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2019.09

VOL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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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 2018년 결산과 2019년 전망

백원근, 남성호, 박옥균, 이중호, 최준란

2018년 12월 어느 추운 날, 광화문에 있는 서점 ‘북바이북’에서 2018년도 출판시장을 돌아보고 2019년을 전망해보는 좌담회가 열렸다. ‘아쉬움’ 그리고 ‘희망’과 ‘기대’의 목소리를 담아보았다.


백원근(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이하 사회
남성호(교보문고 부장)
박옥균(리더스가이드 대표)
이중호(한국출판콘텐츠 대표)
최준란(길벗출판사 편집부 부장)

왼쪽부터 백원근, 남성호, 박옥균, 이중호, 최준란


사회 : 2018년 출판산업 지표들을 보면 종이책 출판 출하량(생산)이 지난해보다 다소 개선되는 등 시장 여건이 미세하게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체감할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감성 에세이와 실용서(취미, 요리, 건강 등)의 약진이 돋보입니다. 전자책 분야는 인기 베스트셀러가 전자책으로 발행되며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교보문고 자료를 보니 판매 권수가 전년 대비 2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넷 서점은 지난해에 이어 뚜렷하게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낸 가운데 오프라인 서점은 침체가 계속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발행하는 웹진 <출판N>에서는 출판산업 현장에서 활약 중인 여러분을 모시고 2018년을 진단하면서 2019년을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2018년 출판 트렌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오랜 기간 출판 트렌드 연구를 해오신 박옥균 대표님께서 분석해주시겠습니다.


박옥균 :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였습니다. 상위권 책들에 감성적인 그림 에세이들이 대거 포진했습니다. 세계나 사회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나’에 대한 개인주의적 감성 에세이가 많이 발행되고 주목받았는데요. 이건 다른 해와는 트렌드가 달라진 점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공동체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개인이 전면에 부상했습니다. 퇴사, 혼밥, 혼술, 혼거 등 개인의 생존, 개인적 삶의 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입니다. 개인 심리를 다룬 그림 에세이가 인기였죠. 전 같으면 터부시될 법한 개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노출하는 방식의 책이 오히려 공감대를 넓히며 젊은 층에 읽혔습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대표적입니다. 『미움받을 용기』와 같은 아들러 심리학의 붐 이후 감성 에세이와 처세서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주목할 트렌드 중 하나는 개인 취미 관련서도 하반기에 강세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이를테면 초보자용 낚시 책이 많이 팔렸습니다. 컬러링, 드로잉, 미술 실기, 음악, 가드닝 등의 책도 그런 흐름을 탔습니다.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으로 보입니다만, 요리책의 경우도 혼밥 장르에서 단순히 레시피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책이 인기였습니다. 전에는 ‘등산’이라고 하면 함께하는 여가 활동이자 공동의 취미 활동이었습니다만, 이제는 등산도 혼자 합니다. 낚시, 드로잉까지 나홀로족을 위한 가이드북 출판이 본격화된 느낌입니다.
‘노년’도 확실히 뜨는 주제입니다. 베이비부머들이 자신의 삶을 다룬 에세이, 90세 할머니의 일기책 같은 것들입니다. 중년 이후의 삶, 노년의 삶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남성호 : 우리는 2018년 출판시장이 중대한 변화의 조짐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감성 에세이라고 하셨습니다만, 예측하지 못했던 이런 책들이 시장을 장악한 것은 보기 드믄 현상이라고 봐야 합니다. 어려운 현실을 살면서 위로받거나 위로하거나 하는 에세이들이 대세를 이뤘는데, 그래서 교보문고에서는 판매 트렌드를 정리하는 키워드로 ‘토닥토닥’을 꼽았습니다. 위로와 공감의 표현입니다. 20년 전(IMF 외환 위기)에는 김정현의 『아버지』로 대표되는 아버지 세대의 대량 실업, 10년 전에는 『엄마를 부탁해』로 상징되는 어머니가 있었다면, 이제 가족이 아닌 ‘내’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기존과는 다른 올해의 이런 트렌드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박옥균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만이 아니라, 지금의 책 소비 트렌드는 내용으로 보면 매우 가벼운 책들 위주라는 점이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가벼운 내용에 그림이 들어가는데, 그림이 우선 어필하는 거죠. “너도 그래? 나도 그래!” 하는 즉자적 공감의 감성 에세이들은, 고립되고 외로운 세대의 자화상을 드러낸 거라고 봅니다. 힘든 현실을 공감하며 이겨내려는 거죠.

사회 : 그림 에세이들의 성공에는 소셜미디어(SNS)의 영향력이 컸다고 봅니다만. 실제 판매 비율은 어떤가요?

남성호 : 교보문고는 지난 3년 사이 20여 개의 점포를 새로 열었습니다만, 판매 경로별 점유율에서 모바일 구매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 점이 특징입니다. 전체 매출 비중으로 보면 약 55 대 45로 오프라인 매장의 비중이 다소 높지만, 온라인(인터넷) 경로에서는 절반 이상이 모바일 구매였습니다. 최근 들어 30~40대가 서점의 주요 독자층으로 부상했지만, 20~30대는 모바일 독자가 중심입니다. 독자들의 도서 구매 시간을 보아도 점심이나 퇴근 이후에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 : 종이책도 이제 모바일로 홍보하고 모바일로 판매하는 경향이 자리 잡은 셈이네요.

최준란 : 출판사 역시 모바일 중심으로 마케팅을 추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위력이지요.

이중호 : 전자책에서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일원화 계약을 통해서 재미를 봤습니다. 애초에 텀블벅(Tumblbug : 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시작해서 출간 전 선구매가 2천만 원 일어났고 그 사람들 중심으로 바이럴 마케팅이 이루어진 게 주효했다고 봅니다. 제목도 강하게 다가왔고요. 그 책의 댓글을 보면 20~30대들의 공감이 많은 편인데, 남성들의 비난 글도 적지 않았습니다. 공감하기 어렵다는 거지요. 또 리디북스의 ‘리디 셀렉트’ 등 전자책 월정액 무제한 이용 서비스가 본격화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였다고 봅니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출판사들이 당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1년간 선매절 형태의 계약에 대해 호응도가 높은 편입니다.

사회 : 그럼 전자책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해보지요. 상당히 선전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만.


이중호 : 2018년 11월 말까지의 우리 회사 통계를 살펴보았더니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정도의 매출 신장이 있었으며, 최근 3년간(2016~2018년) 연평균 35% 성장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의 성장세가 뚜렷합니다. 아마도 리디북스,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모두 전년 대비 25~30% 이상씩 성장했을 겁니다. 2018년의 특징적인 일 중 하나는, 그동안 큰소리를 쳤던 네이버가 일반 전자책을 포기하다시피 한 것입니다. 매출이 급감했죠. 네이버는 웹툰과 웹소설에만 집중합니다. 그래서 단행본 전자책은 온·오프라인 서점이 주도하는 상황입니다. 선두 업체인 리디북스는 2017년에 665억 원, 2018년에 800~85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일반 분야와 장르문학 비중이 3 대 7 정도입니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리디북스 같은 독립 전자서점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사회 : 월정액 구독 서비스 경쟁도 이슈였지요?

이중호 : 출판사들의 전자책 매출이 상당히 늘면서 전자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종이책, 전자책 동시 제작(출판)’도 확산되었습니다. 한 작은 출판사는 2년 전만 해도 연 2천만 원 정도 하던 전자책 매출이(PDF 파일이었음에도) 금년에 1억 3천만 원까지 증가하여 반색할 정도입니다. 10억 원 이상의 매출액이 전자책에서 나오는 단행본 출판사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하반기 이슈로는 월정액 구독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확산된 것이지요. 리디 셀렉트에 이어 11월부터 예스24가 북클럽 서비스를 시작하며 경쟁이 가속화되는 양상입니다. 미국의 경우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 서비스를 하면서 백 리스트(구간)나 자가 출판 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대형 출판사들이 베스트셀러는 무제한 읽기 목록에서 제외하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신간이나 베스트셀러를 독점 서비스하는 등 서비스 양상이 상당히 다릅니다. 최근 리디북스는 셀렉트 무제한 서비스 회원 모집으로 10만 명 이상의 회원(유·무료 회원 포함)을 모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회 : 전자책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2018년 판매 관련 지표들을 보면, 각종 실용서 분야 시장이 확장되는 양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책이 안 팔린다고 하지만, 실생활에서 당장 필요한 책의 수요는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이 분야의 강자 중 한 곳이 길벗출판사입니다. 동향을 좀 소개해주시지요.


최준란 : 실용서 매출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나’를 중심으로 한 트렌드입니다. 문학을 뺀 나머지 장르가 모두 실용서화되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합니다. 인문서나 경제경영서도 실용 코드가 강화되면서 실용화 바람이 거셉니다. 올 연초에 회자되었던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주식 투자, 부동산 관련서도 붐입니다.

이중호 : 요즘에는 서울도서관 전자책 구독 서비스에도 실용서들이 자주 올라갑니다.

최준란 : 네. 전통적인 실용서 분야인 여행이나 어학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나는데 ‘나’를 중심으로 한 1인칭 코드와 연관된 현상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하루 1시간 주식투자로 연봉 번다』처럼 1인칭의 긴 제목의 책이 인기를 모았습니다. 에세이만이 아니라 실용서에도 ‘나’를 내세운 겁니다. 인문서에서도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같은 책이 2만 부 정도 나갔습니다. 이른바 마흔 키워드와 함께 1인칭이 잘 반영된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런 경향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성향) 트렌드의 반영입니다. 2019년에도 ‘나나랜드’(자신이 주인공인 세상에서 살고자 하는 나홀로족들이 꿈꾸는 세상)의 흐름이 강화되어, 이를테면 인테리어나 취미 책도 ‘자기만의 방’ 개념으로 차별화되면서 장기 트렌드가 될 것 같습니다. 이는 1인 가구가 증가하는 것을 반영한 혼합, 혼술만이 아니라 ‘혼자만의 인테리어’ 이런 식으로 변용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실용서 시장에서는 “책 제목에 다 담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제목이 구어체이고 직설적이며, 좀 길어도 상관없습니다. 최근에 나온 육아서 가운데 『엄마 말투부터 바꾸셔야겠습니다만』도 좋은 예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저자와 독자가 일 대 일의 관계를 맺는 현상과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팟캐스트, 소셜미디어(SNS)는 책의 홍보수단일 뿐만 아니라 저자를 발굴하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2018년 상반기를 강타한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은 다음(Daum)의 브런치에서 올렸던 글이고, 하반기에 놀라운 판매를 보인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텀블벅에서 발굴한 사례지요.

사회 : SNS가 출판 콘텐츠의 홍보나 판매 경로만이 아니라 필자를 발굴하는 통로로서의 기능도 커지고 있다는 말씀이네요.

최준란 : 네,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들어 유튜브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유튜브로 돈벌기』라는 책처럼 유튜버가 직접 알려주는 성공 사례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점차 유튜브를 통해 거시적으로 보면서 해외 사례 중심의 『유튜브 레볼루션』 책이 여름 시장에 나왔는데 꽤 많이 나갔습니다. 앞으로는 유튜브 관련서에 크게 주목할 때입니다.
한 가지 추가하면, 여행서의 경우는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민감한 분야입니다. 이를테면 여행서 분야에서는 배낭여행이 많은 일본, 베트남 등의 책이 많이 나갔지만,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마이리얼트립(my real trip)’ 같은 개인 취향 맞춤형 자유여행 플랫폼 서비스가 여행서의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박옥균 : 여행서 분야는 확실히 단순 여행 가이드류에서 벗어나 테마형 맛집이나 지방도시 여행, 작가 기행, 거주 여행 등 여행의 방식이 개인화되면서 달라지는 현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유튜브와 같은 1인 미디어, 1인 가구, 1인 기업, 1인 창업 등 ‘나홀로’ 콘텐츠의 증가는 여행서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젊은 층이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다음으로 페미니즘의 중년층 확산 현상도 꼽을 수 있습니다. 결혼, 부부 관계, 시댁 관계를 다룬 책들이 중심인데요. 『며느리 사표』나 별거 부부, 이혼 문제 등을 다룹니다. 중년 이후의 ‘세컨드 라이프’를 다룬 실용서들은 앞으로도 수요가 커질 전망입니다. 실버, 노후, 죽음 관련서만 전문으로 펴내는 출판사까지 등장했습니다. 개인, 가족, 죽음의 문제에 천착하는 경향은 강화될 것입니다.

남성호 : 여행서의 경우 주요 고객층이 20~30대에서 40~50대층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출판시장도 줄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가정 분야 도서의 경우에는 여성/사회에 해당하는 책들의 출간과 판매가 활발한 편이고요.

사회 : 페미니즘 관련서를 포함해 정치 민주화 이후 부각되는 것이 생활 민주주의 확장에 대한 독자들의 호응입니다. 갑질과 차별 문제 등에 대한 거센 사회적 저항이 개인의 생각과 생활의 자유를 요구하는 콘텐츠들로 나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오디오북 이야기를 해볼까요? 갈수록 오디오북 출판이 유력한 수익 모델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네이버에서 오디오클립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관심을 모았지요.


이중호 : 현재는 국내 오디오북 시장에서 명확한 판매 유통 채널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디오북 분야에서 가장 큰 업체인 오디언도 현재 B2C(개인 구매자) 매출은 별로 없습니다. 구글도 국내에서 오디오북 판매 사업을 하고 있지만 오디언, 창비, 커뮤니케이션북스 등 콘텐츠 공급자가 제한적인 상태입니다. 네이버는 오디언을 인수하고 인플루엔셜 등 출판사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디오북을 오디오클립 플랫폼의 한 부분으로만 여기고 있지 책이라는 관점에서 오디북 출판과 시장 활성화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자책 시장 초기에 네이버는 전자출판과 시장 활성화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처럼 시작했으나 현재는 전자책 매출이 급감하고, 전자책 스토어는 형식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국내 오디오북 출판에 있어서 성우 중심의 제작 방식으로는 한 편당 700~800만 원을 들여야 하는데, 아직 유통 채널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모델로는 제작비 부담으로 출판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성우급이 아닌 연기자 지망생이나 성우 지망생 등 아마추어 내레이터를 발굴해서 출판사나 저자에게 연결해주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낸 영미권 제작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옥균 : 멀티미디어 책이 나오면서 콘텐츠 유형이 다양해졌습니다. 음성 인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음성을 어절 단위로 녹음하면 자동으로 전체 텍스트를 읽어주는 오디오클립 결합 기술도 적극 고려할 때입니다.

이중호 : 하지만 음성합성 방식의 녹음은 독자(청자)에게 전달되는 감성이 완전히 달라요. 책에 따라 다르겠지만 역시 사람이 직접 녹음하는 것이 감성 전달력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내레이터를 이용하면서도 비용을 최소화하는 제작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요즘의 20~30대는 멀티태스킹을 원합니다. 40~50대는 휴식 시간에 듣고자 합니다. 60대 이상은 노안으로 글자가 잘 안 보이므로 오디오북에 대한 수요는 있다고 봅니다.
오디오북의 성장 배경에는 팟캐스트의 영향이 큽니다. 듣는 문화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지요. 아마존 오더블(Audible)에서 아직까지는 월 정액제(월 1권)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북유럽처럼 앞으로 오디오북은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서 듣는 무제한 구독 서비스 방식으로 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남성호 : 오디오북은 시장이 크지 않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사회 : 그럼 마지막으로 2019년에 거는 기대나 전망 등에 대해 들려주시지요.


남성호 : 2018년은 에세이가 도서 분야의 베스트셀러를 이끈 해였습니다. 에세이는 최근 3년간 두 자릿수 이상의 신장세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에세이가 ‘문학’으로 통칭해서 같이 신장했다고 말하기에는 망설여집니다. 소설은 『82년생 김지영』이 여러 화제를 만들며 발행 2년 만에 100만 부를 돌파했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몇몇 지명도 있는 작가들과 해외 작가들 외에는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반기쯤에 깊이 있는 생각과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인문서나 교양도서에서 새로운 이슈를 만들며 시장을 선도하는 도서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의 분위기를 바꾸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합니다.
상위권 도서로의 매출 쏠림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가운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예외적인 출판사나 저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현상이 커진 것처럼, 앞으로의 출판시장 예측은 점점 더 어려워질 듯합니다. 무엇보다 인구 감소 및 인구구조의 변화,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3가구 중 1가구의 비율) 등이 기본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다.
여성 구매자 중심 시장에 대한 쏠림 현상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리커버북’이나 ‘굿즈’ 상품 등 디자인이 새로운 영역을 차지하며 비중을 늘려가는 것도 주목할 만한데요. 이제는 책을 읽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소장하기 위해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책을 구입하는 여성 구매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체 판매량에서 성별 구매 비중은 여성과 남성이 6 대 4 정도지만, 베스트셀러 도서는 여성과 남성의 비울이 7 대 3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출판시장에서 잘 활용하여 시장 확대의 자료로 활용했으면 합니다.

사회 : 교보문고에서도 앞으로 글로벌 영업을 강화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요? 일본 기노쿠니야 서점은 해외 매장만 30개 이상인데요.

남성호 : 우선은 일본 기노쿠니야 서점과 제휴하여 일본 매장에 우리나라 책을 소개하는 공간을 확보하는 일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외 서점에 바로 진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 나라를 대표하는 대형 서점들과 제휴하여 시장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국가의 대형 서점들과의 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중호 : 해외 온라인 도서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정가제가 없는 영국은 43%이고, 미국은 46%으로 나타나지만 정가제를 지키는 독일은 18%, 프랑스는 20% 수준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는 형식적인 정가제가 있지만 온라인 시장 비중이 50% 이상입니다. 각종 꼼수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 노력이 따라야 하겠습니다.

최준란 : 근래에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뜨는 책들이 많아졌습니다. 기존의 대형 출판사들이 주도하던 시장과는 달라졌습니다. 1인 출판, 독립 출판 등에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저자와 생산자, 소비자를 잇는 네트워크 플랫폼 시장이 숙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시장 기회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이중호 : 펭귄, 사이먼앤슈스터 등 외국 출판사들은 자가 출판 플랫폼을 직접 만들어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지요. 국내 출판사들도 적극적으로 독자 개발한 플랫폼 구축에 나설 때입니다.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 퍼블리싱은 영국의 ‘언바운드(Unbound)’에서 크게 성공하며 확산되었습니다. 그 회사 대표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마니아층 대상 사업이라는 분명한 포지셔닝이 있었습니다. 저자가 플랫폼에 출판 계획서와 프로필을 올리면 평가를 거처 펀딩에 들어갈 프로젝트가 선정되는데, 저자의 네트워크(SNS 활동)가 평가 시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박옥균 : 이른바 게이 소설이라 할 『여름 스피드』 같은 책이 뜨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유교, 성적 소수자, 가정생활의 새로운 모색, BL(보이즈 러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장이 성장 중입니다. 특히 성 소수자 시장의 성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출판시장과 독자 관심사의 흐름을 잘 파악해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읽고 고민하자’는 책은 안 팔리고 ‘읽고 만족하면 끝’인 책들만 팔린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개선되길 바라면서, 한국형 SF와 스릴러가 성장할 것이라는 예견도 나오는 점에 주목했으면 합니다.

사회 : 이상으로 네 분의 현장 전문가 선생님들을 모시고 2018년 출판시장의 흐름과 동향을 군더더기 없는 ‘엑기스’ 위주로 살펴보았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2019년에 <출판 미래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새로운 산업 발전 전략을 업계와 추진할 예정이고, 새로운 <독서진흥 5개년 계획>도 시행됩니다. ‘2018 책의 해’의 열정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출판시장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커지는 2019년의 시작을 기대하면서, 이상으로 신년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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