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2019.09

VOL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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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차만별 인세율이 궁금해요

표정훈(출판평론가)

저작권을 가진 저자가 책 판매량에 따라 받는 저작물의 이용 대가, 즉 인세(印稅)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도서 정가의 10%가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정가 15,000원에 초판 1쇄 1천 부를 발간하여 모두 판매됐다면 저자는 인세 150만 원을 받는다. 예전엔 발간 부수 기준으로 인세를 지급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실제 판매 부수가 기준이다.

1부도 팔리지 않으면 인세를 못 받는 걸까? 다행히 선인세(先印稅)가 있다. 선인세를 계약금으로 간주하기도 하지만, 소정의 인세액을 출판계약을 하면서 미리 받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인세의 일부다. 액수는 천차만별이지만 적어도 100만 원 이상이다. 출판사가 운영하는 문학상의 상금도 대부분 선인세 개념이다. 수상작이 책으로 나와 판매되어 받을 인세를 미리 상금으로 받는 것이다. 인세율은 10%가 대부분이지만 저자가 베스트셀러 작가이거나 저명인사일 때 12~15%가 되기도 하고 선인세도 높아진다. ‘판매 보증수표’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셈이지만 매우 드문 경우다.

사진 1 _ 해리포터와 불사조의 기사단(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판매 추이에 따라 한 책에 여러 인세율을 적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1만 부 이상 판매부터는 12% 인세율을 적용하거나 하는 인센티브 개념의 인세율이다. 대필‧보조 작가가 참여했거나 제작비가 많이 드는 책에 대해 10% 아래, 예컨대 8%를 적용할 때도 있다. 2003년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번역서가 국내 발매될 당시 출판사와 서점 업계가 갈등한 적이 있다. 출판사가 무리하게 공급가격을 인상했다는 것이 서점 업계의 주장이었다. 출판사는 원서 판권 소유자 측이 전 세계적으로 저자 인세를 20%로 일률 결정했기 때문에 불가피한 인상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례적으로 대단히 높은 인세율이다.

인세 수입 최상위권 작가들은 누구일까? 우리나라에서는 이문열, 조정래, 김진명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으로는 영화 및 관련 상품 판권까지 합쳐 1조 원 이상을 번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이 손꼽힌다. 좋은 뜻으로 기부하는 ‘착한 인세’도 있다. 예컨대 법정 스님의 인세는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쓰였다.

그렇다면 번역 인세율은 어느 정도일까? 번역서는 원고 매수에 따라 한꺼번에 번역료를 지급하는 경우와, 번역 인세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번역 인세는 박한 편이다. 외국 저작권자, 즉 저자에게 6~8% 인세가 돌아가기 때문에 번역 인세율은 높아도 5%를 넘기 어려우며 3%인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인세도 상속이 될까? 저작권이 상속됨으로써 거기에서 발행하는 인세 수입을 상속권자가 갖게 된다. 1947년 국사원에서 펴낸 『백범일지』의 발행인‧편집자는 김구의 아들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다. 저작권자의 권리는 저작자 생존 기간 및 사후 50년까지 보호되었기 때문에(2013년 7월 1일부터 사후 70년), 1949년에 별세한 김구의 저작물은 1999년까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었다. 김신은 『백범일지』가 더욱 널리 읽히기 바라는 뜻에서 저작권을 일찍 해제했다.

인세율은 무조건 높을수록 작가에게 좋은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15% 인세율로 계약했더라도 초판 1쇄 2천 부가 겨우 판매되고 끝이라면? 반면에 10% 인세율로 계약했지만 1만 부 넘게 판매됐다면? 당연히 후자가 좋다. 요컨대 책 자체의 품질, 출판사의 마케팅 능력 등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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