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2019.09

VOL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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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출판인의 유튜버 입문기 - 출판ABC

박수민(모던아카이브 대표) 2011년 출판번역가로 출판계에 입문하고 2년 뒤 1인 출판사를 창업해 인문·사회 분야 책 20여 종을 냈다. 대표작으로 알랭 드 보통 등 4명의 토론 배틀을 담은 『사피엔스의 미래』와, 마이클 돕스 냉전 3부작 『1945』·『1962』·『1991』(근간) 등이 있다.

[사진1] 유튜브 채널 <책하마>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편집, 북디자인, 제작이라는 벽을 넘으면 항상 거대한 산을 만났다. 바로 책 홍보다. 보도자료를 쓰고 언론에 배포한 뒤 상세 이미지, 카드 뉴스는 기본이고 좀 더 신경을 쓰는 경우 북트레일러까지 만들었다. 대중 강연이 가능한 저자나 역자의 책이 나오면 북콘서트를 기획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걸 다해도 책 홍보에 늘 한계를 느꼈다. 이른바 ‘신간빨’이 끝나면 평대에 놓인 책이 서가에 꽂히고 판매도 주춤해지다가 일부가 반품되는 사이클을 몇 번 경험하자 무작정 좋은 책을 잘 만드는 게 다가 아닌 걸 깨달았다.

그래서 요즘 핫하다는 유튜브에 눈을 돌렸다. 작년 하반기부터 유튜브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유튜브 세계에는 책과는 또 다른 정보와 오락거리가 있었다. 각종 튜토리얼은 물론이고, 일상을 영상에 담아 멋진 배경음악과 재치 있는 자막을 넣은 브이로그를 보면서 스마트폰 시대에 영상은 또 다른 글쓰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채널이 몇 달 사이에 수만 명 구독자와 소통하는 사례를 보면서 나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결국 유튜브 채널 운영에 도전하기로 하고 12월쯤 캠코더를 구입해 틈틈이 영상 촬영을 연습했다. 영상을 편집하는 법도 유튜브로 공부했다. 그렇게 올해 1월 출판사 채널 <모던아카이브>를, 5개월 뒤에는 개인 채널 <책하마>를 시작했다. 아직은 구독자나 조회 수가 민망한 수준이다. 그래도 1년 가까이 유튜브에 대해 고민하고 채널을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고 나만의 노하우도 생겼다.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출판인을 위해 “촬영 장비는 뭐가 좋을까?”, “영상 편집은 어떻게 하지?”, “구독자는 어떻게 모으지?” 같은 질문에 조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연은 캠코더, 1인 토크 형식은 웹캠 추천

[사진2] 출판사 채널 <모던아카이브> 첫 영상 촬영. 교보문고 북뉴스 기자가 『예정된 위기』의 저자 안병진 교수를 인터뷰하는 모습을 캠코더에 담았다.

카메라, 마이크, 조명, 짐벌(손떨림 방지 장비) 등 유튜브 채널 운영을 하려면 기본적인 방송 장비가 필요하다. 다 갖추면 좋겠지만 다른 건 몰라도 영상을 담는 카메라는 필수다. 개인적으로 소니 캠코더, 오즈모 포켓(짐벌 일체형 미니캠), 로지텍 웹캠, 삼성 스마트폰을 이용해 촬영했는데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추천하는 카메라는 다음과 같다.

화질만 생각하면 DSLR 카메라가 좋다. 요즘 나오는 DSLR은 대부분 영상 촬영 기능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고, 방송국에서도 사용할 정도로 깨끗하고 선명한 영상을 뽑아낼 수 있다. 하지만 촬영에 제한 시간이 있는 경우가 많다. 긴 시간 촬영하는 경우 발열이 심해지고 촬영이 중단된다. 게다가 렌즈를 추가로 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강연처럼 장시간 영상을 촬영하는 경우 캠코더가 편하고 안정적이다. 이때 강연자와 캠코더 사이에 거리가 있으면 목소리 수음이 잘 안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휴대용 녹음기를 강연자에게 달아주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 소니 TX-650을 사용하는데, 비용을 아끼려면 저렴한 핀마이크를 휴대폰에 연결해 녹음한 다음 편집할 때 캠코더 영상의 음성과 따로 녹음한 음성의 싱크를 맞추면 된다. 영상 초보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녹음의 중요성이다. 아무리 화질이 좋아도 음성에 노이즈가 끼거나 대화가 안 들리는 영상을 끝까지 볼 사람은 많지 않다.

1인 토크 형식의 영상만 촬영하는 경우에는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하다. 요즘 나온 스마트폰은 화질이나 용량 면에서 유튜브 촬영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촬영 중에 통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피부 보정 기능(생각보다 중요하다!)도 있고 별도로 장비 사용법을 익히거나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약간의 투자를 한다면 웹캠을 추천한다. 영상 촬영을 하는 경우 촬영한 영상을 바로 확인할 일이 많은데 아무래도 큰 화면에서 보는 게 좋다. 특히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면 원하는 영상을 얻기까지 수차례 촬영하고 확인해야 하는데 스마트폰만 해도 매번 수백 메가바이트 이상의 영상 파일을 컴퓨터로 옮기는 일이 꽤 번거롭다. 웹캠을 사용하는 경우 촬영 영상이 PC에 바로 저장되기 때문에 확인이 쉽다. FHD급 웹캠은 화질도 좋고 부담 없는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 Cyberlink Perfectcam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처럼 피부 보정도 가능하다. 나도 개인 채널 <책하마>에 올린 영상 중 1인 토크 형식 영상은 모두 웹캠으로 촬영했다.

물론 웹캠이나 스마트폰 촬영 때도 가능하면 또렷한 음성 녹음을 위해 외부 마이크를 사용하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 사용자 리뷰 평이 좋은 20만원대 로데 NT-USB 콘덴서 마이크를 중고로 사서 이용하다가 너무 좋은 마이크가 필요하지는 않고 매일 사용하지도 않는데 책상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아 지금은 2만원대 USB 핀마이크로 교체했다. 핀마이크의 경우 소리가 나오는 지점, 즉 입과 가까이에 있어서 저렴한 제품이라도 비교적 깨끗이 녹음되는 장점이 있다.

영상 편집 공부는 <조블리>와 <아날로그 필름메이커>로

[사진3] 유튜브 채널 <아날로그 필름메이커>

고화질 영상 촬영 기기인 스마트폰이 필수가 된 시대라 간단한 촬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문제는 영상 편집이다. 영상 편집 프로그램으로는 스마트폰 앱이나 무료 프로그램도 있지만,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나 ‘파이널 컷 프로’ 중 하나를 쓰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는 북디자인이나 책 광고 이미지 작업을 할 때 어도비 계열 프로그램인 인디자인이나 포토샵을 이용하기 때문에 영상 편집도 프리미어 프로로 한다. 프리미어 프로의 장점은 어도비사의 다른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이 좋고, 가장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유튜브에 튜토리얼 영상이 엄청 많다는 점이다.

유튜브 검색창에 ‘프리미어 프로’라고 치면 <편집하는 여자>, <조블리>, <비됴클래스> 같은 튜토리얼 채널이 영상 중간 중간에 나오는데 내용이 꽤 알차서 마음에 드는 채널을 선택해 보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조블리> 채널을 추천하고 싶다. 기초부터 굉장히 쉽고 친절하게 사용법을 알려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채널 ‘재생목록’ 탭에서 ‘조블리의 프리미어 프로 CC 강좌’를 선택하면 첫 강좌부터 순서대로 볼 수 있다.

많이 알려진 채널은 아니지만 ‘아날로그 필름메이커’ 채널도 추천한다. 10년 이상 영상 업계에서 일한 베테랑이 영상 편집의 기본 개념인 타임라인 보는 법부터 영상 제작 시 스토리텔링을 하는 방법까지 다른 채널에서 듣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올해 초에 이 채널을 발견하자마자 첫 영상부터 정주행했고 영상 제작의 개념을 잡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적극적인 소통을 원한다면 개인 채널을 개설하라

[사진4] <책하마> 채널의 네 번째 영상 썸네일. 얼굴 공개 여부를 두고 고민하다 모든 걸 내려놓고(?) 공개했다.

유튜브가 주목받으면서 몇몇 출판사가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유시민, 김영하 등 인기 작가가 출연하는 영상을 제외하고 출판사 공식 채널은 초기에 조회 수를 늘이거나 구독자를 확보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채널 운영자와 출연자가 달라서 사람들이 굳이 댓글로 소통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나도 출판사 유튜브 채널을 열고 열심히 촬영해서 배경음악과 자막도 넣고 중간 중간 효과도 삽입해 몇몇 동료 출판인들이 전문 업체에 맡긴 것으로 착각할 정도의 콘텐츠를 올려보았지만 조회나 구독자 수는 더디게 늘었고 댓글도 거의 달리지 않았다.

고심 끝에 6월에 개인 채널 <책하마>를 개설했다. 채널 소개를 하는 첫 영상부터 얼굴을 공개하고 ‘나’의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확실히 조회 수나 구독자가 빨리 늘었다. 유명한 저자의 책을 매달 내는 대형 출판사가 아니라면 출판사 공식 채널보다는 출판사 대표, 편집자, 영업자 등 1인이 채널을 이끄는 형식이 잠재적 독자와의 소통에는 훨씬 좋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기존 SNS 채널과 인터넷 카페를 최대한 활용하라

[사진5] 네이버 인터넷 카페 <나는 유튜버다>. ‘블로그 때려치우고 유튜브 해야 하는 이유’라는 화제의 영상을 만든 강차분 씨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유튜버 카페다.

인터넷 카페 <나는 유튜버다>에 들어가 보면 시작한 지 3~4개월, 혹은 반년 만에 구독자 100명 찍었다며 채널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1,000만 유튜브 채널이 속속 나오는 시대지만 유튜브 운영 초기에 100~200명 구독자를 모으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없는 시간을 쪼개어 열심히 영상을 찍고 편집해서 올렸는데 봐주는 사람이 별로 없는 상황이 몇 개월 계속되면 지치기 마련이다.

나 역시 출판사 공식 채널을 운영할 때 그걸 실감한 터라 개인 채널을 시작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채널 홍보를 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릴 때마다 SNS 계정에 알리는 것은 기본이고 내 영상에 관심 있어 할 만한 인터넷 카페에도 알렸다. 유튜브 시대지만 막상 주변에 유튜브를 하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맞구독을 하거나 카페 활동을 통해 다른 유튜버와 소통하면서 구독자가 적은 힘든 시기를 이겨낼 필요가 있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우리는 태어나서 평생 방송이나 영화를 접한다. 그래서 유튜브 초보라도 영상에 대한 눈높이가 알게 모르게 굉장히 높다. 집에서 편하게 리모컨만 틀면 나오는 〈6시 내고향〉이나 〈아는형님〉 같은 방송도 업계의 최전선에 있는 출연자와 PD가 만든 작품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유튜브 채널도 마찬가지다. 우리 눈에 잘 띄는 유튜브 영상은 많은 사람에게 선택된 콘텐츠다. 그냥 대충 만드는 것처럼 보여도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담긴 경우가 많다.

이제 막 유튜브에 관심을 갖고 영상을 만들다 보면 부족한 부문이 엄청 많이 보인다. 화면에 나온 내 모습이 어색해 보이고 발음도 이상하고 자막도 평소 TV에서 보던 것에 비해 허접하다. 여러 번 촬영해도 맘에 드는 영상이 잘 나오지 않아 결국 계획한 날짜에 영상을 못 올릴 수도 있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라는 말이 있다. 완벽한 것보다 일단 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유튜브 첫 영상은 우리 생애 최악의 영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좋은 영상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책은 제작 사고가 나면 뒤처리가 엄청 힘들지만 유튜브 영상은 완성도가 다소 떨어져도 괜찮다. 일단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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