상을 통한 지역서점 거래 비중의 감소 추세, 다섯째, 출판사 직거래 채널과 현매 거래 증가, 여섯째, 유통사 부도 피해 학습효과에 따른 출판사의 어음거래 비중 축소 노력 등으로 분석된다.

3. 출판사의 어음거래 개선과 정책 요구 사항

출판사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어음거래의 필요 여부에 대해서는 ‘매우 불필요’(73%)와 ‘대체로 불필요’(17%) 응답 의견을 합치면 90%로 대부분의 출판사가 어음거래가 필요 없다고 답했다. 어음거래의 문제점으로는 ‘어음 부도 우려’가 5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결제기일 지연’이 30%, ‘할인 수수료 부담’이 13%, ‘기타’가 3%로 나타났다.

어음거래의 바람직한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결제 투명화’가 37%, ‘대형체인서점 어음폐지’가 34%, ‘어음 기일 축소’가 10%, ‘잔고 및 어음 비율 적정화’가 10%, ‘전자어음 일원화’가 5%, ‘기타’가 4%로 나타났다.

[출판사의 출판유통 어음거래 문제점 인식과 개선 요구사항]

정부의 지원정책을 통한 어음거래의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투명화를 위한 ‘전산시스템 지원’이 47%, ‘융자 등 여신’이 21%, ‘출판유통 연구 지원’이 20%, ‘어음거래 공적 관리’가 10%, ‘기타’ 의견이 2% 순으로 나타났다.

[어음거래 개선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 요구 사항]

4. 해법 모색

출판유통 어음거래 개선 방안은 다음과 같다. ‘출판유통 선진화를 통한 유통채널의 균형 발전’을 비전으로 하고, ‘어음거래 관행의 단계적 축소’를 목표로 한다. 1단계는 대형체인서점의 어음축소·폐지, 2단계는 전국도매상의 어음축소·폐지, 3단계는 지역도·소매점의 어음축소·폐지다. 목표 달성을 위한 4가지 추진 과제로는 ① 출판유통표준거래계약서 마련, ② 지역서점 도서 판매정보 제공 인프라 구축, ③ 어음거래 팩토링 제도 기반 마련, ④ 출판유통통합시스템 구축 추진 연계가 필요하다.

[출판유통 어음거래 관행의 단계적 축소를 위한 전략 개요도]

1단계로 대형체인서점 2개 사가 어음 발행액을 축소·폐지 한다면 출판유통 시장의 어음거래액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대형 체인서점의 어음 발행액을 단계별로 축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보문고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보문고는 2014년 11월 도서정가제 강화 시행 이후 출판산업 생태계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음 발행을 중지했다. 교보문고는 어음폐지 결정에 대해 “2016년부터 전량 현금 지급을 결정한 것은 출판사와의 상생 차원에서 결정된 사항이며 결과적으로 출판사의 신뢰도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나머지 대형 체인서점 2개 사인 영풍문고와 서울문고의 의지가 중요하다. 교보문고와 마찬가지로 출판계 생태계의 투명성과 지속성을 기대한다면 미래지향적 측면에서 단계적으로 어음 발행을 축소해 나가야 한다. 우선 출판사 결제 금액에서 100만 원 이상은 어음으로 결제하던 것을 상향 조정하고, 어음기간을 현재 평균 45일 최대 60일에서 더욱 단축하는 방안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고 결국에는 어음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2단계로 전국도매상의 어음 발행액을 단계별로 축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도·소매점으로부터 수금하는 어음금액보다 출판사에 발행하는 어음금액이 많은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위탁판매액과 매절 또는 납품액에 대한 정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우선 매절 또는 납품액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분리하여 현금으로 결제하고 위탁판매의 어음 발행액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 출판사 결제 금액에서 100만 원 이상은 어음으로 결제하던 것을 상향 조정하고, 어음 기간을 현재 평균 100일에서 단계적으로 축소시켜야 하며, 일정 기간이 초과하는 경우 발생하는 금융비용을 어음 발행 업체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

3단계로 지역도·소매점 어음거래의 단계별 축소는 전국도매상의 어음 발행액을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지역도·소매점의 어음 발행액에 대한 어음 팩토링(factoring) 운영 등을 통한 관리와 여신(與信)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 공적 성격의 출판유통 어음 팩토링 제도는 어음거래의 단계적 축소·폐지 로드맵 속에서 한시적으로 운영하여야 한다. 출판유통 어음 팩토링 제도 운영으로 쌓이는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어음거래 위험 경고 등 시장 모니터링 기능도 함께 수행 할 수 있다. 지역도·소매점의 어음 발행처 등록과 어음거래 단계적 축소 계획 제출 등을 통해 여신 지원 등 편익 제공과 관리 감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지역서점 판매관리시스템의 도서판매 정보의 공개를 위한 전산 인프라 개선 사업 지속 추진하여, 정확한 판매·재고 현황이 거래처에 제공되어야 한다.

출판유통 어음거래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서점 위탁도서의 판매 현황 불투명성 유지와 출판사의 거래 교섭력 차이에서 기인하는 불합리한 지급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출판유통 선진화 측면에서 본질적인 개선 없다면 어음거래에 대한 비판만 있고 실효적인 대안이 없는 정책적 공백(policy vacuum) 상태에 처할 수 있다. 출판유통 어음거래 실태 분석을 통해 제안하는 출판유통표준거래계약서 마련, 지역서점 도서 판매정보 제공 인프라 구축, 어음거래 팩토링 제도 기반 마련, 출판유통 통합시스템 구축 추진 연계의 검토 추진과 함께 정부의 약속어음 단계적 폐지 로드맵과 어음대체제도 활성화 정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세부적인 사항은 <출판유통 어음거래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워드 클라우드 – 출판유통 선순환 구조와 어음거래 관행 개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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