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2019.09

VOL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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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출판사의 홍보 방식은?

이종호(청미출판사 대표)

책은 만들기도 어렵지만 팔기는 더 힘들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출판 시장은 불황이지만 신간은 거의 매일 200종 정도 출간이 된다. 이 중 극소수의 책만 중쇄를 찍거나 베스트셀러가 된다. 청미출판사는 지금까지 6종의 책을 출간하였는데, 그 중 중쇄를 제작한 것은 2종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 출간 종수도 작고 출판사 운영 경력도 짧지만, 출판에 대해 관심 있고 작은 출판사를 경영하는 분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해 보고 싶어 이 글을 쓴다.

출판 마케팅에 대한 강연과 책, 조언은 빼놓지 않고 공부한다. ‘책의 발견성’, ‘출간 전 연재, 예약판매, 펀딩 등을 통한 사전 마케팅’, ‘굿즈’, ‘서평단 등 바이럴 마케팅’, ‘SNS는 기본, 유튜브 시대’, ‘팬덤과 셀럽 마케팅’, ‘경쟁력 있는 콘텐츠’ 등. 생존하기 위한 통찰력 있는 조언에도 불구하고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선인세 경쟁에서 밀리고 온라인 서점 광고나 대형서점 매대를 통한 광고는 비용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다.

유튜브나 굿즈, 멤버십은 하면 좋지만 인프라가 미약한 우리에겐 버거운 일이다. 돈도, 이름도, 인력도 없는 작은 1인출판사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시니어 전문출판사로 문을 연 우리는, 첫 책에 독자엽서를 넣었다. 주 독자층인 40대 이상의 추억을 소환하고, 젊은 독자들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독자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소통까지 고려한 과감한 시도였다. 엽서는 단 3장 돌아왔다.

그마저 한 장은, 내가 테스트한 것이다. 나중에 보니 대부분의 독자가 독자엽서가 붙어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고, 길거리의 빨간 우체통이 이젠 거의 다 사라져 엽서를 보내려면 우체국까지 찾아가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내주신 두 분께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우리 출판사의 책을 보내드렸다.

세상은 변했다. 추억이 소환되지 않았다. 이제 시니어도 SNS다. 우리는 블로그를 운영하기로 했다. SNS 중 40대, 50대의 비중이 크고, 읽고 쓰기를 좋아하는 독자층이 블로그에 있었다. 블로그를 통하여 이미 많은 크고 작은 출판사들이 진입하여 서평 이벤트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청미출판사의 가치, 색깔이 드러나야 했다. 지나고 나서 알게 된 일이지만, 우리 출판사 홍보의 시작과 끝, 그 핵심은 블로그(https://blog.naver.com/cheongmipub)에 있다.

우리는 블로그를 ‘독자들과 100년 인생을 함께한다’는 청미출판사의 모토처럼 운영하고자 했다. 대형 출판사가 기획력과 이벤트를 위주로 운영한다면, 작은 출판사인 우리는 ‘사람 향기’가 나게 했다. 이웃 블로그에 꾸준히 답방하고, 공감하고, 답글도 달았다. 표지이벤트를 통해 독자들에게 책 주제에 대해 미리 생각할 시간을 주었고, 우리는 독자에게 배웠다.

책의 제작 과정을 본 이웃들은 대가 없이 청미책을 사서 읽고 진심 어린 서평을 써주었다. 우리는 출판사 블로그에 소개했다. 이웃이 쓴 글을 이웃이 보면서 공감하고 응원했다. 책을 제공하고 받은 서평에 비해 독자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역 서점에서 청미책을 찾을 수 없는 이웃이 요청해 ‘출판사 직구’를 시작했고, 책 선물을 보내고 싶은 이웃이 있어 책을 포장했다.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이웃을 위해 편지를 동봉했다. 이웃들은 일방적인 소통만 가능한 출판사와는 청미 출판사가 다르다고 했고, 소통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라며 응원했다.

실제 세상에서도 독자와 소통이 필요하다. 2번의 북 토크쇼 외에도 ‘작은 출판사가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심야책방에 참여했다. 저녁 7시에 시작해서 밤 12시가 넘어 토크가 끝났다. 아니 너무 늦어 ‘끝냈다’. 서울국제도서전에도 참여했다. 도서전에서 찾아주신 분들이 당 떨어질까 ‘청미당’, 목마를까 ‘청미수’를 준비했다. 독자들은 ‘역시 청미’라며 좋아했다. 책을 사전 주문하는 ‘북 사이렌오더’를 했는데 호응이 좋았다.

전국의 우리 독자들이 작은 우리 부스까지 찾아왔다. SNS에는 청미출판사 응원 글이 많았다. 우리의 독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 행복한 도서전이었다. 도서전에서 책을 팔아보니 서점인들의 노고도 알 수 있었다.

사진 1 _ 청미출판사의 책 선물(필자 제공)

사진 2, 3 _ 심야책방 토크쇼 및 전시(필자 제공)

사진 4 _ 북토크쇼(필자 제공)

사진 5 _ 서울국제도서전 부스(필자 제공)


우리는 작다. 작은 청미출판사의 홍보는, 마음이 닿는 소통이다. 아직은 이 방법밖에 못 찾았다. 우리는 느리다. 하지만 점점 책을 사고, 책 문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오고 있다. 우리를 믿어주는 동네 책방도 생기고 있다. 이 모든 분이 청미출판사의 대주주이고, 자발적 마케터이다. 청미출판사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우리는 다음 책 출간을 또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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