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2019.09

VOL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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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섭외, 어떤 기준이죠? - 출판기자의시선

엄지혜(예스24 뉴미디어팀) <월간 채널예스> 편집장)_ 예스24에서 웹진 <채널예스>, <월간 채널예스>, 도서 팟캐스트 <책읽아웃>을 만든다. 책읽아웃>에서는 필명 '프랑소와 엄'으로 책을 소개하며, 에세이 『태도의 말들』을 썼다.

3년 전, 한 통의 메일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기자님, <채널예스>는 어떤 기준으로 인터뷰이를 택하시는 거죠? 이XX 작가는 현재까지 인터뷰가 3번이나 진행되었던데요? 제가 신간이 나왔는데요. 인터뷰를 요청드립니다."

예스24에 입사한 것이 2012년 11월. 만 7년 가까이 매일 10통 이상의 인터뷰 요청 메일을 받는다. 물론 50%는 단체 메일, 50%는 개별적인 메일이다. 수신자 이름만 살짝 바꿔 도착하는 메일부터 특별한 사연까지 보탠 간곡한 메일에 이르기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나는 정말 바쁘지 않는 한, 외근을 가지 않는 한, 수신자가 정확히 표기된 메일에는 최대한 빠르게 답신을 한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인터뷰 제안 감사합니다. 검토 후, 진행하게 되면 다시 메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또는 "대면 인터뷰는 현재 일정이 많이 차서, 서면으로 진행해도 괜찮을까요? 아래 서식에 맞춰 자료를 보내주시면 기사를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출판사 제공 기사로 표기되어 게재됩니다."

올해 초 에세이 한 권을 썼다. 인터뷰를 하거나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들었던 한 문장에 관한 에피소드를 적은 『태도의 말들』이다. 내가 만나거나 읽었던 책 저자의 말 100개가 실린 책인데, 출간 후 세 번의 북 토크를 진행했다. 늘 타인에게 질문을 던졌지 받았던 경험은 적은 터라, 저자의 입장이 실견 이해됐다. 그동안 질문을 위한 질문을 많이 하지 않았나? 반성했다. 그리고 세 번의 북 토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질문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인터뷰이를 선택하는 기준.' 상황에 따라 조금씩 이유가 다르지만, 내가 생각하는 답은 아래와 같다.

첫째,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책' 또는 '저자'
둘째,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저자, 화제성이 있고 주목을 받고 있는 저자
셋째, 인터뷰어가 궁금해 하거나 만나고 싶은 저자

위 세 가지 사항은 내가 매뉴얼처럼 달고 다니는 답변이다. 은근히 이런 질문을 사석에서나 공적인 자리에서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질문을 보탠다. "그럼 세 가지에 해당이 안 되는 책은 탈락인가요?" 나는 답한다. "뭐, 특별한 사연이 있어서 진행하게 되는 경우도 물론 있지요. 되도록 2년 안에 인터뷰한 저자는 중복해서 진행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형평성 차원에서) 갑자기 인기가 너무 많아서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1년 내에 또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되도록 다양한 저자를 만나보려고 노력합니다."

간혹 2차, 3차 답을 원하는 출판 관계자들이 있다. 이 책의 인터뷰 진행이 안 되는 사연을 더욱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는 뉘앙스로, 구구절절 메일을 보낸다. 한 마케터는 이렇게 썼다. "저희 출판사 대표님이 각별히 신경 쓰는 책이라서요." 헉! 그럼, 각별히 신경 쓰지 않는 책도 있다는 말인가? 나는 눈을 다시 동그랗게 뜨고 이 메일을 다시 읽고 답신했다. "마케터님께 이 책이 너무나 각별해서, 이 책이 보기 드물게 훌륭한 책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말씀해 주셨다면 재고했을 텐데요. 이런 이유를 대시면…" 당시 나는 꽤나 오지라퍼였기 때문에, 그가 이런 메일을 다른 누군가에겐 또 보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렇게 회신했다.

"만약 당신이 출판 마케터라면, 매체에 어떻게 책을 영업하겠냐?"는 질문도 들었다.

"우선 기자에게 책을 한 권 보냅니다. 그리고 메일을 한 통 쓰죠. 단체 메일 말고요. 수신자 이름을 분명히 밝히고. 이 책이 어떤 의미에서 좋은 책인지 짧고 임팩트 있게 설명하고요. 보도자료 첨부보다는 메일 본문에 간단히 저자 소개 등을 적습니다. 그리고 충분한 검토를 부탁한다며, 부담 없이 봐달라고 맺음말을 적는 거죠."

"수락이 안 됐다고요? 그럼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죠. 기자는 비슷한 메일을 매일 수십 통 받으니까요. 하지만 기자들은 꽤 기억력이 좋습니다. 어떤 태도와 뉘앙스로 제안했는지 반드시 기억하죠. 그리고 다음에 비슷한 요청이 오면? 주의 깊게 챙겨 봅니다. 안 그러는 기자도 있다고요? 그건 그 기자의 역량과 태도 문제죠. 더 알맞은 매체와 기자를 찾아보는 수밖에요."

<책읽아웃> 로고

자, 이번에는 <책읽아웃> 이야기다. <책읽아웃>은 예스24에서 제작하는 도서 팟캐스트로 매주 목요일, 금요일 방송된다. 작가 김하나, 시인 오은이 각각 개별 코너를 진행하며, 매주 목요일에는 신간을 낸 저자 인터뷰를 진행한다. <책읽아웃>의 주 청취자층은 20, 30, 40대 여성이다. 30대가 가장 높고 40대도 꽤 늘고 있다. 현재 100회까지 방송(2019.9.12.)이 업로드되었으니, 총 100명의 저자를 초대한 셈이다.

현재까지 <책읽아웃>은 광고비를 받고 출연자를 섭외한 적이 없으며, 3달 전부터 '책 광고'는 '광고'임을 표시한 후, 방송 회당 2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광고비는 꽤 저렴한 편이며, 지속가능한 팟캐스트 제작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우리는 최소한의 광고비를 지불할 수 있는 중형 이상의 출판사에게 광고를 제안하고 있다. 광고를 제안하는 기준은? <책읽아웃>의 영향력을 아는 출판사, 우리 청취자들이 반기고 좋아할 분야의 책이다. 게스트로 섭외했다고 해당 출판사에게 바로 광고를 제안하지는 않는다. 고마운 마음에 먼저 제안하는 출판사들도 있지만, 개별적인 경우다.

<책읽아웃> 특집 공개방송

2017년 10월, <책읽아웃>이 막 만들어졌을 때, 우리는 <책읽아웃>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구구절절 설명해야 했다. 2년이 흐른 지금은? "어떻게 하면 출연할 수 있냐?"는 문의를 종종 받는다. <채널예스>를 만드는 팀이 <책읽아웃>도 만든다. (프랑소와 엄과 단호박, 두 사람은 <채널예스>와 <책읽아웃>의 총 책임자다.) 그렇다면 섭외의 기준도 같을까? 조금 다르다.

첫째, <책읽아웃> 청취자들이 관심 많은 주제(심리, 문학, 여성 등)의 책
둘째, 말을 재밌게 잘하는 저자, 정치적으로 올바른 태도를 가진 저자, 스토리가 있는 저자
셋째, 진행자 및 제작진이 좋아하는 책, 또는 관심이 있는 저자
넷째, 다양한 출판사에서 나온 저자를 고르게 섭외

2년간 <책읽아웃>을 만들면서 수차례 공개방송을 진행했다. 우리가 직접 기획한 행사는 1주년 부산 공개방송. 그 외에는 대개 초대를 받아 진행했다. <책읽아웃>이 인기를 얻게 되자 많은 사공이 생겼다.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는 "독자의 층을 넓혀라. 다루는 책의 범위를 넓혀라." '우리'로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의 판단은 "일단 <책읽아웃>을 좋아하고 신뢰하는 청취자들에게 확고하게 인정받은 후, 외연을 넓히는 일에 집중하자"이다. 물론 더 많은 결실을 원한다면 그만큼의 투자와 기획을 해야 할 것이다.

서울국제도서전 <책읽아웃> 참가 현장

<책읽아웃> 고정 청취자들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청취 리뷰를 꾸준히 올려준다. 물론 해시태그 '책읽아웃'을 잊지 않고. 진행자인 김하나 작가, 오은 시인을 비롯해 <책읽아웃> 제작진들은 매일 각종 SNS에 '책읽아웃'을 검색해 모든 리뷰를 꼼꼼히 본다. 어떤 게스트(저자)의 반응이 좋았는지, 어떤 이야기에 공감했는지, 빠짐없이 읽고 서로 공유한다. 가끔 청취자들은 "이 작가님 섭외해주세요"라고 제안도 하고, "앗, 모 작가님은 왜 섭외하셨나요?"라며 의문을 던지곤 한다. 우리는 청취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 안에서 움직인다.

"섭외, 어떤 기준이죠?" 누군가 이 질문을 우리에게 다시 던진다면, 나는 앞으로 이 글을 보여주고 싶다. 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면서, 우리의 색깔을 모호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좋은 저자(사람)와 책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꾸리고 싶다.

월간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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